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864 : 방생 그 개체수 사업 진행


방생하여 그 개체수를 늘리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 풀어놓아 늘리는 일을 해왔다

《태도가 작품이 될 때》(박보나, 바다출판사, 2019) 5쪽


풀 적에는 ‘풀다’나 ‘풀어놓다’라 하면 됩니다. 절집에서는 굳이 한자말로 ‘방생’을 쓰려 합니다만, 누구한테나 쉽게 우리말로 ‘풀어놓다’라 하면 되어요. 풀어서 늘리는 일입니다. 풀어주면서 우리 이웃으로 넉넉히 살도록 품는 일입니다. 즐겁고 사랑스럽게 일을 하면 됩니다. 조그맣게 펴는 손끝에서 빛살이 번집니다. ㅍㄹㄴ


방생(放生) : [불교] 사람에게 잡힌 생물을 놓아주는 일

개체(個體) : 1. 전체나 집단에 상대하여 하나하나의 낱개를 이르는 말 2. [생명] 하나의 독립된 생물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독립적인 기능을 갖고 있다 3. [철학] 단일하고 독립적인 통일적 존재. 철학 사상의 발전 과정에서 이 통일성은 물질적·양적 측면, 또는 정신적·질적 측면 따위의 여러 관점에서 고찰되었다 ≒ 개물

사업(事業) : 어떤 일을 일정한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짜임새 있게 지속적으로 경영함. 또는 그 일 ≒ 비즈니스

진행(進行) : 1. 앞으로 향하여 나아감 2. 일 따위를 처리하여 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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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일본말] 엥꼬えんこ



엥꼬 : x

앵꼬 : x

えんこ : 1. (어린아이가) 털썩 주저앉음, 퍼더버림 2. (전차·자동차 등이) 고장 나서 움직이지 못함


 곧 엥꼬를 보일 모양이다 → 곧 바닥을 보일 듯하다

 엥꼬가 발생하기 전에 → 떨어지기 앞서 / 닳기 앞서



  일본말 ‘엥꼬’를 쓸 까닭이 없지만, 일본굴레에 오래 길든 동안 숱한 사람이 이 말씨에 갇혔습니다. 이제는 우리말로 ‘다되다·다하다’나 “다 쓰다·모두 쓰다”라 하면 됩니다. ‘닳다·떨어지다·뻗다’라 할 만합니다. ‘바닥·바닥나다’나 ‘퍼지르다·퍼더버리다·퍼더앉다’라 하면 되어요. ㅍㄹㄴ



이번달에 또 앵꼬 나면

→ 이달에 또 바닥나면

→ 이달에 또 다 쓰면

→ 이달에 또 떨어지면

《날마다, 출판》(박지혜, 싱긋, 202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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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8.16. 공휴일에 일하기



  쉼날(공휴일)에 일하는 사람이 수두록하다. 버스일꾼도 기차일꾼도 발전소일꾼도 가게일꾼도 책집일꾼도 있고, 시골지기는 “한해내내 이레일(연중무휴 주7일노동)”이라 여길 만하다. 아이를 돌보는 어버이도 “한해내내 이레일”이다.


  이야기꽃(강의)을 펴는 일꾼은 으레 듣는 분한테 맞추니, 둘레에서 쉼철(휴가)이라면 거꾸로 기쁘게 일하러 다닌다. 더구나 책짐을 질끈 메고서.


  집에서도 ‘늘일’이요, 밖에서도 ‘늘일’이다. 느긋이 걸으며 땀을 뺀다. 고흥 시골집에서도, 부산 한복판에서도, 매미노래하고 풀벌레노래에 귀기울인다. 가을 앞둔 풀꽃을 지켜본다. 전철에서 책 한 자락을 다 읽는다. 노래도 쓰고 멍하니 밖구경도 한다. 늦여름이 빛난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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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망정은 부숴야 한다 24
후지타 카즈히로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3년 7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8.19.

만화책시렁 772


《쌍망정은 부숴야 한다 24》

 후지타 카즈히로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3.7.25.



  글은 무엇이나 담을 만하지만, 굳이 무엇이든 담지 않습니다. 그림에 무엇이나 얹을 만하되, 구태여 무엇이나 안 얹습니다. 스스로 앞길을 헤아리지 않을 적에는 ‘아무렇게나’ 흐르게 마련입니다. 스스로 오늘을 안 바라볼 적에도 ‘함부로’ 담을 쌓거나 허물게 마련입니다. 《쌍망정은 부숴야 한다》는 ‘오늘·앞날이라는 길과 꿈’을 헤아리지 않는 뭇사람이 얼크러지고 뒤섞이면서 마구잡이로 부풀다가 막바지에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모습을 그리는 듯싶습니다. 붓 한 자루를 쥐면 무엇이든 다 담거나 그리거나 얹을 수 있다고 여기는 뜻으로 이 줄거리를 짰다고 느껴요. 그런데 언제나 ‘끝(멸망)’을 바닥에 놓고서 ‘싸움(대결·전쟁)’으로 밑밥을 깔면서 ‘죽이고 죽는 굴레’를 피튀기면서 아주 사납게까지 그리려고 하는 얼거리입니다. 무엇이든 담을 수 있다고 여겨서 막장까지 그려도 될는지 곰곰이 짚을 노릇입니다. ‘그림꽃에 나오는 사람’뿐 아니라, ‘그림꽃을 빚으려고 붓을 쥔 우리’부터 스스로 오늘 이곳에서 뭘 그리려는지 생각할 노릇이에요. 무엇을 쓰거나 읽는가요? 무엇을 말하거나 듣는가요? 입으로는 ‘꿈과 길’이라 읊지만, 막상 ‘싸움과 죽임짓’을 감추는 탈놀이는 아닌가요?


