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이노베이션 -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공동혁신의 미래
이상문.임성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 대표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이 화제가 되면서 인공지능이 대중화되면

과연 인류의 삶의 모습이 어떻게 될지 각종 추측이 난무했다.  

여러 가지 견해들이 있지만 인류의 삶이 급격한 변화를 맞을 것이란 점에는 모두 일치하는데,

인류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장밋빛 미래가 될 것인지 끔찍한 미래가 될 것인지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혁신은 이제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선 스마트 이노베이션을 혁신의 미래로 제시한다.

스마트 이노베이션은 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에게 웰빙을 제공하는 스마트한 미래를 견인하는 혁신을

말하는데 이 책에선 공동혁신을 통해 이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먼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메가 트렌드를 요약하는데, 비물질적 가치의 대두,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소통, 무형재의 번성, 혁신적 경영관행의 범용화, 넓어지는 혁신의 폭, 빅 데이터 시대의 도래,

지속적 경쟁우위의 종말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혁신이 자연스레 화두로

떠올랐지만 그 의미는 왠지 뜬구름 잡는 것처럼 추상적인 느낌이 없진 않은데

이 책에선 혁신을 새로운 아이디어나 접근방식을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법으로 적용하여

해당 기업과 이해당사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런 혁신도 네 단계의 진화를 거치고 있는데, 폐쇄적이었다가 협력적으로, 개방형을 넘어 공동 혁신의

단계에 이르렀다. 폭넓은 내부와 외부의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나온 다양한 아이디어나 방법들이

창조적인 방법으로 적용되어 고객을 포함한 모든 이해당사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나 경험을 주는

플랫폼인 공동 혁신은 그 핵심 프로세스로 공동창조, 융합, 디자인 사고, 기업가정신으로 구성된다.

융합으로도 표현되고 있는 컨버전스는 이 책에선 조금 다른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데, 다른 배경에서의

아이디어, 사물의 융합을 통하여 시너지를 일으켜 이전보다 나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란 정의에 따르고 있다. 디자인 사고는 감정이입을 통한 인간 중심 접근, 다양한

구성원을 지닌 팀 중심의 협력 강조, 원형의 적극적인 활용, '인간, 기술, 경영의 융합 접근' 등을

통해 소비자의 욕구를 찾아내는 것이 목적이고, 기업가정신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의 구상, 개발,

생산, 판매를 포괄하는 혁신 프로세스 전체에 걸쳐 꼭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강력한 비타민과

같은 존재로 소개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조금은 생소한 개념들이 많이 등장해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기가 좀 어려운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늘 말로만 듣던 혁신의 실체와 체계를 정립하는데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다. 이제 막연하게 혁신을 외칠 게 아니라 혁신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혁신을 이뤄야 하는지 제대로 인식하면서 혁신의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데,

혁신과 친하지 않게 지내던 사람에게 혁신의 세계로의 입문서로 유용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행복하기로 결심했다 - 쇼펜하우어의 행복 수업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임유란 엮음 / 문이당 / 201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독설가로 명성이 자자한 쇼펜하우어가 직접 쓴 책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쇼펜하우어를 다룬 '유쾌하고 독한 쇼펜하우어의 철학 읽기'란 책을 통해 대략이나마 쇼펜하우어의

진면목은 안다고 생각하던 차에 왠지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제목의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제목만 보면 행복해지는 건 마음 먹기 나름이라는 요즘 스타 스님들의 책 속의 한 구절이 떠올랐는데 사랑이나 행복에 관해 그동안 쇼펜하우어에 대한 선입견과는 사뭇 다른 얘기들이 담겨 있었다.   

먼저 사랑의 힘에 관해 얘기하는데, 전에 읽었던 책에서 지독한 여성혐오자이고 행복한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모습과는 달리 사랑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게 하는 근본적인 힘이라는 찬양을 늘어놓는다.

사랑의 본질이 열정이며 치열한 노력을 통해 스스로 얻어내야 하는 것임을 잘 알려주는데

왠지 본인과는 잘 어울리지 않은 얘기를 늘어놓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비결에선 자기계발서들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내용들이 등장하는데

나름 생활에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었다.

