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은 2012년 1월 3일.
출판사에서는 12월 끝무렵에
책이 나오도록 한다면서
지난해에 일찌감치
인쇄소에 넘겼는데,
인쇄소에서는
새해 새 교과서 인쇄한다며
이 책 인쇄를 미루고 미뤄
설을 앞두고 겨우 책이 나왔다.
-_-;;;;
그리고, 알라딘 배본은 드디어 오늘!!
오늘은 1월 30일.
한 달 넘게 기다려 겨우 책소식을 알릴 수 있다.
..
책 하나 나오기까지 몇 해나 몇 열 해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으니,
한 달 반 기다린 일이란 아무것 아니라 생각한다.
그래도 기운이 빠진다. ㅠ.ㅜ
..
책에 넣은 머리말을 옮겨적는다... 이궁...
머리말 : 뿌리깊은 글쓰기
《생각하는 글쓰기》와 《사랑하는 글쓰기》에 이어 《뿌리깊은 글쓰기》입니다. 《생각하는 글쓰기》에서는 ‘살려쓰면 좋을 우리 말’을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글쓰기》에서는 ‘잘못 쓰는 겹말’을 살피면서 내 말글을 사랑하는 길을 찾으려 했습니다. 《뿌리깊은 글쓰기》에서는 ‘한겨레가 영어를 예쁘게 사랑하는 길’을 돌아보면서, 영어 아닌 한국말로 놀이를 즐기듯 착하고 어여삐 말삶을 일구는 꿈을 헤아리고 싶습니다. 한겨레 스스로 한국말을 예쁘게 사랑하면서 영어 또한 예쁘게 받아들이는 길을 살피고 싶어요.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사람한테 가장 모자란 대목을 짚으면서 한국말과 한국글을 톺아보자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에 글을 씁니다. 처음에는 ‘생각’이 모자라다고 느꼈고, 다음으로는 ‘사랑’이 모자라다고 느꼈으며, 이제는 ‘뿌리’가 모자라다고 느낍니다.
그러니까, 생각이 모자라기 때문에 동주민‘센터’라는 이름이 생깁니다. 사랑이 모자란 탓에 영어시험점수가 높게 나온다지만 막상 영어로 ‘어떤 내 이야기와 꿈과 사랑’을 나라밖 사람하고 나누어야 즐거운가 하는 대목을 깨닫지 못합니다. 뿌리가 모자란 나머지 영어 배우는 데에는 품과 겨를과 돈을 쏟아붓지만, 정작 내 이웃과 동무와 살붙이하고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눌 틈이 거의 없는 삶흐름이에요.
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나온다든지, 우리 말글 강좌를 찾아 듣는다든지, 좋거나 훌륭한 ‘우리 글 바로쓰기’ 책을 장만하여 읽는다 해서 내 말솜씨가 늘지 않습니다. 대학교 졸업장이나 강좌나 책은 내 말삶을 북돋우지 않습니다.
대학교를 나오지 않아도 생각하는 삶일 때에는 내 말을 살찌웁니다. 강좌나 강의를 찾아 듣지 않더라도 사랑하는 넋일 때에는 내 글을 보살핍니다. 책을 읽지 않는달지라도 내 보금자리 따사로이 돌보는 뿌리를 알 때에는 내 이야기를 일굽니다.
부디 착하고 참다우며 고운 삶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한겨레이면 좋겠습니다. 조용히 내 보금자리와 내 마을을 아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툼이나 미움이나 치고받기가 아닌 어깨동무나 사랑이나 믿음이면 좋겠습니다. 점수따기나 1등싸움이나 공무원 되기를 바라는 영어공부에 휘둘리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내 벗님하고 사랑을 나누려는 예쁜 몸짓으로 내 말과 넋을 어루만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예쁜 몸짓 그대로 예쁜 말짓과 글짓을 다스리는 길을 천천히 함께 찾으면 좋겠습니다. 더 잘나거나 더 못난 말이 아니라, 더 아름답거나 더 슬기로운 말을 보듬고 싶습니다.
저는 이 작은 책 《뿌리깊은 글쓰기》에서 모든 말길이나 삶길을 보여줄 수 없습니다. 108가지 자그마한 이야기를 들려줄 뿐입니다. 이 108가지 이야기가 밑돌이 되어 108만 가지 말마디를 저마다 다 다른 자리에서 저마다 다 다른 빛깔과 무늬와 내음으로 아름다이 돌보며 가꿀 수 있기를 꿈꿉니다.
시골집에서 둘째 똥기저귀를 빨래하다가 살짝 일손을 쉬면서 적습니다. 후박나무 잎사귀 스치는 보드라운 바람이 네 살 첫째 아이 머리결을 스치며 포근한 이야기 한 자락 베풉니다.
딸 사름벼리와 아들 산들보라 아버지 최종규.
..
어쨌든,
책이 책방에 들어갔으니,
만세!
만쉐!
만만세~ㅇ!
요런 책들하고 어깨동무하는 <뿌리깊은 글쓰기>예요.
요런 책하고 어깨를 나란히 하는 <뿌리깊은 글쓰기>입니다.
이제 바람 따사로이 부는 봄이 곧 찾아오겠지요.
봄바람처럼 사람들 가슴에
고운 봄글과 봄말을 베푸는 책들로
스며들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