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과 선 분도그림우화 16
노턴 저스터 지음 / 분도출판사 / 1982년 2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책 2023.6.1.

그림책시렁 1167


《점과 선, 쉬운 수학으로 로맨스를》

 노턴 저스터

 이미림 옮김

 분도출판사

 1982.2.1.



  멀리서 보면 한덩이 같은 바다이고 땅입니다. 가까이서 바닷물을 손바닥에 얹으면 가없이 작은 방울로 흩어지는 물입니다. 곁에서 땅을 쓰다듬거나 쥐면 끝없이 작은 알갱이로 흩어지는 흙입니다. 우리 몸은 한덩이로 잇거나 뭉친 듯하지만, 깊이 들어가서 새롭게 보면 더없이 작은 조각이 틈을 두고서 나란히 있는 얼거리예요. 온누리 모든 숨결은 하나이자 조각이고, 조각이 하나로 뭉쳤으며, 서로 다른 씨앗 같은 빛알갱이가 모여서 하나이자 ‘없는끝’으로 있다고 여길 만합니다. 《점과 선, 쉬운 수학으로 로맨스를》은 ‘콕(점)’하고 ‘줄·금(선)’이 맞물리는 얼거리를, 콕이랑 줄이 어우러지는 길에 빗대어 들려줍니다. 바다처럼 땅처럼, 우리 몸이며 마음도 ‘하나이면서 끝없음’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무엇이든 지을 수 있고, ‘아무것도 새롭게 못 한다’는 굴레에 사로잡힐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우리가 스스로 바라보면서 품는 길이거나 굴레입니다. 콕 찍었기에 낱으로 하나뿐일까요? 얼핏 보기에는 ‘콕’이지만, 한참 파고들면 더없이 긴 줄이라고 여길 만하지 않을까요? 한 걸음을 내디딜 줄 안다면, 두 걸음으로 잇고, 새롭게 나아가는 걸음으로 피어납니다. 한 사람이면 넉넉합니다. 한 사람이 모두 풀어냅니다.


#NortonJuster #TheDotAndTheLine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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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되고 싶어 그림책 보물창고 10
토미 드 파올라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5.22.

그림책시렁 1162


《주인공이 되고 싶어》

 토미 드파올라

 최지현 옮김

 보물창고

 2005.11.30.



  누구나 모든 삶은 ‘놀이’입니다. 손을 놀리고 발을 놀리고 몸을 놀리고 입을 놀리지요. 언제나 모든 삶은 ‘노래’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뜨고 지는 해가 노랗게 물들이는 너른 하늘 같은 ‘노을’이면서, 도란도란 어우러지면서 ‘노느’는 나날입니다. 열 사람이 모였거나 즈믄 사람이 북적이거나 한 사람조차 없거나 대수롭지 않습니다. 우리는 남한테 보여주려고 삶을 선보이지 않습니다. 스스로 움직이고 움트면서 느끼고,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온 뒤에 새롭게 씨알(씨앗)을 심으면서 배우고, 어느 곳에서나 다 다른 빛살을 바라보면서 사랑을 돌아봅니다. 《주인공이 되고 싶어》를 펴면, 둘레에서 누가 놀리건 북돋우건 기꺼이 스스럼없이 춤추고 싶은 아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아이는 ‘계집애 같다’는 놀림말을 흔히 듣는다는데, 모든 사람한테는 ‘계집애다움·머스마다움’이 나란히 있습니다. 두 마음 가운데 하나만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마음에는 크기가 없어요. 두 마음을 오가고 바라보기에 ‘여기 이곳에 있는 몸’으로 지을 사랑을 깨달아 오늘 하루를 누리는 삶을 맞이해요. 삶에는 으뜸(주연)·버금(조연)이 없습니다. 삶은 삶입니다. 아이는 마당에 올라 춤짓을 펴는 동안 보고 느끼고 생각한 하루를 깊이 새깁니다.


#stagestruck #TomieDePaola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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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란디의 생일 선물
안토니오 에르난데스 마드리갈 글, 토미 드 파올라 그림, 엄혜숙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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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5.22.

그림책시렁 1166


《에란디의 생일 선물》

 안토니오 에르난데스 마드리갈 글

 토미 드 파올라 그림

 엄혜숙 옮김

 문학동네

 2009.5.12.



