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음표 한자말 239 : 이吸蝨



흡슬(吸蝨) : x

蝨 : 이 슬


이(吸蝨)와 함께

→ 이와 함께

→ 머릿니와 함께



  밥을 잘게 바수어 먹기 좋도록 하는 곳을 가리켜 ‘이’라 하는데, 흔히 머리에 생겨서 피를 빠는 벌레를 가리킬 적에도 ‘이’라 합니다. 말소리로는 둘이 같으나 서로 다른 것을 가리켜요. 그냥 ‘이’라고만 하면 못 알아들을 수 있을까요? 그러면 ‘머릿니’처럼 써 주면 됩니다. 또는 “머리에 이를 달고”라든지 “머리에 이가 가득한 채”처럼 쓸 수 있어요. 한국말사전에 나오지도 않는 ‘吸蝨’이라는 한자를 묶음표에 넣는들 도무지 아무도 알 수 없어요. 묶음표에 어떤 말을 넣고 싶다면 ‘이(머릿니)’처럼 넣어야지요. 2016.11.6.해.ㅅㄴㄹ



이들은 이(吸蝨)와 함께 무덤에 갔고

→ 이들은 이와 함께 무덤에 갔고

→ 이들은 머릿니와 함께 무덤에 갔고

《파블로 네루다/고혜선 옮김-모두의 노래》(문학과지성사,2016) 15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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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30 : 지상의 대지



지상의 식물과 동물과 대지라면

→ 지구에 있는 식물과 동물과 땅이라면

→ 지구에 있는 식물과 동물과 흙이라면


지상(地上) : 1. 땅의 위 2. 이 세상. 현실 세계를 이른다

대지(大地) : 1. 대자연의 넓고 큰 땅 2. 좋은 묏자리



  땅 위쪽을 가리킨다는 ‘지상’이고, 넓고 큰 땅을 가리킨다는 ‘대지’입니다. 두 한자말을 쓰는 자리는 안 같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지상의 대지” 같은 꼴로 쓴다면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무척 알쏭달쏭합니다. “땅 위쪽에서 넓고 큰 땅”이라는 얼거리인데, 참말로 무슨 소리가 될까요? 보기글은 흐름을 살펴서 손질합니다. 하늘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면서 ‘지상’이라는 한자말을 썼으니 이때에는 ‘지구’로 손봅니다. 식물하고 동물하고 맞물려서 가리키는 ‘대지’라면 이때에는 ‘땅’으로소 손볼 만하지만 ‘흙’으로 손볼 적에 한결 잘 어울리겠구나 싶습니다. “지구에 있는 흙”이나 “지구별 흙”쯤으로 말해야 비로소 알아들을 만합니다. 2016.11.6.해.ㅅㄴㄹ



남편이 말한 자연이 지상의 식물과 동물과 대지라면

→ 남편이 말한 자연이 지구에 있는 식물과 동물과 땅이라면

→ 남편이 말한 자연이 지구에 있는 식물과 동물과 흙이라면

《이와오카 히사에/송치민 옮김-토성 맨션 5》(세미콜론,2015) 1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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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29 : -빛 -색



황금빛 단추, 보랏빛과 회색

→ 황금빛 단추, 보랏빛과 잿빛

→ 샛노란 단추, 보랏빛과 잿빛


-빛 : 7. (일부 명사 뒤에 붙어)‘빛깔’의 뜻을 나타내는 말

-색(色) : 5. (일부 명사 뒤에 붙어) ‘색깔’의 뜻을 나타내는 말

빛깔 : 물체가 빛을 받을 때 빛의 파장에 따라 그 거죽에 나타나는 특유한 빛

색깔(色-) : 1. = 빛깔



  뒷가지 ‘-빛’은 “빛깔”을 가리킨다 하고, ‘-색’은 “색깔”을 가리킨다 해요. 그런데 ‘색깔 = 빛깔’입니다. 그러니 굳이 뒷가지 ‘-색’을 쓸 까닭이 없이 ‘-빛’이라는 한국말을 알맞게 쓰면 됩니다. “파란빛 빨간색”이나 “푸른빛 노란색”처럼 섞는 겹말 얼거리를 쓰지 말고, “파란빛 빨간빛”하고 “푸른빛 노란빛”처럼 쓰면 돼요. 2016.11.6.해.ㅅㄴㄹ



황금빛 단추, 보랏빛과 회색이 섞인 쥐의 눈

→ 황금빛 단추, 보랏빛과 잿빛이 섞인 쥐 눈

→ 샛노란 단추, 보랏빛과 잿빛이 섞인 쥐 눈

《파블로 네루다/고혜선 옮김-모두의 노래》(문학과지성사,2016) 34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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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태도 態度


 거만한 태도 → 잘난체하는 몸짓 / 거들먹거리는 몸짓

 얌전한 태도 → 얌전한 매무새 / 얌전한 모습

 상사 앞에서 그의 태도는 꽤 당당했다 → 웃사람 앞에서 그는 꽤 떳떳했다

 강압적인 태도 → 억누르는 몸짓 / 힘으로 누르는 모습

 모호한 태도 → 흐리터분한 몸짓 / 흐리멍덩한 모습

 학습 태도가 좋다 → 배우는 몸짓이 좋다 / 잘 배운다 / 얌전히 배운다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 앞날이 어둡다고 여긴다


