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2.7.


《초인생활 탐사록·강의록》

 베어드 T.스폴딩 글/정창영 옮김, 정신세계사, 2020.8.25.



엊그제 구름이 짙으니 쑥부쟁이가 잎을 접던데, 오늘 다시 겨울해가 환하니 쑥부쟁이가 잎을 편다. 멧노랑은 한 달 즈음 꽃을 내놓다가 가만히 시들며 씨앗을 남긴다. 이러면서 곁에 새로 돋아서 꽃을 피우는 멧노랑이 있다. 놀랍게 빛나는 들꽃이로구나. 낮볕을 쪼이려고 부지런히 빨래를 하고, 밥을 짓고, 살짝 숨돌리며 책을 읽다가 등허리를 편다. 어느새 큰눈(대설)이란 철눈을 지나가는구나. 겨울이 저문다고 느낀다. 《초인생활 탐사록·강의록》을 짬짬이 되읽는다. 지난 쉰 해 사이에 넉벌째 새옷을 입고서 나오는 꾸러미이다. “Life and Teaching of the Masters of the Far East”라는 책이름처럼 ‘초인’이라기보다 ‘Masters’인데, ‘임자’라는 뜻이다. 이 삶을 남이 아닌 내가 나로서 ‘있’고 ‘잇’고 ‘읽’고 ‘일구’는 ‘일’을 하는 ‘이(사람)’라는 밑뜻이다. 이러한 임자이기에 있고 잇고 읽고 일구면서 ‘익’힌다. 익히고 나서야 ‘임(님)’으로 선다. 빛길이란 그저 비우고서 빚기에 빛으로 반짝이는 빗물과 같은 삶이다. 어느 곳 어느 말에서건 빛(영혼·영적세계)을 다루는 씨앗이 고스란하다. 영국사람이 한말(우리말)로 빛길을 못 가겠지. 한겨레가 영어나 일본말씨나 중국말씨로는 빛길을 못 간다. 오늘날 인문책뿐 아니라 교과서와 문학책과 경전에 왜 “우리말이 없는”지 눈치채는 사람도 있으나, 눈치를 못 채면서 휩쓸리는 사람이 아주 수두룩하다.


+


알라딘서재 사진넣기가 12.7-10 사이에 먹통이었다. 이동안 '알라딘에서 책을 시키기'는 멀쩡했다. 참 뜬금없고 어이없었지만 그냥 웃었다. 2025년에는 연간통계가 아직(2025.12.16까지도) 안 뜬다. 알라딘 서재달인은 진작에 뽑고서, 이런저런 알라딘통계는 책팔이와 얽혀서 진작에 다 선보이고서, 연간통계는 슬그머니 안 한다.


돈을 본대서 나쁘지 않다. 돈만 쳐다보니 미치고 돌아버린다. 돈을 동무와 두레를 돌보는 길에 두런두런 나누듯 쓸 적에 돌고도는 동그라미를 이루면서 똑똑하게 빛난다. 알라딘과 알라딘서재가 '가장 멍청한 서울대'라든지 '가장 얼뜬 커넥션'이 아닌, '그저 책벌레 한마당'으로서 책을 신나게 팔아서 즐겁게 돈도 벌고 책읽기와 글쓰기도 누리는 작은숲이기를 빌 뿐이다.


작은숲이 아닌 재벌이나 권력을 노린다면, 예스24처럼 폭망이거나, 다른 숱한 인터넷기업처럼 하루아침에 벼락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부디, 알아서 잘 하시기를.


ㅍㄹㄴ


#Life and Teaching of the Masters of the Far East

#BairdTSpalding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은퇴? 너희는 잘 살았냐?"..소년범 논란 조진웅 옹호한 가수

https://n.news.naver.com/article/014/0005445146


‘현지누나’ 파문에 국힘 “국정문란 사건…김 직무배제 해야”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80161?sid=100


박지원, ‘현지 누나’ 논란에 “형·누나는 민주당 언어 풍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45138?sid=100


[단독] 김현지 “난 유탄 맞은 것… 김남국과 누나·동생 하는 사이 아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45101?sid=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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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575 : 호 집



100호 남짓한 집들이

→ 100채 남짓

→ 100집 남짓


호(戶) : 1. 호적상의 가족으로 구성된 집 2. 집을 세는 단위

집 : 2. 사람이나 동물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의 수효를 세는 단위



  중국스런 말씨라면 집을 ‘호(戶)’로 셀 테지만, 우리말씨로는 집을 ‘집’으로 셉니다. 이뿐입니다. 그리고 집을 더미로 바라보면서 ‘채’로 세기도 합니다. “100호 남짓한 집들이”는 “100채 남짓”이나 “100집 남짓”으로 고쳐씁니다. ㅍㄹㄴ



100호 남짓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그 조그만 마을은

→ 100채 남짓 옹기종기 모인 그 조그만 마을은

→ 100집 남짓 옹기종기 모인 그 조그만 마을은

《스물네 개의 눈동자》(쓰보이 사카에/김난주 옮김, 문예출판사, 200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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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574 : 주위를 맴돌다



주위를 맴돌고 있었거든요

→ 맴돌거든요

→ 둘레를 돌거든요


주위(周圍) : 1. 어떤 곳의 바깥 둘레 2. 어떤 사물이나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것 3. 어떤 사람의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

