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미술관 - 매일 내 마음에 그림 한 점, 활짝
정하윤 지음 / 이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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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사를 해서 작은 텃밭이 생긴 이후로 여러 식물들이 자라는 모습을 즐겨 보고 있다. 물론

내가 식물들을 직접 키우고 관리하는 건 아니지만 꽃이 피는 모습을 바라보면 정말 신기하고 자연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미술작품에 있어 꽃도 중요한 소재 중 하나로 사용되곤 했는데 이 책은

꽃 그림만 따로 모아놓는 특별한 구성을 선보인다. 꽃 그림만으로 책 한 권을 다 채울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이 책에선 봄과 여름 꽃만 다루고 있어 가을, 겨울 후속 편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책은 2부로 나눠져 있는데 당연히 봄꽃과 여름꽃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 꽃들을 봐도 잘 구분을 못하는

편이라 어느 꽃이 어느 계절에 피는지도 잘 모르는데 봄꽃 13개와 여름꽃 12개를 차례로 소개한다.

먼저 '비너스의 탄생'으로 유명한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가 영광의 첫 번째 주인공이었다. 사실 

'프리마베라'에는 꽃이 등장하긴 하지만 엑스트라급이어서 꽃 그림이라고 부르기엔 좀 민망한 지경인데

봄꽃이 제대로 주인공인 그림은 밀레의 '수선화와 바이올렛'부터였다. 이후 목련, 튤립, 철쭉, 라일락,

카네이션, 장미, 민들레까지 친숙한 봄꽃들뿐만 아니라 제라늄, 아네모네, 아이리스 등 봄꽃인 줄 잘

몰랐던 꽃들 그림은 물론 불두화라는 몰랐던 꽃까지 만날 수 있었다. 유명 화가들의 몰랐던 꽃 그림은

물론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화가들도 적지 않았는데 같은 종류의 꽃도 화가마다 표현방식이 

천차만별이어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1부 끝에는 '봄 특별전'이라고 '반 고흐의 아이리스', '꽃 아이',

'모네의 장미정원으로 초대합니다', '반 고흐의 장미'를 따로 다루고 있다.


2부에선 백합, 옥잠화, 해당화, 양귀비 등 여름꽃들이 총출동하는데 아무래도 우리에게 친숙한 수련과

해바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모네의 수련과 고흐의 해바라기는 각 화가들을 대표하는 꽃 그림

들이라 더욱 기대가 되었다. 특히 고흐의 해바라기 중 뮌헨 노이에 피나코테크 소장 해바라기는 뮌헨

여행 갔을 때 직관한 작품이라 더욱 반가웠다. 고흐의 경우 '접시꽃이 담긴 꽃병'이 마지막 작품 중 

하나라고 소개하는데 얼마 전에 봤던 '파이널 페인팅'에서 고흐의 마지막 작품들로 다룬 작품들과는

좀 달라서 뭐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름편 마지막에도 '모네의 양귀비 꽃밭', '모네의 물의 정원', 

'반 고흐의 해바라기 여정', '화가와 함께하는 10일간의 여름 휴가'라는 특별전으로 마무리를 한다. 

그동안 꽃 그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 무수한 꽃 그림들을 보면서 실제 꽃을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꽃밭을 누비는 기분이 들었는데 가을, 겨울편도

조만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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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일리아스 - 호메로스가 들려주는 신과 인간의 전쟁이야기 지금 시작하는 신화
양승욱 지음 / 탐나는책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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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문명의 뿌리인 고대 그리스를 대표하는 문학작품으론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꼽힌다. 오래 전에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이펙트'라는 책을 통해 두 작품의 영향력을 살펴봤고 속편

이라 할 수 있는 '오디세이아'는 '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를 통해 제대로 감상한 반면 '일리아스'는 

읽을 기회를 만나지 못하다가 이번에 딱 제격인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트로이 전쟁의 발단이 된 파리스의 선택부터 전쟁의 결말까지의 대서사시를 잘 정리해서 

들려주는데 '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처럼 해당 내용에 연관된 명화들을 곁들이고 있어 그야말로 

문학과 미술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해준다. '일리아스'의 본격적인 내용은 트로이 전쟁이

발발한 지 9년이 지난 시점부터 시작하는데, 아가멤논이 그리스군의 대표 장수인 아킬레우스에게 줬던 

전리품인 브리세이스를 빼앗자 모욕을 당한 아킬레우스가 참전 거부를 선언하면서 일어나는 우여곡절이

펼쳐진다. 아킬레우스가 어머니인 테티스에게 아가멤논이 한 짓을 이르자 테티스는 옛 애인이었던

제우스에게 아들의 복수를 부탁하고 안 그래도 그리스와 트로이 양편으로 편을 갈라 지원하던 신들의

장난질이 점점 심해진다. 어떻게 보면 트로이 전쟁 자체가 테티스의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한 불화의