  머리카락이 맡은 일을 어느새 잊은 사람들입니다. 뭔가 꾸미려고 있는 머리카락이 아닙니다. 머리카락은 머리뿐 아니라 몸을 덮으면서 더위를 식히고 추위를 막는 구실입니다. 머리카락이 바람이 흩날리면서 뺨이며 어깨이며 등이며 가슴에 닿을 적에 부드러우면서 찌릿찌릿 새빛이 퍼집니다. 머리카락은 빠지고 새로 돋는데, 한 올마다 우리가 걸어온 지난날을 담아요. 빠지는 올에는 이제 달래어 씻어낼 눈물과 멍울이 떠나고, 돋는 올에는 이제 새롭게 짓고 품는 웃음과 살림이 자라요. 어느 나라 어느 겨레도 순이돌이 모두 머리카락을 함부로 안 건드리고 안 잘랐습니다. 그러나 우두머리는 사람을 바보로 길들이려고 머리카락을 짧게 쳤어요. 바로 ‘싸울아비(군인)’랑 갇힌이(죄수)입니다. 제 넋과 빛을 잊도록 머리카락을 쳐요. 《에란디의 생일 선물》로 옮긴 책은 “Erandi's Braids”로 나왔습니다. “에란디 땋은머리”입니다. 이 그림책은 ‘생일 선물’이 아닌 ‘땋은머리’에 깃든 오랜 슬기와 빛과 사랑에 서린 숨결을 들려줍니다. 제발, 책이름 바꾸지 마십시오. 머리카락이 왜 머리카락인지 살피지 않은 탓에 옮김말이 일그러집니다. 영어가 어렵지 않으니, 한글판보다 영어판으로 사읽으며 눈뜨는 이웃님이 늘기를 바랍니다.


#ErandisBraids #TomieDePaola #AntonioHernandezMadrigal #땋은머리


ㅅㄴㄹ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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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꼬마 대장님 - 영화 '보스베이비' 원작 그림책 웅진 세계그림책 155
말라 프레이지 글.그림, 조은수 옮김 / 웅진주니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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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5.21.

그림책시렁 1165


《우리 집 꼬마 대장님》

 말라 프레이지

 조은수 옮김

 웅진주니어

 2016.11.20.



  어느 마음으로 맞이하려는가에 따라 ‘눈’이 바뀝니다. 어떤 눈이든 좋거나 나쁘지 않습니다. 모든 눈은 ‘우리(내) 마음’을 드러낼 뿐입니다. 어떤 이는 어느 무리(집단·정당)를 밀어주고(지지) 싶기 때문에, 그 무리가 잘못을 저지르거나 말썽을 일으켜도 쉽게 감싸면서 “저쪽 무리야말로 잘못투성이에 말썽쟁이잖아!” 하고 말합니다. 다른 무리도 똑같지요. 이쪽 무리도 저쪽 무리도, 또 이쪽저쪽 무리 가운데 하나만 골라서 밀어주는 마음이라면, 큰허물이건 작은흉이건 다들 감추거나 가리려 하면서 서로 삿대질을 합니다. 《우리 집 꼬마 대장님》을 읽었습니다. 읽기만 하고 안 장만했습니다. 얼핏 보면 ‘아이돌봄’을 익살스러이 그렸다고 할 테지만, 아이를 ‘대장·장군·공주’ 같은 뜬금없는 이름으로 부르는 이들은 ‘아이’를 ‘아이’로 바라보지 않아요. 더구나 아이한테 싸울아비(군인) 이름인 ‘대장’이란 이름을 왜 붙이지요? 영어책은 ‘우두머리(보스)’란 이름을 붙였는데, 아이는 언제나 아이입니다. ‘죽임질(전쟁) 앞잡이’인 ‘대장·장군’이나, 힘꾼(권력자) ‘왕자·공주·보스’로 부른다면, 그곳엔 ‘사랑’이 없이 고달픕니다.


#TheBossBaby #MarlaFrazee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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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새 도감 (양장) - 산과 물에 사는 우리 새 120종, 개정증보판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8
김현태 지음, 천지현.이우만 그림 / 보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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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5.17.

그림책시렁 1163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새 도감》

 토박이 밑틀

 김현태 글

 천지현 그림

 보리

 2008.1.21.



  시골에서 나고자란 우리 어머니한테 풀꽃나무 이름을 여쭈면 웬만하면 다 알려주었습니다. 먼 옛날부터 온나라 어느 시골에서나 새가 심어 스스로 숲을 이룬 풀꽃나무라면 이름을 아셨어요. 그러나 꽃가게나 나라(정부)에서 돈을 들여 심은 풀꽃나무는 이름을 모르셨습니다. 문득 귀를 기울여 “어머니, 저 새는 이름이 뭘까요?” 하고 여쭈면 “풀이름은 알겠는데, 새이름은 모르겠는걸.” 하고 말씀하시더군요. 참말로 새이름을 알기란 만만하지 않은 일입니다. 시골에서 살더라도 풀죽음물(농약)을 가까이하는 이들은 새를 싫어하고, 서울(도시)에서 살면 새랑 이웃할 일이 없으니 새를 모르지요.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새 도감》는 ‘찬찬히 새를 그림으로 옮긴 여러 꾸러미’ 가운데 하나입니다. 새를 붓끝으로 옮기는 분을 만나면 반가우면서 고맙습니다. 다만, 어디에서 어떤 모습을 보고 그렸는지 알쏭달쏭하더군요. 왜냐하면, 숱한 《새 도감》은 새소리를 담지 못 하거든요. 스스로 숲이며 바다에서 새를 지켜보면서 그림으로 담았다면 ‘새가 들려주는 노랫소리·노랫결’을 함께 풀어서 알려주게 마련입니다. 그림만 이쁘다면 ‘죽은 도감’입니다. ‘싱그러운 숲꾸러미’로 거듭나자면, 모든 새소리를 차곡차곡 얹을 노릇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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