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1.


《시노자키 군의 정비 사정 1》

 부리오 미치루 글·그림/김명은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9.30.



새벽에 일어나서 〈아벨서점〉 책지기님이 전철을 타는 곳까지 배웅을 한다. 아침글을 쓰고서 느긋이 하루를 연다. 큰아이가 기지개를 켤 즈음 〈책과 아이들〉 책지기님하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한다. 이제 부산에서 가볍게 저잣마실을 한다. 시외버스 빈자리가 없다시피 하다. 14:25 고흥버스를 타기까지 사상나루에서 2시간을 기다린다. 긴긴 길을 거쳐서 고흥읍에 내리니 제비가 반긴다. 큰아이는 어제 빠른길(고속도로)에서 매를 세 마리 보았단다. 마지막으로 시골버스를 타서 집으로 돌아가니 풀벌레노래가 반긴다. 《시노자키 군의 정비 사정 1》를 펼 적에는 눈여겨볼 만하려나 싶었으나, 두서너걸음을 지나면서 어쩐지 샛길로 빠지고, 닷여섯일곱걸음을 거치면서 아무래도 길을 잃다가, 겨우 열걸음에서 자리를 잡고서 맺더라. 몸과 마음과 숲순이(마녀)와 숲돌이 사이에서 이야기를 여미려고 한 듯하지만, 막상 갈피를 못 잡고서 이모저모 짜맞추다가 끝났다고 느낀다. 더 많이, 더 크게, 더 넓게, 더 재미나게 그리려고 하면 오히려 얹히거나 덧나는구나 싶다. 우리가 누리고 나누는 이 삶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하나하나 노래로 여미듯 사근사근 다가서기만 하면 될 텐데.


#篠崎くんのメンテ事情 #?尾みちる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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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31.


《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글/홍은주 옮김, 문학동네, 2020.11.26.



큰아이하고 부산마실을 간다. 이른아침부터 논두렁을 따라서 옆마을로 달린다. 풀죽임물을 뿌리는 냄새와 소리가 가득하다. 함께 쉬면서, 버스에서 눈을 감고 꿈을 그리면서, 부산에 닿아 추운 전철로 움직이면서, 나무그늘을 찾아서 샛밥을 먹으면서, 이윽고 한동안 등허리를 펴고서, 우리 발걸음을 되새긴다. 19시부터 〈책과 아이들〉에서 ‘책집 글힘―인천 50년 헌책집 아벨서점 책지기님과 이야기꽃’을 꾸린다. 헌책집을 쉰 해 남짓 가만히 이어가는 손끝에서 어떤 숨빛이 피어났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듣는 자리이다. 우리 둘레에 “어른이 많다”고 본다. 그저 우리 스스로 어른을 등돌리거나 안 쳐다볼 뿐이요, 누구보다 “나도 너도 우리도 나란히 어른”인데, 나부터·너부터·우리부터 어른스럽게 피어나려는 길을 안 걸으려고 할 뿐이다. 《일인칭 단수》를 한밤에 읽었다. 어느 대목은 글이 빛나는 듯하다가도, 9/10은 밍밍하거나 자랑으로 뒤덮이다가 어영부영 끝맺는다고 느낀다. 무라카미 하루키 씨는 “글을 못 쓰지” 않는다. 늘 ‘나(글쓴이)’를 놓고서 말하는 듯하지만, 정작 ‘나를 보는 나’가 아니라 ‘남을 구경하는 눈치’에 머문다고 느낀다. 굳이 어렵게 말을 꼬아서 “일인칭 단수”라 할 까닭이 없이 “난 뭐지?”라 말하면 된다.


#村上春樹 #一人稱單數 (2020년)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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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30.


《잘 잤니 그리고 잘 자 1》

 마치타 글·그림/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6.10.15.



