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3.8.)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잡지 《월간 퀘스천》 7호(2017.3.)가 집에 옵니다. 우리 집에 이 잡지가 닿을 무렵 도서관 지킴이 이웃님 집에도 이 잡지가 갈 테지요. 7호부터 이 잡지에 글을 싣기로 하면서 글삯은 따로 안 받고 글삯 몫으로 도서관 지킴이 이웃님한테 이 잡지를 정기구독 선물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다달이 부지런히 새글을 써서 이 잡지에 실으면 됩니다. 한 해 즈음 바지런히 글을 쓰면 도서관 지킴이 정기구독에 드는 돈하고 맞춤할 만해요. 제가 그 뒤로도 신나게 글을 쓰면 도서관 지킴이 이웃님은 이 잡지를 즐거이 받으실 수 있고요. 《월간 퀘스천》은 이름 그대로 ‘묻는(여쭈는)’ 잡지입니다. 이름났다는 사람한테 묻기도 하지만, 이름이 안 났다는 사람한테 묻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물을 만한 사람한테 묻습니다. 말솜씨가 있는 사람이 아닌, 살림을 즐겁게 짓는 사람한테 물어요. 이처럼 재미난 잡지가 꾸준히 독자를 늘려서 우리 스스로 묻고 수수께끼를 푸는 기쁜 삶이 될 수 있으면 아주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잡지를 받고서 제가 어떤 이야기를 풀어놓았나 하고 새삼스레 읽어 봅니다. 고등학교를 마칠 무렵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참 씩씩하게 살았네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학교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도서관학교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도서관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알라딘에서] http://blog.aladin.co.kr/hbooks/578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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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지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2.15.)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겨울이 저무는 낮에 사뿐사뿐 디디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차츰 녹는 땅을 밟고 나무를 안습니다. 바야흐로 흙밭을 뒹굴며 놀 수 있는 철이 가깝습니다. 볕을 쬐며 흙을 만지면서 호젓합니다. 때로는 그림을 그리고, 때로는 책을 보며, 때로는 돌미끄럼을 탑니다. 종이인형을 오려서 함께 놀고, 놀다가 땀을 식히려고 책을 손에 쥡니다. 이 아이들이 교과서 진도를 좇느라 바쁘다면 놀기 어렵겠지요. 이 아이들한테 교과서 진도를 욱여넣느라 바쁘다면 어른도 홀가분하게 어우러지는 살림이 되기 어렵겠지요. 노는 아이는 바지가 온통 흙투성이 짚투성이입니다. 옆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웃음이 납니다. 웃음이 날밖에 없습니다. 이쁘니까요. 도서관학교 유리문에 ‘오마이뉴스’ 이름쪽을 붙여 봅니다. “바른 살림·고운 넋·기쁜 말” 세 마디를 적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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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3.4.)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사진틀 석 점을 하나로 묶고서 마을 어귀로 걸어가는 길이 가장 멀고 무거웠습니다. 군내버스에 영차영차 실어서 이십 분 동안 붙잡으며 읍내로 간 뒤에는 이제부터 시외버스와 택시 짐칸에 실으면 끝이었어요. 순천으로 가는 시외버스도, 포항으로 가는 시외버스도, 그저 짐칸에 잘 싣고, 가방을 위에 얹어서 안 흔들리게 하면 됩니다. 포항 시외버스역에서 내린 뒤에는 바로 택시를 타고 ‘달팽이책방’으로 갔지요. 생각보다 사진틀 나르기가 수월합니다. 이 사진틀을 짐차나 택배를 불러서 보내려면 돈이 얼마나 많이 들었을까 하고 어림해 봅니다. 사진틀을 즐겁게 달팽이책방 이쁘장한 전시터 벽에 붙이고서 책방지기님하고 단출히 이야기를 나누었고, 저녁에는 대구로 건너가서 ‘서재를 탐하다’ 책방지기님을 비롯해서 대구 인문모임 ‘우주지감’ 이웃님하고 이야기꽃을 지폈어요. 하루를 꼬박 이야기꽃으로 보내면서 생각해 보았어요. 포항이 아름답다면 포항에 있는 마을책방이 아름답게 밝혀 주는구나 싶고, 대구가 아름답다면 대구에 있는 마을책방이 아름답게 빛내 주는구나 싶어요. 우리 도서관학교는 고흥이라는 터전을 고이 밝히는 책터 노릇을 얼마나 할 만한가 하고 헤아려 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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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학교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도서관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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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지은 사진

