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06 : 독서는 차폐된 인간도


어떤 독서는 차폐된 인간도 뚫어버린다

→ 어떤 책은 닫힌 사람도 뚫어버린다

→ 어떤 책을 읽으면 막힌 사람도 뚫는다

《청년이 시를 믿게 하였다》(이훤, 난다, 2025) 76쪽


“독서는 (무엇을) 뚫어버린다”처럼 적은 보기글은 아리송합니다. 빗대는 말씨로 “책은 (무엇을) 뚫어버린다”처럼 쓸 수는 있을 텐데, 이보다는 “책을 읽으면 (무엇을) 뚫어버린다”처럼 다듬을 노릇입니다. 스스로 가두거나 막거나 둘러친 사람이더라도, 손에 책을 쥐고서 찬찬히 읽고 헤아리면, 어느새 눈을 뜨거나 귀를 열거나 마음을 틔울 수 있습니다. ㅍㄹㄴ


독서(讀書) : 책을 읽음. ‘책 읽기’로 순화

차폐(遮蔽) : 1. 가려 막고 덮음 2. [군사] 구릉, 능선, 둑 따위의 자연 장애물로 적의 사격이나 관측으로부터 주요 시설을 방호함. 또는 그런 일 3. [물리] 일정한 공간이 외부의 전기, 자기 따위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함. 또는 그런 일

인간(人間) : 1. 언어를 가지고 사고할 줄 알고 사회를 이루며 사는 지구 상의 고등 동물 2. 사람이 사는 세상 3. 사람의 됨됨이 4. 마음에 달갑지 않거나 마땅치 않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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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07 : -ㄴ 이름을 호명


새로운 이름을 호명할 때마다

→ 새롭게 이름을 부를 때마다

→ 새 이름을 부를 때마다

→ 새로 부를 때마다

《내일을 위한 내 일》(이다혜, 창비, 2021) 112쪽


이름을 부를 적에 한자말로 ‘호명’이라 합니다. “이름을 호명할”은 잘못 쓰는 말씨입니다. 수수하게 “새롭게 이름을 부를”이라 하면 됩니다. “새로 부를”이나 “새 이름을 부를”이라 할 만합니다. ㅍㄹㄴ


호명(呼名) : 이름을 부름 ≒ 창명(唱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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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108 : 바리스타에 대한 나의 가장 큰 오해


전주연 바리스타에 대한 나의 가장 큰 오해는

→ 나는 잎물지기 전주연 씨를 잘못 여겼는데

→ 나는 내림지기 전주연 님을 잘못 보았는데

《내일을 위한 내 일》(이다혜, 창비, 2021) 81쪽


일본옮김말씨인 “(누구)에 대한 + 나의 + 가장 큰 + 오해는” 같은 얼개입니다. “나는 + (누구)를 + 잘못 보았는데”로 바로잡습니다. 임자말을 ‘나는’으로 적을 노릇인데 ‘나의’로 적으며 어긋나고, “가장 큰 오해는”은 잘못 쓰는 옮김말씨입니다. “가장 크게 잘못 본”이 아니라 “무척 잘못 본”일 테고, 꾸밈말 ‘무척’은 덜어낼 만합니다. ‘barista’는 ‘bartender’를 가리키는 이탈리아말이고, ‘bar + ista’인 얼개입니다. 우리말로는 ‘-지기’나 ‘-님’이나 ‘-꽃’으로 옮길 만합니다. 잎물을 내리는 일꾼이라면 ‘잎물지기’나 ‘내림지기’로 손볼 수 있습니다. ㅍㄹㄴ


바리스타 : x

barista : 1. 바리스타, 바에서 일하는 사람, 커피숍에서 일하는 사람, 술집 종업원 2. 바 주인, 커피숍 주인, 술집 주인

대하다(對-) : 1. 마주 향하여 있다 2. 어떤 태도로 상대하다 3. 대상이나 상대로 삼다 4. 작품 따위를 직접 읽거나 감상하다

오해(誤解) : 그릇되게 해석하거나 뜻을 잘못 앎. 또는 그런 해석이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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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109 : 생수 트레이 테이블 위


