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아름다운 날 4
아카네다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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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9.2.

책으로 삶읽기 1045


《안녕, 아름다운 날 4》

 아카네다 유키

 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22.11.15.



《안녕, 아름다운 날 4》(아카네다 유키/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22)을 돌아본다. 스스로 할 줄 모른다는 말로 스무 살을 넘어서는 젊은사내가 얼마나 헤매고 망설이는지 보여주는 줄거리라고 할 만하다. 이 젊은사내 곁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면서 보살피는 젊은가시내가 함께하는데, 둘은 어릴적부터 오래도록 함께 지내 왔다. 안 지켜보면 넘어지고, 옆에서 살펴봐도 부딪히는 모지리라 할 만한 오빠(젊은사내)라는데, 둘은 새터에서 새롭게 길을 내려고 먼먼 고장으로 떠났다. 그러나 새터와 새일과 새집에서도 갈팡질팡하기 일쑤이다. 이미 ‘아이돌보기’ 같은 일을 하는 동생인데, 언제까지 이 일을 맡아야 할까? 스무 살을 갓 넘긴 젊은사내가 하루아침에 깨닫거나 깨우치기는 어려울 수 있다지만, “철없는 나”를 바꾸려면 언제나 “집에서 집안일부터 하는 나”로 거듭날 노릇이다. 집을 사랑으로 돌보지 않는 마음이라면 하나도 안 바뀐다. 집에서 사랑으로 하나씩 배우고 익혀서 바꾸려고 할 적에 비로소 새사람으로 태어난다.


ㅍㄹㄴ


‘우는 건 늘 내 역할이었으니까. 내 역할이었는데. 어떡하지. 어떡하면.’ (10쪽)


“다음에 또 가게 한번 놀러 와. 새로운 메뉴 시작했어.” “그래, 너 있을 때 갈게.” (57쪽)


“뭐 잠시 이쪽에서 지내고 있어 봐. 느긋하게 관광이라도 하면서. 어떻게 할지는 그러고 나서 생각하면 돼. 그러는 동안에 조만간 인연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87쪽)


“이제 어린애가 아니니까 멋대로 중간에 그만둘 수 없어. 근데 아직은 되돌릴 수 있어. 농담으로 넘기면 돼.” (119쪽)


#さらば佳き日 #茜田 千


+


그러다 억하심정이라도 품을까 무서워

→ 그러다 미워할까 무서워

→ 그러다 싫어할까 무서워

61쪽


여인숙이야. 민박이라기보다 레스트하우스 같은 곳

→ 나들채야. 마을집보다 쉼터 같은

→ 길손채야. 고을집보다 쉬는터 비슷한

8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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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19.


《흰, 한강 소설》

 한강 글·차미혜 사진, 난다, 2016.5.25.



큰아이하고 저잣마실을 나온다. 여름에는 고흥읍 어린놀이터가 물놀이터로 바뀌어 시끄럽고 물벼락이 치는 터라, 어린놀이터 옆 잎물집(찻집)에 등짐을 내려놓고서 얘기를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쉰다. 그런데 이 잎물집이 이녘 집이라도 되는 듯이 떠드는 아재가 으레 있다. 경상도나 서울에도 이런 아재가 있을 테지만, 온나라를 돌아보노라면 전라아재가 가장 추레하고 시끄럽다.


《흰, 한강 소설》을 곰곰이 읽었다. 이 꾸러미가 ‘소설’인지 아리송하지만, ‘소설’이라고 여긴다면 그렇겠지. 한강 씨는 ‘짚을(자료조사)’ 적에 퍽 고단하다고 여기는 듯싶다. 이제 책을 마치고서 더는 안 짚어도 될 적에 몹시 후련한 듯싶다. 글을 써내야 하기에 여러 글과 사람을 마주하려 하고, 글을 다 써내면 어느덧 말끔히 털어내어 남남으로 서는구나 싶다. 다른 글바치도 비슷비슷하다. 글을 써서 책을 내어 밥벌이를 할 때가 아니라면 ‘짚을’ 일이 없다.


그런데 글바치가 ‘짚는’ 모두는 ‘이웃’일 텐데. 글을 쓸 적에만 ‘이웃’을 만나고 들여다본다면, 글을 안 쓰거나 다 쓴 뒤에는 잊거나 턴다면, 그저 ‘하얗게 비우’는 듯하지만 ‘하얗게 모르’는 쳇바퀴이지 싶다.


낮에는 매미가 울고, 밤에는 풀벌레가 운다. 미리내가 물결치는 고즈넉한 저녁을 맞이한다. 시골이란 별밤을 이루기에 아늑한 살림터이다. 글바치 가운데 풀벌레와 별을 아예 모르거나 안 겪은 사람이 수두룩하다. 그들은 ‘글을 써야 할 때’조차 풀벌레와 별을 가까이하지 않기 일쑤요, 어쩌다가 살짝 마주하더라도 ‘그날 살짝 마주친 자리’만으로 글을 써도 될는지 궁금하다. 그래, 이제 이 나라는 제비하고 참새가 어떻게 노래하는지 모르는 사람투성이인걸. 뱁새나 박새를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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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18.


《외톨이의 지구 침략 6》

 오가와 마이코 글·그림/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16.8.25.



