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78 : - 개의 가면


내게 서너 개의 가면이 있습니다

→ 나는 탈이 서넛 있습니다

→ 난 서너 가지 탈이 있습니다

→ 난 서너 얼굴이 있습니다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70쪽


탈이 서넛 있으면 “탈이 서넛 있다”라 하면 됩니다. “서너 가지 탈이 있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사람들 앞에서 바뀌는 얼굴이 여럿이라면 “서너 얼굴이 있다”라 해도 되어요. ㅍㄹㄴ


개(個/箇/介) : 1. 낱으로 된 물건을 세는 단위 2. [광업] 무게의 단위. 한 개는 지금(地金) 열 냥쭝이다

가면(假面) : = 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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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79 : 새로워지는 혁명 -었


날로 새로워지는 혁명은 아직 한참 멀었고

→ 날로 새롭기는 아직 한참 멀고

→ 날로 갈아엎기는 아직 한참 멀고

→ 날로 거듭나기는 아직 한참 멀고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99쪽


새롭게 나아가거나 살기에 한자로 ‘혁명’으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새로워지는 혁명”은 잘못 쓰는 일본옮김말씨입니다. “새롭기는”으로 바로잡거나 “갈아엎기는”이나 “거듭나기는”으로 손봅니다. “한참 멀었고”는 ‘-었-’을 덜어야 어울려요. ㅍㄹㄴ


혁명(革命) : 1. 헌법의 범위를 벗어나 국가 기초, 사회 제도, 경제 제도, 조직 따위를 근본적으로 고치는 일 2. 이전의 왕통을 뒤집고 다른 왕통이 대신하여 통치하는 일 3. 이전의 관습이나 제도, 방식 따위를 단번에 깨뜨리고 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급격하게 세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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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온기 溫氣


 방바닥의 온기가 가셨다 → 따스한 바닥이 가셨다

 온기가 다시 돌기 시작하였다 → 다시 따뜻하다 / 다시 포근하다

 후텁지근한 온기가 → 후텁지근한 기운이 / 후텁지근한 바람이


  ‘온기(溫氣)’는 “따뜻한 기운 ≒ 난기(暖氣)”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따뜻하다·따스하다·따사롭다·다사롭다·다스하다·다솜’이나 ‘포근하다·푸근하다·포근날·푸근날’로 손질합니다. ‘폭하다·푹하다·폭신폭신·푹신푹신’이나 ‘덥다·더운날·더운꽃·후덥다·후덥지근’으로 손질하지요. ‘여름·뜨끈하다·뜨듯하다·뜨듯하다’나 ‘너르다·너그럽다·넉넉하다·낙낙하다·사주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사람답다·살내음·살갑다·곰살갑다’나 ‘살뜰하다·알뜰하다·아늑하다·오붓하다·오순도순’으로 손질하고,  ‘볕·볕살·볕뉘·볕자락·볕날·볕마루’나  ‘불·불길·눈금’으로 손질해도 어울려요. ‘마음·맘·몸기운·몸볕’으로 손질하고, ‘숨·숨결·숨빛·숨꽃·숨통·숨붙이·숨소리’로 손질해요. ‘베풀다·건하다’나 ‘손길·손빛·손길꽃·손빛꽃·손끝’으로 손질하고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온기(溫器)’를 “음식을 끓이거나 데우는 데 쓰는 그릇”으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따스한 온기가 잡혀와

→ 따스한 기운이 잡혀와

→ 따스함이 잡혀와

→ 따스해서

《찬란》(이병률, 문학과지성사, 2010) 10쪽


사랑을 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다. 소중한 온기도 기억하고 있다

→ 사랑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다. 값진 볕살도 떠오른다

→ 사랑을 안 하고 싶지 않다. 따스한 기운도 떠올린다

《솔로 이야기 1》(타니카와 후미코/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2)  120쪽


