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대화 對話


 저자와의 대화 → 글쓴이와 말하기 / 글쓴이와 이야기나눔

 대화 도중에 끼어들다 → 이야기 사이에 끼어들다

 대화의 실마리가 풀리다 → 이야기 실마리가 풀리다

 대화를 나누다 → 이야기를 나누다

 대화가 오고 가고 있다 → 이야기가 오고 간다 / 여러 말이 오간다


  ‘대화(對話)’는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을 뜻한다고 해요. 그런데 ‘대(對)하다’는 “마주 향하여 있다”를 뜻하니 한국말사전은 겹말풀이를 한 셈입니다. 한자말 ‘대화 = 마주 + 이야기’인 얼거리예요. ‘마주이야기 = 대화’인 셈일 텐데, ‘이야기’는 혼자서 못 합니다. 여럿이 서로 마주할 적에 비로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요. 그러니 ‘대화 = 마주이야기 = 이야기’인 꼴입니다. 굳이 ‘대화’라는 한자말을 쓸 까닭이 없이 한국말 ‘이야기’나 ‘얘기’를 쓰면 되고, 때로는 ‘말’이라고만 해도 됩니다. 2016.11.1.불.ㅅㄴㄹ



대화(對話)가 필요함을

→ 이야기가 있어야 함을

→ 이야기를 서로 나눠야 함을

→ 이야기로 풀어야 함을

《일본 가톨릭 아동국 엮음/이선구 옮김-이런 사람이 되기를》(성바오로출판사,1972) 118쪽


가까운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하거나

→ 가까운 사람들과 즐겁게 얘기하거나

→ 가까운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하거나

→ 가까운 사람들과 즐겁게 수다를 떨거나

→ 가까운 사람들과 즐겁게 말하거나

《로타르 J. 자이베르트/배정희 옮김-나는 곰처럼 살기로 했다》(이숲,2016) 74쪽


서로 대화를 나누는 중이니

→ 서로 얘기를 나누니

→ 서로 이야기를 나누니

《슬구-우물밖 여고생》(푸른향기,2016) 35쪽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 마음을 열어 얘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 속 시원히 얘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양해남-나도 잘 찍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눈빛,2016) 6쪽


자기 이야기만 주야장천 늘어놓는 사람은 대화가 끝난 후 집에 가면

→ 제 이야기만 줄줄이 늘어놓는 사람은 얘기가 끝난 뒤 집에 가면

→ 제 이야기만 쉬지 않고 늘어놓는 사람은 얘기가 끝나고 집에 가면

《오리여인-우리말 꽃이 피었습니다》(seedpaper,2016) 23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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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11 : 함께 살며 공존



함께 살며 공존한다

→ 함께 산다

→ 어우러져 산다

→ 어울리며 산다


공존(共存) : 1. 두 가지 이상의 사물이나 현상이 함께 존재함 2.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함



  한자말 ‘공존’은 “함께 있음”을 가리켜요. “함께 살며 공존한다”라 하면 겹말입니다. ‘공존’을 덜곡 “함께 산다”로 적을 노릇입니다. 함께 사는 모습은 ‘어우러짐’이나 ‘어울림’이니 “어우러져 산다”나 “어울려 산다”로 손볼 수 있어요. 느낌을 살려서 “즐겁게 함께 산다”라든지 “사이좋게 함께 산다”나 “어깨동무하며 함께 산다”처럼 써 볼 수도 있습니다. 2016.11.1.불.ㅅㄴㄹ



바닷속에는 참 많은 것들이 함께 살며 공존한다

→ 바닷속에는 참 많은 것들이 함께 산다

→ 바닷속에는 참 많은 것들이 어우러져 산다

《오리여인-우리말 꽃이 피었습니다》(seedpaper,2016) 21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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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10 : 삶과 인생



내 인생, 내 삶

→ 내 하루, 내 삶

→ 내 삶

→ 내 삶, 내 나날


삶 : 1. 사는 일. 또는 살아 있음 2. 목숨 또는 생

생(生) : = 삶

인생(人生) : 1.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 2. 어떤 사람과 그의 삶 모두를 낮잡아 이르는 말 3. 사람이 살아 있는 기간



  한자말 ‘인생’은 ‘삶’을 가리킵니다. “내 인생, 내 삶”이라 하면 같은 말을 되풀이한 셈이에요. 이처럼 잇달아 “내 (무엇)” 꼴로 쓰고 싶다면 “내 하루, 내 삶”이나 “내 나날, 내 삶”처럼 손볼 만해요. 그냥 “내 삶”이라고만 단출하게 써도 돼요. 한국말사전을 보면 ‘삶’을 풀이하면서 둘째 뜻으로 “목숨 또는 생”으로 적는데, ‘생 = 삶’으로 풀이합니다. 이는 돌림풀이예요. 2016.11.1.불.ㅅㄴㄹ



내 인생, 내 삶, 제대로 흘러가는 중일까

→ 내 하루, 내 삶, 제대로 흘러갈까

→ 내 삶, 제대로 흘러가는가

《오리여인-우리말 꽃이 피었습니다》(seedpaper,2016) 17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긱/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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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09 : 사람들의 집단적인 입맛



사람들의 집단적인 입맛

→ 사람들 입맛

→ 여러 사람 입맛


집단적(集團的) : 집단을 이루거나 집단으로 하는

집단(集團) : 여럿이 모여 이룬 모임

여럿 : 많은 수의 사람이나 물건



  ‘집단’은 “여러 사람”이나 “많은 사람”을 가리켜요. ‘사람들’이라 하면 바로 ‘여럿’을 가리키고, 이는 한자말 ‘집단’하고 뜻이 맞물려요. “사람들의 집단적인 입맛”이라고 하면 겹말이에요. ‘집단적’을 덜어내어 “사람들 입맛”으로 손보거나 “여러 사람 입맛”으로 손봅니다. 2016.11.1.불.ㅅㄴㄹ



