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미술사 동문선 문예신서 90
세키노 타다시 지음, 심우성 옮김 / 동문선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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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8.21.

인문책시렁 448


《조선미술사》

 세키노 타다시

 심우성 옮김

 동문선

 2003.10.10.



  이모저모 보면 《조선미술사》는 그야말로 하찮습니다. 글쓴이 세키노 타다시는 ‘일본’을 바탕으로 ‘중국·조선’이 어떻게 얽혔는지 읽어내려고 ‘조선 곳곳 옛터’를 파헤쳐서 옛살림(유물)을 캐내었고, 이렇게 캐낸 옛살림을 슬며시 일본으로 가져갔는데, 이러면서 ‘조선 옛자취 깎아내리기’를 일삼았습니다. 이렇게 해야 ‘일본 옛자취’가 치솟는다고 여겼을 테니까요.


  눈앞에 버젓이 나온 옛살림을 돌아보면서도 제대로 안 짚는 눈길이 얼마나 뜬금없이 헛말을 펴는지 헤아리는 길잡이로 삼을 만한 《조선미술사》인데, 일본 허수아비뿐 아니라 일본에 빌붙은 앞잡이도 이런 줄거리를 오래도록 폈습니다. 다만, 이런 글은 으레 일본글로만 나왔으니 일본글을 안 읽는 사람은 도무지 모를 만한 대목이요, 심우성 님이 애써 한글로 옮겨주었기에, 우리로서도 이 엉성한 자취를 톺아볼 만합니다.


  그런데 《조선미술사》가 들려주는 말 가운데 ‘안 틀린’ 말도 제법 있습니다. 이를테면 “또한 사대주의에 빠져 미술에도 독창성이 결여되어 있고, 시종 중국 예술의 모방에 물들어 있다(70쪽)” 같은 대목인데, 조선 500해에 걸쳐 임금·벼슬아치·나리는 그저 중국을 우러르고 모시면서 수글(중국글·한문)만 썼습니다. 게다가 조선이 무너진 뒤에도 수글(중국한자말·일본한자말)에 얽매였고, 일본이 떠난 1945년 뒤부터 2025년 오늘날까지 이 얼거리는 안 바뀝니다.


  얼토당토않은 책이라 하더라도, 우리 옛살림이나 옛자취를 조금은 더듬을 길잡이로 삼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엉터리로 억눌린 지난 굴레를 되새길 수 있습니다. 또한 오늘날까지 우리 스스로 ‘수글’에 사로잡힌 민낯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한글’과 ‘한말(우리말)’을 써야 하지 않을까요?


ㅍㄹㄴ


또한 사대주의에 빠져 미술에도 독창성이 결여되어 있고, 시종 중국 예술의 모방에 물들어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 다소 국민성을 보여주는 고유한 특질을 나타내는 것도 있다. (70쪽)


1909년 10월에 우리 일행이 구한국 정부의 촉탁을 받아 고적 조사를 하였을 때, 평양의 건너편 강가에 있는 고분을 발굴하기 시작하면서 이것이 낙랑군 시대에 속하는 것임을 알았다. (76쪽)


낙랑군 시대의 고분에서 비교적 많은 철기를 채집할 수 있었으며, 이로써 한나라 철기 기술의 발달이 얼마나 대단하였는가를 알게 되었다. (86쪽)


산의 중턱부터 기슭의 평야에 걸쳐 무려 수만 기의 고분이 산재해 있다. 통구강의 두 연안에서 산성자의 기슭과 마선구의 계곡 좌우에도 비슷한 다수의 고분이 산재해 있다. 이런 무수한 고분을 보면, 당시 고구려 문화가 얼마나 융성했으며 오랜 세월 동안 계승되었는가를 추측할 수 있다. (101쪽)


다행히 일본에는 호류사, 호키사, 호린사 등의 당탑 가람이 오늘날까지 잘 보존되어, 다른 예술품들과 함께 그 본원인 백제 예술의 놀라운 발전을 말해 주고 있다. (128쪽)


그래도 조선 500여 년간 국가의 압박과 사회의 학대를 견뎌내면서 종종 산림의 넓은 토지를 소유하고 자력으로 다수의 건물을 확보하며 수백 명의 승려를 배출한 대가람도 있었다. (298쪽)


근래에 와서 총독부가 고적 조사 사업을 수행한 결과, 낙랑·대방군 시대부터 삼국·통일신라·고려 이후의 고적·유물이 발견되어 고대 예술사에 커다란 빛을 주게 되었다. 불충분하지만 이미 앞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이들 유물은 중국·일본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해주었다. (349쪽)


#關野貞 (1868∼1935)


+


《조선미술사》(세키노 타다시/심우성 옮김, 동문선, 2003)


문양이 있는 와당(瓦當 : 막새기와)은 주로

→ 무늬가 있는 막새기와는 으레

→ 그림이 있는 막새는 흔히

94쪽


이들 고분은 석총과 토총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무덤은 돌무덤과 흙무덤 두 가지가 있다

→ 묏등은 돌뫼와 흙뫼로 나눌 수 있다

101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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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44 : 음 -의 기분 -지면서 -의


음 하나하나가 둘의 기분과 포개지면서 저녁 무렵의 숲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 소리 하나하나는 두 마음과 포개어 저녁숲으로 퍼져갑니다