네 심장에 여름날의 온기를 간직해라

→ 네 가슴에 뜨거운 여름날을 간직해라

《나대로 살아라》(정송희, 씨네21북스, 2013) 114쪽


차량 안에서 나오는 따뜻한 온기가 너무 좋아서

→ 차에서 나오는 따뜻한 기운이 아주 좋아서

→ 차에서 나오는 따뜻한 바람이 매우 좋아서

《서른 여행은 끝났다》(박현용, 스토리닷, 2016) 83쪽


햇살 같은 존재가 되어 작은 동네에 온기를 공급한다

→ 햇볕 같은 사람이 되어 작은마을에 따스히 베푼다

→ 햇볕 같은 숨결이 되어 작은골목을 따스하게 감싼다

→ 햇볕처럼 따스하게 작은고을을 어루만진다

《거짓말하는 어른》(김지은, 문학동네, 2016) 51쪽


하나의 온기 없이 따뜻한 음식이 회전벨트에 실려 배달된다

→ 하나도 안 따뜻하되 김이 나는 밥을 돌돌띠에 실어 나른다

→ 안 살뜰하지만 따뜻한 밥을 돌돌돌 띠에 실어 나른다

→ 안 따뜻하게 김이 나는 밥을 돌돌돌 띠에 실어 나른다

→ 따뜻하지 않은 모락모락 밥을 도르르 띠에 실어 나른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이병률, 문학과지성사, 2017) 92쪽


앞사람의 온기 때문에 의자가 따뜻하게 느껴졌던 기억 있지 않아?

→ 앞사람 기운 때문에 걸상을 따뜻하게 느낀 일 있지 않아?

→ 앞사람이 남긴 기운 때문에 걸상이 따뜻하다고 느낀 일 있지 않아?

《서울 골목의 숨은 유적 찾기》(안민영, 책과함께어린이, 2017) 5쪽


희미하지만 온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 어렴풋이 따스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 옅지만 포근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무》(고다 아야/차주연 옮김, 달팽이, 2017) 20쪽


말하는 사람에 따라 이렇게 온기가 다르게 느껴진다

→ 말하는 사람에 따라 이렇게 따스함을 다르게 느낀다

《행복한 타카코 씨 1》(신큐 치에/조아라 옮김, AK comics, 2017) 110쪽


나무는 곧 따뜻한 온기가 되어서 방을 데울 테고

→ 나무는 곧 따뜻한 기운이 되어서 방을 데울 테고

→ 나무는 곧 따뜻한 불길이 되어서 방을 데울 테고

《안녕, 동백숲 작은 집(하얼과 페달, 열매하나, 2018) 54쪽


손으로 만지면 온기가 느껴질 것만 같았다

→ 손으로 만지면 따뜻할 듯했다

→ 손으로 만지면 포근하겠구나 싶다

《오후도 서점 이야기》(무라야마 사키/류순미 옮김, 클, 2018) 123쪽


포시랍다는 말의 온기로 그 말의 사랑으로 그 말의 넉넉함으로 나는 여전히 철딱서니가 없고

→ 포시랍다는 따뜻한 말로 사랑으로 넉넉하여 나는 아직 철딱서니가 없고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67쪽


하지만 어머니에게는 엷은 온기가 있었고

→ 그렇지만 어머니는 따스했고

→ 그러나 어머니는 포근했고

→ 그런데 어머니는 살가웠고

《명랑한 은둔자》(캐럴라인 냅/김명남 옮김, 바다출판사, 2020) 30쪽


하지만 조약돌도 가져간다, 손 안에 고인 온기를

→ 그러나 조약돌은 따뜻한 손을 잡는다

→ 그렇지만 조약돌은 포근한 손을 쥔다

《은엉겅퀴》(라이너 쿤체/전영애·박세인 옮김, 봄날의책, 2022) 23쪽


바깥 견사의 개들은 온기 없는 고요를 끌어 덮은 채

→ 바깥 개집에 개는 차갑게 고요를 끌어 덮은 채

→ 바깥 개우리에는 싸늘히 고요를 끌어 덮은 채

《돌아올 곳 없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김명기, 걷는사람, 2022) 46쪽


