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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4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7월
평점 :
만화책 즐겨읽기 714
돌을 어루만지는 손길
―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4
니노미야 토모코 글·그림
이지혜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7.8.15. 5000원
“이 핑크 사파이어는 듀가리가 자랑하는 노히트. 색을 바꾸거나 선명하게 하기 위한 가열을 하지 않은 보석이죠. 니카이도 님도 있는 그대로 남의 눈은 신경 쓰지 말고 본인이 좋아하는 보석을 고르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39쪽)
“할머니, 충동구매 하셨어요? 겉만 보고 샀죠? 전에 가지고 있던 에메랄드 반지는? 돌은 이것보다 작고 디자인도 심플하지만 만듦새는 그게 더 좋아요. 푸른 기운이 감도는 아름다운 그린에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좋은 반지인데.” (61쪽)
“이 저질! 보석을 고르는 건 그냥 취향 차이잖아! 내포물로 가득한 건 바로 너야! 좀 좋은 회사 다닌다고 우쭐대기는. 이 쓰레기!” (106쪽)
길을 걷다가 아이들이 문득 걸음을 멈추고 쪼그려앉은 뒤에 돌을 줍곤 합니다. 아이들 눈에 어떻게 길가 돌멩이가 눈에 뜨였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걸음을 멈추고 돌멩이 하나를 바라볼 적에는 이 돌멩이는 이제 여느 돌멩이가 아닙니다. 아이들 눈길을 타고 손길을 타면서 마음에까지 새롭게 스며드는 숨결이 됩니다.
작은 돌멩이는 이제부터 소꿉돌이 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우주선이 됩니다. 자동차도 되고, 인형도 되다가, 동무도 되어요. 아이가 바라는 대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새로운 숨결이에요.
종이 한 장도 처음에는 흔한 종이 하나일 테지만, 이 종이에 그림을 얹으면서 사뭇 다른 숨결이 되어요. 이 종이로 종이접기를 해 보아도 무척 다른 숨결이 되지요. 종이에 아무것도 안 쓰고 안 그리더라도, 반가운 벗한테 가만히 내밀어 “내가 그리울 적에 이 종이에 이야기를 써서 글월을 띄워 주렴.” 하고 건네 보셔요. 그저 빈 종이일 뿐이라 하지만, 벗이 건네준 빈 종이는 아주 다른 숨결이 깃든 따사로운 사랑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돌을 좋아하나요? 어떤 보석을 좋아하나요? 어떤 삶을 좋아하나요? 어떤 이웃을 좋아하나요? 어떤 길을 좋아하나요? 우리 스스로 어떻게 어루만지려는 손길인가에 따라 늘 모두 달라집니다. 2017.8.17.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