이 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행복의 문, 행복의 열쇠'에선

행복과 관련한 주옥같은 말들이 수록되어 있다.

얼마 전에 '법륜 스님의 행복'이란 책도 읽었지만 행복과 관련한 여러 책들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내용들이 좀 더 쉽게 압축적으로 담겨져 있었다.

행복해지는 방법은 결국 자기 마음에 귀결되는 문제로 원효대사의 '일체유심조'와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었는데 이 책의 내용을 보면 행복해지는 게 결코 어렵지 않을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는 자신의 마음을 잘 관리하기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틱낫한 스님의 '소음으로 둘러싸인 세상에서의 침묵'에서 표현한 바와 같이 우리는 늘 생각의 라디오를

켜두고 있어 마음을 고요한 침묵상태에 두지 못하기 때문에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쓸데없는

군살이 여기저기 붙은 마음에 다이어트를 한다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니 기존에 막연하게 알던 쇼펜하우어의 이미지와는 좀 다른 느낌을 받게 되었는데,

원서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편집한 책인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보통 번역자는 '옮김'이란 

표현을 쓰는 것 같은데 '엮음'이라고 쓴 걸 보면 정확한 판본이 뭔지 좀 궁금했다.

암튼 자기계발서를 읽는 듯한 생각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는데

여러 내용이 와닿는 부분이 많아 나름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107

행복은, 남과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거래하는 것이다.

109

행복과 불행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한다.
행복한 인생을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내 마음에 달려 있다. 인생에서 성공과 실패가 교차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인생의 행복과 불행은 전적으로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내 마음의 움직임에 따라 행복과 불행은 서로 자리를 바꾼다.

117

모든 불행은 나를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122
`행복은, 자신에게 만족하는 사람의 것이다`, 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행복은 만족할 줄 아는 사람에게 주어진다.

127

불필요한 관계나 생활양식을 점차 줄여보라. 우리들의 생활양식과 인간관계를 되도록 단조롭게 할수록 거기에 따르는 부담도 그만큼 줄어들며, 그 줄어든 공간에는 자연스레 행복이 스며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음으로 둘러싸인 세상에서의 침묵
틱낫한 지음, 류재춘 옮김 / 프런티어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틱낫한 스님의 책은 '화' '틱낫한의 평화로움'을 읽어봤는데

일상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최근에는 법륜 스님이나 혜민 스님처럼 국내 스타 작가 스님들이 많이 등장해서 

불교에 바탕을 둔 힐링이나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는 책을 자주 만나볼 수 있는데

틱낫한 스님은 그런 면에서 보면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요즘처럼 소음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마음의 침묵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행복해지는 비법을 전하고 있다. 사실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현대인들은

잠시라도 각종 매체에서 벗어나 조용한 순간을 누리기가 힘든 게 현실이다.

특히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면서 상당수의 사람들이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몸과 마음이 소음에서 벗어나 깨어 있는 상태가 되면 바로 그 순간을 살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 쓴 표현 중에 딱 마음에 와닿는 게 바로 생각 라디오를 끄라는 건데

우리는 쉴 새 없이 생각을 내보내는 생각 라디오에 계속해서 채널을 맞추고 있어서

결코 고요하게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나도 항상 뭔가를 하면서도 계속 떠오르는 딴생각들로   

집중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을 멈추는 것만으로 삶의 질이 훨씬 높아졌다.

멍 때리기 대회가 생길 정도로 생각에서 자유로워지는 게 결코 쉽지 않은데

이 책에선 생각을 멈추기 위한 수행법으로 몸의 활동을 멈추고 호흡에만 집중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일상적인 활동에서 몸의 움직임과 호흡을 일치시키는 데 집중할 수 있으면

언제나 깨어 있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인데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떠오르는 잡념들에게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나름의 적절한 방법인 것 같았다.

