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좀 안 될까요 3
아소우 미코토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386



법이 너무 많은 이 나라에서

― 어떻게 좀 안 될까요 3

 아소우 미코토 글·그림

 최윤정 옮김

 시리얼 펴냄, 2011.3.25.



  법은 나날이 늘어납니다. 온갖 법이 나날이 새로 생깁니다. 이 나라를 가만히 살펴봅니다. 법이 늘어나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나 사랑스러운 이야기보다, 끔찍하거나 슬픈 이야기가 자꾸 불거집니다. 법이 늘면 늘수록 온갖 말썽이 새로 터진다는 뜻이요, 법을 자꾸 만든다고 할 적에는 사람 사이에 아름다움이나 사랑이 덜 흐르거나 사라진다는 뜻이지 싶습니다.


  ‘세월호 특별법’은 하루 빨리 국회를 거쳐야겠지요. 그런데, 세월호 사고를 놓고 특별법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나온 까닭을 살펴보면, 법이 있건 없건 정치와 사회가 모두 엉터리이기 때문입니다. 법 테두리를 벗어나서 불법으로 돈을 거머쥐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세월호 사고가 터졌으며, 사고가 터진 뒤에도 법 테두리를 벗어나면서 요리조리 얼토당토않다 싶은 짓이 터집니다. 게다가 특별법을 만들려는 움직임마저 가로막거나 헤살을 놓기 일쑤입니다.



- ‘어둡다고 불평하기보다는 스스로 나아가 불을 밝히자.’ (13쪽)

- “아카보시는 입은 거칠지만 거짓말은 하지 않으니까.” (18쪽)




  한국에는 참다운 자유나 민주나 평등이나 평화가 뿌리내리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국가보안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코에 걸고 목에 걸며 입과 눈과 손에 거는 무시무시한 법이 어엿하게 있기 때문에, 이 법은 자유와 민주와 평등과 평화를 모두 짓밟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끔찍한 법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습니다. 정치권력을 손에 쥔 이들한테는 국가보안법이 아주 ‘부리기 좋은 전쟁무기’와 같기 때문입니다. 이 법을 앞세워서 정치권력을 더 튼튼히 지킬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학교에는 교칙이 있습니다. 교칙은 학생과 교사가 서로 슬기로우면서 아름답게 배우고 가르치려는 삶을 북돋우지 않습니다. 교칙은 학생을 다그치고 어른을 감옥 간수 노릇을 하도록 내몹니다. 교칙은 참다운 배움과 동떨어질 뿐 아니라, 아름다운 삶하고 등집니다.


  머리카락이 1센티미터 더 길면 시험공부를 못 하거나 바보스러운 짓을 할까요? 머리카락이 1센티미터 더 짧으면 시험공부를 잘 하거나 바보스러운 짓을 안 할까요? 학교에서 어른이 아이한테 할 일이란, 교칙이나 규칙으로 삶을 얽매거나 가두는 짓이 아닌, 아이 스스로 삶을 가꾸도록 돕거나 북돋우는 일이 되어야지 싶습니다.



- “(애완견) 콜리가 일어섰다는 이유만으로 노파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진다. 요컨대 그만큼 주인에게는 동물을 관리할 책임이 요구되는 겁니다.” (56쪽)

-“자네가 소리내 웃는 게 신선해서 그래.” “그런가요?” “이 사무소에서 자네의 ‘씨익’ 외의 미소를 보게 될 때가 오다니! ‘아하하’까지 이제 멀지 않았어!” “웃을 일이 없잖아요. 원래 우리가 하는 일이.” “아니. 랏코가 온 뒤로야. 자네 표정이 풍부해진 건.” (62∼63쪽)





  아소우 미코토 님이 그린 만화책 《어떻게 좀 안 될까요》(시리얼,2011) 셋째 권을 읽습니다. 셋째 권에서도 법에 매달리려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이들은 법이 아니고는 도무지 매달릴 끈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까이에서 살지만 이웃이 아닌 사람 때문에 괴롭기 때문에 법에 매달립니다. 가까이에서 살지만 서로 이웃으로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법을 붙잡으려고 합니다.


  지난날에는 어느 나라에도 법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마을을 조그맣게 이루어 오순도순 살던 지난날에는 법이 있을 까닭이 없습니다. 따로 규칙을 세우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서로 믿고 사랑하며 아끼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셔요.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규칙이 없습니다. 서로 믿기 때문에 가만히 지켜봅니다. 서로 아끼기 때문에 조용히 기다립니다.


  서로 못 믿을 때에 법이나 규칙이 생깁니다. 서로 안 믿거나 등돌리거나 따돌리거나 괴롭히기 때문에 법이나 규칙이 생깁니다. 서로 다투기 때문에 자꾸 법이나 규칙을 세웁니다.


