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753 : 밤중



밤중에 와서

→ 밤에 와서

→ 한밤에 와서

→ 깊은 밤에 와서


밤 : 해가 져서 어두워진 때부터 다음 날 해가 떠서 밝아지기 전까지의 동안

밤중(-中) : 밤이 깊은 때



  낮이면 ‘낮’이요, 밤이면 ‘밤’입니다. 낮이 깊으면 ‘한낮’이며, 밤이 깊으면 ‘한밤’이에요. ‘밤’이라는 낱말에 ‘-中’이라는 한자를 붙일 까닭이 없습니다. ‘낮’에도 ‘-中’을 안 붙여요. 해가 진 뒤부터 날이 밝을 때까지 ‘밤’이니, 따로 ‘밤 + 중’이라고 해야 “밤이 깊은 때”를 가리키지 않아요. ‘밤’이라고만 해도 “어둠이 깊다”는 느낌을 넉넉히 나타냅니다. 어둠이 깊은 때를 힘주어 나타내려고 한다면 ‘한-’을 앞에 붙여서 ‘한밤’이라고 하면 되고, “깊은 밤”이라고 해 볼 수 있어요. 2016.11.14.달.ㅅㄴㄹ



밤중에 와서 뭐하자는 거요?

→ 밤에 와서 뭐하자는 짓이요?

→ 한밤에 와서 뭐하자는 짓이요?

《민종덕-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돌베개,2016) 34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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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52 : 자신이 직접 자청



자신이 직접 자청했다

→ 자청했다

→ 스스로 나섰다

→ 몸소 나섰다


자신(自身) : 1. 그 사람의 몸 또는 바로 그 사람을 이르는 말

직접(直接) : 중간에 아무것도 개재시키지 아니하고 바로

몸소 : 직접 제 몸으로

자청(自請) : 어떤 일에 나서기를 스스로 청함



  한자말 ‘자신’은 ‘나’나 ‘스스로’를 가리킵니다. “자신이 직접”이나 “내가 직접”처럼 말하는 분이 꽤 많은데, 한자말 ‘직접’은 ‘몸소’를 가리키기에, “자신이 직접”이라고 하면 겹말이에요. ‘몸소’라고만 하면 되어요. 한자말을 쓰고 싶다면 ‘직접’만 쓰거나 ‘자신’만 쓰면 되고요. 보기글에서는 뒤쪽에 ‘자청했다’라는 말이 나오기에 다시 겹말 얼거리입니다. ‘자신·직접·자청’이 서로 맞물리는 겹말이에요. 세 군데에 ‘나(내)’를 가리키는 말마디가 깃드니 두 가지를 털고 한 가지만 쓸 노릇입니다. 한자말을 쓰더라도 ‘자신·직접·자청’ 가운데 하나만 쓸 노릇이고, 한국말로 쓰려면 ‘나’나 ‘스스로’나 ‘몸소’ 가운데 하나만 골라서 쓰고, 글 끝은 ‘나섰다’로 손봅니다. 2016.11.14.달.ㅅㄴㄹ



이소선은 안 되겠다 싶어 자신이 직접 후생식당에 가서 일을 하겠다고 자청했다

→ 이소선은 안 되겠다 싶어 스스로 후생식당에 가서 일을 하겠다고 나섰다

→ 이소선은 안 되겠다 싶어 몸소 후생식당에 가서 일을 하겠다고 나섰다

《민종덕-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돌베개,2016) 18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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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51 : 별다른 이견



별다른 이견을

→ 다른 생각을

→ 딱히 다른 생각을


별다르다(別-) : 다른 것과 특별히 다르다

이견(異見) : 어떠한 의견에 대한 다른 의견



  ‘별다르다’라는 낱말은 ‘다를(別) + 다르다’인 얼거리라서, 이 낱말부터 겹말입니다. 한자말 ‘이견’은 ‘다른’ 생각(의견)을 가리켜요. 그러니 “별다른 이견”은 여러모로 겹말입니다. 손쉽게 “다른 생각”으로 손보면 되는데, 힘주어서 말하고 싶다면 “딱히 다른 생각을”이나 “굳이 다른 생각을”이나 “애써 다른 생각을”처럼 써 볼 만합니다. 2016.11.14.달.ㅅㄴㄹ



