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차 次


 제일 차 세계 대전 → 첫째 온싸움 / 첫 큰싸움

 수십 차 방문했다 → 자주 찾아갔다 / 숱하게 찾아갔다

 잠이 막 들려던 차에 → 잠이 막 들려고 했는데 / 잠이 막 들려던 터에

 가려던 차였는데 → 가려던 길이었는데 / 가려던 터였는데

 입사 3년 차 → 일한 지 세 해 / 일꾼 세 해째

 임신 8주 차 → 밴 지 8이레째

 결혼 10년 차에 → 꽃맺이 10해째에

 연구차 → 살피러 / 살펴보러


  ‘-차(次)’는 “1. (주로 한자어 수 뒤에 쓰여) ‘번’, ‘차례’의 뜻을 나타내는 말 2. 어떠한 일을 하던 기회나 순간 3. [수학] 방정식 따위의 차수를 이르는 말 4. 주기나 경과의 해당 시기를 나타내는 말”을 뜻한다고 합니다. ‘걸음·걸음새·걸음꽃’이나 ‘때문·말미암다’로 손봅니다. ‘-로·-으로·-하러·-할 셈으로’로 손보고, ‘벌·발·발자국·발짝·발자취’나 ‘째·-째칸·-째판·자락·자리’로 손볼 수 있습니다. ‘바닥·바탕 움큼·줌·춤·짝·켤레’나 ‘일·참·터·판’이나 ‘틈·말미·짬’으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위로차 온 사람, 격려차 온 사람

