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8.15. 빛날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1945년 8월 15일에는 이제 막 일본굴레를 떨치는 무렵이니 “빛을 찾은 날”이었어도 ‘빛날’이나 ‘빛찾다’처럼 우리말로 나타내자는 마음이기는 어려웠으리라 느낍니다만, 이렇게 우리말로 쉽고 수수하게 외친 분도 많은 줄 압니다. 그러나 ‘글’을 쓰는 먹물(지식)인 수수한 사람들 말씨를 담지 않았어요. 굳이 한자로 ‘광복(光復)’이라 했습니다. ‘해방(解放)’이라고도 했어요.


  2025년은 어느덧 여든돌째 이르는 ‘빛날’입니다. 이 빛날에 우리말과 우리글도 빛을 찾을 수 있으면 더없이 아름다우리라 봅니다. 나라찾기에 힘쓴 모든 옛어른은 ‘마을찾기’와 ‘살림찾기’와 ‘논밭찾기’와 ‘아이찾기’와 ‘사람찾기’에다가 ‘말글찾기’를 바랐으리라고 느낍니다. 아직 우리말과 우리글이 제자리를 못 찾았으니 오늘 하루부터 말빛과 글빛을 되새기면서 새롭게 가꾸는 첫발을 내딛을 만하다고 봅니다.


  쉽게 쓰는 말이기에 아름답습니다(평화·민주·평등). 쉽게 나누는 글이기에 빛납니다. 쉽게 짓는 말이기에 사랑입니다. 쉽게 피어나고 깨어나고 눈뜨는 말이기에 서로 북돋우면서 오늘 이곳을 고루 밝힙니다. 빛날에 빛말을 살리고 빛글을 깨우치면서 말씨앗과 글씨앗을 푸르게 돌보는 이웃님이 늘기를 빕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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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밥과 집 (2025.8.15.)

― 부산 〈책과 아이들〉



  두 아이는 하루하루 무럭무럭 큽니다. 두 어버이도 나란히 날마다 새록새록 자랍니다. 아이어른은 함께 살림하면서 같이 사랑하고 서로 생각을 나누는 사이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말씨를 쓴다면 아이어른이 아닌 ‘남·놈’인 굴레입니다. 몸나이가 조금 많대서 말을 놓는 누구나 철이 안 든 하루를 보낸다고 느껴요. 몸나이가 아닌 철나이를 헤아릴 적에는 누구한테도 함부로 말을 못 놓습니다.


  둘레에서 숱한 사람들은 어제부터 쉼날인 듯싶습니다. 그렇지만 시골사람한테는 ‘한해내내 + 이레내내’ 일날이자 일철입니다. 아무리 한겨울이어도 푸나무는 꿈을 그리면서 자랍니다. 아이를 낳아 돌보는 모든 어버이는 쉼날이 따로 없이 한결같이 일하고 살림하며 사랑합니다. 고흥에서 부산으로 달리는 시외버스를 모는 일꾼도 ‘쉼날 아닌 일날’입니다.


  우리는 쉼날을 너무 자주 누린다고 느낍니다. ‘나흘일(주4일노동)’은 누구한테 이바지할까요? 벼슬꾼(공무원)은 쉼날을 반길는지 모르나, 온나라 숱한 일꾼은 “남들이 쉴 적에 고스란히 일하는 하루”입니다.


  늦여름볕과 늦여름빛이 싱그럽고, 부산에서도 풀벌레노래에 매미노래를 듣습니다. 오늘은 사직나루에 내려서 〈책과 아이들〉로 걸어가는데, 어디 놀러가는 사람들이 꽤 붐빕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싸이 흠뻑쇼’를 부산에서 벌인다더군요. 어제는 서울에서 ‘싸이 잔치’를 했다지요. 나라 한켠에서는 물벼락으로 목숨과 집과 논밭을 잃은 사람이 우는데, 나라 다른켠에서는 ‘물장난’으로 시끌벅적합니다. 아무래도 두 갈래 사이에 서로 미움씨앗을 심는 불수렁 같습니다. ‘내가 쉬’더라도 ‘숱한 이웃은 못 쉬거나 그저 내내 일하’는 줄 살펴야지 싶어요.


  푸른별은 들풀이 어울리는 들녘처럼 푸르게 어깨동무하기에 아름답습니다. 파란별은 파란하늘을 고루 머금는 멧숲처럼 파랗게 하늘빛으로 물들며 손잡기에 사랑스럽습니다. 철없는 나라지기에 벼슬꾼이 넘치더라도 우리부터 눈뜰 노릇입니다.


