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4.10.

오늘말. 툭하면


하던 대로 그냥 하면서 버릇이 생깁니다. 이제까지 똑같았다면 오늘부터 길을 틀면서 매무새를 추스를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살림결이 아닌, 언제나 즐겁게 일구는 살림새를 헤아리면서 차근차근 걸어갑니다. 곧잘 울타리를 세우는 사람이 있고, 노상 이런저런 타령을 하는 사람이 있어요. 툭하면 말없이 바꾼다거나 걸핏하면 이쪽에 달라붙다가 저쪽에 들러붙기도 하는군요. 마음에 안 든다면 흔히 마주치는 이 몸놀림이 성가실 만합니다. 굳이 다른 사람 모습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면 가만가만 젖어드는 햇볕으로 하루를 물들일 만합니다. 어느 쪽이든 삶입니다. 어느 걸음이든 살림입니다. 다 같을 수 없고, 늘 그대로 나아가지는 않습니다. 또 하는구나 싶으나 새삼스레 갈아치웁니다. 거듭 일삼는구나 싶지만 문득 다독입니다. 봄볕에 웃음을 짓는 꽃송이처럼 살자고 생각합니다. 겨울이면 눈밭을 품에 안는 들숲처럼 오늘을 돌보자고 생각합니다. 손에 익은 일만 하지 않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일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입니다. 아직 몸에 배지 않았어도 반갑게 맞이합니다. 자꾸 넘어져도 꾸준히 일어나서 느긋느긋 달랩니다.


ㅅㄴㄹ


버릇·길·하다·움직이다·살림새·살림길·살림결·삶결·삶틀·삶길·살림·삶·살다·걸핏하면·툭하면·제꺽하면·심심하면·곧잘·다시·꼬박·거듭·또·으레·자꾸·잦다·자주·흔하다·그냥·그대로·물들다·길들다·뿌리내리다·절다·젖다·배다·낯익다·익다·익숙하다·일삼다·붙다·달라붙다·들러붙다·노상·늘·언제나·아무 때나·같다·똑같다·모습·매무새·몸놀림·이골·-질·짓·타령·얼개·울·울타리·틀·품 ← 습관, 습관화, 습관적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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