→ 달래러 온 사람, 북돋움 온 사람

→ 비나리 온 사람, 다독임 온 사람

《한국현대언론사》(송건호, 삼민사, 1990) 198쪽


문병차 간 일이 있었다

→ 쓰다듬을 간 일이 있다

→ 북돋우러 간 일이 있다

《한국현대언론사》(송건호, 삼민사, 1990) 199쪽


일본에 휴양차 온 게 아니에요

→ 일본에 쉬러 오지 않았어요

→ 일본에 놀러 오지 않았어요

《피아노의 숲 8》(이시키 마코토/유은영 옮김, 삼양출판사, 2002) 28쪽


그러던 차에 마침

→ 그러던 터에 마침

→ 그런데 마침

→ 그러다가 마침

《아 유 해피?》(박상규 엮음, 한길사, 2004) 226쪽


아쉬운 마음이 남아있던 차에

→ 아쉬운 마음이 남은 터에

→ 아쉬운 마음이 남았는데

→ 아쉬웠던 터에

→ 아쉬웠는데

《얘야 생태가 웰빙이란다》(사카시타 사카에/연주미 옮김, 이매진, 2004) 21쪽


이날 8차에 걸친 곤장의 여독으로 이지서가 죽어버리자

→ 이날 8판에 걸친 볼기질 탓에 이지서가 죽어버리자

→ 이날 8판에 걸친 볼기치기로 이지서가 죽어버리자

《정감록》(김탁, 살림, 2005) 164쪽


사업차 다른 곳에 가 있던 적이

→ 일하러 다른 곳에 갔던 적이

→ 일로 다른 곳에 간 적이

→ 일 때문에 다른 곳에 간 적이

→ 일을 보러 다른 곳에 간 적이

《그랑빌 우화》(그랑빌/햇살과나무꾼 옮김, 실천문학사, 2005) 279쪽


사회생활 5년차 선배

→ 바깥일 다섯해 윗님

→ 모둠살이 닷해 길불

→ 일터 다섯해 길잡이

《더러운 것이 좋아!》(하정아, 북스, 2005) 29쪽


유학차 미국으로 간 이래

→ 배우러 미국으로 간 뒤

→ 배움길로 미국으로 간 뒤

→ 미국으로 배우러 간 뒤

《그때 그곳에서》(에드워드 김, 바람구두, 2006) 82쪽


4차와 5차 여행중에도

→ 넉걸음과 닷걸음에도

→ 넉마실과 닷마실에도

《아내와 걸었다》(김종휘, 샨티, 2007) 166쪽


제자 1년차야

→ 배움 첫해야

→ 밑길 한 해야

《책 속으로의 여행 2》(아마노 타카/박선영 옮김, 학산문화사, 2008) 101쪽


입사 9년차 기본급은 챙겨 받고 있으니까

→ 일한 지 아홉 해 밑삯은 챙겨 받으니까

《토끼 드롭스 3》(우니타 유미/양수현 옮김, 애니북스, 2008) 119쪽


자료 조사차 쿠바를 방문하여

→ 밑감을 살피러 쿠바로 가서

→ 밑글을 모으러 쿠바에 가서

《사라진 숲의 왕을 찾아서》(필립 후즈/김명남 옮김, 돌베개, 2015) 268쪽


어떻게 해야 하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차에

→ 어떻게 해야 하나 흐름을 살펴보다가

→ 어떻게 해야 하나 판을 찬찬히 보다가

→ 어떻게 해야 하나 흐름을 돌아보다가

→ 어떻게 해야 하나 판을 곰곰이 따지다가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민종덕, 돌베개, 2016) 309쪽


사업차 홍콩과 상하이, 일본을 자주 오가신 덕택에

→ 일하러 홍콩과 상하이, 일본을 자주 오가셔서

→ 일 때문에 홍콩과 상하이, 일본을 자주 오가셔서

→ 일이 있어 홍콩과 상하이, 일본을 자주 오가셔서

《자전거 타는 CEO》(킹 리우·여우쯔엔/오승윤 옮김, OCEO, 2017) 38쪽


그리하여 17년차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서점을 오픈했다

→ 그리하여 열일곱 해를 다닌 일터를 그만두고 책집을 연다

→ 그리하여 열일곱 해나 다닌 곳를 그만두고 책집을 차린다

→ 그리하여 열일곱 해 다닌 데를 그만두고 책가게를 한다

《책사랑꾼, 이색 서점에서 무얼 보았나?》(김건숙, 바이북스, 2017) 95쪽


A나라가 궁금하던 차였어요

→ ㄱ나라가 궁금했어요

→ 가나라가 궁금한 판이에요

《금의 나라 물의 나라》(이와모토 나오/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17) 68쪽


