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23 : 지상 지상 난분분 난분분
지상(地上) : 1. 땅의 위 2. 이 세상. 현실 세계를 이른다
난분분(亂紛紛) : 눈이나 꽃잎 따위가 흩날리어 어지러움
다른 어느 곳에서도 안 쓰는 한자말 ‘난분분’은, 글 가운데 시라는 이름으로 현대문학을 하는 이들이 으레 씁니다. 우리말 ‘날다·날리다’나 ‘흩날리다·흩다·흩뜨리다’를 모르는 탓일 수 있고, 팔랑팔랑 춤추는 눈송이나 꽃잎을 제대로 안 본 탓일 만합니다. 어지러운 듯하면서 어수선하고, 쑥대머리처럼 나풀거리는 빛과 몸짓을 헤아린다면, 이 땅에서 풀어내는 숨결을 하나씩 느끼게 마련입니다. 이곳에서 나부끼고 반짝입니다. 땅에서 땅으로 하늘하늘 오르내립니다. ㅅㄴㄹ
지상에서 지상으로 난분분 난분분하는 봄눈은
→ 땅에서 땅으로 나풀나풀하는 봄눈은
→ 이곳에서 이곳으로 날리는 봄눈은
→ 이 길에서 이 길로 나부끼는 봄눈은
《지금 여기가 맨 앞》(이문재, 문학동네, 2014) 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