여름의 온기가 찾아오면

→ 여름이면

→ 여름에 더우면

→ 여름이 오면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데이비드 조지 해스컬/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24) 23쪽


그곳에도 따뜻한 온기가 필요해

→ 그곳도 따뜻하기를 바라

→ 그곳도 따뜻해야 해

《볼륨디카시선 1 독창》(강미옥과 아홉 사람, 커뮤니케이션볼륨, 2024) 15쪽


나의 온기를 나누거나 타인의 온기를 인식하는 것은 감각의 영역 같기도 하다

→ 내 숨결을 나누거나 이웃 숨결을 느끼는 삶은 마음길 같기도 하다

→ 내 숨꽃을 나누거나 다른 숨꽃을 느끼는 길은 마음살이 같기도 하다

《오역하는 말들》(황석희, 북다, 2025) 2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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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총애


 할아버지의 총애를 독점하다 → 할아버지가 혼자 예뻐하다 / 할아버지 눈길을 혼자받다

 누나의 총애를 받으며 → 누나가 귀여워하며 / 누나가 싸돌며


  ‘총애(寵愛)’는 “1. 남달리 귀여워하고 사랑함 ≒ 애총·애행·총 2. [가톨릭] 하느님의 사랑”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 + 총애’ 얼거리라면 ‘-의’부터 털고서 ‘깍듯하다’나 ‘귀엽다·예쁘다’나 ‘사랑·사랑하다·좋아하다·아끼다’로 손볼 만합니다. ‘돌보다·보살피다·보듬다·안다’로 손보고요. ‘품·품다·품속·품꽃’이나 ‘사랑이·귀염이’로 손보아도 됩니다. ‘눈길·눈길꽃·눈빛·눈빛꽃’으로 손보고, ‘어루만지다·얼싸안다·감싸다·감싸고돌다·싸다·싸고돌다·싸돌다’로 손볼 수 있어요.



염라대왕의 총애를 듬뿍 받는다더니, 과연 오만방자하군요

→ 저승님 사랑을 듬뿍 받는다더니, 참 버릇이 없군요

→ 저승임금이 아낀다더니, 듣던 대로 버르장머리없군요

→ 저승지기가 귀여워한다더니, 아주 건방지군요

→ 저승님이 감싼다더니, 꽤나 콧대가 높군요

→ 저승지기가 품는다더니, 그야말로 잘난 척이군요

《신과 함께, 이승편 上》(주호민, 애니북스, 2011) 155쪽


국왕의 총애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느니

→ 임금 사랑이 이루 말할 수 없다느니

→ 임금이 깍듯이 여긴다느니

→ 임금이 품어 준다느니

《군청학사 1》(이리에 아키/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8) 68쪽


폭탄 선언을 한 덕에 그 후로도 나는 쭉 외할머니의 총애를 받게 되었다

→ 엄마할머니가 좋다고 밝혔기 때문에 쭉 사랑을 받았다

→ 엄마할머니가 좋다고 외쳤기에 그 뒤로도 사랑을 받았다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나호선, 여문책, 2022) 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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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겁쟁이 아니거든! 난 책읽기가 좋아
에드워드 마셜 글, 제임스 마셜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5.12.2.

맑은책시렁 358


《나 겁쟁이 아니거든!》

 에드워드 마셜 글

 제임스 마셜 그림

 노은정 옮김

 비룡소

 2012.8.10.



  머리가 굳으면 못 바꾼다고 여깁니다만, 나이가 많기에 못 바꾸지 않아요. 나이가 들면 머리가 굳는다고 잘못 여기느라, 스스로 담벼락을 치면서 안 바꿀 뿐입니다. 나이가 적건 많건 스스로 새롭게 하루를 맞이하고 싶기에 즐겁게 바꿉니다. 어제는 어제요 오늘은 오늘입니다. 오늘은 오늘이고 모레는 모레예요. 아이는 ‘늙은사람’과 달리 바로바로 바꾸는데, 어제까지 아쉽던 대목을 오늘부터 바꾸고 싶은 마음이에요. 오늘 아침까지 갑갑하던 대목을 오늘 저녁부터 바꾸고 싶은 마음이지요.