실을 바늘구멍에 넣는다. 1차 시도다

→ 실을 바늘구멍에 넣는다. 처음이다

→ 실을 바늘구멍에 넣는다. 첫걸음이다

《우연히 만난 그 길》(시흥 어린이, 삶말, 2017) 86쪽


육아 경력 10년 차. 놀이동산, 키즈카페, 미술관, 박물관

→ 아이돌봄 열 해째. 놀이터, 아이찻집, 그림터, 옛살림터

→ 아이랑 열 해째. 놀이터, 어린이찻집, 그림터, 옛살림터

《엄마도 행복한 놀이터》(이소영·이유진, 오마이북, 2017) 22쪽


궁금하던 차에 맞닥뜨린

→ 궁금했는데 맞닥뜨린

→ 궁금하던 판에 맞닥뜨린

《동사의 삶》(최준영, 푸른영토, 2017) 99쪽


4년차 엄마

→ 네 해 엄마

→ 엄마 네 해

→ 엄마살이 네 해

→ 엄마살림 내 헤

《모모네 자수 일기》(몬덴 에미코/편설란 옮김, 단추, 2018) 3쪽


그러던 차에 일손이 필요한 국내 지역으로 자원봉사를 하러 갔습니다

→ 그러던 터에 일손을 바라는 다른 고장으로 도우러 갔습니다

→ 그러다가 일손이 모자란 다른 마을로 거들러 갔습니다

《여자, 귀촌을 했습니다》(이사 토모미/류순미 옮김, 열매하나, 2018) 61쪽


30분 동안 밥차 쓰고 오세요

→ 30분 밥틈 쓰고 오세요

→ 30분 밥말미 쓰고 오세요

→ 30분 밥짬 쓰고 오세요

《노동, 우리는 정말 알고 있을까》(노현웅과 다섯 사람, 철수와영희, 2018) 153쪽


회사원 1년 차인 솔로입니다

→ 일꾼 첫 해째 혼자입니다

→ 일바치 첫 해 혼잣몸입니다

→ 일순이 첫 해 짝 없습니다

《솔로 이야기 6》(타니카와 후미코/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18) 59쪽


귀촌 14년 차인 저는

→ 시골살이 14해인데

→ 시골서 열네 해인데

《위험이 아이를 키운다》(편해문, 소나무, 2019) 20쪽


집을 지어 이사를 간다고 인사차 찾아왔다

→ 집을 지어 옮긴다고 알리러 찾아왔다

→ 집을 지어 떠난다고 말하러 찾아왔다

《전라선》(김지연, 열화당, 2019) 13쪽


저는 22년 차 초등 교사입니다

→ 저는 22해째 씨앗길잡이입니다

→ 저는 어린길잡이 22해입니다

《100교시 그림책 수업》(김영숙, 열매하나, 2022) 5쪽


곰팡이가 세상을 지배하는 이야기를 써 봐야지 마음먹던 차에

→ 곰팡이가 온누리를 쥐는 이야기를 써 봐야지 마음먹었는데

《책과 우연들》(김초엽, 열림원, 2022) 19쪽


마침 출출하던 차인데

→ 마침 출출하던 참인데

→ 마침 출출한데

《칸무리 씨의 시계공방 4》(히와타리 린/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2) 71쪽


1차 소비자, 2차 소비자, 3차 소비자가 순서대로 자리잡고 있어요

→ 첫째 손님, 둘째 손님, 셋째 손님이 차곡차곡 자리잡아요

→ 으뜸 살림이, 버금 살림이, 딸림 살림이가 이어서 자리잡아요

《선생님, 생태계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이상수, 철수와영희, 202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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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고온다습



 계절풍의 영향으로 고온다습하다 → 철바람 탓에 후텁지근하다

 고온다습한 공기가 지속해서 유입되어 → 따뜻끈적 바람이 꾸준히 들어와

 여름철의 고온다습한 기후 극복하기 → 여름철 후더운 날씨 견디기


고온다습 : x

고온(高溫) : 높은 온도

다습(多濕) : 습기가 많음



  따로 낱말책에 없으나, 일본을 거쳐서 들어온 ‘고온다습’이라는 말씨가 있습니다. ‘고온 + 다습’일 테니, 우리말로는 “따뜻하고 축축하다·따뜻하고 끈적하다”라 하면 됩니다. 단출하게 ‘따뜻축축·따뜻끈적’이라 할 만하지요. 예부터 우리 나름대로 쓰던 ‘후덥다’하고 ‘후덥지근·후텁지근’ 같은 낱말도 있습니다. ㅅㄴㄹ



섬은 고온다습한 환경에 태풍도 잦아서 집의 노후화가 빨라

→ 섬은 후텁지근하고 큰바람도 잦아서 집이 빨리 낡아

→ 섬은 후덥고 돌개바람도 잦아서 집이 빨리 삭아

《머리 자르러 왔습니다 1》(타카하시 신/정은 옮김, 대원씨아이, 2021) 29쪽


그게 일단 일본 기후는 고온다습하니까, 녹슬기 쉬운 조건이긴 해요

→ 아무래도 일본 날씨는 따뜻축축하니까, 슬기에 쉽긴 해요

→ 다만 일본은 후덥지근하니까, 쇠곰팡이 쉽게 끼긴 해요

《칸무리 씨의 시계공방 4》(히와타리 린/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2) 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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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4.10.

