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자키 군의 정비 사정 2
부리오 미치루 지음, 김명은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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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7.23.

책으로 삶읽기 1026


《시노자키 군의 정비 사정 2》

 부리오 미치루

 김명은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10.30.



《시노자키 군의 정비 사정 2》(부리오 미치루/김명은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을 읽으며 ‘둘’이 맺는 길을 돌아본다. 이 그림꽃은 ‘둘’이 한마음으로 나아가는 길을 짚는다. 한쪽은 “그냥 사람”이면서 “수수한 사내”이고, 다른쪽은 ‘숲순이(마녀)’인 얼거리이다. 곰곰이 보면 둘을 이루는 사람은 ‘숲님(여성)’과 ‘들님(남성)’일 텐데, 둘은 다른 몸마음이되 하나인 빛인 사랑으로 만난다. 숲님은 숲빛으로 사랑을 짓는다면, 들님은 들빛으로 사랑을 일군다. 굳이 둘이 똑같이 일해야 하지는 않다. 저마다 속으로 품은 빛을 헤아리면서 즐겁게 어울리고 함께 나아갈 길을 바라보면 넉넉하다.


ㅍㄹㄴ


‘정지버튼이 말을 안 들어―!! 멈춰―! 그만 나와! 왜 더 빨라지는 거야?’ (7쪽)


“칭찬해 달라고 하고 싶지만 바쁘니까 다음에 해. 편지로도 괜찮고!” (57쪽)


“안에서 나왔으면서? 인장인간으로 만들어서 자기가 안에 들어가 있으면서? 지는 사이에 멋대로 들락날락하는 상황인데? 계속 숨어서 얘기한 적도 없는 거야?” (117쪽)


#篠崎くんのメンテ事情 #?尾みちる


+


수리가 되긴 할까

→ 고칠 수 있을까

→ 손볼 수 있을까

53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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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자키 군의 정비 사정 4
부리오 미치루 지음, 김명은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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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7.23.

만화책시렁 755


《시노자키 군의 정비 사정 4》

 부리오 미치루

 김명은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3.30.



  죽음과 삶을 가르는 금은 가볍습니다. 넋이 없으면 죽음이고, 넋이 있으면 삶입니다. 넋을 잃으니 죽음이요, 넋이 깨어나서 삶입니다. 《시노자키 군의 정비 사정》은 열걸음으로 줄거리를 추스르는데, 어린날에 몸을 잃었지만 마음은 고스란하고 넋을 잃지 않은 사람이 차근차근 자라서 어른이 되고서 겪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잃은 몸’은 늘 고치고 손보아야 하되, ‘있는 넋’은 ‘어떤 몸’이건 스스로 새날을 기쁘게 맞아들이면서 즐겁게 삶을 가꿔요. 손길을 받으면서 반들반들합니다. 손길을 타면서 새롭게 빛납니다. 손길이 오가면서 마음이 자랍니다. 손길이 끊기면서 그만 마음이 까맣게 물들지만, 다시 손길을 이으면서 새길로 거듭납니다. 우리는 누구나 밤에 몸을 내려놓고서 꿈누리로 가고, 아침에 몸을 일으켜서 삶을 맞아들입니다. 밤낮이 오가듯 꿈과 삶이 맞물리고, 밤낮으로 흐르듯 사랑과 살림이 어울려요. 이 길을 바라보기에 사람이 사람으로 서요. 이 길을 등지기에 ‘몸뚱이는 멀쩡하되 마음도 넋도 바랜’ 굴레입니다. 겉모습으로만 꾸민다면 ‘사람흉내’입니다. 속마음을 돌보면서 넋을 틔울 때라야 비로소 ‘그저 그대로 사람’이라는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ㅍㄹㄴ


“아직 없어. 아직 책으로 안 나왔거든.” “아아, 계속 그 책을 썼던 거군.” (22쪽)


