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일절 一切


 출입을 일절 금하다 → 출입을 모두 막다 / 아무도 못 드나들게 하다

 일절 간섭하지 마시오 → 조금도 끼어들지 마시오

 연락을 일절 끊었다 → 연락을 모두 끊었다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았다 → 이야기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일절 입 밖에 내지 않았다 → 도무지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일절(一切)’은 “아주, 전혀, 절대로의 뜻으로, 흔히 행위를 그치게 하거나 어떤 일을 하지 않을 때에 쓰는 말”이라고 합니다. 이 뜻처럼 ‘아주’를 쓰면 되고, ‘하나도·하나조차’나 ‘조금도’로 쓰면 되며, ‘도무지’나 ‘모두’를 쓰면 돼요. 2016.7.7.나무.ㅅㄴㄹ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한 방울도 쓰지 않는다

→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한 방울조차 쓰지 않는다

→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조금도 쓰지 않는다

《후쿠오카 켄세이/김경인 옮김-즐거운 불편》(달팽이,2004) 64쪽


남의 일 같은 건 일절 관심 없으니까

→ 남 일 같은 건 도무지 마음이 없으니까

→ 남 일 따위는 조금도 마음이 없으니까

→ 남 일 따위는 하나도 마음이 없으니까

《카이타니 시노부/서현아 옮김-라이어 게임 1》(학산문화사,2006) 72쪽


일절 차를 타지 말고 직접 발로 걸어서

→ 한 번도 차를 타지 말고 스스로 발로 걸어서

→ 차는 아주 타지 말고 늘 제 발로 걸어서

《육명심-이것은 사진이다》(글씨미디어,2012) 227쪽


심사에는 일절 개입하지 마

→ 심사에는 조금도 끼어들지 마

→ 심사에는 어떤 손도 쓰지 마

《이시키 마코토/양여명 옮김-피아노의 숲 26》(삼양출판사,2016) 2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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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혼신의


 혼신의 힘을 쏟다 → 온힘을 쏟다

 혼신의 노력을 다하다 → 온힘 다해 애쓰다

 혼신의 힘을 바쳐 → 온힘을 바쳐 / 온몸을 바쳐


  한자말 ‘혼신(渾身)’은 “= 온몸”을 가리킵니다. 그러니 한국말로는 ‘온힘’이라 적으면 됩니다. “온갖 힘”이나 “모든 힘”처럼 손볼 수 있어요. 예부터 “젖을 먹던 힘”을 말했습니다. 아이가 용을 쓰는 “젖을 먹는 힘”이란 그야말로 온몸에서 힘을 다 하는 모습입니다. ‘온-’을 앞가지로 삼아서 ‘온마음’이나 ‘온몸’이나 ‘온땀’ 같은 새 낱말을 지어서 써 볼 만하기도 합니다. ‘젖먹다’는 따로 한 낱말로 없으나 “젖먹는 힘”이나 ‘젖먹이힘’ 같은 말마디도 새롭게 쓸 수 있어요. 2016.7.6.물.ㅅㄴㄹ



혼신(渾身)의 용기를 냈다

→ 마지막 기운을 냈다

→ 다부지게 기운을 냈다

→ 다시금 힘을 모았다

→ 젖먹던 힘까지 냈다

《폴 란돌미/김자경 옮김-슈베르트》(신구문화사,1977) 138쪽


혼신의 힘을 다해

→ 온힘을 다해

→ 모든 힘을 다해

→ 있는 힘을 다해

→ 마지막 힘을 다해

→ 낼 수 있는 힘을 다해

《나카노 고지/서석연 옮김-청빈의 사상》(자유문학사,1993) 164쪽


혼신의 힘을 다한다

→ 온몸에 있는 힘을 다한다

→ 온힘을 다한다

→ 젖먹던 힘을 다한다

→ 몸과 마음을 다 바친다

《사이토 다카시/이규원 옮김-도약의 순간》(가문비,2006) 10쪽


혼신의 힘을 쏟지 않으면

→ 온힘을 쏟지 않으면

→ 젖먹던 힘을 쏟지 않으면

→ 죽을힘을 쏟지 않으면

→ 온몸으로 땀을 쏟지 않으면

《현기영-똥깅이》(실천문학사,2008) 59쪽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생산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다

