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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비밀 미술관 - 모든 그림에는 시크릿 코드가 있다
데브라 N. 맨커프 지음, 안희정 옮김 / 윌북 / 2021년 6월
평점 :
설날 연휴를 맞이해 설날에 읽을 책들을 회사 도서관에서 두 권 빌려왔다. 도서관에 생각보다 미술
관련 책들이 많이 있어 아직 안 본 책 중에 볼만한 책들을 골랐는데 먼저 이 책은 대충 훑어볼 때 큼직
큼직한 도판들이 마음에 들었다. 너무 전문적인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으면 아무리 그림책이라고 해도
진도가 잘 안 나가는데 이 책은 전문성을 갖췄지만 일반 대중이 보기에도 그리 난해한 수준은 아닌
것 같았다. 특히 책 표지에 사용된 다빈치 그림이나 바로 이어 등장하는 페르메이르의 그림은 모두
작년 유럽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줘서 과연 어떤 내용들이 펼쳐질까 궁금했다.
총 8개의 테마로 구성된 이 책은 먼저 렘브란트의 명작 '야경'으로 포문을 연다. 책 제목처럼 그림 속에
숨겨진 여러 의미를 밝혀내는 얘기들이 많은데 과학기술이 발달하다 보니 그림 밑에 그려졌던 부분
들까지 샅샅이 파헤쳐 현재는 보이지 않는 부분들까지 알아내는 경우가 많았다. 작년 폴란드 크라쿠프에
갔을 때 직접 보지 못하고 함께 간 동료가 찍은 사진으로 만족해야 했던 다빈치의 '담비를 안고 있는
여인'도 초안에는 담비가 없다가 다음엔 회색빛 온순한 담비가 등장했다가 최종 유연한 근육질의 흰
담비로 바뀌었다. 드레스덴 고전거장회화관에서 봤던 페르메이르의 '열린 창가에서 편지를 읽는 여인'도
원래 벽에 그림이 없었는데 복원과정에서 큐피드 그림이 있는 것이 밝혀졌고 내가 본 건 큐피드 그림이
복원된 것이었다. 실제 그림을 볼 때는 이런 사연을 몰랐는데 알고 봤으면 더 그림이 와닿았을 것 같아
좀 아쉬웠다. 이런 식으로 이 책에선 복원과정에서 드러난 그림 속 속살(?)이나 그림 곳곳에 숨겨진
상징들의 의미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준다. 그림의 특정 부분을 확대해 세밀하게 보여주면서 설명해주니
기존에 알던 작품들도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는데 에스파스 루이비통 전시를 통해 알게 된
신디 셔먼의 작품도 반가웠고 마지막을 장식한 뱅크시의 '쓰레기통 속의 사랑', '소녀와 풍선'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아트스페이스 전시에서 접했던 작품이라 훨씬 더 재밌게 다가왔다. 이렇게 이 책을
통해 새삼스레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실을 재확인하면서 그림 보는 안목을 좀 더 끌어올릴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