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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날
기쿠타 마리코 지음 / 비로소 / 2011년 11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8.13.
만화책시렁 770
《눈 내리는 날》
기쿠타 마리코
편집부 옮김
비로소
2001.11.30.
비내림날을 안 반기는 사람이 느는 만큼, 눈내림날이 안 즐거운 사람이 늘어납니다. 비날이 싫으니 눈날이 싫고, 비철을 미워하니 눈철을 미워해요. 눈비가 흩날리면 집에서 일터를 오가기가 번거롭다고 여기거든요. 눈이 소복히 덮으면서 고요히 잠드는 겨울빛을 누리는 사람이 확 줄거나 사라졌어요. 비가 좍좍 씻으면서 푸르게 깨어나는 여름빛을 반기는 사람이 아주 줄거나 사라졌습니다. 《눈 내리는 날》을 되읽으면서 생각합니다. 눈은 누구나 하얗게 틔워서 마음을 북돋웁니다. 비는 누구나 비우고 씻어서 마음을 살찌웁니다. 눈비가 흐르는 하루이기에 온누리가 넉넉합니다. 눈비를 등지는 오늘이기에 온누리가 매캐하고 숨막히며 갑갑합니다. 여름에 찾아드는 비를 어떻게 보나요? 겨울에 찾아오는 눈을 어떻게 맞나요? 서울은 없어도 되고, 우두머리(대통령)는 안 세워도 됩니다. 벼슬자리(시도지사·국회의원)는 모두 치울 만합니다. 우리는 우리 보금자리를 바라보고 사랑하면서 늘 이곳에서 오순도순 이야기를 펴는 살림을 지으면 느긋합니다. 달종이도 날짜도 철도 없이 한 해 내내 똑같이 쳇바퀴인 서울살이를 언제까지 지키거나 버텨야 하나요? 이제는 보금자리를 포근히 품으면서 스스로 사랑하고 가꿀 때입니다.
ㅍㄹㄴ
‘어른이 된 나를 보면 언제나 조금씩 부족해.’ (22쪽)
“올해는 좋은 타이밍에 눈이 내려서 말이야. 이건 덤으로 주는 선물이지. 이번엔 특별하다네.” (36쪽)
‘잊고 있던 것들이 많이 있을 뿐이다.’ (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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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날》(기쿠타 마리코/편집부 옮김, 비로소, 2001)
하늘에서 눈 오는 거 보고 있으면 정말 재밌어
→ 하늘에서 오는 눈을 보면 참 재밌어
→ 하늘눈을 보면 참으로 재밌어
16
어른이 된다는 건 그런 거겠지
→ 어른이 된다면 그럴 테지
→ 어른이란 그리 될 테지
24
이건 덤으로 주는 선물이지. 이번엔 특별하다네
→ 덤으로 주지. 오늘은 다르다네
→ 덤이야. 오늘은 유난하다네
36
잊고 있던 것들이 많이 있을 뿐이다
→ 많이 잊었을 뿐이다
→ 잔뜩 잊었을 뿐이다
52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