→ 아주 짧은 시간에 만들어 내려고 온힘을 쏟았다

→ 아주 짧은 동안에 책을 찍어 내려고 온통 힘을 쏟았다

→ 아주 짧은 사이에 책을 지으려고 온갖 힘을 쏟았다

《몰리 굽틸 매닝/이종인 옮김-전쟁터로 간 책들》(책과함께,2016) 12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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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고무 鼓舞


 네 말에 사기가 고무되었어 → 네 말에 기운이 올랐어 / 네 말에 북돋았어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고무되다 →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데에 힘을 얻다

 박수로 고무하다 → 손뼉으로 북돋우다 / 손뼉으로 기운을 올리다


  ‘고무(鼓舞)’는 “1. 북을 치고 춤을 춤 2. 힘을 내도록 격려하여 용기를 북돋움”을 뜻한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에는 ‘≒ 고동(鼓動)·고려(鼓勵)·고취(鼓吹)’처럼 비슷한말을 싣는데, 이 한자말은 모두 “= 고무”로 풀이합니다. 그런데 ‘고무하다’는 ‘북돋우다’를 가리켜요. 그러니 ‘고무·고동·고려·고취’는 모두 ‘북돋우다’로 손보면 넉넉하리라 느낍니다. 때로는 “힘을 얻다”나 “기운을 얻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힘을 받다”나 “기운을 받다”로 손볼 만하고, ‘기쁘다’나 ‘반갑다’로 손보아도 잘 어울립니다. 2016.7.6.물.ㅅㄴㄹ



우리가 오로지 우리의 관심사를 반영하는 문학에만 고무된다면

→ 우리가 오로지 우리가 좋아할 만한 문학에만 기뻐한다면

→ 우리가 오로지 우리가 좋아할 만한 문학만 반긴다면

→ 우리가 오로지 우리 눈길을 담아내는 문학에서만 힘을 얻는다면

→ 우리가 오로지 우리 마음을 담는 문학에서만 힘을 받는다면

《테리 이글턴/이미애 옮김-문학을 읽는다는 것은》(책읽는수요일,2016) 343쪽


덴마크식 디자인으로 이루어진 집이 행복을 만든다는 이론에 고무된 우리는

→ 덴마크 디자인으로 이루어진 집이 기쁨을 짓는다는 이론에 힘을 얻은 우리는

→ 덴마크 디자인으로 이루어진 집이 기쁨을 짓는다는 이론에 힘을 받은 우리는

→ 덴마크 디자인으로 이루어진 집이 기쁨을 짓는다는 말에 들뜬 우리는

《헬렌 러셀/백종인 옮김-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덴마크 사람들》(마로니에북스,2016) 51쪽


협의회는 크게 고무되었다

→ 협의회는 크게 기운을 얻었다

→ 협의회는 크게 기뻐했다

→ 협의회는 몹시 들떴다

→ 협의회는 몹시 반가웠다

《몰리 굽틸 매닝/이종인 옮김-전쟁터로 간 책들》(책과함께,2016) 13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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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오지 奧地


