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23 : 지상 지상 난분분 난분분



지상(地上) : 1. 땅의 위 2. 이 세상. 현실 세계를 이른다

난분분(亂紛紛) : 눈이나 꽃잎 따위가 흩날리어 어지러움



다른 어느 곳에서도 안 쓰는 한자말 ‘난분분’은, 글 가운데 시라는 이름으로 현대문학을 하는 이들이 으레 씁니다. 우리말 ‘날다·날리다’나 ‘흩날리다·흩다·흩뜨리다’를 모르는 탓일 수 있고, 팔랑팔랑 춤추는 눈송이나 꽃잎을 제대로 안 본 탓일 만합니다. 어지러운 듯하면서 어수선하고, 쑥대머리처럼 나풀거리는 빛과 몸짓을 헤아린다면, 이 땅에서 풀어내는 숨결을 하나씩 느끼게 마련입니다. 이곳에서 나부끼고 반짝입니다. 땅에서 땅으로 하늘하늘 오르내립니다. ㅅㄴㄹ



지상에서 지상으로 난분분 난분분하는 봄눈은

→ 땅에서 땅으로 나풀나풀하는 봄눈은

→ 이곳에서 이곳으로 날리는 봄눈은

→ 이 길에서 이 길로 나부끼는 봄눈은

《지금 여기가 맨 앞》(이문재, 문학동네, 2014)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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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일본말] 바통バトン



바통(<프>baton) : 1. [운동] = 배턴(baton) 2. 권한이나 의무, 역할 따위를 주고받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배턴(baton) : [운동] 릴레이 경기에서, 앞 주자가 다음 주자에게 넘겨주는 막대기 ≒ 계주봉·바통

バトン(baton) : 1. 배턴 2. 이어달리기에서, 주자가 다음 주자에게 넘겨주는 짧은 막대기 3. 바통. 후계자에게 인계하는 지위나 일 4. 지휘봉


 바통을 터치해 주고서 → 막대를 넘겨 주고서

 바통을 전달받았다 → 손잡이를 이어받았다



  프랑스말이라고 하는 ‘baton’이요, 일본에서는 ‘바통’으로 읽고, 이 말씨가 우리나라에 흘러들었습니다. 달리기를 하면서 주고받는 막대기라면 ‘막대·막대기’라 하면 됩니다. ‘작대기’나 ‘손잡이’라 해도 되어요. 영어처럼 ‘배턴’으로 읽을 까닭도, 일본말씨처럼 ‘바통’으로 읽을 까닭도 없어요. ㅅㄴㄹ



맴맴 맴 울던 매미 어느 사이 바통을 넘겼나

→ 맴맴 맴 울던 매미 어느 사이 막대를 넘겼나

→ 맴맴 맴 울던 매미 어느 사이 손잡이 넘겼나

《무릎 의자》(김동억, 아침마중, 2017) 119쪽


이어달리기 선수들이 바통을 넘겨받듯

→ 이어달리기꾼이 막대를 넘겨받듯

→ 이어달리는 사람이 개비를 넘겨받듯

《일어서는 물소리》(신현배, 도토리숲, 202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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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수련 修鍊


 정신 수련 → 마음닦기 / 마음짓기

 수련을 쌓다 → 갈고닦다 / 쌓다

 높은 경지에 이르려면 고된 수련이 필요하다 → 높이 오르려면 고되게 익혀야 한다

 심신을 수련하다 → 몸마음을 벼리다

 평생을 바쳐 수련했다 → 온삶을 바쳐 닦았다


  ‘수련(修鍊/修練)’은 “1. 인격, 기술, 학문 따위를 닦아서 단련함 ≒ 연수 2. [가톨릭] 수도회에 입회하여, 착의식을 거쳐 수도 서원을 할 때까지의 몇 년간의 훈련. 이 훈련을 거쳐 수도 서원을 해야만 완전한 수도사나 수녀가 된다”처럼 풀이하는데, ‘가다듬다·다듬다·다스리다·추스르다’나 ‘갈고닦다·갈닦다·닦다·닦음질·담금질’로 다듬습니다. ‘마음닦기·마음짓기·몸닦기’나 ‘벼리다·익히다’로 다듬고, ‘파다·쌓다’나 ‘길·섶쓸개·쓴맛닦기·장작쓸개’로 다듬어도 어울려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수련’을 다섯 가지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ㅅㄴㄹ



수련(手鍊) : 솜씨가 좋음

수련(垂憐) : 가련히 여겨 돌봄

수련(垂蓮) : [건설] 단청에서, 연꽃이 아래로 향한 것처럼 그린 모양. 또는 그런 무늬 = 부련

수련(首聯) : [문학] 한시(漢詩)의 율시(律時)에서, 첫째 구(句)와 둘째 구를 이르는 말 ≒ 기련

수련(睡蓮) : [식물] 수련과의 여러해살이 수초



수련이 모자라고 말고 하는 문제가 아니야

→ 덜 갈고닦고 말고 하는 일이 아니야

→ 덜 벼리고 말고가 아니야

→ 잘 가다듬고 말고가 아니야

《절대미각 식탐정 15》(테라사와 다이스케/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9) 60쪽


