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은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4.15.)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봄을 맞이한 땅에는 풀이 돋고 꽃이 핍니다. 이 땅에 어떤 손길이 닿았어도 봄바람은 풀씨가 깨어나도록 북돋우고, 겨울눈이 트도록 이끕니다. 크고작은 꽃이 피고, 싱그러운 잎사귀가 나옵니다. 따뜻한 볕을 쬐며 땅이 보드랍고 폭신할 적에는 호미로 땅을 쪼기에도 좋지만, 수많은 풀벌레가 깨어나서 먹이를 찾거나 집을 짓기에도 좋습니다. 시든 풀줄기를 밟아서 눕히는데 곳곳에서 개미가 부산스레 오갑니다. 설마 개미를 밟지는 않겠지 하고 생각하며 풀밭을 거닙니다. 우리 도서관학교는 흙을 밟고 흙내음을 맡는 곳이기도 합니다. 책이 온 숲을 돌아보고, 이 책으로 새롭게 가꿀 숲을 생각합니다. 숲이 있어 책을 지을 수 있고, 책을 짓는 슬기로 숲을 더욱 싱그러우면서 곱게 돌보는 길을 찾아나섭니다. 마음대로 풀밭을 누리고, 실컷 흙을 만지며, 반가이 나무를 껴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학교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도서관학교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도서관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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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랑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4.14.)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도서관학교 둘레로 노랑 물결이 일렁입니다. 이 노랑 물결이 한껏 달아오를 무렵 논마다 땅을 갈아 모내기를 앞두지요. 얼핏 아쉬워 보일 수 있지만, 이레 남짓 잇는 꽃잔치는 드물기 마련입니다. 배롱나무를 빼고는 웬만해서는 이레나 열흘이면 꽃빛도 꽃내음도 사그라들어요. 아, 들딸기는 좀 달라서, 들딸기는 삼월 끝무렵부터 오월 첫무렵까지 쉬지 않고 꽃이 피고 져요. 논배미 하나만 한 넓이가 들딸기밭이 되어 달포 남짓 딸기꽃잔치에 딸기알잔치가 이어진다면 무척 재미나겠네 싶습니다. 논배미 하나가 들딸기밭이라면 딸기잼을 졸이느라 그야말로 날마다 부산하겠네요. 들딸기밭이 넓다면 딸기넝쿨이 잘 퍼지라고 섶을 꽂아야겠지요. 드넓은 들딸기밭을 꿈꾸기만 해도 배가 부르고 즐겁습니다. 그래요, 우리 도서관학교 안쪽에 섶을 꽂아야겠어요. 들딸기가 잘 퍼지는 자리에 섶을 줄줄이 꽂아서 한껏 누려야겠어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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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음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4.13.)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도서관학교 소식지 〈삶말〉 27호를 부칩니다. 아침을 차려서 아이들을 먹인 뒤에 등허리가 결려 방바닥에 모로 누워서 한 손으로 천천히 봉투에 주소를 적습니다. 오늘은 스물아홉 통을 부칩니다. 이튿날 마저 부치려고 생각합니다. 뒤꼍에서 찔레싹이 얼른 훑어서 나물로 무쳐서 먹어요 하고 부릅니다. 앞마당에서 여러 나물이 얼른 우리도 훑어서 나물로 무쳐서 즐겨요 하고 부릅니다. 이 소리와 저 노래를 들으면서 차근차근 봄일을 누리자고 생각합니다. 한 걸음씩 디디려고요. 올해에 나올 책을 놓고 몇 가지 글꾸러미를 하나하나 끝맺습니다. 제 손에서 끝맺어도 출판사에서 글꾸러미를 살펴서 손질하거나 보탤 곳을 이야기하면 더 손질하고 보태야겠지요. 앵두꽃은 한꺼번에 피어서 한꺼번에 집니다. 들딸기꽃은 한두 송이씩 처음 피고는 한 달 남짓 소복하게 꽃잔치입니다. 이달이 저물 무렵 들딸기알은 빨갛게 익을 테지요. 읍내 우체국을 다녀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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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굴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4.6.)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개구리는 ‘개굴’ 하고 우는가 하고 누가 묻는다면 저는 고개를 살래살래합니다. 수많은 개구리는 저마다 다르게 울어요. 괘액괘액 하는 개구리가 있고 기익기익 하는 개구리가 있어요. 지이이이 하는 개구리가 있고 왜그왜그 하는 개구리가 있어요. 비가 며칠 동안 잔뜩 쏟아지고 나서 아이들하고 도서관학교로 가는 길에 웅덩이에서 개구리를 만납니다. 개구리는 아무 걱정이 없이 신나게 울다가 바로 코앞에서 우리 발자국을 비로소 느끼고는 깜짝 놀라서 웅덩이에서 배를 까뒤집습니다. 어떤 녀석은 울음을 그치고 헤엄질도 멈추면서 고요히 물낯에 떠서 흐릅니다. 하하하, 요 개구리야, 넌 죽은 척을 하는구나. 귀여우면서 미안하네. 너희는 발자국을 느낄 수 있지? 그러면 말야 그 발자국이 너희를 괴롭히려는 발자국인지 아니면 너희를 사랑하려는 발자국인지도 한번 살펴보렴. 너희는 틀림없이 발자국에 서린 결을 헤아리면서 이를 다 알아낼 수 있으리라 생각해.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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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결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4.5.)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예전 시골 아이들이 쓴 글을 되읽습니다. 《우리도 크면 농부가 되겠지》(청년사,1979)라는 책에 흐르는 글입니다. 이 책에 흐르는 시골 아이들 글은 시골 아이가 쓴 글이라서 돋보이지 않습니다. 어느 고장에 사는 어느 아이라 하든, 마음을 수수하게 드러내어 홀가분하게 이야기꽃을 피운다면 모두 돋보이면서 아름답습니다. 글에 흐르는 결이란 삶에 흐르는 결입니다. 글로 드러내는 이야기는 삶에서 드러나는 이야기예요. 즐거이 살림을 짓는 손길이기에 즐거이 글을 짓고 책을 지으며 옷을 짓고 집을 짓습니다. 모든 바탕은 우리 마음속에 있어요. 스스로 어떤 꿈을 마음자리에 생각이라는 씨앗으로 심느냐에 따라 하루가 달라져요. 묵었으면서도 새로운 글결이란, 오래도록 이으면서 늘 날개돋이를 하는 삶결이리라 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석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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