생수를 올린 트레이를 테이블 위에 놓았을 때

→ 샘물을 그릇에 올려 자리에 놓을 때

→ 물을 받침에 올려 자리에 놓을 때

《내일을 위한 내 일》(이다혜, 창비, 2021) 79쪽


모든 말은 모든 다른 삶을 맞아들이면서 겪거나 헤아리거나 받아들인 마음을 나타냅니다. 말과 마음과 삶은 나란히 흐릅니다. 삶을 마주할 적에 그냥그냥 보낸다면 우리 입을 거쳐서 나오는 말도 그냥그냥 어지럽거나 갈피가 없습니다. 어떤 삶을 마주하든 찬찬히 짚고 생각해 볼 적에는 차분히 가다듬고 추스르게 마련입니다. “생수를 올린 트레이”란 무엇일까요. “물을 올린 그릇”이겠지요. “테이블 위에 놓았을”은 말이 안 됩니다. “자리 위”는 하늘이니까요. “물을 받침에 올려”서 “자리에 놓을”이라고 해야 올바릅니다. “자리 위”가 아니라 “자리‘에’” 놓습니다. ㅍㄹㄴ


생수(生水) : 1. 샘구멍에서 솟아 나오는 맑은 물 ≒ 산물 2. [기독교] 영원한 영적 생명에 필요한 물이라는 뜻으로, 하나님의 복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생명수

트레이 : x

tray : 1. 쟁반 2.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납작한 플라스틱) 상자

테이블(table) : → 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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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O 마오 23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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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9.12.

책으로 삶읽기 1051


《마오 23》

 타카하시 루미코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5.8.25.



《마오 23》(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5)을 돌아본다. 스물석걸음째에 이르자, 드디어 수수께끼 하나를 걷는다. 왜 이렇게 ‘죽음 없는 쳇바퀴’를 오래 걸어야 했는지 알아차린다. ‘쳇바퀴를 끝내는 길’이란 ‘하나만 남기고 모두 쓰러져야 하는 싸움판’이라지. 그런데 “일꾼 아닌 속임꾼”이나 ‘싸움꾼·돈꾼·힘꾼’일 적에는 스스로 쳇바퀴에 휩쓸린다. 일하는 사람이라면 속지 않을 뿐더러, 싸움에 휘말리지 않고, 어떤 돈이나 힘이나 이름에 휩쓸리지 않는다. 일을 안 하기에 휘둘린다. ‘일거리’가 아닌 ‘돈거리(돈이 될 거리)’에 눈이 벌겋기에 휘청거린다. 언제 어디에서나 매한가지이다. 스스로 어느 곳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어떻게 맺고 푸는 삶을 걸어가려는지 생각할 노릇이다. 생각하기에 길을 낸다. 이 길을 내기까지 즈믄해가 걸릴 수 있고, 온이나 열 해가 걸릴 수 있다. 어느 만큼 걸리든 차분하고 고요하게 마음을 다스릴 적에 모두 일깨우는 빛줄기로 피어난다.


ㅍㄹㄴ


“잊지 마라, 나노카. 대지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55쪽)


“사람은 제 목숨이 아까워 남을 속이고 배신하지.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저주하고 죽인다. 그 삿된 마음이 제자들을 더욱 강하게 만들겠지.” (103쪽)


‘그건 환상이 아니었어. 나츠노 씨는 이제 없는 거야.’ (131쪽)


‘난감하군. 아무도 구원받을 길이 없어.’ (168쪽)


“사람을 죽여버리면 어둡고 꺼림칙한 것이 마음에 남으니까.” (185쪽)


#たかはしるみこ #高橋留美子 #MAO


+


대지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 땅은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 들판은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55쪽


그 삿된 마음이 제자들을 더욱 강하게 만들겠지

→ 아이들은 다라운 마음으로 더욱 단단하겠지

→ 아이들은 못된 마음으로 더욱 딴딴하겠지

→ 아이들은 몹쓸 마음으로 더욱 바위같겠지

103쪽


그건 환상이 아니었어. 나츠노 씨는 이제 없는 거야

→ 꿈이 아니었어. 나츠노 씨는 이제 없어

→ 거품이 아니었어. 나츠노 씨는 이제 없어

131쪽


난감하군. 아무도 구원받을 길이 없어

→ 고약하군. 아무도 건져낼 길이 없어

→ 까다롭군. 아무도 돌볼 길이 없어

16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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