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작하는 일리아스 - 호메로스가 들려주는 신과 인간의 전쟁이야기 지금 시작하는 신화
양승욱 지음 / 탐나는책 / 2022년 6월
평점 :
절판


서양 문명의 뿌리인 고대 그리스를 대표하는 문학작품으론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꼽힌다. 오래 전에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이펙트'라는 책을 통해 두 작품의 영향력을 살펴봤고 속편

이라 할 수 있는 '오디세이아'는 '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를 통해 제대로 감상한 반면 '일리아스'는 

읽을 기회를 만나지 못하다가 이번에 딱 제격인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트로이 전쟁의 발단이 된 파리스의 선택부터 전쟁의 결말까지의 대서사시를 잘 정리해서 

들려주는데 '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처럼 해당 내용에 연관된 명화들을 곁들이고 있어 그야말로 

문학과 미술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해준다. '일리아스'의 본격적인 내용은 트로이 전쟁이

발발한 지 9년이 지난 시점부터 시작하는데, 아가멤논이 그리스군의 대표 장수인 아킬레우스에게 줬던 

전리품인 브리세이스를 빼앗자 모욕을 당한 아킬레우스가 참전 거부를 선언하면서 일어나는 우여곡절이

펼쳐진다. 아킬레우스가 어머니인 테티스에게 아가멤논이 한 짓을 이르자 테티스는 옛 애인이었던

제우스에게 아들의 복수를 부탁하고 안 그래도 그리스와 트로이 양편으로 편을 갈라 지원하던 신들의

장난질이 점점 심해진다. 어떻게 보면 트로이 전쟁 자체가 테티스의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한 불화의

여신 에리스의 복수극에 어리석은 파리스가 총대(?)를 메게 되면서 일어난, 신들의 농간에 놀아나는

불쌍한 인간들의 숙명적인 전쟁이라 할 수 있는데 아킬레우스가 떠난 전장에선 대놓고 신들이 전쟁에

개입해 지루한 공방전이 계속된다. 파리스의 선택을 받지 못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헤라와 아테나가

그리스군의 승리를 통해 복수를 하려고 하고 파리스의 선택을 받은 아프로디테와 그녀의 정부 아레스,

아폴론 등은 트로이편에 선다. 테티스의 부탁으로 그리스군을 패전으로 몰아 아킬레우스의 존재감을

높아야 하는 제우스가 본격적인 전쟁 개입에 나서자 희비가 교차하는데 신들의 장난감으로 대리전을

치루는 양쪽은 이미 정해진 운명을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운명의 장난속에 그동안 제대로 몰랐던

수많은 인물들이 헛된 죽음을 맞이했고 그럼에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인간의 불쌍한 모습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신들에게 휘둘리며 헛된 욕망의 노예가 되어 공방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 존재의

무력함을 깨닫게해주면서도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인간의 숭고한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그동안

막연하게만 알던 '일리아스'의 진가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 수 있었는데 서양문학의 고전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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