→ 소리 하나하나는 두 손길로 어울려 저녁숲으로 퍼집니다

《피아노》(이세 히데코/황진희 옮김, 천개의바람, 2025) 29쪽


“둘의 기분과 포개지면서”는 일본옮김말씨입니다. “두 마음과 포개어”로 손볼 만하고, 손가락으로 톡톡 소리를 치면서 가락을 일으킬 적에는 “두 손길로 어울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저녁 무렵의 숲”은 군더더기 일본말씨예요. “저녁숲”으로 바로잡습니다. ㅍㄹㄴ


음(音) : 1. = 자음(字音) 2. = 소리 3. 귀로 느낄 수 있는 소리. 특히 음악을 구성하는 소재로서의 소리

기분(氣分) : 1. 대상·환경 따위에 따라 마음에 절로 생기며 한동안 지속되는, 유쾌함이나 불쾌함 따위의 감정 ≒ 기의(氣意) 2.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나 분위기 3. [한의학] 원기의 방면을 혈분(血分)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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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45 : -의 연주 다정 이야기 나누는 것


둘의 연주는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울려 퍼졌습니다

→ 두 사람 노래는 오붓하게 이야기하듯 울려퍼집니다

→ 두 사람은 즐겁게 이야기하듯 노랫가락을 울립니다

《피아노》(이세 히데코/황진희 옮김, 천개의바람, 2025) 29쪽


두 사람이 오붓하게 들려주는 노래가 울려퍼집니다. 두 사람은 즐겁게 이야기하듯 노랫가락을 울립니다. ‘이야기’는 “나누는 말”을 뜻하기에 “이야기를 나누는”이라 하면 겹말입니다. 군말 ‘것’은 털어냅니다. ㅍㄹㄴ


연주(演奏) : 악기를 다루어 곡을 표현하거나 들려주는 일

다정(多情) : 정이 많음. 또는 정분이 두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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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46 : 풍전등화의 세계 단 지표 독자 현명 것


이 풍전등화의 세계에서 단 하나 기댈 수 있는 지표는, 독자는 현명하다는 것이다

→ 이 아슬한 나라에서 딱 하나 기대는 눈금이 있으니, 사람들은 어질다

→ 이 기우뚱한 곳에서 딱 하나 길잡이가 있으니, 사람들은 똑똑하다

《날마다, 출판》(박지혜, 싱긋, 2021) 12쪽


돌개바람이 치는 벼랑끝 같은 곳이라면 아슬하거나 기우뚱합니다. 이런 곳에서 길잡이나 눈금으로 삼는 딱 하나가 있다면 든든할 만합니다. 얼핏 보면 사람들은 안 똑똑하다고 여길 수 있어요. 곰곰 보면 사람들은 저마다 어질고 어른스럽습니다. 오락가락하는 듯 보여도 스스로 길을 찾아나섭니다. ㅍㄹㄴ


풍전등화(風前燈火) : 1. 바람 앞의 등불이라는 뜻으로, 사물이 매우 위태로운 처지에 놓여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풍등 2. 사물이 덧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세계(世界) : 1. 지구상의 모든 나라. 또는 인류 사회 전체 2. 집단적 범위를 지닌 특정 사회나 영역 3. 대상이나 현상의 모든 범위

단(單) : 오직 그것뿐임을 나타내는 말

지표(指標) : 1. 방향이나 목적, 기준 따위를 나타내는 표지 2. [수학] 어떤 수의 상용로그값의 정수 부분

독자(讀者) : 책, 신문, 잡지 따위의 글을 읽는 사람 ≒ 간객

현명(賢明) : 어질고 슬기로워 사리에 밝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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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47 : 문구에 대한 구체적 내용 자세히 논


이 문구에 대한 좀더 구체적인 내용은 184쪽에서 자세히 논해 보기로 하자

→ 이 글월은 184쪽에서 좀더 낱낱이 짚기로 하자

→ 이 글은 184쪽에서 좀더 꼼꼼히 다루기로 하자

《내가 좋아하는 것들, 그릇》(길정현, 스토리닷, 2025) 69쪽


“구체적인 내용”이란 “자세히 논하는” 글이나 말입니다. 겹쳐서 나타낸 이 보기글이라면, “이 글월은 + 184쪽에서 + 좀더 + 낱낱이 + 짚기로 하자”쯤으로 알맞게 가르고 손질할 만합니다. 그저 수수하게 우리말씨로 쓰면 됩니다. 아이한테 말하듯 글로 적으면 되어요. ㅍㄹㄴ


문구(文句) : 글의 구절

대하다(對-) : 1. 마주 향하여 있다 2. 어떤 태도로 상대하다 3. 대상이나 상대로 삼다 4. 작품 따위를 직접 읽거나 감상하다

구체적(具體的) : 1. 사물이 직접 경험하거나 지각할 수 있도록 일정한 형태와 성질을 갖추고 있는 2. 실제적이고 세밀한 부분까지 담고 있는

내용(內容) : 1. 그릇이나 포장 따위의 안에 든 것 2. 사물의 속내를 이루는 것 3. 말, 글, 그림, 연출 따위의 모든 표현 매체 속에 들어 있는 것. 또는 그런 것들로 전하고자 하는 것 4. 어떤 일의 내막 5. [철학] 사물과 현상의 기초를 형성하는 본질이나 의의

자세하다(仔細/子細-) : 1. 사소한 부분까지 아주 구체적이고 분명하다 2. 성질 따위가 꼼꼼하고 찬찬하다

논하다(論-) : 1. 의견이나 이론을 조리 있게 말하다 2. 옳고 그름 따위를 따져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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