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만 원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2017.9.7.)

 ―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책숲집으로 삼으려고 빌려서 쓰는 폐교인 흥양초등학교를 한 해 동안 더 빌리는 길에, 고흥교육청에서는 감정평가를 새로 해서, 그 값으로 임대삯을 셈한다고 했습니다. 언제 나오는가 기다리니 드디어 나오는데, 건물하고 땅을 빌리는 삯으로 530만 원을 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지난해까지 교육청에서 받은 임대삯은 200만 원 즈음이니 곱이 넘게 올랐어요. 새로 감정평가를 한대서 아무래도 임대삯을 올려 받으려 하겠구나 싶었지만, 좀 세게 나가는구나 싶습니다. 250만 원쯤은 받으려 하겠지 생각했는데, 이 시골에서 곱으로 값을 올리니 살짝 엄두가 안 납니다. 감정평가로 시세를 따진다고 했으나, 막상 이 폐교는 물도 못 쓰고 뒷간도 없는, 관사는 모두 천장이 허물어졌고, 책을 두는 본관도 비 새는 곳이 예닐곱 군데가 있는 낡은 건물이에요. 임대삯으로 내려고 돈을 모아 놓기는 했으나 다음주 월요일까지 곱이 넘는 돈을 모아야 하니 아찔한 판입니다. 그렇다고 한숨을 쉬고 싶지는 않아서, 책숲집 책꽂이를 새로 옮겨서 사진책하고 그림책을 더 보기 좋도록 꾸미는 일을 땀바가지를 쏟으면서 합니다. 이동안 큰아이랑 작은아이는 저희 눈에 새로 뜨이는 그림책을 집어서 보느라 바쁩니다. ‘너희가 더 어릴 적에 재미나게 본 책들인데 생각나니? 이제 보니 또 새롭지? 앞으로는 더 느긋하게 볼 수 있어.’ 다섯 시 군내버스를 타고 읍내 우체국으로 가려고 생각하는데, 진주에 있는 이웃님이 문득 전화를 겁니다. 아무한테도 도서관 임대삯 얘기를 안 했는데, 진주 이웃님이 어떻게 아셨는지 오늘 전화를 하시면서 제가 치러야 하는 임대삯 가운데 절반을 빌려 주시겠다고 합니다. 이럴 적에 ‘하늘에서 벼락 같은 고운 마음이 내려온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언제나 기운을 내어 즐겁게 노래하자고 새삼스레 생각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새로운 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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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국어사전을 짓는 일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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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올리기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2017.8.13.)

 ―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책을 상자에 담아 놓으면 그대로 잊고서 지나갑니다. 지난 2012년에 장만해 놓고서 상자에 고스란히 모셔 놓기만 하던 책을 비로소 꺼내어 걸상에 올립니다. 벌써 다섯 해나 넘도록 상자에서 묵기만 책들인데, 이 책을 장만한 책방은 이제 문을 닫고 사라졌어요. 책방지기 아저씨하고 아주머니 모습을 애틋하게 떠올려 봅니다. 두 분이 꾸리던 책방은 서울 불광동에 있었고, 그곳에 알라딘지점이 문을 연 뒤 얼마 버티지 못하셨습니다. 은평구에 알라딘지점이 들어선 뒤로 연신내에 있던 헌책방 한 곳도 문을 닫았지요. 커다란 책방 때문에 작은 책방이 문을 닫는 일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돈으로만, 또는 매출로만 바라보아야 할까요? 또는 빳빳한 새책으로만 바라보아야 할까요? 은평구에 헌책방이 씨가 말랐으니, 이제 오랜 손때와 더께를 견디면서 이야기를 품는 책이 마지막으로 깃들 곳도 자취를 감춘 셈입니다. 아스라한 이야기를 떠올리도록 북돋우는 책을 한동안 책숲집 골마루에 놓은 걸상에 고이 두려고 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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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움직이기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2017.9.5.)

