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슬란 전기 7 - 만화
아라카와 히로무 지음, 다나카 요시키 원작 / 학산문화사(만화)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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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717



사람을 다스리는 사람

― 아르슬란 전기 7

 아라카와 히로무 그림

 타나카 요시키 글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17.7.25. 5500원



“그들은 저보다 지혜도 힘도 훨씬 뛰어납니다. 뭣보다 그들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저는 지금까지 몇 번이나 목숨을 잃었을지 모르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형식상으로는 부하지만 그들은 제 은인입니다. 저를 내버려 두는 것이 훨씬 이득일 텐데도 저를 지켜 주는 이들이지요. 그들의 의견을 들은 후 답을 드리겠습니다.” (91쪽)


“무릇 왕이란 병사들을 굶주리게 해서는 안 된다, 굶주리게 할 바에는 애초부터 싸우지 말았어야지.” “그렇습니다. 5만 병사를 지휘할 자격이 있는 자는 5만 병사를 굶주리게 하지 않을 군량을 마련할 수 있는 자뿐이지요. 전장의 용병술이나 무용 등은 그 다음 이야기입니다.” (101쪽)


“그런 생각은 너무 하지 마십시오. 나르사스가 말했습니다. 충분한 지식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 혼자 생각에 잠겨 봤자 올바른 답을 얻을 수는 없다고.” (187쪽)



  ‘다스리다’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나라를 다스린다고도 하지만, 마을이나 집안도 다스린다고 합니다. 바다와 바람을 다스리고, 해와 달을 다스린다고 해요. 마음을 다스리고 손발을 다스리며 말을 다스린다고 해요.


  다스리는 마음이란 돌보려는 마음입니다. 다스리는 몸짓이란 넉넉하고 따스하게 어루만지려는 몸짓입니다. 다스리는 살림이란 잘되도록 북돋우는 살림입니다.


  억누르거나 짓누르거나 윽박지르기는 다스림하고 동떨어져요. 위아래를 가르거나 높낮이를 따지는 짓도 다스림하고 멀고요. 슬기로우면서 사랑스러울 때라야 비로소 다스릴 수 있습니다.


  오늘날 적잖은 통치자는 다스리지 않습니다. 권력을 부리거나 휘두르지요. 돈에 이끌려 막개발이나 막삽질을 하는 이들은 다스린다고 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아끼도록 이끌지 못할 적에도 다스린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두머리 한 사람이 뛰어나거나 슬기롭거나 사랑스러워야 잘 다스리지 않아요. 사람들 스스로 슬기롭고 사랑스레 집살림하고 마을살림을 가꿀 적에 비로소 슬기로우면서 사랑스러운 우두머리가 태어날 수 있습니다. 우두머리는 하늘에서 똑 떨어지지 않거든요. 사람들 사이에서 태어납니다. 사람들 스스로 슬기롭게 살 적에 이 사람들 사이에서 슬기로운 아이가 자라 슬기로운 어른으로 섭니다. 사람들 스스로 사랑스레 어우러질 적에 이 사람들 틈에서 사랑스러운 아이가 커서 사랑스러운 어른으로 일해요.


  사람을 따사로이 돌볼 줄 아는 이가 사람을 다스리는 이웃이 되기를 빕니다. 사람을 슬기롭게 아낄 줄 아는 이가 사람들 다스리는 벗님이 되면 좋겠어요. 2017.8.18.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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