오늘말. 툭하면


하던 대로 그냥 하면서 버릇이 생깁니다. 이제까지 똑같았다면 오늘부터 길을 틀면서 매무새를 추스를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살림결이 아닌, 언제나 즐겁게 일구는 살림새를 헤아리면서 차근차근 걸어갑니다. 곧잘 울타리를 세우는 사람이 있고, 노상 이런저런 타령을 하는 사람이 있어요. 툭하면 말없이 바꾼다거나 걸핏하면 이쪽에 달라붙다가 저쪽에 들러붙기도 하는군요. 마음에 안 든다면 흔히 마주치는 이 몸놀림이 성가실 만합니다. 굳이 다른 사람 모습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면 가만가만 젖어드는 햇볕으로 하루를 물들일 만합니다. 어느 쪽이든 삶입니다. 어느 걸음이든 살림입니다. 다 같을 수 없고, 늘 그대로 나아가지는 않습니다. 또 하는구나 싶으나 새삼스레 갈아치웁니다. 거듭 일삼는구나 싶지만 문득 다독입니다. 봄볕에 웃음을 짓는 꽃송이처럼 살자고 생각합니다. 겨울이면 눈밭을 품에 안는 들숲처럼 오늘을 돌보자고 생각합니다. 손에 익은 일만 하지 않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일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입니다. 아직 몸에 배지 않았어도 반갑게 맞이합니다. 자꾸 넘어져도 꾸준히 일어나서 느긋느긋 달랩니다.


ㅅㄴㄹ


버릇·길·하다·움직이다·살림새·살림길·살림결·삶결·삶틀·삶길·살림·삶·살다·걸핏하면·툭하면·제꺽하면·심심하면·곧잘·다시·꼬박·거듭·또·으레·자꾸·잦다·자주·흔하다·그냥·그대로·물들다·길들다·뿌리내리다·절다·젖다·배다·낯익다·익다·익숙하다·일삼다·붙다·달라붙다·들러붙다·노상·늘·언제나·아무 때나·같다·똑같다·모습·매무새·몸놀림·이골·-질·짓·타령·얼개·울·울타리·틀·품 ← 습관, 습관화, 습관적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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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4.10.

오늘말. 새다


바로바로 하는 날이 있습니다. 신나는 마음에 놀이가락을 펴며 훨훨 나래를 펴는 날이 있어요. 둘레에서는 바람꽃이지만 어쩐지 주눅이 드는 터라, 널노래도 널가락도 안 일어나는 날이 있습니다. 바람은 어디에도 찾아갑니다. 해도 날마다 오르면서 온누리를 비춥니다. 즐겁거나 서운한 일이 쫓고 쫓기듯 하루하루 춤을 추면서 일어나고, 크거나 작은 일이 나오거나 나가듯 언제나 출렁입니다. 김이 새는 일이라면 좀 따분합니다. 바람이 빠지는 바퀴는 구르기 어렵습니다. 꾸벅꾸벅 조는 사람이 많다면 재미없다는 뜻일 텐데, 이 자리를 녹이고 풀어서 새롭게 날 만한 이야기를 펴 봐요. 누가 북돋아야 할 오늘이 아닌, 스스로 바로꽃으로 피는 오늘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따지거나 캐묻는들 실마리가 안 나올 수 있어요. 여러 날 걸리거나, 힘이 안 붙을 수 있는데, 스스로 알아보고 찾으면서 날개가락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구름이 걷힐 때까지 기다려도 되고, 지쳐서 달아날 만하고, 쪼그라들다가 드러누워도 됩니다. 우리 몸이 얼핏 닳을는지 몰라도, 우리 넋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직 안 보인다지만, 자취를 감춘 적 없어요. 새롭게 이름을 붙이며 눈을 뜹니다.