비가 안 오는 한여름이 저물 즈음, 새벽과 저녁에 풀죽임물을 마구마구 뿌려댄다. 틀(기계)하고 같다. 그래서 “틀에 박히다”라 말할 테지. 구름조각조차 안 보이는 파란하늘을 올려다본다. 낮에 조금 쉬고서 큰아이하고 저잣마실을 나온다. 가만 보니 이 시골에서 ‘하나로가게’는 ‘민생회복지원금’을 못 쓴다. 우습다. 시골 면소재지 가운데에는 ‘하나로가게’만 달랑 있고 다른 가게가 아예 없는 데도 있는데. 《잘 잤니 그리고 잘 자》를 읽었다. 멋대로인 아버지가 싫지만, 살내음이 묻어나는 보금자리를 반기는 젊은 사내한테 어느 날 ‘배다른 동생’이 셋이나 찾아들면서 겪는 하루를 들려주는 그림꽃이다. 아버지는 싫어도 동생이 싫지는 않고, 호젓이 지내고 싶은 집이지만 북적거리는 하루는 새롭게 북돋우며 깨운다. 두 갈래로 엇갈리는 마음이 천천히 하나로 모이면서 스스로 일어서는 길을 부드러이 보여준다고 느낀다. 아침에는 “잘 잤니?” 하고 묻고서, 저녁에는 “잘 자!” 하고 말할 수 있는 사이여도 넉넉하다. 두 마디를 바탕으로 온갖 이야기가 흐른다. 두 마디를 늘 마음에 담으면서 새록새록 이야기꽃을 피운다. 두 마디로 두 마음이 만나니, 어느덧 두런두런 두레를 이루면서 둥글둥글 둥지를 짓는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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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압도적


 압도적 승리 → 엄청나게 이김 / 크게 이김 / 내리누르다 / 찍어누르다

 압도적 우위를 점하다 → 아주 차지하다 / 훨씬 차지하다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다 → 몹시 크게 끼치다

 압도적인 지지를 얻다 → 크게 믿다 / 거의 따르다


  ‘압도적(壓倒的)’은 “보다 뛰어난 힘이나 재주로 남을 눌러 꼼짝 못하게 하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건드리지 못할·넘보지 못할·다가서지 못하다·손대지 못할”이나 ‘결리다·배기다·쏠리다·접다·조르다·졸다·쪼그라들다’로 다듬습니다. ‘거의·더·더욱·훨씬·참말’이나 ‘금·무엇보다·서슬·서슬 퍼렇다’로 다듬고, ‘더없이·가없이·그지없이·그야말로·이야말로’로 다듬어 줍니다. ‘깔다·도차지·많다·솔찮다·쏠쏠하다’나 ‘꺾다·꿇리다·납작·넘어뜨리다’나 ‘크다·크나크다·커다랗다·훌륭하다’로 다듬어요. ‘휘두르다·휘말다·휘젓다·휩싸다·휩쓸다’나 ‘냅다·놀랍다·사로잡다·숨죽이다·홀리다’로 다듬을 만하고, ‘누르다·내리누르다·눌리다·야코죽다·찍어누르다·콧대죽다’나 ‘눈부시다·대단하다·뛰어나다·빼어나다’로 다듬지요. ‘아무리·암만·제아무리·제딴’이나 “큰코 다치다·말이 안 되다·말도 안 되다”로 다듬어도 되고, ‘매우·몹시·무시무시하다·무지·무척·아주’나 ‘어마어마하다·억수·엄청나다·지나치다’로 다듬지요. ‘왕창·윙·윙윙·으리으리·지지리’나 ‘팍·팍팍·팔팔·펄펄’로 다듬고, ‘확·확확·훅·훅훅·휙·휙휙·휭·휭휭’이나 ‘하다·하고많다·허구허다·홀랑·훌렁’으로 다듬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서양 학문이 압도적이었습니다

→ 하늬녘 배움판이었습니다

→ 하늬녘 배움길이 물결쳤습니다

→ 하늬녘 배움꽃이 넘쳐났습니다

→ 하늬녘 배움마당이었습니다

《대학에서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마스다 지로/이영세 옮김, 백산서당, 1994) 71쪽


압도적으로 많지만

→ 훨씬 많지만

→ 참말 많지만

→ 더더욱 많지만

《일본인의 집단(나카마) 의식》(요네야마 도시나오/김필동 옮김, 소화, 1997) 22쪽


오키나와 민중의 압도적 다수가

→ 오키나와 들꽃 거의 모두가

→ 오키나와 사람들 거의 다가

《오끼나와 이야기》(아라사끼 모리테루/김경자 옮김, 역사비평사, 1998) 117쪽


좁다! 압도적으로 마음이 좁아

→ 좁다! 엄청나게 마음이 좁아

→ 좁다! 어마어마하게 좁아

→ 좁다! 무시무시하게 좁아

→ 좁다! 대단하게 마음이 좁아

《이누야샤 3》(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2) 148쪽


흙에서 가꾼 노지재배 싹눈파가 압도적으로 맛있다구요

→ 흙에서 가꾼 싹눈파가 훨씬 맛있다구요

→ 맨땅 흙에서 가꾼 싹눈파가 엄청나게 맛있다구요

→ 맨흙에서 가꾼 싹눈파가 더없이 맛있다구요

→ 비바람을 맞는 땅에서 가꾼 싹눈파가 더욱 맛있다구요

《미스터 초밥왕 7》(테라사와 다이스케/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3) 191쪽