이소선은 민종덕의 제안을 듣고 별다른 이견을 내지 않았다

→ 이소선은 민종덕이 한 말을 듣고 다른 생각을 내지 않았다

→ 이소선은 민종덕이 한 말을 듣고 달리 따지지 않았다

《민종덕-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평전》(돌베개,2016) 60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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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750 : 풀꽃의 압화



풀꽃의 압화

→ 풀꽃누르미

→ 누름풀꽃

→ 눌러 말린 풀꽃


압화 : x

압화(pressed flower, 押花) : 조형예술의 일종으로 꽃과 잎을 눌러서 말린 그림을 말한다. 우리말로는 꽃누르미 또는 누름꽃이라고 부르지만 보통 한자로 압화라고 부른다. (두산백과)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압화’라는 낱말이 안 나옵니다. 백과사전을 살피니 비로소 ‘압화’라는 낱말이 나오는데, 한국말로 ‘꽃누르미’나 ‘누름꽃’으로 쓴다고 해요. 꽃을 눌렀기에 ‘꽃누르미(꽃누름이)’일 테고, 눌러 놓은 꽃이기에 ‘누름꽃(누른꽃)’일 테지요. 이러한 얼거리를 헤아린다면 “풀꽃의 압화”는 겹말입니다. ‘압화’에서 ‘花’가 바로 ‘꽃’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풀꽃을 눌렀다고 한다면 ‘풀꽃누르미’나 ‘누름풀꽃’처럼 이름을 새롭게 지으면 됩니다. 또는 “눌러 말린 풀꽃”이나 “눌러 놓은 풀꽃”이라 하면 돼요. 2016.11.14.달.ㅅㄴㄹ



아이가 이름 모를 풀꽃의 압화 수줍게 내민다

→ 아이가 이름 모를 누름풀꽃 수줍게 내민다

→ 아이가 이름 모를 풀꽃누르미 수줍게 내민다

→ 아이가 이름 모를 눌러 말린 풀꽃 수줍게 내민다

《박성진-숨》(소소문고,2016) 1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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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누추 陋醜


 누추한 집 → 지저분한 집 / 꾀죄죄한 집

 누추한 옷차림 → 지저분한 옷차림 / 더러운 옷차림

 차림은 누추하고 → 차림은 지저분하고 / 차림은 꾀죄죄하고


  ‘누추(陋醜)하다’는 “지저분하고 더럽다”를 뜻한다 하고, 비슷한말로 “≒ 추루하다”가 있다 하는데, ‘추루(醜陋)하다 = 누추하다’로 풀이합니다. 그런데 ‘추루하다’라는 한자말을 쓸 일이 있을까요? 더군다나 ‘지저분하다’하고 ‘더럽다’는 뜻이나 느낌이 비슷해도 서로 다른 낱말입니다. ‘누추’를 “지저분하고 더럽다”로 풀이하면 뒤죽박죽이에요. 한국말사전을 더 찾아보면 ‘지저분하다’는 ‘더럽다’로 풀이하고, ‘더럽다’는 ‘지저분하다’로 풀이하면서 돌림풀이가 됩니다. 2016.11.13.해.ㅅㄴㄹ



누추하지만 들어와

→ 지저분하지만 들어와

→ 어수선하지만 들어와

→ 어지럽지만 들어와

→ 좀 낡았지만 들어와

《토우메 케이/신현숙 옮김-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 2》(학산문화사,2001) 127쪽


이렇게 두렵고 누추한 일인 줄은 몰랐던 것입니다

→ 이렇게 두렵고 더러운 일인 줄은 몰랐습니다

→ 이렇게 두렵고 지저분한 일인 줄은 몰랐습니다

《현덕-광명을 찾아서》(창비,2013) 73쪽


누군가 보기에는 누추할지도 모르지만

→ 누군가 보기에는 지저분할지도 모르지만

→ 누군가 보기에는 꾀죄죄할지도 모르지만

《김길수-수남아, 여행 가자》(겨리,2015) 231쪽


빨랫줄에 걸린 누추한 수건처럼

→ 빨랫줄에 걸린 지저분한 수건처럼

→ 빨랫줄에 걸린 낡아빠진 수건처럼

《도종환-사월 바다》(창비,2016) 3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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