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소모 消耗
연료 소모가 많다 → 연료가 많이 든다 / 땔감을 많이 쓴다
시간 소모가 많다 → 시간이 많이 든다 / 시간을 많이 쓴다
집안일에 하루가 소모되었다 → 집안일에 하루가 다 갔다
네 삶은 이 일에 소모된 것이라고 → 네 삶은 이 일에 바쳐졌다고
사소한 일에 시간을 소모하다 → 자잘한 일에 시간을 써 버리다
쓸데없이 힘을 소모하다 → 쓸데없이 힘을 써 없애다
‘소모(消耗)’는 “써서 없앰”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면 이 뜻대로 “써서 없앰·써서 없애다”로 풀어내면 돼요. “써 버리다”로 풀어낼 수 있고, ‘바치다’나 ‘쏟아붓다’나 ‘들이다’로 풀어낼 만합니다. “닳아 없어지다”나 “흘려 버리다”로 손보아도 됩니다. 한국말사전에는 한자말 ‘소모’가 다섯 가지 더 나오는데, 이런 한자말은 쓸 일이 없으니, 모두 털어낼 만하다고 느껴요. 2016.11.3.나무.ㅅㄴㄹ
소모(召募) : 의병 따위를 불러 모음
소모(笑貌) : 웃는 모습
소모(梳毛) : [수공] 양모의 짧은 섬유는 없애고 긴 섬유만 골라 가지런하게 하는 일. ≒ 빗질 공정
소모(疏毛) : [북한어] 아주 가늘고 긴 털 섬유. ‘성긴털’로 다듬음
소모(燒毛) : [공업] 피륙의 겉면에 있는 잔털을 불로 살짝 살라 없애는 일
말장난 같은 학문에 소모해 버렸다고 하는 것은 통탄할 노릇이다
→ 말장난 같은 학문에 써 버렸다고 하니 한숨만 나올 노릇이다
→ 말장난 같은 학문에 흘려 버렸다고 하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 말장난 같은 학문에 휩쓸려 버렸다고 하니 슬픈 노릇이다
《시바 료타로/박이엽 옮김-탐라 기행》(학곡재,1998) 14쪽
체력 소모가 엄청납니다
→ 힘이 참 많이 듭니다
→ 힘이 엄청나게 듭니다
→ 아주 힘든 일입니다
→ 아주 힘듭니다
《이케가와 아키라/김경옥 옮김-아기는 뱃속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샨티,2003) 73쪽
비닐하우스를 만들고 땅을 더럽히고 에너지를 소모하며 꼭 제철이 아닌 걸 먹어야 하는 걸까
→ 비닐집을 짓고 땅을 더럽히고 에너지를 바쳐서 꼭 제철이 아닌 걸 먹어야 할까
→ 비닐집을 세우고 땅을 더럽히고 에너지를 써서 꼭 제철이 아닌 걸 먹어야 할까
《유소림-퇴곡리 반딧불이》(녹색평론사,2008) 220쪽
어른들의 놀이는 끊임없이 감정을 소모했을 뿐
→ 어른들 놀이는 끊임없이 감정을 태웠을 뿐
→ 어른들 놀이는 끊임없이 마음을 태워 없앴을 뿐
→ 어른들 놀이는 끊임없이 마음을 닳게 했을 뿐
《이승은-돌 하우스 그녀들의 이야기》(달과소,2008) 15쪽
나를 위해서라도 불행하고 불합리한 감정에 소모될 이유는 없다
→ 나를 생각해서라도 슬프고 엉뚱한 감정에 휩쓸릴 까닭은 없다
→ 나를 헤아려서라도 슬프고 터무니없는 마음에 닳아 없어질 까닭은 없다
《데이비드 미치/추미란 옮김-달라이 라마의 고양이》(샨티,2013) 95쪽
소모품이니 말이다. 회사에서 소모되고 사람에게도 소모되는
→ 다 쓰면 버려지니 말이다. 회사에서 버려지고 사람한테도 버려지는
→ 다 닳으면 버려지니 말이다. 회사에서 버려지고 사람한테도 버려지는
《오리여인-우리말 꽃이 피었습니다》(seedpaper,2016) 5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