  저녁나절에 〈책과 아이들〉 깃새지기(상주작가) 이야기꽃(프로그램)으로 ‘내가 쓰는 내 사전’ 모임을 꾸립니다. 오늘은 ‘밥’하고 ‘집’ 두 낱말로 “내가 이제껏 누린 삶으로 우리 하루를 손수 가다듬어서 조촐히 살림풀이를 하는 길”을 여밉니다. 밥이란 받아들여서 바꾸는 빛입니다. 집이란 살림을 짓는 곳입니다. 해바람비를 다 다른 결로 받아안기에 밥입니다. 둥지를 짓는 새처럼, 밥과 옷과 집을 기쁘게 지어서 아이들하고 나눌 뿐 아니라 즐겁게 물려주는 터전이기에 집입니다. 푸른별은 푸른밥을 누구한테나 베풉니다. 파란별은 파란집을 누구한테나 내줘요.


ㅍㄹㄴ


《고양이는 언제나 고양이였다》(얄바츄 우랄 글·페리둔 오랄 그림/강경민 옮김, 책공장더불어, 2019.10.25.)

#Mirname #FeridunOral #YalvacUral

《토끼》(토끼와 살다 편집부/서유진 옮김, 책공장더불어, 2017.10.13.첫/2021.8.23.4벌)

《히로시마의 그늘》(윌프레드 버체트/표완수 옮김, 창작과비평사, 1995.11.7.)

#WlfredBurchett #ShadowsofHiroshima

《발언 2》(김종철, 녹색평론사, 2016.1.11.)

《전쟁하지 않아》(다니카와 슌타로 글·에가시라 미치코 그림/김숙 옮김, 북뱅크, 2015.12.24.)

#江頭路子 #たにかわしゅんたろう #せんそうしない (싸우지 않아)

《버려진 조선의 처녀들·훈 할머니》(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엮음, 아름다운사람들, 2004.2.24.)

《호튼》(닥터 수스/김서정 옮김, 대교출판, 2008.4.25.)

#DrSeuss #HortonHearsaWho #Horton

《우체부 곰》(피브 워딩턴·셀비 워딩턴/김세희 옮김, 비룡소, 2002.1.28.)

#TeddyBearPostman #PhoebeWorthington #SelbyWorthington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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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비구름 사이로 (2024.10.19.)

― 부산 〈밤산책방〉



  책을 제대로 읽자면, ‘다른 것’이 아닌 ‘사랑’이라는 길 하나면 넉넉한데, 그만 또다시 ‘다른 것’에 매이면서 스스로 흐트러지고 어지럽게 벗어나는구나 싶습니다. 내가 나를 나로서 나답게 보면, ‘나’하고 ‘너(남)’는 그저 “선 자리가 다를 뿐, 같은 숨결인 사람이면서 사랑”인 줄 알아차려요. 우리가 읽고 쓸 글이란, ‘다른 것(짐·몫·자리·벼슬·돈·이름)’이 아니라 언제나 ‘사랑’을 씨앗으로 심어서 손수 가꾸는 즐거운 빛줄기일 노릇이라고 봅니다.


  다 다른 목소리를 낼 적에 등을 돌리는 사람이라면, 그분들 스스로 귀를 닫는다는 뜻이며, 사랑을 등지는 굴레요, 겉모습과 옷차림에 얽매이는 수렁입니다. 속빛을 들여다보지 않기에 사랑이 안 피어나고, 속을 안 가꾸니 겉만 멀끔합니다.


  비구름이 꾸물거리는 한가을 저물녘에 부산 광안바다 둘레에 있는 〈밤산책방〉으로 마실합니다. 이곳은 책집지기가 없이 누구나 스스럼없이 드나들면서 다리를 쉬며 책을 살피다가 장만하는 너른책집입니다. 밤산지기님 말씀으로는 골목이건 바닷가이건 멧자락 둘레를 거닐다가 다리를 쉬며 책빛을 머금을 자리는 얼핏 많은 듯싶어도 그다지 안 많다고 합니다. 책집이란 책으로 쉬며 숨을 돌리는 집입니다.


  바깥은 비바람이 한창이고, 책집은 고즈넉합니다. 바깥은 곱게 차려입고 마실하는 사람으로 물결치고, 책집은 차분합니다. 우리는 몸을 돌보려고 천을 옷으로 지어서 두르기도 하지만, 겉모습이 돋보이기를 바라는 뜻으로 이쁘게 차려입기도 합니다. 우리는 마음을 가꾸려고 책을 읽고 글을 쓰기도 하지만, 남이 높이 사거나 잘 봐주어서 잘 팔리기를 빌며 책을 내거나 글을 쓰기도 합니다.


