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41 : 자기 계단 -고 있었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 어느새 디딤칸을 오릅니다

→ 불현듯 섬돌을 오릅니다

→ 문득 발판을 오릅니다

《피아노》(이세 히데코/황진희 옮김, 천개의바람, 2025) 20쪽


일본옮김말씨인 “자기도 모르는 사이”인데, 우리말로는 ‘시나브로’나 ‘어느새’나 ‘문득’으로 나타냅니다. 가만히 디딤칸에 섭니다. 불현듯 섬돌을 딛습니다. 불쑥 발판을 오릅니다. ㅍㄹㄴ


자기(自己) : 1. 그 사람 자신 2. [철학] = 자아(自我) 3. 앞에서 이미 말하였거나 나온 바 있는 사람을 도로 가리키는 삼인칭 대명사

계단(階段) : 1. 사람이 오르내리기 위하여 건물이나 비탈에 만든 층층대 ≒ 계서 2. 어떤 일을 이루는 데에 밟아 거쳐야 할 차례나 순서 3. 오르내리기 위하여 건물이나 비탈에 만든 층층대의 낱낱의 단을 세는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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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42 : 색깔의 유리구슬 계단 느낌이 들었


여러 색깔의 유리구슬이 한꺼번에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 여러 빛깔 구슬이 한꺼번에 톡톡 구르는 듯합니다

→ 여러 빛구슬이 한꺼번에 톡톡톡 구르는 듯해요

《피아노》(이세 히데코/황진희 옮김, 천개의바람, 2025) 24쪽


빛깔이 여럿이니 “여러 빛깔”이라 합니다. 구슬은 으레 속이 맑게 비치는 돌로 빚어요. ‘유리구슬’보다는 ‘구슬’이라고만 하면 되고, 따로 가리킬 적에는 ‘맑구슬’이나 ‘빛구슬’이라 할 만합니다.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같은 일본말씨는 “톡톡 구르는 듯합니다”로 단출히 손질합니다. “톡톡톡 구르는 듯해요”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색깔(色-) : 1. 물체가 빛을 받을 때 빛의 파장에 따라 그 거죽에 나타나는 특유한 빛 = 빛깔 2. 정치나 이념상의 경향

유리(琉璃) : [화학] 석영, 탄산 소다, 석회암을 섞어 높은 온도에서 녹인 다음 급히 냉각하여 만든 물질. 투명하고 단단하며 잘 깨진다 ≒ 초자

계단(階段) : 1. 사람이 오르내리기 위하여 건물이나 비탈에 만든 층층대 ≒ 계서 2. 어떤 일을 이루는 데에 밟아 거쳐야 할 차례나 순서 3. 오르내리기 위하여 건물이나 비탈에 만든 층층대의 낱낱의 단을 세는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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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날
기쿠타 마리코 지음 / 비로소 / 201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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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8.13.

만화책시렁 770


《눈 내리는 날》

 기쿠타 마리코

 편집부 옮김

 비로소

 2001.11.30.



  비내림날을 안 반기는 사람이 느는 만큼, 눈내림날이 안 즐거운 사람이 늘어납니다. 비날이 싫으니 눈날이 싫고, 비철을 미워하니 눈철을 미워해요. 눈비가 흩날리면 집에서 일터를 오가기가 번거롭다고 여기거든요. 눈이 소복히 덮으면서 고요히 잠드는 겨울빛을 누리는 사람이 확 줄거나 사라졌어요. 비가 좍좍 씻으면서 푸르게 깨어나는 여름빛을 반기는 사람이 아주 줄거나 사라졌습니다. 《눈 내리는 날》을 되읽으면서 생각합니다. 눈은 누구나 하얗게 틔워서 마음을 북돋웁니다. 비는 누구나 비우고 씻어서 마음을 살찌웁니다. 눈비가 흐르는 하루이기에 온누리가 넉넉합니다. 눈비를 등지는 오늘이기에 온누리가 매캐하고 숨막히며 갑갑합니다. 여름에 찾아드는 비를 어떻게 보나요? 겨울에 찾아오는 눈을 어떻게 맞나요? 서울은 없어도 되고, 우두머리(대통령)는 안 세워도 됩니다. 벼슬자리(시도지사·국회의원)는 모두 치울 만합니다. 우리는 우리 보금자리를 바라보고 사랑하면서 늘 이곳에서 오순도순 이야기를 펴는 살림을 지으면 느긋합니다. 달종이도 날짜도 철도 없이 한 해 내내 똑같이 쳇바퀴인 서울살이를 언제까지 지키거나 버텨야 하나요? 이제는 보금자리를 포근히 품으면서 스스로 사랑하고 가꿀 때입니다.


