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01 : 대설주의보 전하려 대설 속


대설주의보를 전하려 대설 속으로 들어간다

→ 눈보라를 알리러 눈보라를 맞는다

→ 큰눈을 알리러 큰눈을 맞이한다

《청년이 시를 믿게 하였다》(이훤, 난다, 2025) 18쪽


눈이 많이 올 적에는 ‘큰눈’이라 합니다. ‘함박눈’이나 ‘소낙눈’이나 ‘벼락눈’일 때가 있습니다. ‘눈보라’가 친다고도 여깁니다. 일본옮김말씨인 “대설 속으로 들어간다”는 “눈보라를 맞는다”로 고쳐씁니다. 우리는 “장마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별빛 속으로 들어가”거나 “봄비 속으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장마가 오고, 별빛이 드리우고, 봄비가 내립니다. 이제는 날씨를 우리말씨로 나타낼 줄 알아야지 싶습니다. ㅍㄹㄴ


대설주의보(大雪注意報) : [지구] 눈이 많이 내려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함을 알리는 기상 주의보. 스물네 시간 동안 5cm 이상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한다

전하다(傳-) : 1. 후대나 당대에 이어지거나 남겨지다 2. 어떤 것을 상대에게 옮기어 주다 3. 남기어 물려주다 4. 어떤 사실을 상대에게 알리다

대설(大雪) 1. 아주 많이 오는 눈 2. 이십사절기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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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02 : 누군가는 그것 시간 부릅


누군가는 그것을 시간이라고 부릅니다

→ 누구는 이를 때라고 합니다

→ 이를 하루라고 합니다

《청년이 시를 믿게 하였다》(이훤, 난다, 2025) 33쪽


‘누 + -가’이기에 ‘누가’요, ‘누구 + -가’라서 ‘누구가’입니다. 토씨 ‘-는’을 붙일 적에는 ‘누구는’ 꼴로 적습니다. 영어라면 ‘it’일 테지만, 우리는 ‘그것을’이 아닌 ‘이를’로 받습니다. 저쪽에 있는 누구한테 말을 할 적에 ‘부르다’라 합니다. 어느 곳이나 일에 이름을 붙일 적에는 ‘하다’나 ‘나타내다’나 ‘가리키다’나 ‘일컫다’라는 낱말을 씁니다. 잘못 쓰는 옮김말씨인 “누군가는 그것을 시간이라고 부릅니다”는 통째로 손질합니다. 단출히 “이를 하루라고 합니다”로 적을 만합니다. ㅍㄹㄴ


시간(時間) : 1.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 2. = 시각(時刻) 3. 어떤 행동을 할 틈 4. 어떤 일을 하기로 정하여진 동안 5. 때의 흐름 6. [물리] 지구의 자전 주기를 재서 얻은 단위 7. [불교] 색(色)과 심(心)이 합한 경계 8. [심리] 전후(前後), 동시(同時), 계속의 장단(長短)에 관한 의식(意識) 9. [철학] 과거로부터 현재와 미래로 무한히 연속되는 것 10. [북한어] [언어] ‘시제(時制)’의 북한어 11. 하루의 24분의 1이 되는 동안을 세는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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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로열젤리royal jelly



로열젤리(royal jelly) : [동물] 여왕벌이 될 새끼를 기르기 위하여 꿀벌이 분비한 하얀 자양분의 액체 = 왕유

royal jelly : 로열 젤리

ロイヤルゼリ-(royal jelly) : 로열 젤리, 왕유(王乳)



영어 ‘로열젤리’를 그냥 우리 낱말책에 싣는데, 한자말로는 ‘왕유(王乳)’라 한다는군요.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새롭게 이름을 붙일 만합니다. 어미벌이 새끼벌을 살리는 밑힘을 이룬다면 ‘벌젖’이라 할 만하고, ‘꽃젖·살림젖’처럼 나타낼 만합니다. 으뜸벌이 누리는 물이기에 ‘꼭두젖·임금젖’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일벌이 만들어 주는 로열젤리를 먹어요

→ 일벌이 내주는 벌젖을 먹어요

→ 일벌이 내놓는 꽃젖을 먹어요

→ 일벌이 짜내는 꼭두젖을 먹어요

→ 일벌이 베푸는 임금젖을 먹어요

《와, 달콤한 봄 꿀!》(마리 왑스/조민영 옮김, 파랑새, 2009)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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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총량


 하루의 총량을 계산하여 → 하루를 헤아려 / 하루를 셈하여

 마음의 총량은 무제한이다 → 마음은 끝이 없다 / 마음그릇은 가없다


  ‘총량(總量)’은 “전체의 양(量) 또는 무게”를 가리킨다고 해요. ‘-의 + 총량’ 얼거리라면 ‘-의’를 털고서 ‘온무게·온부피’나 ‘무게·부피·크기’로 고쳐쓸 만합니다. ‘그릇’이나 ‘끝’이나 ‘모두·몽땅·모조리·다’로 고쳐써도 됩니다. ‘-의 총량’을 그저 통째로 털어도 어울리고요. ㅍㄹㄴ



