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이야기 5
타니카와 후미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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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719



사랑스런 나한테 시간을 쓰고 싶어

― 솔로 이야기 5

 타니카와 후미코 글·그림

 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7.8.15. 6000원



“아니, 하루하루를 즐기며 살고 있나 싶어서. 라이브 때도 우물쭈물거리던데 재미없었어?” (17쪽)


‘타카히로랑 헤어지자. 사실은 계속 그러고 싶었어. 외롭다는 이유로 함께 있는 건 싫어. 사랑스러워 견딜 수 없기에 바라고 싶어. 외롭고 외로워도 혼자서 설 수 있는 내가 되고 싶어.’ (42쪽)


“근데 정말 기뻤던 건 기억해. 동글동글한 글씨체로 적힌 리카의 편지 덕분에 버텼던 것 같아. 이렇게 많은 편지만큼 리카는 자신의 시간을 나한테 내줬구나 싶어서.” (128쪽)



  아침을 열면서 오늘 하루는 무엇을 하면서 기쁨을 지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어제하고 똑같은 일을 하는 하루를 떠올리지 않습니다. 어제까지 살아온 만큼 한 걸음씩 더 나아가는 새로운 하루를 생각합니다. 오늘은 오늘 나름대로 조금 더 자라면서 바라볼 수 있는 살림을 생각해요.


  아이들 손놀림이 날마다 자랍니다. 키도 몸도 자라지만, 손놀림이나 발놀림도 날마다 달라집니다. 어른은 아이와 달리 날마다 손놀림이나 발놀림이 더디어질까요? 어쩌면 이와 같으리라 여길 수 있지만, 어른은 어른 나름대로 무르익거나 깊어지는 손놀림이나 발놀림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이도 어른도 마음이 자라면서 깊어진다고 느껴요.


  나무 한 그루를 바라보는 마음이 자랍니다. 세간을 건사하는 손길이 자랍니다. 이웃을 마주하는 눈길이 자랍니다. 책 한 권을 읽거나 영화 한 편을 보는 생각이 자랍니다. 이러면서 바람이나 햇볕이나 구름이나 빗물이나 흙을 만지는 숨결도 나란히 자라요.


  사랑스러운 하루를 오롯이 나를 생각하면서 씁니다. 아름다운 하루를 옹글게 나를 헤아리면서 씁니다. 내가 나를 따스하게 돌볼 수 있기에 동무하고 만날 적에 활짝 웃습니다. 내가 나를 넉넉하게 쓰다듬을 수 있기에 이웃하고 어깨를 겯을 적에 힘이 솟습니다. 만화책 《솔로 이야기》에 나오는 아가씨들이 씩씩하게 홀로섭니다. 혼자 있든 여럿이 있든 스스로 씩씩할 적에 스스로 사랑할 수 있고, 둘레도 함께 사랑할 수 있는 줄 찬찬히 깨닫고 배웁니다. 2017.8.29.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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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스피카 3
야기누마 고 지음, 김동욱 옮김 / 세미콜론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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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720



네 별은 멀리 있지 않아

― 트윈 스피카 3

 야기누마 고 글·그림

 김동욱 옮김

 세미콜론 펴냄, 2013.10.18. 13500원



“가모가와 걔한테는 이 길 가르쳐 주지 마. 별도 그렇고, 벚꽃도 그렇고, 그 바보는 위만 쳐다보고 다녀서 조마조마해 못 보겠거든.” (46쪽)


“너네 엄마도 사자호 사고로 돌아가셨어?” “네.” “그럼 왜 로켓에 타려고 그래?” “꿈이니까. 우주는 내 단 하나뿐인 꿈이니까.” (63∼65쪽)


“쭉 보고 있었어. 그래서 나, 정말 좋았어. 친구라고 해 준 거, 정말 좋았어. 정말 너무너무 좋았어.” (183쪽)


“왜 라이온 오빠는 나한테만 보여?” “뭐.” “보이는 걸 왜 보인다고 하면 안 될까? 난 그냥 라이온 오빠가 있다는 걸 딴 애들한테도 가르쳐 주고 싶어서 그런 건데.” “뛰자, 꼬마야.” (348∼349쪽)



  별은 늘 우리 가슴에 있다고 느낍니다. 꼭 밤하늘을 올려다보아야 만나는 별이 아니라, 우리 가슴을 가만히 들여다볼 적에 느낄 수 있는 별이지 싶습니다.


  밤하늘에서도 별을 만나지요. 서울에서든 시골에서든 별은 틀림없이 저 먼 하늘에 있습니다. 더욱이 밤뿐 아니라 낮에도 별은 늘 있어요. 햇빛이 밝다고 여겨서 별빛을 못 느끼거나 안 느낄 뿐입니다.


  그러니까 별은 밤별뿐 아니라 낮별도 있는 줄 헤아릴 수 있다면 우리 가슴속 별을 언제 어디에서나 헤아릴 수 있어요. 지구하고 가까운 해가 베푸는 햇빛에 가린, 저 먼 별누리에서 지구까지 찾아오는 수많은 별빛을 생각할 줄 안다면, 기쁠 적이나 슬플 적이나 노상 피어나는 우리 가슴속 별빛을 생각하는 하루가 될 만합니다.