ㅅㄴㄹ


날개가락·날가락·나래가락·널가락·널노래·놀가락·놀이가락·바로·바로바로·바로노래·바로가락·바람꽃·바로길·바로꽃·바로부르다·바로짓다 ← 즉흥곡, 즉흥연주, 라이브, 생음악


이름붙다·걸리다·나붙다·붙다·오르다·올라가다·쫓기다·쫓다·알아보다·잡다·찾다·찾아가다·찾아나서다·찾아다니다·찾아보다·캐다·캐묻다 ← 수배(手配), 지명수배


마르다·깡마르다·닳다·사라지다·스러지다·슬다·없다·안 보이다·자취를 감추다·녹다·걷히다·날다·조리다·졸다·밭다·쪼그라들다·간곳없다·온데간데없다·달아나다·내빼다·나오다·나가다·빠지다·빼다·빠져나오다·새다·뜨다·숨다 ← 증발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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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실수 失手


 사소한 실수 → 작은 구멍 / 잔 잘못

 실수 없는 말 → 빈틈없는 말

 실수를 범하다 → 말썽을 저지르다 / 그르치다 / 넘어지다

 실수로 깨뜨리다 → 잘못해서 깨뜨리다 / 놓쳐서 깨뜨리다

 말 한 번 실수해서 → 말 한 마디 틀려서 / 말이 어긋나서

 실수가 많았습니다 → 창피합니다 / 부끄럽습니다 / 건방졌습니다

 어른들한테 실수하지 말고 → 어른한테 주제넘지 말고


  ‘실수(失手)’는 “1. 조심하지 아니하여 잘못함 2. = 실례(失禮)”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실례(失禮)’는 “말이나 행동이 예의에 벗어남”을 가리킨다고 해요. 두 가지 뜻 모두 ‘잘못’으로 손볼 만합니다. 둘째 뜻은 ‘버릇없다·건방지다·주제넘다’로 손볼 수 있어요. 이를 테면 “어른한테 실수하지 말고”는 “어른한테 잘못하지 말고”나 “어른한테 버릇 없이 굴지 말고”나 “어른한테 건방 떨지 말고”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넘어지다·고꾸라지다·자빠지다’나 ‘그르치다·그릇되다·빠뜨리다·빠지다·비다’로 손봅니다. ‘말썽·맞지 않다·사달·어긋나다·허술하다’나 ‘부끄럽다·스스럽다·창피하다’로 손보고, ‘탓·터지다·튿어지다·틀리다·삐거덕·삐끗’으로 손볼 만해요. ‘구멍·틈·빈틈·흉’이나 허물·허방·허튼·헛말·헛발’으로 손보고, ‘뒤엉키다·뒤뚱·떨어지다·잡치다·저지레’나 ‘못 받다·못하다·놓치다·넘겨짚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난 실수가 많는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닌다

→ 난 잘못이 잦다. 내 탓이 아닌다

→ 난 잘못이 잦다. 내 잘못이 아닌다

→ 난 잘못이 잦다. 나 때문이 아닌다

《내 친구 꼬마 거인》(로알드 달/지혜연 옮김, 시공주니어, 1997) 132쪽


내가 실수한 건 인정하지만

→ 내가 잘못한 건 맞지만

→ 내가 틀림없이 잘못했지만

→ 내 잘못은 받아들이지만

《후박나무 우리 집》(고은영, 창비, 2002) 86쪽


민중은 자신의 실수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데

→ 사람들은 넘어져 보아야만 배울 수 있는데

→ 들꽃은 거꾸라져 보아야만 배울 수 있는데

《체 게바라 자서전》(체 게바라/박지민 옮김, 황매, 2004) 142쪽


아이들이 언어를 창의적으로 익혀 갈 때는 실수조차도 언어 지식의 조각을 조화시키는 능력을 드러내는 증거라 할 수 있다

→ 아이들이 말을 새롭게 익혀 갈 때는 잘못조차도 말조각을 어우르는 솜씨를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두 살에서 다섯 살까지》(코르네이 추콥스키/홍한별 옮김, 양철북, 2006) 19쪽