ㅍㄹㄴ


“나는 혼자서 그리는 것을 택했다. 이미 세상은 장사꾼들에게 ‘간택되고 싶어’ 아양이나 떠는, 역겨운 사이비 화가투성이니까.” “데셍은 필요하다고 보는데.” “그런 문제가 아니다.” (34쪽)


“인간은 우주에 단 하나뿐인, 따뜻한 존재라는 거다, 소년이여.” (128쪽)


“그러니까 댁에게는 댁의 ‘잘 그리는’ 기준이 있다면, 누님에게도 누님만의 ‘잘 그리는’, ‘따스한’ 그림이 있었던 게 아닐까?” (165쪽)


+


《쌍망정은 부숴야 한다 24》(후지타 카즈히로/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3)


그림 선생님이나 사사(師事)한 스승님이 있었어?

→ 그림 길잡이나 가르친 스승님이 있어?

→ 그림을 가르친 분이 있어?

33쪽


이렇게 범속한 내 반응이 신경 쓰이나

→ 이렇게 시시한 내 말이 마음 쓰이나

→ 이렇게 수수한 내 대꾸가 마음 쓰이나

35쪽


결사항전 앞에 차례로 섬멸되어 간다

→ 목숨다짐 앞에 하나씩 걷혀 간다

→ 하냥다짐 앞에 천천히 무너진다

→ 퍼부어대어 차근차근 물리친다

4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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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8-19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쌍망정 참 재미있게 본 만화중 하나인데 완결되었는지 궁금하네요
 
스미레 팡파레 2
마츠시마 나오코 지음 / 텀블러북스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8.19.

만화책시렁 771


《스미레 팡파레 2》

 마츠시마 나오코

 김명은 옮김

 텀블러북스

 2014.6.30.



  대단해야 할 일이 없고, 안 대단하다고 여길 일이 없습니다. 모두 물결처럼 일어나고, 바람처럼 일으킵니다. 우리 곁에 바다가 흐르고 냇물이 흐르기에 누구나 싱그럽게 몸을 돌보고 건사합니다. 우리를 둘러싸고서 늘 바람이 불고 구름이 나란히 감돌기에 언제나 맑게 마음을 살피면서 가꿉니다. 《스미레 팡파레》는 ‘제비꽃(스미레)’이라는 이름을 받은 아이가 스스로 일어서면서 스스로 일으키는 바람을 줄거리로 삼습니다. 흔들릴 적에는 넘어지고, 넘어져서 다치면 울고, 이제 실컷 울었으니 눈물을 닦고는, 다시 한 발짝을 내딛는 삶을 보여줍니다. 엄마하고 헤어졌어도 아빠는 언제나 아빠입니다. 엄마나 아빠가 헤어지고 나서 서로 다른 짝을 천천히 만나며 어울리더라도 두 사람은 앞으로도 그저 엄마이자 아빠입니다. 먼곳에 살아도 동무입니다. 자주 만나지 못 한다지만 이웃입니다. 더운 하루도 추운 철도 언제나 우리한테 새롭게 찾아오는 즐거운 길입니다. 이 삶이 즐겁다면 ‘물폭탄·극한호우’라든지 ‘폭염·극한폭염’처럼 날씨와 철을 미워할 뿐 아니라, 스스로 미움씨앗을 심는 말을 함부로 안 합니다. 스스로 사랑하는 사람은 기꺼이 땀흘리면서 바람을 기다리고 밤마다 풀벌레노래로 고즈넉히 꿈을 그립니다.


ㅍㄹㄴ


“우린 집이 병원에서 멀어서 엄마가 2주에 1번밖에 못 오거든. 만나서 반가운데, 사소한 일로 금방 엄마한테 화를 내. 그러다 엄마가 집에 가면 너무 후회해서 가끔 울어. 혼자서 울어.” (28쪽)


“그래도 이제 ‘남’이란 느낌은 안 들잖아?” (121쪽)


“만약 벤이 차가운 사람이라면, 왜 벤은 울고 있는 거야? 그렇게 생각하는 게 괴로우니까 눈물이 나오는 거 아냐?” (173쪽)


#NaokoMatsushima #松島直子 #すみれファンファ-レ


+


《스미레 팡파레 2》(마츠시마 나오코/김명은 옮김, 텀블러북스, 2014)


금환일식처럼 우주 모양이 동그라면 세트라서 재미있을 것 같아서

→ 고리해가림처럼 온누리가 동그라면 한묶음이라 재미있을 듯해서

13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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