  몸을 떠난 사람은, 이른바 죽은 사람은, 몸뚱이가 여기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몸뚱이가 없더라도 우리 곁에서 몸이 떠난 이들이 마음으로 함께 있는 줄 느낄 수 있어요. 기쁠 적에 함께 기뻐하고 슬플 적에 함께 슬퍼하는 수많은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낮에도 별을 보려고 할 적에 별을 볼 수 있듯이, 일찌감치 몸을 떠나 마음만 남은 이웃을 가만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낮뿐 아니라 밤에도 별바라기를 하지 않는 살림이라면, 한결같이 우리 둘레에 머물면서 함께 웃고 떠드는 동무나 이웃이 어떤 마음인지 못 알아채면서 그냥저냥 지낼 수 있습니다.


  곧 다 같이 별을 알아보면 좋겠어요. 하늘에서도 둘레에서도 마을에서도, 무엇보다 마음속에서도 별을 알아보기를 바랍니다. 모든 곳에서 별을 찾고 싶은 이쁜 아이들이 어우러지는 이야기가 흐르는 만화책 《트윈 스피카》입니다. 2017.8.26.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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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야샤 6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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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716



마음을 담은 그릇

― 이누야샤 6

 타카하시 루미코 글·그림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02.4.25. 4500원



“나는 너를 증오하며 죽었다. 혼이, 거기서 움직이질 않아. 네가 살아 있는 한, 난 구원받을 수 없어!” (18쪽)


‘카고메, 너는 그저 혼을 담은 그릇이 아니었던 게냐?’ (23쪽)


‘이젠 모르겠어. 구슬을 모아서 진짜 요괴가 되면, 그 다음엔 어떻게 하지? 요괴가 되면, 마음도 강해질까? 키쿄우도 잊고, 다시는 누구에게도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52쪽)



  요괴인 아버지하고 사람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면 ‘반 요괴’에 ‘반 사람’이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이 어떻게 반씩 갈리는가는 알 길이 없어요. 반씩 요괴이거나 사람이라기보다 ‘그저’ 요괴이면서 사람이라고 해야 할 뿐 아닌가 싶습니다. 어쩌면 요괴 비슷한 사람이라거나 사람 비슷한 요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다만 요괴하고 사람 피를 함께 물려받았다고 해서 ‘참 요괴·아직 참이 아닌 요괴’로 가를 수 없다고 느껴요. 그러니 《이누야샤》에 나오는 이누야샤는 구슬을 다 모아서 ‘참 요괴’로 될 수 없는 노릇이지 싶습니다. 구슬을 다 모으지 않아도 이누야샤는 틀림없이 요괴요, 이러면서 틀림없이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누야샤라는 아이 몸은 두 가지를 함께 담은 그릇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괴 마음하고 사람 마음을 함께 담았지요. 요괴다이 살아가는 길하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을 한몸에 담았다고 할 만해요.


  아무래도 이 같은 길을 걸어간 앞선 요괴나 사람이 매우 드문 터라 이누야샤로서는 어지럽습니다. 헤맵니다. 길잡이가 안 보이니 어지럽습니다. 스스로 새로운 길을 걸어야겠는데 이 길도 저 길도 맞는 듯하다가도 아닌 듯하니 헤맵니다.


  그렇다면 오백 해라는 나날을 가로질러서 새로운 넋으로 태어난 카고메는 어떤 숨결일까요? 그저 옛사람 넋을 담은 그릇일 뿐일까요? 새롭게 태어나서 새로운 길을 걸어가려고 하는 작은 몸짓이 깃든 숨결은 아닐까요?


  한쪽 그릇인 이누야샤는 늘 헤매면서 길을 찾는 그릇입니다. 이누야샤하고 짝꿍을 이루는 카고메는 헤맬 일이 없이 스스로 씩씩하게 한길을 걸어가며 새롭게 사랑을 짓고 싶은 그릇입니다. 2017.8.21.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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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슬란 전기 7 - 만화
아라카와 히로무 지음, 다나카 요시키 원작 / 학산문화사(만화)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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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717



사람을 다스리는 사람

― 아르슬란 전기 7

 아라카와 히로무 그림

 타나카 요시키 글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17.7.25. 5500원



“그들은 저보다 지혜도 힘도 훨씬 뛰어납니다. 뭣보다 그들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저는 지금까지 몇 번이나 목숨을 잃었을지 모르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형식상으로는 부하지만 그들은 제 은인입니다. 저를 내버려 두는 것이 훨씬 이득일 텐데도 저를 지켜 주는 이들이지요. 그들의 의견을 들은 후 답을 드리겠습니다.” (91쪽)


“무릇 왕이란 병사들을 굶주리게 해서는 안 된다, 굶주리게 할 바에는 애초부터 싸우지 말았어야지.” “그렇습니다. 5만 병사를 지휘할 자격이 있는 자는 5만 병사를 굶주리게 하지 않을 군량을 마련할 수 있는 자뿐이지요. 전장의 용병술이나 무용 등은 그 다음 이야기입니다.” (101쪽)


“그런 생각은 너무 하지 마십시오. 나르사스가 말했습니다. 충분한 지식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 혼자 생각에 잠겨 봤자 올바른 답을 얻을 수는 없다고.” (187쪽)



  ‘다스리다’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나라를 다스린다고도 하지만, 마을이나 집안도 다스린다고 합니다. 바다와 바람을 다스리고, 해와 달을 다스린다고 해요. 마음을 다스리고 손발을 다스리며 말을 다스린다고 해요.