  《나 겁쟁이 아니거든!》은 사내아이가 어떻게 하루를 맞아들이면서 스스로 바꾸는가 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요즈음 어린이책을 보면 으레 계집아이만 나오기 일쑤인데, 이렇게 둘(계집·사내)이 나란히 나오면서 어울리는 줄거리를 들려줄 노릇이라고 봅니다. 또한, 둘이 부드럽게 어울리면서 둘이 새롭게 바라보고 배우면서 가꾸는 하루를 들려주면 됩니다.


  예부터 나라(사회·정부)를 세운 몹쓸 우두머리는 수수하고 아늑한 보금자리를 망가뜨리려고 자꾸 가시내를 억누르고 가두고 괴롭혔습니다. 이러다 보니 이 나라에서는 ‘계집·사내’라는 낱말 가운데 ‘사내’는 멀쩡하고 ‘계집’은 마치 낮춤말이나 나쁜말처럼 여기고 맙니다. ‘있’을 높인 ‘계’가 낮춤말일 수 없고, ‘지음(짓기)’을 나타내는 ‘집’이 나쁜말일 수 없습니다. 예부터 집이란 짓고 지내는 곳을 가리키는 이름입니다. 보금자리도 집이고, 사고파는 일터도 집입니다. 밖에 나가서 돈을 벌려고 일하는 자리도 집이에요.


  사랑으로 짓는 따사로운 보금자리를 일구는 둘(가시버시)을 엉터리로 갈라놓으려는 우두머리 속셈이 오래 이었더라도, 우리가 스스로 우리말을 잊거나 잃지 않아야 합니다. 작은아이가 작은살림을 돌보면서 스스로 의젓하고 참한 사내로 일어서는 길을 다루는 작은글을 눈여겨본다면, 바로 오늘부터 우리가 무엇을 가다듬고 배우면서 가꿀 수 있는지 알아차리겠지요. 헤아리는 눈길과 다가서는 발길과 보살피는 손길을 나란히 품기에 비로소 ‘사람’이고, 사람으로서 ‘사랑’을 천천히 눈뜨는 길인 ‘아이’입니다.


ㅍㄹㄴ


“폭스야, 후딱 가기는 좀 힘들겠다. 엄마가 쌍둥이 데리고 병원에 다녀올 동안 루이즈 좀 보고 있으렴.” “망했다!” 폭스는 툴툴댔어요. “그런 말 쓰면 안 돼.” 엄마가 잔소리했어요. (10쪽)


“참치 샌드위치 좀 만들어 줘, 오빠.” “그래그래.” 폭스가 샌드위치를 만들어 가져왔어요. “동화책 읽어 줘, 오빠.” “읽어 주고말고.” (17쪽)


이번에는 정말 나무 꼭대기까지 단숨에 올라갔어요. “여기까지 올라와 줘서 고마워. 나, 너무 무서웠거든! 올라오긴 했는데 어떻게 내려가야 할지 모르겠어!” 밀리가 말했어요. (36쪽)


“헉, 이걸 다 사려면 온종일 걸리겠어요!” 폭스가 투덜대자 엄마가 말했어요. “그럼 어서 서둘러. 루이즈가 좋아하는 샌드위치 만들게 참치도 꼭 사 오고.” (43쪽)


#EdwardMarshall #FoxOnWheels (1983년)


+


《나 겁쟁이 아니거든!》(에드워드 마셜·제임스 마셜/노은정 옮김, 비룡소, 2012)


엉금엉금 기어오르기 시작했어요

→ 엉금엉금 기어올라요

28쪽


포도가 먹기 싫어졌어

→ 포도가 먹기 싫어

→ 이제 포도가 싫어

3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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