〈숲노래 책숲 1022〉을 글자루에 담는다. 두 아이가 도와서 일찍 마친다. 두바퀴를 달린다. 논두렁을 가로질러서 면소재지 나래터에서 부친다. 작은아이가 바란 복숭아를 한 꾸러미 장만한다. 온몸은 땀에 젖는다. 들바람을 쐬면서 달리는 논두렁에 땀방울이 흩날린다. 《외톨이의 지구 침략》을 천천히 읽는다. 혼자 남아서 파란별을 빼앗을 뻔한 아이는 이미 엄마별이 사라진 줄 뒤늦게 깨닫는다. 이 파란별을 빼앗는들 엄마별 사람들이 깃들 수 없다. 이웃별 아이는 이제 어떤 보람으로 살아갈 만할까? 자주 터지는 ‘촉법소년(觸法少年)’이라는 일본말을 떠올린다. ‘촉법소녀’라고는 안 쓰는데, “법에 손댄 아이”라는 뜻일 수 없고, 우리말로는 ‘망나니’나 ‘막놈’이다. 나이를 핑계로 아무 짓이나 사납게 저지르는 ‘부라퀴’이다. 어린이와 푸름이가 보는 책·그림·만화·영화·웹툰이 갈수록 ‘망나니질’을 쉽게 담으면서 퍼뜨리는데, 집과 배움터에서 어린이와 푸름이를 다스릴 길마저 없기도 하다. 허울스런 ‘사랑매’를 없애기는 했으나, ‘매’뿐 아니라 ‘사랑’까지 없애고 만 터라, 그야말로 마구잡이로 춤춘다. 아이들이 왜 손전화를 써야 할까? 아이들이 왜 유튜브를 봐야 할까? 우리는 어른이라는 길을 팽개친 셈 아닌가?


ㅍㄹㄴ


#ひとりぼっちの地球侵略 #小川麻衣子


+


온몸 피범벅 된 채 발견된 '머스크 키즈'…트럼프, '촉법소년' 제도에 분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518759?sid=104


촉법소년 풀어주는 미국 판사 + 우리나라는?

https://www.youtube.com/watch?v=Vperlw-9isc


13세 소년의 글, 신세계 마비시키다...논란 커진 '촉법 면죄부'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463821?sid=102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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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17.


《가장 사적인 평범》

 부희령 글, 교유서가, 2024.9.4.



쉼철(휴가기간)이라고 한다. 아침에 〈책과 아이들〉에서 깃새지기(상주작가)로서 ‘이오덕·권정생 읽기모임’을 꾸린다. ‘부산 가덕도 하늘나루’가 굳이 있어야 하느냐를 놓고서 《우리 마을 이야기》(오제 아키라)를 몇 쪽씩 읽으며 이야기를 연다. 싸움터(군대)는 “사람을 밉놈으로 여겨서 빨리 많이 죽이는 멍청짓에 길들이는 곳”이라는 대목을 나란히 들려준다. 살짝 쉬고서 낮에 바지런히 책짐을 꾸린다. 등짐을 메면 몸이 휘청하다. 손에는 책꾸러미를 둘 쥔다. 고흥 돌아가는 시외버스는 빽빽하다. 28자리 가운데 나만 고흥까지 간다. 26은 순천에서, 1는 벌교에서 내리네. 풀벌레노래와 별밤이 반기는 보금숲으로 돌아온다. 《가장 사적인 평범》을 읽었다. 글님은 꽤 글멋을 부리는데, 글멋을 덜어내면 글이 한결 빛날 만하다고 본다. 누구나 마찬가지이다. 글치레를 하니까 글이 죽는다. 그저 수수하게 쓰면 넉넉하다. 이른바 “가장 수수한 나”를 찾으면 된다. “가장 나답게 작게” 쓰니 아름답다. “가장 조촐히 나로” 서는 글줄을 옮기면 사랑스럽다. “옷이 날개”라는 옛말을 잘못 읽는 분이 너무 많다. 숱한 사람은 꾸밈새에 홀리고, 삶을 겪고 누리는 길인 옷(몸)을 다스리는 손길에 따라서 스스로 삶을 바꾸게 마련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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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16.


《충청의 말들》

 나연만 글, 유유, 2024.10.4.



교대나루에서 ‘동해선’을 탄다. 어제 장만한 책을 읽는다. 일광나루에 내려서 볕자리에 앉는다. 늦여름볕을 후끈후끈 받으며 노래 두 자락을 쓴다. 한여름볕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는데, 늦여름볕에는 깨방울이 될 동 말 동 조그만 땀방울이 졸졸졸 맺는다. 일광이지원2차 작은책숲에서 우리 ‘셈말(숫자용어)’에 숨은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놓는다. 열두 해에 걸쳐서 헤아리며 찾아낸 이야기인데, 다시 풀어내고 새로 들려줄 적마다 ‘0(고요·빔·없)부터 1조(울·우리)’에 이르는 사이에 숱한 삶·살림·사랑이 피어난다. 등허리를 조금 편 뒤에 저녁부터 밤까지 〈책과 아이들〉 책시렁을 옮겨서 책을 모두 새로 꽂는 일을 돕는다. 새벽 03:30에 잠자리에 든다. 《충청의 말들》을 돌아본다. 일부러 “-의 말들”로 책이름을 짠다만, ‘일본말씨 + 옮김말씨’인 책이름이자 얼개로 사투리를 다룬다고 할 적에 얼마나 속빛을 들여다볼는지 알 길이 없다. 우리는 왜 일본옮김말씨를 써야 할까? 우리말로 ‘충청말’이나 ‘충청 사투리’나 ‘충청 마을말’이라 하면 된다. 또는 ‘충청 삶말’이나 ‘충청 살림말’처럼 이름을 붙이면, 줄거리와 이야기도 확 바뀐다. 예부터 윗자리에서 굴레에 가두며 길들였는데, 이제 우리 스스로 떨칠 때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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