 아프리카 오지의 정글 → 아프리카 깊은 정글

 오지를 탐험하다 → 두메를 탐험하다 / 깊고 외딴 곳을 탐험하다

 오지에서 길을 잃고 헤매었다 → 두메에서 길을 잃고 헤매었다


  ‘오지(奧地)’는 “해안이나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대륙 내부의 땅. ‘두메’, ‘두메산골’로 순화”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 ‘두메’로 손보면 될 테지요. ‘두멧자락’이나 ‘두멧골’이나 “깊고 외딴 곳”으로 손볼 만하고, ‘구석구석’이나 “깊은 구석”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오지(五地)’는 “오토(五土)”를 가리킨다 하고, ‘오지(五志)’는 “지나치면 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다섯 가지 감정 상태”를 가리킨다 하며, ‘오지(五指)’는 “다섯 손가락”을 가리킨다 해요. ‘오지(五指)’는 “다섯가락”을, ‘오지(五智)’는 “부처가 갖춘 다섯 가지 지혜”를, ‘오지(五遲)’는 “[북] 어린아이의 발육이 늦어지는 다섯 가지 증상을 통틀어 이르는 말. ‘늦어지기’로 다듬음”을, ‘오지(汚池)’는 “1. 물이 더러운 못 2. = 검버섯”을, ‘오지(吳志)’는 “중국 진나라 진수(陳壽)가 펴낸 삼국지의 하나”를, ‘오지(?旨)’는 “임금 뜻을 거역함”을, ‘오지(?池)’는 “웅덩이로 된 못”을, ‘오지(奧旨)’는 “= 오의(奧義)”를 가리킨다고도 하는데, 이런 ‘오지’는 얼마나 쓸 만한지 아리송합니다. 한국말사전에서 꼭 다룰 낱말이 아니라면 덜어야겠고, ‘다섯손가락’이나 ‘다섯가락’처럼 새롭고 쉽게 지을 한국말이 있으면 이러한 말을 쓰면 됩니다. 2016.7.6.물.ㅅㄴㄹ



졸본은 오지에 있어서

→ 졸본은 두메에 있어서

→ 졸본은 깊고 외딴 곳에 있어서

→ 졸본은 안쪽 깊숙히 홀로 떨어져서

《이이화-한국사, 나는 이렇게 본다》(길,2005) 59쪽


바다에서부터 먼 오지까지 숲이 이어져 있어야 한다

→ 바다부터 먼 두메까지 숲이 이어져야 한다

→ 바다부터 먼 두멧자락까지 숲이 이어져야 한다

《페터 볼레벤/장혜경 옮김-나무 수업》(이마,2016) 139쪽


히틀러는 자신의 나치 사상을 오지까지 전파하기 위해

→ 히틀러는 제 나치 사상을 두메까지 퍼뜨리려고

→ 히틀러는 나치 사상을 구석구석까지 퍼뜨리려고

《몰리 굽틸 매닝/이종인 옮김-전쟁터로 간 책들》(책과함께,2016) 2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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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기타 其他


 기타 등등 → 이밖에 여러 가지 / 그리고 여러 가지

 기타 지역보다 → 다른 곳보다


  ‘기타(其他)’는 “그 밖의 또 다른 것”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밖에’나 ‘이밖에’로 손보거나 ‘다른’으로 손보면 돼요. ‘그리고’나 ‘여기에’나 ‘여러’를 넣어서 손볼 수도 있습니다. 2016.7.6.물.ㅅㄴㄹ



콘크리트, 합성카펫 등 기타 물질들에서 방출되는

→ 콘크리트, 합성카펫 같은 여러 물질들에서 나오는

→ 콘크리트, 합성카펫처럼 다른 여러 물질들에서 나오는

→ 콘크리트, 합성카펫이나 이밖에 여러 물질들에서 나오는

《마조리 램/김경자·박희경·이추경 옮김-2분 간의 녹색운동》(성바오로출판사,1991) 136쪽


텃밭 있고 조용하고, 기타 등등등등등등

→ 텃밭 있고 조용하고, 이밖에도도도도도도

→ 텃밭 있고 조용하고, 그리고 이런저런그런

→ 텃밭 있고 조용하고, 여기에 여러 가지

《임동순·권경희-두 여자와 두 냥이의 귀촌일기》(일다,2011) 138쪽


소리, 냄새, 기타 생명의 느낌이 전혀 없는 플라스틱 상자

→ 소리, 냄새, 이밖에 생명이란 느낌이 조금도 없는 플라스틱 상자

→ 소리, 냄새, 그리고 생명 같은 느낌이 하나도 없는 플라스틱 상자

《진 리들로프/강미경 옮김-잃어버린 육아의 원형을 찾아서》(양철북,2011) 75쪽


책과 기타 읽을거리를 갈망하고 있다

→ 책과 그밖에 읽을거리를 바란다

→ 책과 다른 읽을거리를 바란다

→ 책과 여러 가지 읽을거리를 바란다

《몰리 굽틸 매닝/이종인 옮김-전쟁터로 간 책들》(책과함께,2016) 23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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