여신 에리스의 복수극에 어리석은 파리스가 총대(?)를 메게 되면서 일어난, 신들의 농간에 놀아나는

불쌍한 인간들의 숙명적인 전쟁이라 할 수 있는데 아킬레우스가 떠난 전장에선 대놓고 신들이 전쟁에

개입해 지루한 공방전이 계속된다. 파리스의 선택을 받지 못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헤라와 아테나가

그리스군의 승리를 통해 복수를 하려고 하고 파리스의 선택을 받은 아프로디테와 그녀의 정부 아레스,

아폴론 등은 트로이편에 선다. 테티스의 부탁으로 그리스군을 패전으로 몰아 아킬레우스의 존재감을

높아야 하는 제우스가 본격적인 전쟁 개입에 나서자 희비가 교차하는데 신들의 장난감으로 대리전을

치루는 양쪽은 이미 정해진 운명을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운명의 장난속에 그동안 제대로 몰랐던

수많은 인물들이 헛된 죽음을 맞이했고 그럼에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인간의 불쌍한 모습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신들에게 휘둘리며 헛된 욕망의 노예가 되어 공방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 존재의

무력함을 깨닫게해주면서도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인간의 숭고한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그동안

막연하게만 알던 '일리아스'의 진가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 수 있었는데 서양문학의 고전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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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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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로 너무 유명한 작품이라 직접 본 적이 없어도 제목 정도는 들어본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나도 뮤지컬로는 본 적이 없고 영화로는 오래 전에 봤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한

걸 보면 그리 인상적이진 않았던 것 같다. 이 작품의 원작은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의 작품인데.

'노란 방의 비밀'이란 그의 작품이 밀실 미스터리의 고전으로 유명하고 역시 어릴 적 아동용으로 봤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암튼 백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여전히 뮤지컬이 계속 상연되는 작품이라 그야말로

고전 중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이 과연 어떨지 기대를 갖고 책장을 펼쳤다.   


제목 그대로 오페라 극장에 유령이 나온다는 얘기인데 오페라 극장에서 기이한 일들일 연이어 발생

하면서 심지어 사람들이 죽기도 하자 단순히 미신이나 망상으로 치부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게다가

대놓고 모든 공연에서 2층 5번 박스석을 반드시 비워 놓을 것과 매월 2만 프랑씩 월급을 지급하라는 

황당한 요구를 하고 있으니 유령을 무시할 수도 없는데 유령의 존재를 목격한 사람들도 적지 않아

극장의 감독들은 전전긍긍한다. 한편 우연히 기회를 얻은 공연에서 엄청난 실력을 선보여 각광을 받은

크리스틴 다에는 라울의 구애를 받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를 보여주는데 크리스틴과 라울 사이의

특별한 인연과 함께 그녀가 라울에게 묘한 태도를 선보이는 것도 바로 오페라의 유령 때문이었다. 

신출귀몰하는 유령의 정체를 아는 듯한 크리스틴과 그녀에게 다른 남자가 있다고 오해하는 라울의

밀당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령이 다시 크리스틴을 납치해가고 라울이 크리스틴을 되찾기 위해 위험한

모험에 나서면서 점점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유령의 정체를 잘 아는 페르시아인이 라울과 함께 유령의

아지트로 찾아가는데 그곳에서 죽음의 위기를 맞게 되고 크리스틴은 이들의 목숨과 유령과의 결혼이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유령의 정체나 그의 파란만장한 사연과 결말을 보면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점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저주를 받고 태어난 그가 신출귀몰하는 능력을 갖춰 엄청난 일을

꾸몄지만 그가 바라던 건 평범한 사람들이 누리는 소소한 행복이 아니었나 싶다. 역시나 시대를 뛰어넘어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 된 이유를 충분히 보여준 작품이었는데 언젠가 뮤지컬로도 볼 수 있는 기회가

꼭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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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백합의 도시, 피렌체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하인후 옮김,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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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하면 늘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도시로 메디치 가문의 얘기 등이 언급되곤 한다. 이 책도 당연히

르네상스 시대의 화려하게 꽃 핀 예술과 문화를 다루지 않을까 싶었는데 예상 외로 피렌체의 역사에만

집중해 소개하고 있다. 피렌체 역사라고 하면 메디치 가문이 지배하던 르네상스 시대밖에 떠오르지

않는데 이 책에선 피렌체의 주요 명소들을 돌아보면서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의 내용을 중심으로

피렌체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알려준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으로 유명한데 '피렌체사'는 마키아벨리의 생애 마지막 역작이라고 한다. 피렌체

에서 쫓겨났다가 8년 만에 돌아온 마키아벨리는 메디치가의 줄리오 추기경으로부터 피렌체의 역사와

연대기를 집필하는 공식 역사관으로 임명받고 '피렌체사'를 쓰게 되었는데 메디치가의 비위를 거슬리지

않으면서도 공정하게 역사를 써야 했던 마키아벨리의 고뇌가 녹아 있는 책이라고 한다. 이 책에선

크게 평민의 시대(1216~1434년)를 다룬 1부와 메디치 가문의 시대(1434~1525년)를 다룬 2부로 나눠져

있는데 베키오 다리부터 루체라이 정원까지 피렌체 역사의 주요 현장이 된 12곳을 선정해 차례대로

돌아다니면서 피렌체의 역사를 들려준다. 피렌체를 여행하는 기분이 들게 가이드가 등장하는데 바로

'피렌체사'를 쓴 마키아벨리였다. 단테가 '신곡'에서 베르길리우스를 소환해 저승 여행을 다닌 것처럼

피렌체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마키아벨리가 등장하니 최고의 가이드라 할 수 있었다.