ㅍㄹㄴ


‘어른이 된 나를 보면 언제나 조금씩 부족해.’ (22쪽)


“올해는 좋은 타이밍에 눈이 내려서 말이야. 이건 덤으로 주는 선물이지. 이번엔 특별하다네.” (36쪽)


‘잊고 있던 것들이 많이 있을 뿐이다.’ (52쪽)


+


《눈 내리는 날》(기쿠타 마리코/편집부 옮김, 비로소, 2001)


하늘에서 눈 오는 거 보고 있으면 정말 재밌어

→ 하늘에서 오는 눈을 보면 참 재밌어

→ 하늘눈을 보면 참으로 재밌어

16


어른이 된다는 건 그런 거겠지

→ 어른이 된다면 그럴 테지

→ 어른이란 그리 될 테지

24


이건 덤으로 주는 선물이지. 이번엔 특별하다네

→ 덤으로 주지. 오늘은 다르다네

→ 덤이야. 오늘은 유난하다네

36


잊고 있던 것들이 많이 있을 뿐이다

→ 많이 잊었을 뿐이다

→ 잔뜩 잊었을 뿐이다

52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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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멜로디melody



멜로디(melody) : [음악] 음의 높낮이의 변화가 리듬과 연결되어 하나의 음악적 통합으로 형성되는 음의 흐름. 또는 음향의 형태. ‘가락’으로 순화

melody : 1. (한 음악 작품의 주된 가락을 이루는) 멜로디[선율] 2. (깔끔하고 담백한) 곡[노래] 3. (음표로 표현된) 멜로디[선율]



우리 낱말책은 ‘멜로디’를 ‘가락’으로 고쳐쓰라 풀이합니다. 영어 낱말책은 ‘멜로디·선율·곡·노래’로만 풀이하는데, 첫풀이를 살피니 “가락을 이루는 멜로디”예요. 겹말풀이입니다. ‘가락·가락결·결’이나 ‘고동·노랫가락·노랫소리’로 옮기면 됩니다. 때로는 ‘노래’로 옮기면 되어요. ‘소리·소리꽃·소리맵시·소리무늬’나 ‘소리물결·소리너울·소릿결·소릿가락’으로 옮길 만하고, ‘울리다’로 옮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네가 냄비로 연주를 하더라도, 거기에 리듬이 있다면 소음이 아니라 멜로디가 되는 거란다

→ 내가 솥을 두들기더라도, 거기에 장단이 있다면 안 시끄럽고 가락이란다

→ 내가 가마를 두들기더라도, 거기에 결이 있다면 안 시끄럽고 노랫가락이란다

《음악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도미틸 드 비에나시스·그웬달 블롱델/백선희 옮김, 산하, 2004) 67쪽


그대 귀에 멜로디를 선사할 테니

→ 그대 귀에 노래를 베풀 테니

→ 그대 귀에 노랫가락을 드릴 테니

《레딩 감옥의 노래》(오스카 와일드/김지현 옮김, 쿠쿠, 2018) 127쪽


음이 이어져 그리운 멜로디가 흘러나왔습니다

→ 소리를 이어 그리운 가락이 흘러나옵니다

→ 소리를 이어 그리운 가락이 흐릅니다

《피아노》(이세 히데코/황진희 옮김, 천개의바람, 202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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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정의 定義


 개인의 정의였다 → 혼자 밝혔다 / 한사람 뜻새김이다

 너의 정의를 인정한다면 → 네 풀이를 받아들인다면

 과거의 정의와는 변화하였다 → 예전 글풀이하고 바뀌었다


  ‘정의(定義)’는 “1. 어떤 말이나 사물의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함. 또는 그 뜻 ≒ 계설·뜻매김 2. [논리] 개념이 속하는 가장 가까운 유(類)를 들어 그것이 체계 가운데 차지하는 위치를 밝히고 다시 종차(種差)를 들어 그 개념과 등위(等位)의 개념에서 구별하는 일”을 가리킨다지요. ‘-의 + 정의’ 얼개라면 ‘-의’를 털고서, ‘뜻매김·뜻새김·뜻찾기·뜻붙이’나 ‘풀이·풀이하다·풀이말·풀이글·글풀이·말풀이’로 풀어낼 만합니다. ‘밝히다·말하다·얘기하다’나 ‘눈·눈꽃·눈결·눈금·눈길·눈망울’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새기다·여는길·여는말’이나 ‘가르다·나누다’로 풀어도 되어요. ㅍㄹㄴ



환상은 선과 악의 정의를 내리거나 명확한 참과 거짓을 구분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 꿈은 좋고 나쁨을 가르거나 참거짓을 뚜렷이 나누려는 틀이 아니다

→ 꿈은 착하고 나쁘다고 나누거나 참거짓을 똑똑히 가르지 않는다

《거짓말하는 어른》(김지은, 문학동네, 2016) 199쪽


그러나 아쉽게도 과문하여 시의 정의에 대해, 또 시인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깨우친 바가 신통치 않다

→ 그러나 아쉽게도 어수룩하여 노래가 무엇인지, 또 노래님이란 어떤 빛인가를 깨우치지 못했다

→ 그러나 아쉽게도 바보스러워 노래가 무엇인지, 또 노래님이란 누구인가를 깨우치지 못했다

《당신은 시를 쓰세요, 나는 고양이 밥을 줄 테니》(박지웅, 마음의숲, 2020) 139쪽


그게 우리식 도깨비의 정의입니다

→ 우리는 도깨비를 이렇게 풉니다

→ 우리 도깨비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철도원 삼대’와 인천 걷기》(이설야와 일곱 사람, 다인아트, 2023) 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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