할머닌 실수가 없는 분이야. 그런데도 모르셔

→ 할머닌 빈틈이 없는 분이야. 그런데도 모르셔

→ 할머닌 구멍이 없는 분이야. 그런데도 모르셔

→ 할머닌 허술하지 않아. 그런데도 모르셔

《나온의 숨어 있는 방》(황선미, 창비, 2006) 204쪽


아이들 글에서 불가피하게 빚어진 실수를 편집하면서 잃는 것은 무엇일까

→ 아이들이 어쩌다 잘못 쓴 글을 손질하면서 무엇을 잃을까

→ 아이들이 문득 틀리게 쓴 글을 손보면서 무엇을 잃을까

《내 사진을 찍고 싶어요》(웬디 이월드·알렉산드라 라이트풋/정경열 옮김, 포토넷, 2012) 148쪽


마르크스의 최대 실수는 자본주의를 바꾸려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 마르크스는 돈나라를 바꾸려 하지 않아서 크게 그르쳤습니다

→ 마르크스는 돈판을 바꾸려 하지 않아서 매우 틀렸습니다

《엔데의 유언》(카와무라 아츠노리·그룹 현대/김경인 옮김, 갈라파고스, 2013) 47쪽


너는 첫 단계에서 실수를 범했다

→ 너는 첫단추에서 어긋났다

→ 너는 처음에 잘못했다

→ 너는 첫발에 삐거덕했다

→ 너는 처음에 삐끗했다

《경계의 린네 14》(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4) 187쪽


아나운서들도 뉴스를 전할 때 실수를 합니다

→ 말꽃님도 이야기를 알릴 때 틀립니다

→ 길잡이도 얘기를 들려줄 때 삐끗합니다

《10대와 통하는 말하기와 토론》(고성국, 철수와영희, 2016) 85쪽


때로는 실수를 할 수도 있어요

→ 때로는 잘못을 할 수도 있어요

→ 때로는 틀릴 수도 있어요

→ 때로는 어긋날 수도 있어요

《말한다는 것》(연규동, 너머학교, 2016) 130쪽


누구나 한 번쯤 잘못이나 실수를 할 때가 있다네

→ 누구나 한 벌쯤 잘못을 할 때가 있다네

→ 누구나 한 판쯤 잘못을 저지를 때가 있다네

《날아라 모네 탐정단》(김하연, 보리, 2017) 183쪽


수비의 실수는 배트로 만회할 수 없지만, 빼앗긴 점수는 배트로 만회할 수 있어

→ 막다가 잘못하면 방망이로 갚을 수 없지만, 빼앗긴 만큼은 갚을 수 있어

→ 잘못 막으면 방망이로 돌릴 수 없지만, 빼앗긴 만큼은 되돌릴 수 있어

《메이저 세컨드 13》(미츠다 타쿠야/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18) 70쪽


실수를 만회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 잘못을 갚아 보겠다는 마음으로

→ 허물을 씻어 보겠다는 마음으로

《키키 키린》(키키 키린/현선 옮김, 항해, 2019) 17쪽


실수한 곳이 하나 있는 걸 슈퍼 교열 능력으로 찾아냈어

→ 잘못한 곳이 하나 있는데 엄청난 손질솜씨로 찾아냈어

→ 틀린 곳이 하나 있는데 놀라운 고침솜씨로 찾아냈어

《고양이가 서쪽으로 향하면 1》(우루시바라 유키/정은서 옮김, 대원씨아이, 2020) 190쪽


실수로 버려진 것일까, 아니면 일부러 투기한 것일까

→ 잘못해서 흘렸을까, 아니면 일부러 버렸을까

→ 어쩌다 흘렸을까, 아니면 내던졌을까

《우리가 바다에 버린 모든 것》(마이클 스타코위치/서서재 옮김, 한바랄, 2023) 3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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