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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 ㅣ 명화로 보는 시리즈
호메로스 지음, 강경수 외 옮김 / 미래타임즈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고대 그리스를 대표하는 문학작품들로 서양의 고전 중의
고전이다. 예전에 알베르토 망구엘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이펙트'라는 책을 통해서도 두 작품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사실 원전을 읽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 보통 요약된 판본들을
통해 대강의 줄거리 정도만 아는 상태인데 이 책은 '오디세이아'의 원전 내용에 충실하면서도 관련된
명화들까지 곁들여 설명하고 있어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구성을 하고 있다.
트로이아 전쟁을 승리로 이끈 1등 공신인 오디세우스가 고향인 이타케로 돌아가기까지 장장 10년의
세월을 떠도는 얘기를 담고 있는 '오디세이아'를 이 책에선 제1부 '전쟁의 종식'을 시작으로 제14부
'오디세우스의 귀결'로 마무리하고 있다. 도입부인 '전쟁의 종식'에선 예상밖으로 그리스군의 총
사령관인 아가멤논의 얘기로 시작한다. 전쟁의 발단이었던 아가멤논의 동생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납치(?)되면서, 헬레네의 남편을 정할 때 오디세우스의 제안으로 헬레네의
남편에게 재난이 생기면 도와주기로 맹세했던 모든 구혼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전쟁에 참전하게 된다.
어이없는 10년간의 전쟁을 끝내고 돌아온 아가멤논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내와 정부의 배신과
살인이었고 전쟁의 원흉이었던 메넬라오스와 헬레네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행복한 결혼생활로
돌아갔으니 정말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는지 한심할 따름이었다. 암튼 메넬라오스가 바람둥이인
최고 미녀 헬레네와 결혼할 때 오디세우스는 정숙한 헬레네의 사촌 페넬로페와 결혼하면서 그가
귀향하기까지 벌떼처럼 몰려든 구혼자들에 맞서 페넬로페의 처절한 투쟁이 이어진다. 전쟁에 참전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귀환했음에도 오디세우스가 생사불명인 상태로 돌아오지 않자 그의 재산과 지위를
노린 자들이 페넬로페와 결혼하기 위해 몰려들지만 페넬로페가 나름 지혜를 발휘해 시간을 끌긴 하는데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어느새 성장한 아들 텔레마코스가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얘기가
이어지는데 이 부분은 그동안 몰랐던 부분이라 새롭게 다가왔다. 제5부 '오디세우스의 표류'부터는
익히 알고 있던 오디세우스의 방랑기였는데 칼립소한테 붙잡혀(?) 7년의 시간을 허비하고, 식인
거인족 키클로페스를 만나 잔꾀를 부려 간신히 폴리페모스를 처치하고 도망가는 등 오디세우스의
모험담 속에는 정말 치열한 극한 투쟁이 담겨 있었다. 아테나 여신의 비호를 받긴 하지만 포세이돈의
저주 등으로 파란만장한 우여곡절을 겪은 뒤에나 간신히 고향 아타카로 돌아온 오디세우스에게
남은 건 자기 가족들을 괴롭히는 무뢰한들을 처절하게 응징하는 일이었다. 아무리 천하의 오디세우스라
해도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아테나 여신의 도움으로 장장 10년 동안의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그냥 얘기만 들어도 워낙 박진감 넘치는 흥미진진한 얘기여서 재밌게 봤을 텐데 관련된 명화들까지
곁들여 있어서 훨씬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그림만 놓고 봤으면 과연 어떤 그림인지 잘 몰랐을 것
같은데 '오디세이아'와 함께 감상하니 1석2조의 효과를 톡톡히 맛본 책이었다. '일리아스' 편도
꼭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