  즐겁게 뛰노는 아이들은 규칙을 세우지 않습니다. 놀다가 자꾸 싸우거나 부딪히기 때문에 그만 놀이에 규칙을 세웁니다. 즐겁게 놀기보다는 어느 아이가 혼자서 엇나가려 하니, 규칙을 세우지요. 그런데, 엇나가려는 아이가 있어도 더 따스하게 보듬으면서 ‘깍뚜기’를 시키면 규칙이 없어도 돼요. 그냥 즐겁게 놀 수 있습니다.



- “나도 모르게 몸이 굳어버린단 말이야. 개를 보거나 소리만 들어도. 아무리 애를 써도 그 공포를 잊을 수가 없어. 게다가 내가 겁먹은 걸 아는지 유난히 개들이 모여서, 부끄러운 얘기지만.” “그럼 저희 집 주소를 아셨던 건?” “부근에 개를 키우는 집은 전부 파악해 두고 있거든. 무서우니까.” “저야말로 부끄럽습니다. 개가 너무 좋은 나머지 ‘싫다’는 마음에 ‘무섭다’가 포함되어 있다는 건 상상도 못 하고.” (83쪽)




  규칙은 늘 새로운 규칙을 낳습니다. 전쟁무기는 늘 새로운 전쟁무기를 낳습니다. 주먹다짐은 늘 새로운 주먹다짐을 낳습니다. 거친 말은 늘 새로운 거친 말을 낳아요.


  아름다운 삶터를 이루려면 아름다운 생각을 지어야 합니다. 사랑스러운 마을로 가꾸려면 사랑스러운 마음을 나누어야 합니다. 사랑은 사랑을 낳고, 꿈은 꿈을 낳습니다. 웃음은 웃음을 낳으며, 이야기는 이야기를 낳아요.


  미움은 미움을 낳아요. 손찌검은 손찌검을 낳습니다. 그래서, 왼뺨을 때리면 오른뺨을 내민다고 했어요. 폭력은 다른 폭력으로 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폭력을 끊는 길은 오직 하나, 평화이기 때문입니다. 평화를 이루려면 서로 전쟁무기를 내려놓아야 해요. ‘너부터 내려놓아!’ 하고 바라면 서로 못 내려놓습니다. 남한테 바라지 말고 나부터 내려놓을 노릇입니다. 나부터 전쟁무기를 내려놓고 즐겁게 삶을 가꾸면서 지어야 합니다.



- “게다가, 이건 사카가미 씨에겐 별 거 아닐지 모르겠지만, 만일 재판 결과 인지된다면, ‘인지 재판 확정일’이 기재됩니다. 아이의 호적에. 언젠가 아이가 자신의 호적을 보고, 친부가 자신의 인지를 거부했다는 사실을, 자신이 친부가 원치 않은 아이였다는 걸 알게 되겠죠.” (109∼110쪽)

- “초등학생 요리 콩쿠르에 나가는 게 목표라고.” “세상에! 실익을 겸한 취미! 효자네요!” “하지만, 그걸 취미로 만든 건, 지금의 양육 환경인 셈이죠.” (148쪽)



  법이 너무 많은 이 나라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은 앞으로 어떤 삶을 맞이할까 궁금합니다. 아이들은 법을 얼마나 알아야 할까 궁금합니다. 아이들이 법을 잘 지키기를 바라나요? 아니면, 아이들이 법을 하나도 모르면서도 착하고 참다우며 아름답게 살기를 바라나요?


  법이 있어야 아름다운 나라가 되지 않습니다. 법이 없어도 아름다운 사랑으로 삶을 지으면 언제나 아름답습니다. 법이 있어도 아름다움을 생각하지 않고 사랑을 나누지 않으며 꿈을 짓지 않으면, 조금도 안 아름답고 말아요.


  하루 빨리 모든 법이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하루 빨리 모든 전쟁무기가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하루 빨리 모든 불평등과 전쟁과 다툼이 사라지도록, 우리 마음속에 사랑이 싹트고 꿈이 자라기를 바랍니다. 4347.9.2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만화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 그림 읽기

2014.9.9.25. 두 아이―셋이 그리자



  큰아이랑 아버지가 한참 그림을 그리니 작은아이가 심심하다면서 부른다. 그러나 큰아이는 그림을 그릴 때나 책을 읽을 적에는 동생하고 안 놀아 주고 싶다. 왜냐하면, 그림그리기가 매우 재미있고 즐겁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작은아이가 누나와 아버지 사이로 파고든다. 같이 그리겠단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이 그림 읽기