이렇게 숨 쉬고 있는 현재의 자신을 의식하고 현재에 충실할 수 있게 되면

그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세상의 여러 가지들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서 그 참모습을 깨닫게 되고

우리가 얼마나 부질없는 것들에 집착하면서 고통스러워 했는지 알게 된다.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만큼 커다란 행복은 아마도 없을 것 같은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잠시나마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온갖 소음들로부터 해방되면서

마음의 침묵상태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마음을 고요하게 하여

세상의 경이로움과 진정한 행복감을 맛볼 수 있는 비법을 제대로 가르쳐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기 위해 산다
더글러스 프레스턴.링컨 차일드 지음, 신선해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누명을 쓴 아버지가 처참하게 살해되는 장면을 목격했던 기드온 크루는

10년 후 임종 직전의 어머니로부터 아버지에 관한 진실을 듣고

아버지와 자신의 가족을 망가뜨린 원수를 찾아내 복수할 계획을 세우는데...

 

더글러스 프레스턴와 링컨 차일드 콤비의 대표 작품은 FBI 요원 팬더개스터가 활약하는

팬더개스터 시리즈지만 팬더개스터가 등장하는 작품은 유명 스릴러작가들의 엔솔로지인

'페이스 오프'에 실린 단편 '가스등'이 유일해서 솔직히 그들의 작품을 평하기엔 표본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팬더개스터 시리즈가 아닌 기드온 크루라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는 이 작품은

왠지 이순신 장군의 명대사를 떠올리게 하는 제목부터 관심을 끌었는데

기존에 만나온 주인공들과 사뭇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흥미진진한 얘기를 선보인다.  

정부의 기밀 프로젝트를 테스트 하던 기드온 크루의 아버지 멜빈 크루는 치명적인 결함을 발견하고

이를 보고하지만 정부 담당자들은 그의 보고를 무시하고 계속 진행하다가 26명의 첩보원들의 정보가

노출되어 죽게 되자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멜빈 크루를 희생양으로 삼아 그를 죽음으로 내몬다.

이런 엄청난 진실을 알게 된 기드온 크루는 여전히 권력과 부를 누리며 살고 있는 악마를 처단하기

위해 교묘한 속임수로 증거를 확보하고 결국에는 그를 응징하게 된다.

여기까지만 해도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할 소재라 할 수 있는데 이건 단지 주인공인

기드온 크루를 설명하기 위한 맛보기에 불과했고 본격적인 이야기는 EES란 정체가 묘한 단체로부터

중국인 과학자가 가진 최첨단 신무기 설계도를 빼돌리라는 의뢰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기드온 크루가 복수를 한 사건까지 꿰뚫고 있는 데다 자신이 1년 정도밖에 살 날이 남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사실까지 알려준 의뢰를 밑져야 본전인 심정으로 맡게 된 기드온 크루는 중국인 과학자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를 당해 죽으면서 가르쳐준 이상한 수열을 바탕으로 중국인 과학자가 가지고

있던 자료가 뭔지 밝혀내려 하지만 이를 노리는 킬러까지 등장하면서 목숨을 건 첩보전을 계속하는데...

 

변장술에 능하고 전직이 의심스런 기드온 크루가 임무에 성공하기 위해 겪는 산전수전을 따라가는

재미가 솔솔한 작품이었는데 아마추어라고 하기엔 놀랄 만한 솜씨를 선보이면서 쉽지 않은 임무를

포기하지 않고 수행해나가는 모습이 여느 특수요원에 못지 않았다. 무엇보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상태라 나같으면 저런 무모한 짓을 하기 보단 차분히 남은 시간을 알뜰하게 보내고 싶을 것 같은데

기드온 크루는 자신의 상태에 개의치않고 죽은 중국인 과학자가 숨긴 비밀을 알아내려 고군분투한다.

그 와중에 파트너 역할을 했던 매춘부 오키드가 킬러 노딩 크레인에게 당하자 복수를 위해 목숨을

건 한판대결을 벌인다. 에너지혁명이자 세상을 바꿀 실온 초전도체를 둘러싸고 벌이는 음모와

첩보전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 작품이었는데 역시나 주인공 기드온 크루의 묘한 매력이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자유자재로 변신하면서 사기꾼과 절도범을 섞어 놓은 듯한 캐릭터지만 

지적이면서도 정의를 추구하며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물이라 자연스레 반할 수밖에 없었다.