네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 네팔사람이 대단히 많았는데

→ 네팔사람이 무척 많았는데

→ 네팔사람이 거의 모두였는데

《티벳전사》(쿤가 삼텐 데와창/홍성녕 옮김, 그물코, 2004) 186쪽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이곳의 압도적 환경 속에

→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어마어마한 이곳에서

→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놀라운 이 땅에서

→ 숲과 바다로 빽빽이 둘러싸인 이 자리에서

→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이 멋진 터전에서

→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엄청난 이곳에서

→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이곳에

→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멋들어진 이 땅에

→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사랑스러운 이 터에

→ 숲과 바다로 둘러싸인 고즈넉한 이 자리에

《숲과 연어가 내 아이를 키웠다》(탁광일, 뿌리깊은나무, 2007) 12쪽


곤충만큼 수가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 풀벌레만큼 엄청나지는 않지만

→ 벌레만큼 어마어마하지는 않지만

→ 딱정벌레만큼 아주 많지는 않지만

→ 잎벌레만큼 무척 많지는 않지만

《자연생태 개념수첩》(노인향, 자연과생태, 2015) 19쪽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 가시내가 훨씬 많았다

→ 순이가 더 많았다

→ 순이가 엄청나게 많았다

《그림 형제의 길》(손관승, 바다출판사, 2015) 129쪽


압도적인 크기와 날개에서 느껴지는 넘볼 수 없는 힘

→ 엄청난 크기와 날개에서 느끼는 넘볼 수 없는 힘

→ 어마어마한 크기와 날개에서 느끼는 넘볼 수 없는 힘

《서른 여행은 끝났다》(박현용, 스토리닷, 2016) 124쪽


압도적으로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 더없이 즐거운 나날이었습니다

→ 무척 즐거운 나날이었습니다

→ 대단히 즐겁던 때였습니다

《오늘도 핸드메이드! 1》(소영, 비아북, 2017) 3쪽


남다른 두상, 압도적인 머리 크기

→ 남다른 머리, 무척 큰 머리

→ 남다르게 엄청 큰 머리꼴

《고양이와 할머니》(전형준, 북폴리오, 2019) 102쪽


우울증이 무서운 이유는 우울한 감정 그 자체보다 압도적인 자기혐오와 비판을 동반한다는 데 있다

→ 눈물바람은 눈물보다 나를 미워하고 다그치기에 무섭다

→ 슬픔앓이는 슬픔보다 나를 싫어하고 닦달하기에 무섭다

《야생의 위로》(에마 미첼/신소희 옮김, 푸른숲, 2020) 7쪽


다른 여우들과 압도적으로 다르지 않나요

→ 여느 여우와 엄청나게 다르지 않나요

→ 다른 여우에 대면 훌륭하지 않나요

→ 다른 여우에 비기면 눈부시지 않나요

《털가죽과 솜뭉치 1》(루이케 우미/윤보라 옮김, 대원씨아이, 2025)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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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한 알의


 한 알의 흙에서 → 흙 한 알에서 / 한 알 흙에서

 한 알의 이슬로 → 이슬 한 알로 / 한 알 이슬로

 한 알의 씨앗으로 → 씨앗 한 알로 / 한 알 씨앗으로


  “한 알 + -의”는 잘못 쓰는 일본옮김말씨입니다. “한 알 흙”이나 “흙 한 알”로 바로잡습니다. ‘-의’를 붙일 까닭이 없고, 앞뒤를 바꾸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그저 한 알의 모래알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 그저 모래알 한 톨과 같지 않을까

→ 그저 모래알 하나 같지 않을까

→ 그저 모래알이지 않을까

《박철범의 하루 공부법》(박철범, 다산에듀, 2009) 5쪽


한알의 감자는 서너개의 눈을 가졌다

→ 감자 한 알에는 눈이 서넛 있다

→ 감자 한 알은 눈이 서넛이다

《오래된 것들을 생각할 때에는》(고형렬, 창비, 2020) 30쪽


한 알의 물에도 우주의 은혜로움이 깃들어 있으며, 한 알의 곡식에도 중생의 수고로움이 있습니다

→ 물 한 방울에도 온누리 빛이 깃들며, 낟알에도 여러 사람 손길이 있습니다

→ 물 한 방울에도 모든 빛이 깃들며, 낟알 하나에도 뭇사람 손빛이 있습니다

《우리는 먹어요》(고정순, 웃는돌고래, 202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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