  ‘태도(態度)’는 “1. 몸의 동작이나 몸을 거두는 모양새 2. 어떤 사물이나 상황 따위를 대하는 자세”를 가리킨다고 해요. ‘모양새(模樣-)’는 “겉으로 보이는 모양의 상태”를 가리키고, ‘자세(姿勢)’는 “몸을 움직이거나 가누는 모양”을 가리킵니다. 뜻을 곰곰이 살피면 ‘태도’나 ‘자세’는 “몸을 움직이는 모습”을 가리켜요. 이는 ‘몸짓’입니다. ‘몸짓’으로 손보거나 ‘모습’이라는 낱말로 손질해 줍니다. 2016.11.6.해.ㅅㄴㄹ



그 시인은 시원스럽게 찬성하는 태도가 아니었다

→ 그 시인은 시원스럽게 찬성하는 몸짓이 아니었다

→ 그 시인은 시원스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 그 시인은 시원스럽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이오덕-무엇을 어떻게 쓸까》(보리,1995) 66쪽


똑같은 태도로

→ 똑같은 매무새로

→ 똑같은 모습으로

→ 똑같이

《권인숙-어린이 양성 평등 이야기》(청년사,2008) 27쪽


지난번의 침착한 태도와는 딴판이다

→ 지난번 같은 차분한 몸짓과는 딴판이다

→ 지난번 차분한 모습과는 딴판이다

《라가와 마리모/김진수 옮김-아침이 또 오니까》(대원씨아이,2011) 144쪽


말씨나 태도 등으로 첫인상을 살피듯

→ 말씨나 몸짓 들로 첫모습을 살피듯

→ 말씨나 매무새 따위로 첫느낌을 살피듯

《한미화-아이를 읽는다는 것》(어크로스,2014) 199쪽


그동안 전기자동차나 연료전지차에 대해 냉담한 태도를 보였다

→ 그동안 전기자동차나 연료전지차에 차가운 몸짓을 보였다

→ 그동안 전기자동차나 연료전지차를 놓고 쌀쌀맞게 굴었다

→ 그동안 전기자동차나 연료전지차를 싸늘하게 여겼다

《이즈미다 료스케/이수형 옮김-구글은 왜 자동차를 만드는가》(미래의창,2015) 45쪽


성매매에 대한 미군정의 이중적 태도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 미군정은 성매매를 바라보는 두 가지 눈길을 또렷하게 드러냈다

→ 미군정은 성매매를 놓고 두 가지 몸짓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 미군정은 성매매와 얽혀 두 갈래 모습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이임하-해방공간, 일상을 바꾼 여성들의 역사》(철수와영희,2015) 303쪽


“사진하는 태도가 틀렸어요!” 지도교수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 “사진하는 몸짓이 틀렸어요!” 지도교수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 “사진하는 매무새가 틀렸어요!” 지도교수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사진하는 태도가 틀렸어요》(고려원북스,2016) 1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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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태동 胎動


 아기의 태동을 느끼다 → 아기 움직임을 느끼다

 꿈틀꿈틀 태동이 있었다 → 꿈틀꿈틀 아기가 움직였다

 근대 사회의 태동 → 근대 사회가 움틈 / 근대 사회가 싹틈

 아직 태동 단계에 불과하다 → 아직 작은 몸짓일 뿐이다

 민족의식이 태동하다 → 겨레얼이 움트다 / 겨레얼이 싹트다

 독립 운동이 태동하고 있다 → 독립 운동이 싹튼다 / 독립 운동이 자라난다

 새로운 사회가 태동하기 시작했다 → 새로운 사회가 싹트려 했다


  ‘태동(胎動)’은 “1. [의학] 모태 안에서의 태아의 움직임 2. [한의학] = 태동불안 3. 어떤 일이 생기려는 기운이 싹틈”을 가리킨다고 해요. 뜻풀이를 헤아려 보면 ‘움직임’이나 ‘싹틈’으로 손볼 만합니다. 아기는 ‘움직입’니다, 어떤 기운은 ‘싹트’거나 ‘움터’요. 싹트거나 움트는 모습은 ‘자라다·자라나다’나 ‘나오다·나타나다’로 가리킬 수도 있습니다. 2016.11.6.해.ㅅㄴㄹ



위대한 철학자의 머리에서 위대한 사상이 태동한 건, 홀로 떨어진 상황에서지 공개석상의 발표 순간이 아니야

→ 훌륭한 철학자 머리에서 훌륭한 생각이 싹튼 때는, 홀로 떨어진 때이지, 공개된 자리에서 발표하는 때가 아니야

→ 뛰어난 철학자 머리에서 움튼 뛰어난 생각은, 공개된 발표 자리가 아닌 홀로 떨어진 곳에서 나왔어

《블라지미르 메그레/한병석 옮김-삶의 에너지, 아나스타시아 7》(한글샘,2012) 309쪽


총 열 번의 태동이 있었다면

→ 모두 열 번 아기가 움직였다면

→ 아기가 모두 열 번 움직였다면

→ 아기 몸짓이 이제껏 열 번 있었다면

《페니 심킨/정환욱 옮김-출산 동반자 가이드》(샨티,2016) 47쪽


방금 씨를 뿌린 땅에서 하나의 계층이 태동했다

→ 방금 씨를 뿌린 땅에서 한 가지 계층이 움텄다

→ 방금 씨를 뿌린 땅에서 한 가지 계층이 싹텄다

→ 방금 씨를 뿌린 땅에서 한 가지 계층이 나왔다

→ 방금 씨를 뿌린 땅에서 한 가지 계층이 자랐다

《파블로 네루다/고혜선 옮김-모두의 노래》(문학과지성사,2016) 28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쓱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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