2014.9.9.25. 큰아이―그리는 손



  그림순이가 하얀 종이에 석석 빛깔을 입히면서 이야기를 짓는 모습을 물끄러미 들여다본다. 여느 때에 아이가 뛰놀 적에는 그리 못 느끼는데, 그림을 그릴 때 보면, 살결이 제법 까무잡잡하게 잘 탔구나 하고 느낀다. 땡볕이건 뙤약볕이건 아랑곳하지 않고 뛰노는 아이들이니, 살결은 해님을 곱게 먹으면서 그림마다 따스한 숨결을 불어넣는구나 싶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8 여덟 1
타케모토 유지 지음, 고현진 옮김 / 시공사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만화책 즐겨읽기 384



재미있는 만화와 씁쓸한 만화

― 여덟 1

 타케모토 유지 글·그림

 고현진 옮김

 시공사 펴냄, 2013.7.15.



  타케모토 유지 님이 빚은 만화책 《여덟》(시공사,2013) 첫째 권을 읽습니다. 이 만화책은 ‘재미있는’ 만화라는 이름이 붙기도 합니다. 어떤 만화일 때에 ‘재미있는’ 만화가 될는지 궁금한테, 《여덟》을 찬찬히 읽으니, 이 만화책은 ‘재미있는’ 만화라기보다 ‘사회 풍자’ 만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왜냐하면, 일본이든 한국이든 사회가 엇나가거나 엉뚱하거나 어설프기 때문에, 이렇게 엇나가거나 엉뚱하거나 어설픈 사회를 살며시 비꼬면서 웃음을 자아내는 작품 가운데 하나가 《여덟》이라고 할 만해요. 스스로 재미있게 살면서 웃음이 쏟아지는 만화가 아니라, 뒤틀린 사회를 다시 뒤틀어 보여주면서 씁쓸하게 웃도록 이끄는 만화라 한다면 ‘사회 풍자’라고 느낍니다.



- “우와, 엄마. 이게 인간 전자레인지구나!” “응, 이게 음식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인간 전자레인지야.” (5쪽)

- “바로 그거야! 이유는 그거라고! 어째서 내 이름만 그렇게 이상한 거냐고!” “왜 이상하다고 생각해? 엄마는 좋기만 한걸.” “그럼 엄마가 나랑 이름 바꿀래?” (40∼41쪽)




  만화책 《여덟》 첫째 권 첫머리에는 ‘마음이 따뜻하지 않은 사람’이 들어가서 ‘마음이 따뜻해진 뒤 나오는’ 전자레인지가 나옵니다. 놀랍지요. 사람은 이런 기계를 따로 만들어서 써야 할 만큼 마음이 차갑다는 뜻이니까요.


  그런데, 전자레인지가 어떤 기계인지 안다면 느낄 테지만, 전자레인지로 따스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하더라도 오래가지 않습니다. 얼마 뒤에 다시 식습니다. 게다가, 같은 밥을 자꾸 전자레인지로 돌리면 맛이 없어지지요. 식었다고 해서 자꾸 전자레인지로 돌릴 수 없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마음을 따뜻하게 덥히는 전자레인지’는 1회용품입니다. 밑바탕을 고치거나 바꾸지 못합니다. 겉모습만 살짝 한동안 가려 줄 뿐입니다.


  우리 사회를 생각해 봐요. 우리 사회에서 ‘감정노동’을 하는 사람이 아주 많아요. 마음을 숨겨야 합니다. 거짓스러운 마음을 앞에 내세워야 합니다. 참다운 마음이 자리잡을 곳이 없습니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라, 돈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마음이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닦달합니다.



- ‘바보처럼 완고하고, 바보처럼 멋있다. 나는 그런 그들이 정말 좋다. 잠깐, 나는 지킬 수 있을까. 자신의 생명이 위험에 빠졌을 때, 모든 것을 던지며 프라이드를 지킬 용기가 나에게 과연 있을까?’ (47쪽)

- “그대들은 대체 어쩔 셈인가?” “나는 유카리를 행복하게 해 줄 거다.” “응?” “앞으로는 열심히 일해서 돈도 많이 모을 거야. 그래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노력할게.” (79쪽)





  우리는 무엇을 지켜야 사람다울까요? 자존심을 지키면 사람다울까요? 자존심은 지키면서 사랑은 못 지킨다면 어떠한가요? 자존심은 지키지만, 평화와 꿈을 지키지 못한다면 어떠한가요?


  지구별 모든 나라에 있는 전쟁무기는 무엇을 지킬까 궁금합니다. 지구별 모든 나라에서 갖춘 전쟁무기는 참말 그 나라에 평화를 지켜 줄까요? 전쟁무기가 있기 때문에 자꾸 전쟁이 터지고 폭력이 불거지면서 평등과 평화가 짓밟히지 않나요?