개인의 입맛도 그렇지만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집단적인 입맛은 더 그렇다

→ 한 사람 입맛도 그렇지만 이 땅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 입맛은 더 그렇다

→ 한 사람 입맛도 그렇지만 이 땅에 사는 여러 사람 입맛은 더 그렇다

《한성우-우리 음식의 언어》(어크로스,2016) 2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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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당하다 當


 사고를 당하다 → 사고를 겪다 / 사고가 나다

 피해를 당하다 → 피해를 입다(보다) / 피해가 있다(나다)

 부친상을 당했다 →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국난을 당하여 온 겨레 → 어려움(국난)을 겪어 온 겨레

 산재를 당하다 → 산재를 겪다 / 산재를 입다

 사기꾼에게 당하다 → 사기꾼한테 속다

 거짓말에 또 당하다 → 거짓말에 또 넘어가다 / 거짓말에 또 속다

 시험날에 당하여 → 시험날을 맞이하여 / 시험날이 되어

 이 지경에 당하도록 → 이 노릇이 되도록

 어려운 때를 당하여 → 어려운 때를 맞이하여

 그에게 당할 사람이 → 그한테 맞설 사람이 / 그한테 이길 사람이

 창피를 당하다 → 창피를 받다 / 창피스럽다

 폭행을 당하였다 → 얻어맞았다 / 두들겨맞았다

 이 일을 당해 낼 도리 → 이 일을 치러 낼 길 / 이 일을 이겨 낼 길

 효과가 3배에 당한다는 → 효과가 세 곱에 이른다는 / 효과가 세 곱이라는

 당치 않은 일 → 마땅하지 않은 일 / 되도 않은 일


  외마디 한자말 ‘당(當)하다’는 “1. 해를 입거나 놀림을 받다 2. 어떤 때나 형편에 이르거나 처하다 3. 맞서 이겨 내다 4. 어떤 사람에게 부당하거나 원하지 않는 일을 겪거나 입다 5. 좋지 않은 일 따위를 직접 겪거나 입다 6. 일이나 책임 따위를 능히 해내거나 감당하다 7. 다른 것에 해당하거나 맞먹다 8. 사리에 마땅하거나 가능하다”처럼 여덟 가지로 쓴다고 해요. 한국말사전 뜻풀이만 본다면 쓰임새가 많네 하고 여길 만한데, 보기글을 찬찬히 살피면 굳이 쓸 일이 없기도 하다고 느낄 만합니다. ‘겪다·입다·있다·나다’로 손볼 만하고, 흐름을 살펴서 다른 낱말을 넣을 적에 알맞거나 또렷하기도 합니다. 2016.11.1.불.ㅅㄴㄹ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경우엔

→ 뜻하지 않게 다쳤을 때엔

→ 갑작스레 다쳤을 때엔

→ 난데없이 다쳤을 때엔

《박채란-국경없는 마을》(서해문집,2004) 93쪽


앉아서 당할 수는 없으니까요

→ 앉아서 빼앗길 수는 없으니까요

→ 앉아서 죽을 수는 없으니까요

→ 앉아서 시달릴 수는 없으니까요

→ 앉아서 억눌릴 수는 없으니까요

《강수돌-지구를 구하는 경제책》(봄나무,2005) 166쪽


학생들한테 무시당하기 일쑤다

→ 학생들한테 깔보이기 일쑤다

→ 학생들한테 얕잡히기 일쑤다

→ 학생들이 깔보기 일쑤다

《시게마츠 기요시/오유리 옮김-허수아비의 여름휴가》(양철북,2006) 35쪽


중국에게 지배당하고 있습니다

→ 중국한테 억눌립니다

→ 중국한테 짓밟힙니다

《티베트 난민 어린이들/베블링 북스 옮김-평화를 그리는 티베트 친구들》(초록개구리,2008) 129쪽


저런 것에 당하면 모두 날아가 버릴 거야

→ 저런 것에 맞으면 모두 날아가 버릴 테야

→ 저런 것에 눌리면 모두 날아가 버릴 테야

→ 저런 것에 지면 모두 날아가 버리겠지

→ 저런 것이 터지면 모두 날아가 버리겠지

《일본아동문학자협회 엮음/문연주 옮김-하늘은 이어져 있다》(낮은산,2008) 36쪽


도저히 당해낼 규모가 아니다 보니

→ 도무지 이겨낼 크기가 아니다 보니

→ 도무지 버텨낼 크기가 아니다 보니

→ 도무지 맞붙을 크기가 아니다 보니

《이와아키 히토시/서현아 옮김-눈의 고개·검의 춤》(학산문화사,2014) 15쪽


연횡책을 당해 낼 수 없었지요

→ 연횡책을 이겨 낼 수 없었지요

→ 연횡책을 맞설 수 없었지요

《고성국-10대와 통하는 말하기와 토론》(철수와영희,2016) 46쪽


설탕을 통째로 먹는 방법으로는 사탕을 당할 만한 것이 없다

→ 설탕을 통째로 먹는 방법으로는 사탕만한 것이 없다

→ 설탕을 통째로 먹는 길로는 사탕을 이길 만한 것이 없다

→ 설탕을 통째로 먹는 길로는 사탕이 으뜸이다

《한성우-우리 음식의 언어》(어크로스,2016) 28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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