피렌체의 유명 관광지인 베키오 다리에서 여정이 시작되는데 당시 피렌체도 교황파와 황제파의 대립

속에 황제파의 대표 부온델몬테가 베키오 다리에서 암살당하면서 피렌체의 피의 역사가 시작된다. 

세계사적 맥락에서 피렌체는 흔히 아는 '르네상스의 도시'나 '천재들의 도시'가 아닌 자유와 평등을

지향한 인류 최초의 도시로 평가된다. 평민들이 지배 세력이 되는 건 최근이라 할 수 있는데(그것도

형식적인 의미이지만), 피렌체는 일찍부터 평민들이 귀족들을 몰아내고 오직 평민들에 의한 정치가

이뤄진다. 교황파니 황제파니 하면서 귀족들 사이의 다툼에서 시작된 피의 역사는 귀족과 평민, 평민과

평민, 평민과 하층민, 하층민과 하층민 사이의 혈투를 거쳐서야 우리가 잘 아는 메디치 가문의 소위

참주정이 이뤄지지만 메디치 가문의 시대도 백 년이 채 되지 못했다. 로마와 달리 피렌체는 항상 분열의

도시였는데 이는 현재의 대한민국의 모습과 유사하다. 갈등으로 점철된 피렌체의 역사를 통해 지배

하려는 자는 위엄을 지켜야 하고, 지배를 받지 않으려는 자는 만족하는 배워야 한다는 교훈을 전하는데

대립과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는 우리도 이 책에서 보여준 피렌체의 역사를 통해 뭔가 배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피렌체가 단순히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도시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피렌체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풍부한 자료와 흥미로운 얘기들로 잘 정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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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 어게인 - 다시 꿈꾸던 그곳으로
이화자 지음 / 책구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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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가 2년 이상 지속되면서 해외여행은 엄두도 못 내는 시간이 계속되었는데 이제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한참 먼 것 같다. 그렇다 보니 해외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며 견디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나도 몇 번 되지 않지만 그때의 시간이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해져가는 기억을 간신히 붙잡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소개를 보니 무려 100여 개 국가를 여행한

여행전문가(?)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살면서 꼭 한 번은 가 보길 추천하는 여행지 17곳에 얽힌

자신의 여행담을 소개한다.


과연 전세계를 통틀어 선정된 17곳이 어디인지가 먼저 궁금했는데 이 책에선 크게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시아의 네 군데로 분류해서 소개한다. 혹시 내가 가본 곳이 있는지 살펴봤는데

억지로 우기면 영국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 부분에 나오는 런던이 해당한다고 할 수 있어 역시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관광지로 유명한 곳들도 있었지만 다소 낯선 곳들도 상당수 포진하고

있다. 먼저 유럽에선 여러 유명 관광지들을 제치고 포르투갈 리스본, 북이탈리아 돌로미티 트래킹, 

몰타, 아이슬란드, 영국 크리스마스 마켓이 선정되었다. 기본적으로 저자는 자연과 현지를 체험하는

여행을 즐기는 스타일이라 주로 예술과 문화 체험을 즐기는 나와는 사뭇 방향이 달랐다. 중남미의 

볼리비아 우유니나 미국 서부 5대 캐니언 트래킹 등도 일반적인 관광이 아닌 정말 빡센 극기훈련(?)

식의 여행을 보여준다. 이집트의 경우 보통 피라미드 등의 관람을 떠올리기 쉽지만 여기선 백사막의

야영과 나일강 펠루카 투어 등 사서 고생(?)하는 여행을 제대로 즐겼다.


오세아니아에선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도 나왔던 호주 울룰루와 은하수 아래에서 잠을

자는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을 소개한다. 아시아가 7곳으로 가장 많이 선정되었는데 상대적으로 별로

유명하지 않은 몽골, 조지아 카즈베기 트빌리시, 파키스탄 카라코람 하이웨이, 카자흐스탄 알마티,

키르기스스탄, 태국 치앙마이, 일본 나오시마가 차례로 등장한다. 다들 흔한 여행지가 아니라서 독특한 

여행담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전혀 몰랐던 색다른 여행지들과 그곳의 매력들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나는 가라고 해도 갈 엄두가 안 되는 곳들을 용감하게 도전했던 저자의 용기와 세상의 수많은 곳들을

다녀본 저자의 경험이 정말 부러웠는데 저자만큼은 아니더라도 세상의 이곳저곳을 누빌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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