  전쟁무기가 있기 때문에 쳐들어갑니다. 전쟁무기가 있기 때문에 서로 괴롭히거나 죽입니다. 전쟁무기가 있기 때문에 전쟁무기 만들고 건사하느라 엄청난 돈을 쏟아붓습니다. 전쟁무기 때문에 사람들이 배를 곯고, 전쟁무기 때문에 사람들이 아프며 슬픕니다.



- ‘나는 출연자가 아니더냐. 왜 시청률까지 신경 써야 하는 거냐고. 그래, 우리는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 그런데 TV 앞에서는 빵조각이나 씹어대면서 희희낙락 시청하는 녀석들이 있다. 시청률은 개뿔! 까불지 말라고.’ (100쪽)

- “그런데, 할아버지.” “뭐냐?” “그 말이에요, 하느님이.” “또 뭐야? 하느님이 어떻다고? 어서 말해 봐!” “부, 분명히, 모두의 마음속에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왠지 눈물이 났다.’ (141∼142쪽)





  하느님이 우리 마음속에 있다는 생각은 참이라고 느낍니다. 그런데, 이러한 참을 참으로 느끼지 못하기에 마음이 가난하거나 야위지 싶습니다. 내 마음에도 네 마음에도, 그러니까 우리 모두 마음속에 하느님이 있으면, 서로서로 아주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러운 숨결이라는 뜻입니다. 서로서로 아끼고 돌보면서 삶을 가꿀 때에 즐겁다는 뜻입니다.


  내가 너를 밟고 올라설 까닭이 없습니다. 내가 너한테 이겨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우리는 어깨동무를 할 때에 즐겁습니다. 우리는 두레와 품앗이로 서로 돕고 아낄 때에 사랑스럽습니다.


  예배당이 늘어나고 커지지만, 지구별에 평화와 사랑과 꿈이 퍼지지는 못합니다. 커다란 예배당은 더욱더 커지지만, 정작 지구별에 아름다운 숨결과 사랑스러운 노래가 퍼지지는 못합니다. 예배당이 커지면 커질수록 ‘아직 예배당 신도가 아닌 사람’을 예배당에 데려가려는 움직임만 커집니다.


  종교란 무엇일까요. 사회란 무엇일까요. 정치와 교육이란 무엇일까요. 모두 제자리를 잃고 어지럽게 헤매지 않나요. 그러니, 이런 사회를 살며시 비꼬는 만화가 나올밖에 없으리라 느낍니다. 이 사회에서 즐겁게 웃을 일이 없기 때문에, 이 사회를 비꼬는 웃음밖에 얻을 길이 없구나 싶습니다. 가만히 보면, 《여덟》이라는 작품은 ‘재미있는’ 만화책이 아니라 ‘씁쓸하고 슬픈’ 만화책이지 싶습니다. 4347.9.2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만화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들이 배우면서 자란다. 아이들 곁에서 어른들도 아이들과 함께 배우면서 자란다. 아이들만 배우지 않는다. 아이들만 배운다면 아이들은 몹시 슬프다. 왜냐하면, 아이들과 함께 사는 어른들이 함께 배우지 않으면, 이 어른들은 삶이 메마르거나 딱딱하거나 갑갑하거나 차갑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저희가 사랑하는 어른들이 언제나 함께 배우면서 즐겁게 삶을 지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니, 교육이란 아이와 어른이 함께 배우는 길로 나아가야 아름답다. 교육이 되려면, 학교에서 지식을 집어넣는 일이 아닌, 아이와 어른이 늘 언제 어디에서나 서로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슬기로운 삶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비노바 바베 님은 이녁이 쓴 《아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라고 하는 책에서 이 대목을 잘 밝힌다. 아이가 어릴 적부터 일과 놀이를 즐거움과 사랑으로 맞아들여 하루하루 삶을 새로 짓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밝힌다. 돈을 버는 직업인이 되도록 아이들을 길들일 때에는 교육이 아니요, 삶을 짓는 일과 놀이를 스스로 누리도록 이끌 때에 교육이라고 밝힌다. 그러니,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교육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 건물이 많고 교과서와 참고서는 많지만, 정작 교육은 하나도 없다. 교육이 하나도 없기에, 정치와 경제와 문화가 모두 어지럽다. 교육이 하나도 없으니, 날마다 온갖 말썽과 걱정거리가 터진다. 오늘날 사람들이 ‘배우면 배울수록’, 아니 ‘책에 담긴 지식을 머리에 쌓으면 쌓을수록’ 오히려 더 바보가 되면서 엉터리로 살아가는가 하는 대목을 하루 빨리 알아차려야 한다. 4347.9.2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 비폭력 교육혁명가 비노바 바베의 배움과 삶, 교육 이야기
비노바 바베, 김성오 옮김 / 착한책가게 / 2014년 9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4년 09월 28일에 저장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