맴돌다 : 1. 제자리에서 몸을 뱅뱅 돌다 2. 일정한 범위나 장소에서 되풀이하여 움직이다 3. 어떤 대상의 주변을 원을 그리면서 빙빙 돌다



  한자말 ‘주위’는 우리말로 ‘둘레’를 가리킵니다. 우리말 ‘맴돌다’는 “둘레를 돌다”를 가리키지요. “주위를 맴돌다”는 틀린말씨입니다. “둘레를 돌다”라 하거나 ‘맴돌다’만 써야 맞습니다. 이 보기글은 “맴돌고 있었거든요”처럼 군더더기로 “-고 있었”을 붙이지만 말끔히 털어냅니다. ㅍㄹㄴ



떼를 지어 그 주위를 맴돌고 있었거든요

→ 떼를 지어 맴돌거든요

→ 떼를 지어 둘레를 돌거든요

《오로라의 아이들》(인그리 & 애드거 파린 돌레르/정영목 옮김, 비룡소, 202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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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573 : 넘버원 온리원



넘버원 또는 온리원 같은 게

→ 꼭두나 첫째가

→ 높거나 반짝이지

→ 빛나거나 훌륭하지


넘버원(number one) : 첫째나 으뜸. 또는 그런 사람이나 물건

number one : 1. 최고 2. (어느 한 주 동안의) 1위 곡[음반] 3. 자기 자신 4. (어린아이의 말로) 쉬[오줌]

온리원 : x

only one : [두운] 단 하나, 유일한 것, 하나뿐인 사람

the only one : x



  영어로 ‘넘버원’이나 ‘온리원’은 ‘하나’를 가리키되, 오직 하나이거나 더없이 하나이거나 가장 높이 손꼽을 하나를 콕 짚습니다. 두 영어는 쓰임새가 조금 다르기는 하되, 이 보기글마냥 “넘버원 또는 온리원 같은 게”처럼 쓰면 어쩐지 엉성하고 얄궂습니다. “으뜸이거나 첫째이지”로 손볼 만하기도 하되, “높거나 반짝이지”라든지 “빛나거나 훌륭하지”처럼 손보면 한결 나아요. “대단하거나 뛰어나지”나 “놀랍거나 엄청나지”로 손보아도 되고요. ㅍㄹㄴ



넘버원 또는 온리원 같은 게 전혀 아닌 것입니다

→ 꼭두나 첫째가 아주 아닙니다

→ 높거나 반짝이지 않습니다

→ 빛나거나 훌륭하지 않습니다

《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도코 고지 외/송태욱 옮김, 현암사, 201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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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12.15.

오늘말. 까만꽃


걱정하니까 걱정씨앗이 싹틉니다. 근심하니까 근심노래가 흐릅니다. 속을 끓으니 끌탕에다가 끙끙거리니 또 헤매요. 아무래도 괴롭거나 버거운 일이 잔뜩 밀려드는 탓에 그저 힘들 뿐 아니라 애태우거나 골아플 만하지요. 왜 자꾸 가시밭길인지 골머리에 마음이 탈 만합니다. 다시금 벅차거나 검은빛으로 물들 수 있습니다. 하얀꽃이 아닌 까만꽃만 피우면서 눈검정인 채 해쓱할 수 있습니다. 앞길이 컴컴하다고 느끼면 조마조마할 테지요. 피를 말리고 혀를 내두르다가 시름에 겹습니다. 퀭한 눈으로 게슴츠레하고 겨우겨우 아침을 지나고 저녁을 맞이합니다. 그늘진 얼굴을 문득 느낄 때면, 가던 길을 멈추고서 이 캄캄한 삶을 곱씹습니다. 자갈밭도 꽃밭도 언제나 삶입니다. 속이 타든 마음을 갈든 다 배우는 나날입니다. 즐겁고 홀가분하고 흐뭇한 일도 배우는 삶자락입니다. 먹구름이 몰려들어 싫을 까닭이 없습니다. 비구름이 밀려들기에 온누리를 싱그러이 적셔요. 가만히 헤아리다가 다시금 돌아봅니다. 천천히 짚어 봅니다. 할매할배는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살펴보는지 지켜봅니다. 따질 마음이 아닙니다. 스스로 생각하면서 빗물을 비꽃으로 받아먹습니다.


걱정·근심·끌탕·끙끙거리다·헤매다·괴롭다·버겁다·벅차다·힘들다·애태우다·골아프다·골치·골머리·머리앓이·마음이 타다·머리가 아프다·골머리 썩다·마음졸임·마음태우기·마음갈이·말하지 못하다·말 못하다·검다·검은빛·검은꽃·까망·까맣다·깜장·까만꽃·깜꽃·깜빛·새까맣다·새카맣다·시꺼멓다·시커멓다·까마득하다·깜깜하다·껌껌하다·캄캄하다·깜깜하다·그늘·그늘지다·먹구름·비구름·눈검정·눈검댕·눈그늘·눈멍·눈멍울·멍·멍울·멍울꽃·멍꽃·멍들다·뜬눈·퀭·퀭하다·퀭눈·길찾기·길읽기·틀찾기·틀읽기·돌아보다·살펴보다·생각·따지다·곰곰·곱씹다·곱새기다·헤아리다·시름·한시름·할매마음·할배마음·속타다·속태우다·조마조마·조바심·피말리다·혀를 내두르다 ← 고민(苦悶)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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