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이해 理解
이해가 깊다 → 생각이 깊다 / 깊게 헤아린다
온전한 이해는 → 오롯이 알려면 / 제대로 알자면 / 속속들이 깨달으려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 → 넉넉히 헤아릴 만한 일 / 넉넉히 알 만한 일
도저히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 도무지 알 수가 없다 / 도무지 모르겠다
이해를 구하다 → 헤아려 주십사 하다 / 너그러이 살펴 달라고 하다
이해되기 어려울 것이다 → 알아차리기 어려우리라 / 알아듣기 어려우리라
언뜻 이해되지 않을 테지 → 언뜻 헤아리지 못할 테지 / 언뜻 알지 못할 테지
친구들에게 이해될 수 있으면 → 동무들이 헤아려 줄 수 있으면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 글 줄거리를 헤아리고 / 글 줄거리를 알고
새로운 각도로 이해한다 → 새로운 눈길로 안다 / 새로운 눈으로 살핀다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다 → 서로 처지를 살피다 / 서로 처지를 헤아리다
이웃을 이해한다면 → 이웃을 헤아린다면 / 이웃을 안다면
‘이해(理解)’는 “1.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함 2. 깨달아 앎 3. = 양해(諒解)”를 뜻한다고 합니다. ‘분별(分別)’은 “서로 다른 일이나 사물을 구별하여 가름”을 뜻하고, ‘해석(解釋)’은 “1. 문장이나 사물 따위로 표현된 내용을 이해하고 설명함 2. 사물이나 행위 따위의 내용을 판단하고 이해하는 일”을 뜻하며, ‘양해’는 “남의 사정을 잘 헤아려 너그러이 받아들임”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해 = 분별하여 해석함 = 구별하여 이해함’인 꼴이에요. ‘이해 = 이해’로 풀이하는 한국말사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해 = 양해’이기도 하며, ‘양해 = 너그러이 헤아림’입니다. 이 대목에서 ‘헤아리다’라는 낱말을 얻습니다. ‘헤아리다’는 ‘생각하다’나 ‘살피다’하고 한 갈래인 낱말이기에, 사람들이 한자말 ‘이해·이해하다’를 쓰는 자리에서 어떤 생각이나 마음인가를 엿볼 만하구나 싶어요. ‘헤아리다·생각하다·살피다’로 손질할 수 있고, ‘알다·알아차리다·알아듣다·깨닫다’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이해했니?” 하고 묻는 말은 “알았니?”나 “알아들었니?” 하고 묻는 셈이요, “이해했어요!” 하고 대꾸하는 말은 “알았어요!”나 “알아들었어요!” 하고 대꾸하는 셈입니다. 2016.3.9.물.ㅅㄴㄹ
이해가 안 간다고?
→ 잘 모르겠다고?
→ 모르겠다고?
→ 못 알아듣겠다고?
→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참여연대 기획/김진아와 아홉 사람-열정시대》(양철북,2009) 13쪽
이해를 못 하시는 것 같습니다
→ 생각을 못 하시는 듯합니다
→ 못 헤아리시는 듯합니다
→ 알차라지지 못하시는 듯합니다
→ 알지 못하시는 듯합니다
《리타 얄로넨/전혜진 옮김-소녀와 까마귀나무》(박물관,2008) 44쪽
이 차이를 따져 보고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 이 다름을 따져 보고 알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
→ 어떻게 다른가를 따져 보고 헤아리기는 쉽지 않다
→ 어떻게 다른지를 따지고 살피기는 쉽지 않다
《이반 일리치/노승영 옮김-그림자 노동》(사월의책,2015) 79쪽
난 나를 이해해 주는 친구들을 찾을 거야
→ 난 나를 헤아려 주는 동무들을 찾을 테야
→ 난 나를 생각해 주는 동무들을 찾겠어
→ 난 나를 살펴 주는 동무들을 찾으려 해
《스므리티 프라사담 홀스/엄혜숙 옮김-당근 먹는 티라노사우루스》(풀과바람,2016) 13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