수명이 1년 밖에 안 남아 다음 작품을 기대할 수 없을 듯 했지만 마지막 장면을 보니

이미 속편이 준비되어 있는 듯한 뉘앙스여서 기드온 크루가 다시 한 번 맹활약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 변호사 고진 시리즈 5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법정에 서지 않는 어둠의 변호사로 알려진 고진이 드디어 법정에 선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남편 신창순을 낚싯줄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구속된 김명진의 변호를 맡은 고진은 직접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정황증거에 바탕을 두고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검사측에 맞서 심드렁한 변론을 계속하는데...

 

현직 부장판사 출신의 도진기 작가의 책은 척박한 국내 추리소설 시장에 활력을 불러일으켰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둠의 변호사 고진이 등장하는 '붉은 집 살인사건'이나 '라 트라비아타의 초상' 

등으로 국내에 보기 드물었던 본격 추리물을 선보였고, 또 한 명의 주인공 진구가 등장하는

'순서의 문제''가족의 탄생' 등으로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들을 골라 보는 재미를 안겨주었다.

이번에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진 고진이 예상 외로 법정에서 변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파격을 선보이는데 사건 자체에 여러 가지 흥미로운 요소가 많았다.

먼저 사건 발생지가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여서 용의자가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남편이 죽었기에 당연히 아내인 김명진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고,

김명진을 두고 사랑의 쟁탈전을 벌였던 신창순의 친구들인 임의재, 한연우, 남궁현도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신창순의 친구들은 신창순이 살해되고 나서 한참 후에야 블라디보스토크에 왔기 때문에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는 관계로 바로 용의자에서 제외되고, 사건 발생 직전 신창순에게 만나자는

문자를 보냈던 김명진은 거짓말탐지기 검사결과 거짓말을 한 것으로 판정되어

결국 남편을 죽인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게 되었다. 이런 사건을 법정에 서지 않기로 유명한 고진이 왜 맡게 되었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었는데, 남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한 김명진의 미모와 

그런 김명진에게 사건 발생 전에 이미 남편 살해를 의뢰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원칙을 깨고 고진이 법정에서 변론을 하게 된 것이었다. 

직접증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막연한 정황증거로 유죄를 입증해야 했던 검찰은

예상 외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해 배심원들을 설득하려 하지만

거짓말탐지기 검사의 오류를 지적한 고진에 의해 오히려 위기에 봉착하는데...

 

배심원 제도가 정착된 미국에선 법정 스릴러가 별도의 한 장르로 인정받을 만큼 좋은 작품들이 많지만

국민참여재판이 그리 활성화되지 않은 국내에선 법정 스릴러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인데

판사인 작가 본인의 전문분야라 그런지 능수능란하게 검찰측과 고진과의 공방을 흥미롭게 그려낸다.

무엇보다도 사건 관련 인물들의 사연이 관심을 끌었는데, 20년 전 김명진을 두고 네 명의 남자가 운동장 20바퀴로 누가 그녀의 남자가 될지를 결정하는 모습은 장난처럼 보였지만 네 명의 남자가 목숨 걸고 달리기를 해서 살벌한 느낌마저 없지 않았다. 설사 그런 내기를 했다 하더라도

인륜지대사란 결혼을 그런 식으로 결정한 김명진의 우유부단함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후 밝혀지는 신창순과 김명진의 결혼생활은 김명진에게 더욱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게 만들었다.

이후 법정 공방에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아슬아슬한 순간들이 이어지는데

결국 고진이 밝혀내는 진실은 완전히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동안 변호사지만 법정에 서지 않아 뭔가 어색한 면이 있던 고진이 변호사로서 변론하는 모습은

역시나 우리가 흔히 아는 변호사와는 사뭇 달랐는데 좀 제멋대로여서 진짜 변호사가 맞나 하는 의심이 들 수도 있었지만 나름 고진 스타일에 맞는 변론으로 진범이 누군지를 밝혀냈다.

도진기 작가의 작품답게 여러모로 만족스러웠는데 미모의 한 여자를 둘러싸고 벌인 남자들의

순정이 마지막까지 안타까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었다. 

고진과 진구, 두 명의 캐릭터의 계속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도진기 작가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