아무리 수련을 쌓아도 자기보다 강한 사람이 있음을, 알아버렸다는 것일런지요

→ 아무리 익혀도 저보다 센 사람이 있는 줄 알아버린 셈일는지요

→ 아무리 벼려도 저보다 대단한 사람이 있다고 알아버렸을는지요

《배가본드 30》(요시카와 에이지·이노우에 타카히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9) 34쪽


정말 이것저것 수련했구나

→ 참말 이것저것 갈고닦았구나

→ 참말 이것저것 익혔구나

《드래곤볼 슈퍼 7》(토요타로·토리야마 아키라/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18) 130쪽


개인 수련시간이 절대 부족했다. 마음이 조바심으로 전전긍긍했다

→ 혼자 갈고닦을 틈이 거의 없었다. 그저 조마조마했다

→ 혼자 익힐 겨를이 매우 짧았다. 마음을 매우 졸였다

→ 혼자 갈고닦을 짬이 아주 모자랐다. 조바심이 가득했다

→ 혼자 익힐 겨를이 없다시피 했다. 조바심이 넘쳤다

《나는 오늘도 수련하러 갑니다》(김재덕, 스토리닷, 2018) 22쪽


셀프 힐링을 시작한 학생들의 수련 일지를 보면 이구동성으로

→ 스스로 마음을 다스린 배움이가 쓴 글을 보면 한목소리로

→ 스스로 밝은마음 되기를 한 이들이 쓴 글을 보면 한결같이

→ 스스로 맑은마음 되기를 한 이들이 쓴 글을 보면 하나같이

《애니멀 레이키》(혜별, 샨티, 2014) 61쪽


적도 없는데 계속 수련할 생각이야?

→ 놈도 없는데 더 갈고닦을 생각이야?

→ 싸움도 끝인데 더 닦을 생각이야?

《드래곤볼 슈퍼 14》(토요타로·토리야마 아키라/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21) 57쪽


각종 호흡법으로 수련하는 곳이 있기도 하지만

→ 온갖 숨길로 다스리는 곳이 있기도 하지만

→ 여러 숨쉬기로 배우는 곳이 있기도 하지만

《마음챙김의 인문학》(임자헌, 포르체, 2021) 33쪽


변했네. 네가 명상 수련이라니

→ 바꿨네. 네가 마음닦기라니

→ 달라졌네. 네가 고요꽃이라니

《드래곤볼 슈퍼 22》(토요타로·토리야마 아키라/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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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습관적


 습관적 낭비벽 → 몸에 밴 헤픈 씀씀이

 습관적 말투 → 버릇이 된 말투 / 입에 밴 말투

 습관적 행동 → 늘 되풀이하는 몸짓 / 늘 하는 몸짓

 습관적으로 걸음을 멈추었다 → 버릇처럼 걸음을 멈추었다


  ‘습관적(習慣的)’은 “습관처럼 되어 있는”을 가리킨다 하고, ‘습관(習慣)’은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을 가리킨다고 해요. 한자말 ‘습관’이란 우리말로 ‘버릇’을 가리켜요. ‘버릇·길·하다·움직이다’를 쓰면 넉넉합니다. ‘살림새·살림길·살림결·삶결·삶틀·삶길·살림·삶·살다’로도 나타낼 만합니다. ‘걸핏하면·툭하면·제꺽하면·심심하면’이나 ‘곧잘·다시·꼬박·거듭·또’나 ‘으레·자꾸·잦다·자주·흔하다’로 손보고, ‘그냥·그대로·물들다·길들다’나 ‘뿌리내리다·절다·젖다’로 손봅니다. ‘배다·낯익다·익다·익숙하다·일삼다’나 ‘붙다·달라붙다·들러붙다’로 손보며, ‘노상·늘·언제나·아무 때나’나 ‘같다·똑같다’로 손보지요. ‘모습·매무새·몸놀림·이골·-질·짓·타령’이나 ‘얼개·울·울타리·틀·품’으로 손보아도 됩니다. ㅅㄴㄹ