― 아이랑 짓는 살림을 고스란히



  온누리 모든 어버이는 아이를 사랑으로 낳아요. 온누리 모든 어버이는 이녁 아이를 바로 그분들 스스로 가장 즐겁고 사랑스러우며 아름답게 잘 찍을 수 있어요. 사진 솜씨를 배워야 아이 사진을 잘 찍는다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사진 재주가 있어야 하지도 않습니다. 사랑으로 바라보고 살림을 함께 짓는 기나긴 길동무로 바라보기만 하면 아주 값싸고 허름한 사진기를 갖추었어도 언제나 사랑스러운 사진을 찍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말사전을 새로 짓는 일을 하기 때문에 늘 ‘말·넋·삶’을 함께 헤아려요. 사진도 이 얼거리에서 생각해 본다면, 우리가 스스로 바라보려는 눈길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고 마음이 달라지면서 사진도 달라진다고 느껴요. 스스로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 말씨가 달라지듯이, 스스로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가 담는 사진이 달라진다고 느껴요. 멋부리려는 마음에서 멋부리려는 말이 흘러요. 속을 가꾸려는 생각에서 속을 가꾸는 말, 이른바 알찬 말이 흘러요. 멋부리려는 마음에서 멋부리려는 사진이 태어나요. 서로 사랑하려는 생각을 지으면 서로 사랑으로 바라볼 사진이 태어나요.


  아이들한테 사진기를 쥐어 주면 아이들이 사진을 어떻게 찍는지 한번 눈여겨보세요. 아이들은 오직 사랑으로 즐겁게 찍습니다. 우리 어른들은 사진을 매우 잘못 알기 일쑤예요. 사진은 ‘배워서’ 찍을 수 없습니다. 사진은 오직 ‘사랑으로’ 찍을 뿐이지 싶습니다. 말은 ‘배워서’ 할 수 없습니다. 말도 늘 오직 ‘사랑으로’ 주고받을 뿐이지 싶습니다. 사진읽기나 사진찍기를 가르치거나 배울 까닭이 없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겁게 읽고 찍으면 된다고 느낍니다. 글쓰기나 말하기를 따로 가르치거나 배울 까닭도 없이, 늘 스스로 살림을 짓는 몸짓하고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고 느껴요.


  삶을 짓는 사랑으로 살림을 스스로 신나게 가꾸는 새로운 마음으로 말을 빚고 생각을 나눕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삶을 짓는 사랑으로 살림을 스스로 신나게 가꾸는 새로운 마음으로 사진을 찍고 서로 즐깁니다. 그저 삶을 사랑으로 짓는 새로운 생각을 스스로 북돋아 말을 하고 글을 쓰며 사진을 찍으면 돼요. 이리하여 저는 이야기 한 자락으로 웃음꽃을 지피고 싶은 마음에 제가 시골집에서 요 몇 해 사이에 아이들하고 짓는 신나는 살림이 살짝 묻어나는 사진 꾸러미를 챙겨서 조촐히 사진잔치를 마련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때 : 2017.3.4.∼ 4.29.

곳 :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 10번길 32 (070-7532-3316)

이야기마당 : 2017.4.29. (토) 16:00


사진·이야기 : 숲노래(최종규)

전남 고흥에서 ‘도서관학교 숲노래’를 꾸리면서 한국말사전을 새로 짓는 일을 한다.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 《사진책과 함께 살기》, 《골목빛》 같은 책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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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길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2.25.)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7900원짜리 작은 사진책을 열일곱 권 마련했습니다. 지난 두세 해 동안 두 아이하고 놀던 시골살이를 찍은 사진으로 열여섯짜리 작은 사진책을 엮어 보았어요. 한두 권 엮을 적에는 그러려니 싶더니, 열일곱 권쯤 되니 돈이 만만하지 않게 듭니다. 올 한 해에도 이 작은 사진책에 깃든 모습 못지않게 시골놀이를 아이들하고 누릴 테고, 이 작은 사진책에 아직 깃들지 않은 새로운 시골놀이도 찾아서 누리리라 봅니다. 포항으로 이 작은 사진책을 보내기 앞서 아이들하고 죽 훑습니다. 이러고 나서 상자로 꾸립니다. 제 책 몇 권도 함께 꾸립니다. 택배는 이튿날 읍내에 가서 부치기로 하고 도서관에 갑니다. 작은아이는 으레 앞서 달리고 큰아이는 제 곁에서 나란히 걷다가 어느새 후다닥 앞으로 달립니다. 언제나처럼 ‘너희가 먼저 가렴’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나는 뒷길을 걷고 아이들은 앞길을 걷습니다. 나는 뒤에서 받치거나 지키는 기둥이 되려 하고, 아이들은 앞에서 새롭게 짓는 바람 한 줄기가 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학교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도서관학교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도서관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알라딘에서] http://blog.aladin.co.kr/hbooks/578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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