“저도 도울 일이 있으면 도울게요, 유아케 씨. 같이 책을 읽어 봐도 될까요? 전혀 이해 못 할지 몰라도, 관심은 있거든요.” (30쪽)


“너무 다른 세상 이야기라 도무지 머리에 안 들어와서! 그레의 추억이 훨씬 현실적일 만큼. 필요한 책을 추리려고 하는데, 뭐가 필요한지도 모르겠어요.” “필요한 책이라. 애초에 너는 뭐가 알고 싶은데?” (125쪽)


#篠崎くんのメンテ事情 #?尾みちる


+


《시노자키 군의 정비 사정 4》(부리오 미치루/김명은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


저런 내부인용으로 대충 쓴 글은 존재하지 않았던 거야

→ 저런 사람들 보라고 그냥 쓴 글은 있지 않아

→ 저런 놈들 읽으라고 가볍게 쓴 글은 없어

25쪽


할머님의 저서예요

→ 할머님 글이에요

→ 할머님이 썼어요

32쪽


자기 책 광고를 넣다니 직권남용이라고

→ 제 책 알림을 넣다니 멋대로라고

→ 제 책을 알리다니 감투질이라고

33쪽


일단 속독으로 훑어보면서 필요하다 싶은 걸 추려 주세요

→ 먼저 훑어보면서 추려 주세요

→ 그럼 후다닥 보면서 추려 주세요

105쪽


연사로 찍어도 안 일어나더라

→ 줄줄이 찍어도 안 일어나더라

→ 주르르 찍어도 안 일어나더라

→ 다다닥 찍어도 안 일어나더라

14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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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19.


《밑줄 독서 모임》

 여희숙 글, 사우, 2023.7.7.



이른새벽에 마을 기스락밭으로 간다. 밭일손을 찾기 어려워서 나한테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하셨다. 할매 여럿은 새벽 네 시부터 곤드레를 베신 듯하다. 나는 자루에 곤드레를 꾹꾹 눌러서 묶는다. 자루 하나에 얼추 40㎏ 남짓 나올 듯싶다. 등짐으로 메기 버거울 만큼 커다랗게 자루로 묶는데, 일이 거의 끝날 즈음 할매 한 분이 “으띃게 묶는다요? 오? 그렇게 묶는감? 우리 집이 영감은 영 묶을 줄 모르는디, 그릏게 하는구만?” 하면서, 여든 해 만에 처음으로 자루묶기를 해보시려고 하지만 도무지 어렵다. 앞으로는 바뀌겠지만 두멧시골에서는 ‘순이돌이 일감’이 다르다. 마늘밭에서 함께 마늘을 캐는 할배가 드물게 있지만 “거 왜 여자 일을 남자가 하는감?” 하며 타박하는 분이 많더라. 《밑줄 독서 모임》은 서울 광진에서 마을책집 〈날일달월〉을 꾸리는 여희숙 님 손끝으로 태어났다. 한 사람 두 사람 모여서 조촐히 꾸린 ‘읽기모임’이란, 책읽기뿐 아니라 마을읽기와 둘레읽기와 이웃읽기와 하늘읽기와 마음읽기로 뻗었으리라 느낀다. ‘책모임’은 책만 사이에 놓지 않는다. 책을 발판삼아 삶과 살림과 사랑과 숲을 들여다보는 자리이게 마련이다. 목소리를 높이려면 책은 안 읽어도 된다. 살림짓기라는 길을 빚으려고 책을 읽는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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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20.


《뉘앙스》

 성동혁 글, 수오서재, 2021.12.3.