 ―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책꽂이를 움직여 보자고 생각하면서, 어느 책꽂이를 어디로 옮기고, 책은 어떻게 놓을까를 마음속으로 그립니다. 이렇게 달포 즈음 보냈고, 저녁에 아이들하고 책숲집에 와서 가만히 거닐면서 크기를 대어 봅니다. 2010년에 포토넷 출판사한테서 받은 사진전시회 도록은 모두 상자에 담아서 한쪽으로 빼놓기로 합니다. 우리 책숲집이 작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아주 널찍하지도 않은 터라, 상자로 서른 권 즈음 될 사진전시회 도록을 제대로 펼쳐서 보이기 어렵습니다. 나중에 널찍하게 자리를 쓸 수 있을 적에 이 도록을 제대로 펼치자는 마음으로 책꽂이에서 빼내어 상자에 담아 봅니다. 2011년에 폐교 건물에 책을 들일 적에 곰팡이 때문에 몹시 골머리를 앓으면서 졸업사진책이며 꽤 많은 책을 비닐로 쌌으나, 이제 곰팡이는 거의 말끔히 사라졌어요. 사람이 드나드는 바람결 따라 곰팡이가 거의 사라졌으니, 책을 싼 비닐을 모두 벗기려 합니다. 책꽂이를 새로 옮기고, 책을 뺐다가 다시 꽂으려면 퍽 걸릴 테지요. 그렇지만 이 일을 마치면 책숲집에서 사진책·그림책·만화책 놓은 자리는 한결 넉넉하면서, 책을 돌아보기에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 낫질도 하고 책꽂이도 옮기고 새 사전도 쓰고 아이들하고 놀면서 바쁠 구월이 되겠네 싶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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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짓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2017.8.28.)

 ―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저는 어릴 적에 ‘짓’이라는 말을 썩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어른들은 으레 아이들이 하는 ‘일’을 그냥 ‘짓’이라고 싹둑 잘랐어요. 이러다 보니 저는 ‘짓’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낱말이 그리 내키지 않았고, 이 ‘짓’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는 마음이 옅었습니다. 이러다가 ‘손짓·눈짓’ 같은 낱말을 새롭게 헤아렸습니다. 발짓이나 글짓이나 말짓이나 춤짓 같은 말이 어느새 떠올랐어요. 몸짓이며 손가락짓에 발가락짓까지 다시 바라보았습니다. 저한테는 어린 나날이 끝났으나 우리 아이들한테는 오늘이 바로 어린 나날인 터라, 우리 아이들한테 ‘짓’이란 새로운 길을 가려는 일을 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낸다는 뜻을 제대로 짚어 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때때로 놀고, 때때로 놀이짓을 합니다. 우리 어른도 때때로 일하고, 때때로 일짓을 할 테지요. 이 ‘짓’은 ‘짓다’라는 낱말하고도 이어져요. 지음이·지은이 같은 낱말을 떠올립니다. ‘짓님’이나 ‘짓벗’ 같은 말을 문득 혀에 얹습니다. 함께 짓는 길에서 함께 노래하고 싶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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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는 사전 1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2017.9.2.)

 ―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2017년 9월 2일, 드디어 ‘읽는 우리말 사전’ 첫째 권이 태어납니다. 첫째 권은 첫 걸음입니다. 앞으로 디딜 숱한 걸음 가운데 하나이면서, 이제부터 나아갈 길을 씩씩하게 가꾸겠다는 다짐입니다. 책을 금요일에 받으면 곧장 우체국으로 달려가서 여러 이웃님이며 음성에 계신 아버지한테 선물로 띄우려고 생각했으나, 하루 늦은 토요일에 닿았어요. 이쁘면서 단단하게 나온 책을 손에 쥐면서 기뻐하다가 아이들한테 물어봅니다. “벼리야, 보라야, 오늘 순천마실 갈 사람?” 큰아이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집에서 만화책을 보고 피아노를 치면서 놀겠다고 합니다. 작은아이는 대뜸 “난 버스 타고 가면 좋아.” 하고 대꾸합니다. 아침에 딴 무화과를 도시락으로 챙깁니다. 물병을 둘 가방에 담습니다.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1 돌림풀이와 겹말풀이 다듬기》라는 책은 네 권 꾸립니다. 누구를 만날는지 모르나, 순천마실을 가서 〈책방 심다〉나 〈그냥과보통〉에 들를 수 있다면 한 권씩 드리려 합니다. 우리 책숲집에도 몇 권 꽂아 놓습니다. 이 책시렁에도 놓고 저 책시렁에도 놓습니다. 새로 태어나는 책을 볼 적마다 이 아름다운 책을 ‘내가 썼네’ 하고 새삼스레 돌아보고, 이 아리따운 책을 엮어서 펴낸 책지기님이 더할 나위 없이 고맙다고 생각합니다. 온누리 이웃님한테도 기쁨과 보람과 재미를 북돋우는 길동무책이 되기를 빕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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