일본어는 습관적으로 낮추어 말한다

→ 일본말은 버릇처럼 스스로 낮춘다

→ 낮추어 말하는 일본말이다

→ 일본사람은 흔히 낮추어 말한다

→ 일본에서는 으레 낮추어 말한다

《일본, 허술한 강대국》(프랭크 기브니/김인숙 옮김, 뿌리깊은 나무, 1983) 78쪽


하지만 습관적으로 눈을 먹었다

→ 그렇지만 자꾸 눈을 먹었다

→ 그러나 자꾸자꾸 눈을 먹었다

→ 그런데 저절로 눈을 먹었다

→ 그런데 하염없이 눈을 먹었다

《하얀 능선에 서면》(남난희, 수문출판사, 1990) 81쪽


그 자리를 습관적으로 찾아가게 됐어

→ 그 자리를 버릇처럼 찾아깄어

→ 그 자리를 찾아가 버릇했어

→ 그 자리를 자꾸만 찾아갔어

→ 그 자리를 하염없이 찾아깄어

《순정만화 2》(강풀, 문학세계사, 2004) 54쪽


우리가 습관적으로 빠져 있는 언어사용의 모순을 주시한다

→ 우리가 길든 엇갈린 말씨를 들여다본다

《자유인의 풍경》(김민웅, 한길사, 2007) 149쪽


그저 무감각하고 습관적인 일이었다

→ 그저 무디고 버릇이 된 일이다

→ 그저 무덤덤하고 익숙한 일이다

→ 그저 무뚝뚝하고 익숙히다

→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늘 한다

《흐느끼는 낙타》(싼마오/조은 옮김, 막내집게, 2009) 30쪽


늘 그리던 것만 습관적으로 그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 늘 그리던 대로 그리곤 하기 때문에

→ 늘 그리듯 다시 그리곤 하기 때문에

→ 늘 그리던 대로 똑같이 그리기 때문에

→ 그리던 버릇처럼 그리기 때문에

→ 그리던 버릇대로 그리기 때문에

《아티스트맘의 참 쉬운 미술놀이》(안지영, 길벗, 2016) 221쪽


삶이 팍팍하게 느껴질 때마다 우리 입에서는 습관적으로 이런 말이 튀어나온다

→ 삶을 팍팍하게 느낄 때마다 우리 입에서는 문득 이런 말이 튀어나온다

→ 삶이 팍팍하다고 느낄 때마다 우리 입에서는 으레 이런 말이 튀어나온다

→ 삶이 팍팍하다고 느낄 때마다 우리 입에서는 버릇처럼 이런 말이 튀어나온다

《우리 음식의 언어》(한성우, 어크로스, 2016) 13쪽


습관적으로 명사 뒤에 ‘적’을 붙이게 되죠

→ 버릇처럼 이름씨에 ‘적’을 붙이죠

→ 자꾸 이름씨에 ‘적’을 붙이죠

→ 곧잘 이름씨에 ‘적’을 붙이죠

→ 툭하면 이름씨에 ‘적’을 붙이죠

《동사의 삶》(최준영, 푸른영토, 2017) 182쪽


습관적 기억은 신체와 굉장히 가깝게 연결되어 있는 데 반해

→ 길든 이야기는 몸하고 아주 가깝게 잇닿지만

→ 물든 마음인 몸하고 무척 가깝게 닿지만

→ 스며든 옛생각은 몸에 착 붙었지만

《재즈, 끝나지 않은 물음》(남예지, 갈마바람, 2022) 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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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662 : 대분류와 소분류로 나누어



대분류와 소분류로 나누어

→ 크고 작게

→ 큰갈래와 작은갈래로


분류(分類) : 1. 종류에 따라서 가름. ‘나눔’으로 순화 2. [논리] 유개념의 외연에 포함된 종개념을 명확히 구분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

나누다 : 1. 하나를 둘 이상으로 가르다 2. 여러 가지가 섞인 것을 구분하여 분류하다 3. [수학] 나눗셈을 하다 4. 몫을 분배하다 5. 음식 따위를 함께 먹거나 갈라 먹다 6. 말이나 이야기, 인사 따위를 주고받다 7. 즐거움이나 고통, 고생 따위를 함께하 8. 같은 핏줄을 타고나다



  한자말 ‘분류’는 ‘나눔’으로 고쳐쓰라고 뜻풀이를 합니다. 그런데 우리말 ‘나누다’를 ‘분류’로 풀이하는군요. 국립국어원 낱말풀이는 엉터리입니다. “대분류와 소분류로 나누어”는 겹말입니다. “크고 작게 나누어”로 고쳐쓸 노릇입니다. 뒷말은 “나누어 정리했다”로 맺기에 “크고 작게 나누었다”로 손질할 만하고, “큰갈래와 작은갈래로 묶었다”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각종 해양 쓰레기를 대분류와 소분류로 나누어 정리했다

→ 온갖 바다 쓰레기를 크고 작게 나누었다

→ 숱한 바다 쓰레기를 큰갈래와 작은갈래로 묶었다

《우리가 바다에 버린 모든 것》(마이클 스타코위치/서서재 옮김, 한바랄, 2023)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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