그래서 가끔은 내 언어의 총량總量에 관해 고민한다

→ 그래서 가끔은 내 말은 어떤 무게인가를 헤아린다

→ 그래서 가끔은 내 말은 얼마나 되는가를 살핀다

→ 그래서 가끔은 내 말이 얼마나 넉넉한가 걱정한다

→ 그래서 가끔은 내 말이 얼마나 너른가를 돌아본다

→ 그래서 가끔은 내가 말을 얼마나 아는가 곱씹는다

《언어의 온도》(이기주, 말글터, 2016) 30쪽


털실의 길이는 제각기 달랐지만 어떤 뭉치든 빛과 어둠의 총량은 같았다

→ 털실은 다 길이가 다르지만 빛과 어둠은 같다

→ 털실은 다 길이가 다르지만 빛과 어둠은 나란하다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안희연, 창비, 2020) 18쪽


빵의 총량에는 변함이 없지만

→ 빵은 그대로이지만

→ 빵은 같은 무게이지만

《자꾸만 꿈만 꾸자》(조온윤, 문학동네, 2025) 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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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경음부 1
Tetsuo Ideuchi 지음, 이소연 옮김, Kuwahali 원작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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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9.10.

책으로 삶읽기 1029


《평범한 경음부 1》

 쿠와하리 글

 이데우치 테츠오 그림

 이소연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3.30.



《평범한 경음부 1》(쿠와하리·이데우치 테츠오/이소연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를 읽고서 두걸음과 석걸음을 읽었고, 넉걸음까지 읽고서 닷걸음을 읽을는지 말는지 망설인다. 그냥그냥 나쁘지 않은 줄거리이지만, 너무 뒤가 뻔하고, 자꾸 늘어뜨릴 뿐 아니라, ‘노랫말’을 죄다 콩나물로 그려 놓으니, 뭘 보라고 한글판을 내는지 알 길이 없다. 한글로 태어난 글(문학)을 일본글로 옮길 적에 죄다 콩나물로 그려도 될까? 터무니없는 짓이다. 언뜻 보면 ‘케데헌’을 이미 이런 그림꽃으로 그린 셈이라고 여길 수 있다. 아니, 이렇게 순이돌이가 따로 무리지어 싸우다가 살살 녹고 풀리는 얼거리는 오래된 줄거리이기도 하다. 뛰어난 노래와 후줄근한 노래가 없으니, 첫손꼽는 노래와 꼴찌인 노래가 따로 없으니, 이러한 노랫가락을 헤아리거나 읽지 않으려는 줄거리라면 더 읽을 만하지 않다고 본다.


ㅍㄹㄴ


‘앰프에 연결해 커다란 소리로 키타를 쳐보니, 괜히 가슴이 벅차오르네!’ (42쪽)


“경음부는 인간관계로 인한 트러블도 많고 악기는 좀처럼 안 늘고, 열심히 해도 어른들은 인정 안 해주는 동아리지만, 난 들어오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고, 계속하면 얻는 것도 많을 것 같아.” (77쪽)


‘지루하기만 한 남자랑 같이 있는 게 뭐가 즐겁단 거지? 우리 셋이 노는 게 훨씬 즐겁잖아. 내가 이상한 사람이겠지만.’ (142쪽)


#ふつうの輕音部 #クワハリ #出內テツオ


+


엄마에게 빌린 돈을 합쳐서 겨우 만든 금액

→ 엄마한테서 빌려서까지 겨우 마련한 돈

→ 엄마한테서 빌려서 겨우 맞춘 돈

9쪽


인싸이기도 하니 바로 1군 여자 그룹에 속할 테고

→ 빛나기도 하니 바로 꼭두밭에 들 테고

→ 잘나기도 하니 바로 첫째자리에 갈 테고

19쪽


갈 길이 구만리 같지만

→ 갈 길이 멀지만

→ 갈 길이 아득하지만

→ 갈 길이 까마득하지만

42쪽


계속하면 얻는 것도 많을 것 같아

→ 이어가면 여러모로 얻을 듯해

→ 꾸준하면 잔뜩 얻을 듯해

77쪽


이런 치정 싸움이 많은 모양이야

→ 이런 사랑싸움이 잦은 듯해

→ 이런 사랑다툼이 흔한가 봐

129쪽


운동신경 없는 어둠의 자식들은

→ 몸을 못 쓰는 어둠이는

→ 몸놀림이 무던 어둠이는

161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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