  이따금 《플란다스의 개》에 나오는 ‘네로’가 아로아와 아로아 아버지한테 들려준 말을 떠올립니다. 네로는 붓과 종이와 물감을 살 돈이 없습니다. 지난날 우리나라 논밭지기는 붓과 먹과 종이와 벼루를 살 돈이 없을 뿐 아니라, ‘흙지기(농자)’는 ‘나리(양반)’가 아니라서 글을 넘보거나 배울 수 없었습니다. 네로는 “가난한 주제에 그림 따위에 멋을 부리려 한다”는 꾸지람을 내내 듣지만, 아로아 아버지는 네로가 숯으로만 담은 아로아 그림을 보더니 깜짝 놀라서 큰돈을 쥐어주려 했고, 네로는 ‘돈 받으려’고 그리지 않았다고, 온사랑을 담아서 그렸을 뿐이라면서, 비싼종이에 담은 그림을 그냥 내밀었습니다.


  다 다른 삶을 다 다른 목소리로 담으려면, 나부터 스스럼없이 마음을 틔울 노릇입니다. 여름에 하늘이 활짝 열려 열매가 맺듯, 가을에는 이제 뭇볕이 저물어 가듯, 철빛을 틔우고 철눈을 열며 꿈으로 나아갑니다.


ㅍㄹㄴ


《우주 여행자를 위한 한국살이 가이드북》(희석, 발코니, 2023.7.21.첫/2024.7.17.4벌)

《처음 엄마 사전》(김민채, 취미는독서, 2024.9.16.)

《깃털, 떠난 고양이에게 쓰는 편지》(클로드 앙스가리/배지선 옮김, 책공장더불어, 2015.7.23.)

#Plumelettreaunchatdisparu #ClaudeAnsgari (2001년)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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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68 : 대중의 전 많은 서러움을 겪


대중의 사랑을 받기 전까지 많은 서러움을 겪었다

→ 사람들이 좋아하기 앞서까지 꽤 서러웠다

→ 사람들이 반기기 앞서까지 제법 서러웠다

《어떻게 살 것인가》(유시민, 아포리아, 2013) 27쪽


일본말씨인 “대중의 사랑을 받기 전까지”에, 옮김말씨인 “많은 서러움을 겪었다”입니다. “사람들이 좋아하기 앞서까지”나 “사람들이 반기기 앞서까지”로 손봅니다. “꽤 서러웠다”나 “무척 서러웠다”나 “몹시 서러웠다”로 손질합니다. ㅍㄹㄴ


대중(大衆) : 1. 수많은 사람의 무리 2. [사회 일반] 대량 생산·대량 소비를 특징으로 하는 현대 사회를 구성하는 대다수의 사람. 엘리트와 상대되는 개념으로, 수동적·감정적·비합리적인 특성을 가진다 3. [불교] 많이 모인 승려. 또는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니를 통틀어 이르는 말

전(前) : 1. 막연한 과거의 어느 때를 가리키는 말 2. ‘이전’의 뜻을 나타내는 말 3. ‘앞’의 높임말 4. 이전의 경력을 나타내는 말 5. ‘이전’ 또는 ‘앞’, ‘전반기’ 따위의 뜻을 나타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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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67 : 가진 -에 대한 존중 것들 위해 자기 객관적 비판적 수정 것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에 대한 존중, 그런 것들을 위해 자기가 쓴 글을 객관적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수정하는 것이다

→ 다른 마음인 사람을 헤아리면서 스스로 쓴 글을 여러모로 따지고 살펴보고 고친다

→ 다른 사람을 눈여겨보면서 제 글을 이모저모 짚고 살펴보고 손질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유시민, 아포리아, 2013) 9쪽


옮김말씨하고 일본말씨가 섞인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에 대한 존중”입니다. 생각은 ‘가지’지 않아요. 생각은 ‘한다’로 나타내지요. 이 보기글이라면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을 섬기며”나 “다른 마음인 사람을 헤아리면서”로 손볼 만합니다. 수수하게 “다른 사람을 눈여겨보면서”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그런 것들을 위해”는 군더더기인 옮김말씨입니다. 통째로 덜어냅니다. 여러모로 따지고 살펴보면서 가다듬습니다. 이모저모 짚고 살피면서 손질하거나 추스릅니다. 이래저래 돌아보고 살펴보며 고칩니다. ㅍㄹㄴ


대하다(對-) : 1. 마주 향하여 있다 2. 어떤 태도로 상대하다 3. 대상이나 상대로 삼다 4. 작품 따위를 직접 읽거나 감상하다

존중(尊重) : 높이어 귀중하게 대함

위하다(爲-) : 1. 이롭게 하거나 돕다 2. 물건이나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다 3.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하다

자기(自己) : 1. 그 사람 자신 2. [철학] = 자아(自我) 3. 앞에서 이미 말하였거나 나온 바 있는 사람을 도로 가리키는 삼인칭 대명사

객관적(客觀的) : 1. 자기와의 관계에서 벗어나 제삼자의 입장에서 사물을 보거나 생각하는 2. 세계나 자연 따위가 주관의 작용과는 독립하여 존재한다고 생각되는

비판적(批判的) : 사물의 옳고 그름을 가리어 판단하거나 밝히는

수정(修正) : 바로잡아 고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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