  다스리는 마음이란 돌보려는 마음입니다. 다스리는 몸짓이란 넉넉하고 따스하게 어루만지려는 몸짓입니다. 다스리는 살림이란 잘되도록 북돋우는 살림입니다.


  억누르거나 짓누르거나 윽박지르기는 다스림하고 동떨어져요. 위아래를 가르거나 높낮이를 따지는 짓도 다스림하고 멀고요. 슬기로우면서 사랑스러울 때라야 비로소 다스릴 수 있습니다.


  오늘날 적잖은 통치자는 다스리지 않습니다. 권력을 부리거나 휘두르지요. 돈에 이끌려 막개발이나 막삽질을 하는 이들은 다스린다고 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아끼도록 이끌지 못할 적에도 다스린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두머리 한 사람이 뛰어나거나 슬기롭거나 사랑스러워야 잘 다스리지 않아요. 사람들 스스로 슬기롭고 사랑스레 집살림하고 마을살림을 가꿀 적에 비로소 슬기로우면서 사랑스러운 우두머리가 태어날 수 있습니다. 우두머리는 하늘에서 똑 떨어지지 않거든요. 사람들 사이에서 태어납니다. 사람들 스스로 슬기롭게 살 적에 이 사람들 사이에서 슬기로운 아이가 자라 슬기로운 어른으로 섭니다. 사람들 스스로 사랑스레 어우러질 적에 이 사람들 틈에서 사랑스러운 아이가 커서 사랑스러운 어른으로 일해요.


  사람을 따사로이 돌볼 줄 아는 이가 사람을 다스리는 이웃이 되기를 빕니다. 사람을 슬기롭게 아낄 줄 아는 이가 사람들 다스리는 벗님이 되면 좋겠어요. 2017.8.18.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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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4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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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714



돌을 어루만지는 손길

―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4

 니노미야 토모코 글·그림

 이지혜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7.8.15. 5000원



“이 핑크 사파이어는 듀가리가 자랑하는 노히트. 색을 바꾸거나 선명하게 하기 위한 가열을 하지 않은 보석이죠. 니카이도 님도 있는 그대로 남의 눈은 신경 쓰지 말고 본인이 좋아하는 보석을 고르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39쪽)


“할머니, 충동구매 하셨어요? 겉만 보고 샀죠? 전에 가지고 있던 에메랄드 반지는? 돌은 이것보다 작고 디자인도 심플하지만 만듦새는 그게 더 좋아요. 푸른 기운이 감도는 아름다운 그린에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좋은 반지인데.” (61쪽)


“이 저질! 보석을 고르는 건 그냥 취향 차이잖아! 내포물로 가득한 건 바로 너야! 좀 좋은 회사 다닌다고 우쭐대기는. 이 쓰레기!” (106쪽)



  길을 걷다가 아이들이 문득 걸음을 멈추고 쪼그려앉은 뒤에 돌을 줍곤 합니다. 아이들 눈에 어떻게 길가 돌멩이가 눈에 뜨였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걸음을 멈추고 돌멩이 하나를 바라볼 적에는 이 돌멩이는 이제 여느 돌멩이가 아닙니다. 아이들 눈길을 타고 손길을 타면서 마음에까지 새롭게 스며드는 숨결이 됩니다.


  작은 돌멩이는 이제부터 소꿉돌이 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우주선이 됩니다. 자동차도 되고, 인형도 되다가, 동무도 되어요. 아이가 바라는 대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새로운 숨결이에요.


  종이 한 장도 처음에는 흔한 종이 하나일 테지만, 이 종이에 그림을 얹으면서 사뭇 다른 숨결이 되어요. 이 종이로 종이접기를 해 보아도 무척 다른 숨결이 되지요. 종이에 아무것도 안 쓰고 안 그리더라도, 반가운 벗한테 가만히 내밀어 “내가 그리울 적에 이 종이에 이야기를 써서 글월을 띄워 주렴.” 하고 건네 보셔요. 그저 빈 종이일 뿐이라 하지만, 벗이 건네준 빈 종이는 아주 다른 숨결이 깃든 따사로운 사랑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돌을 좋아하나요? 어떤 보석을 좋아하나요? 어떤 삶을 좋아하나요? 어떤 이웃을 좋아하나요? 어떤 길을 좋아하나요? 우리 스스로 어떻게 어루만지려는 손길인가에 따라 늘 모두 달라집니다. 2017.8.17.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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