어제 하려던 싱싱칸(냉장고) 닦기는 오늘 한다. 열흘쯤 앞서 왼칸·오른칸하고 바닥·뒤·속을 뜯어서 닦았고, 오늘은 가운칸·밑칸을 뜯어서 닦는다. 아직 등허리하고 팔다리가 결리지만 신나게 땀을 뺀다. 이러고서 두바퀴를 몰아 논두렁을 달린다. 천천히 달리며 구름밭을 살펴본다. 멧비둘기하고 흰새를 스친다. 면소재지에서 수박 한 덩이를 사서 더 천천히 돌아온다. 저물녘에 다시 빗방울이 듣는다. 《뉘앙스》를 읽었다. 아픈날 아픈길 아픈일 아픈글 아픈눈이 한 올씩 흐른다. 권정생 할아버지가 이 책을 읽었다면 “젊은이가 참 아프게도 살아가는구나.” 하며 눈물을 함께 흘리셨지 싶다. 그런데 우리는 스스로 아프고 함께 아프기에 천천히 살아나면서 어른으로 피어난다. 아프지 않거나 앓지 않으면 껍데기를 벗거나 깨지 못 한다. 알껍질을 깨려면 앓아서 새몸으로 태어나야 하고, 스스로 담벼락을 허물어서 어깨동무를 할 일이다. 새나라에서 감투(장관)를 쓰려는 이들을 보면, 하나부터 스물까지 허물투성이에 고름더미이다. 아프거나 앓아 본 가난길과 가싯길을 걷다가 “아프거나 앓는 이웃을 헤아리는 일자리”로 나아가려는 사람은 도무지 안 보인다. 다들 웬 땅과 재(아파트)와 쇠(자가용)와 돈과 그루(주식)가 이토록 많을까? 삯집(전·월세)이나 시골집에 깃들며 땀흘리던 사람은 왜 이토록 없을까? 똥이 묻건 겨가 묻건 티끌로 가득한 굴레이다. 권정생·이오덕·이우정·이효재·송건호·리영희 같은 매무새나 삶이 아니고는 감투를 안 씌워야지 싶다. 아픈눈물을 흘리는 노래님 곁에서 함께 걸어간 작은이웃한테 감투를 씌워 주어야 나라가 바뀐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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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21.


《레닌선집 1 제국주의, 자본주의 발전의 최고 단계》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글/박세영 옮김, 과학과사상, 1988.6.15.



새벽에 짐을 꾸리고서 아침에 길을 나선다. 오늘은 세 사람 모두 못 일어난다. 어제 하루는 넷이 집일을 신나게 했으니 늦도록 곯아떨어지리라 본다. 나도 서울 가는 시외버스에서 곯아떨어지려 한다. 서울에 닿고서 바로 신촌으로 옮기고, 글붓집에 들러서 무릎셈틀에 받치는 ‘바람갈이(쿨러)’를 장만한다. 〈숨어있는 책〉에 찾아간다. 그저 책집에 눌러앉아서 이 책과 저 책을 느긋이 읽는다. 책더미를 한가득 장만해서 전철을 탄다. 〈악어책방〉으로 건너간다. 저녁에 ‘마음꽃쓰기’를 잇는다. 마음을 소리로 담기에 말이요, 이 마음소리인 말을 스스럼없이 옮겨서 글을 이루는 길을 함께한다. 《레닌선집 1 제국주의》를 오늘 다시 만나서 새삼스레 죽 읽었다. 이른바 오래책(고전)으로 여기기에 새판이 나와서 오래도록 읽힐 텐데, ‘나라(정부)’가 어떻게 생기고 바뀌는가 하는 실마리를 풀어내는 오래책도 쓰거나 읽을 만하되, 먼저 ‘집(보금자리)’부터 어떻게 일구고 지으면서 저마다 삶을 빚고 살림을 펴서 사랑을 이루는가 하는 이야기부터 풀어내는 새책과 새책을 여밀 노릇이라고 본다. ‘집’이란 “짓는 곳”이다. 집은 갇히거나 멈춘 데가 아니라, 집이 있기에 온누리 모든 빛을 새롭게 지어서 나눌 수 있다.


#VladimirIlichLenin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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