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야샤 6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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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716



마음을 담은 그릇

― 이누야샤 6

 타카하시 루미코 글·그림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02.4.25. 4500원



“나는 너를 증오하며 죽었다. 혼이, 거기서 움직이질 않아. 네가 살아 있는 한, 난 구원받을 수 없어!” (18쪽)


‘카고메, 너는 그저 혼을 담은 그릇이 아니었던 게냐?’ (23쪽)


‘이젠 모르겠어. 구슬을 모아서 진짜 요괴가 되면, 그 다음엔 어떻게 하지? 요괴가 되면, 마음도 강해질까? 키쿄우도 잊고, 다시는 누구에게도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52쪽)



  요괴인 아버지하고 사람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면 ‘반 요괴’에 ‘반 사람’이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이 어떻게 반씩 갈리는가는 알 길이 없어요. 반씩 요괴이거나 사람이라기보다 ‘그저’ 요괴이면서 사람이라고 해야 할 뿐 아닌가 싶습니다. 어쩌면 요괴 비슷한 사람이라거나 사람 비슷한 요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다만 요괴하고 사람 피를 함께 물려받았다고 해서 ‘참 요괴·아직 참이 아닌 요괴’로 가를 수 없다고 느껴요. 그러니 《이누야샤》에 나오는 이누야샤는 구슬을 다 모아서 ‘참 요괴’로 될 수 없는 노릇이지 싶습니다. 구슬을 다 모으지 않아도 이누야샤는 틀림없이 요괴요, 이러면서 틀림없이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누야샤라는 아이 몸은 두 가지를 함께 담은 그릇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괴 마음하고 사람 마음을 함께 담았지요. 요괴다이 살아가는 길하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을 한몸에 담았다고 할 만해요.


  아무래도 이 같은 길을 걸어간 앞선 요괴나 사람이 매우 드문 터라 이누야샤로서는 어지럽습니다. 헤맵니다. 길잡이가 안 보이니 어지럽습니다. 스스로 새로운 길을 걸어야겠는데 이 길도 저 길도 맞는 듯하다가도 아닌 듯하니 헤맵니다.


  그렇다면 오백 해라는 나날을 가로질러서 새로운 넋으로 태어난 카고메는 어떤 숨결일까요? 그저 옛사람 넋을 담은 그릇일 뿐일까요? 새롭게 태어나서 새로운 길을 걸어가려고 하는 작은 몸짓이 깃든 숨결은 아닐까요?


  한쪽 그릇인 이누야샤는 늘 헤매면서 길을 찾는 그릇입니다. 이누야샤하고 짝꿍을 이루는 카고메는 헤맬 일이 없이 스스로 씩씩하게 한길을 걸어가며 새롭게 사랑을 짓고 싶은 그릇입니다. 2017.8.21.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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