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처한 미술 이야기 6 - 초기 자본주의와 르네상스의 확산 : 시장이 인간과 미술을 움직이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6
양정무 지음 / 사회평론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양미술사에서 르네상스 시대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의 3대 천재 화가들이 

등장해 중세의 암흑기를 벗어나 여러 걸작들을 선보여 지금까지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지만 그 

무렵 다른 지역의 미술계의 흐름은 그리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어떻게 보면 주류라

할 수 있는 이탈리아의 화려한 르네상스 시대에 비하면 조금은 홀대받은 느낌도 드는데 이 책은 이렇게

이탈리아가 아닌 플랑드르, 북유럽, 베네치아(이탈리아지만 당시 주류와는 조금 다른)의 르네상스 미술에 대해 대표적인 작품들을 통해 자세히 살펴본다.


 

먼저 플랑드로 미술은 지금의 베네룩스 3국이라 불리는 벨기에, 네덜란드 등이 있는 지역인데 이 지역

상업이 발전하면서 덩달아 미술도 발전을 하게 된다. 이탈리아 본토에서 르네상스의 불꽃이 타올랐으면

당연히 인근 지역부터 전파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알프스 산맥이 가로막고 있는 관계로 

오히려 뱃길로 이동하기 쉬운 플랑드르 지방이 무역으로 번성하면서 미술도 발전하게 된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화가로는 얀 반 에이크가 가장 먼저 등장하는데 그의 대표작인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은 

다른 책에서도 자세히 살펴봤지만 이 책에서도 여러 부분을 집중 분석하여 작품의 숨겨진 의미까지 

잘 알려주었다. 상업자본주의의 중심지가 15세기에는 브뤼헤, 16세기에는 안트베르펜이어서 이곳들이 

플랑드르 미술에서도 중심지가 되는데 이 지역의 주요 건축물들도 함께 둘러보며 마치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도 들었다. 단순히 미술뿐만 아니라 이 당시의 역사적 배경도 같이 설명해주고 있어 다양한 

각도에서 입체적으로 미술을 공부하는 재미를 맛보게 해주었다.


다음으론 본격적인 북유럽 르네상스로 넘어가는데 이탈리아와는 다른 새로운 미술재료를 사용한 유화

기법이 등장해 오히려 이탈리아로 역수출되는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중세만큼은 아니지만 이 때도 

종교가 여전히 세상을 지배하는 힘을 가졌다 보니 제대화가 많이 다뤄지는데 특히 2018년에 쾰른에 

갔을 때 대성당에서 직접 봤던 슈테판 로흐너의 돔빌트 제단화가 등장해 그때는 미처 몰랐던 의미를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되었다. 이렇게 북유럽 교회 미술의 결정판들을 감상하고 나서는 최초의 유럽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가 등장한다. 자화상으로 유명한 뒤러의 작품은 사실 2018년 유럽 여행때 뮌헨의 알테

피나코테크에서 꼭 보고 싶었던 작품이었는데 시간이 부족해 알테 피나코테크를 서둘러 돌아다녔지만

결국 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 책을 통해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또 하나의 르네상스라는 베네치아 미술은 동방과 서방을 잇는 화려한 국제도시답게 그들만의 미술이

발달했는데 산 마르코 광장과 성당 등 유명 건축물들은 물론 티치아노 이전에 이 지역을 대표하는 

안토넬로 다 메시나, 안드레아 만테냐 등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동안 나름 다양한 미술책

들을 봐서 어느 정도 미술사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조금은 낯선 플랑드르,

북유럽, 베네치아의 르네상스 미술을 만나게 되니 새롭게 알게 된 화가나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그야말로 난처한(난생 처음 한 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라 할 수 있었는데 마치 저자로부터 직접 혼자

과외수업을 받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여러 작품들을 꼼꼼하게 공부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