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12.


《우리는 왜 회사의 입장에서 이야기할까?》

 박대리 글·안다연 그림, 영수책방, 2021.4.22.



어제부터 내리는 비는 오늘도 잇는다. 시원하게 우렁차게 힘차게 들숲메를 적신다. 늦여름에 시골에서 허벌나게 뿌려대던 풀죽임물을 싹 걷어내고 씻는 빗발이다. 논밭에 벌레가 들끓는 까닭은 몇 가지인데, 첫째는 ‘한 갈래만 빽빽히 심기’ 때문이다. 둘째는, 새·벌·개미·개구리·두꺼비·반딧불이·다슬기·뱀 같은 뭇숨결이 사라진 탓이다. 셋째, 시멘트·농약·비닐·농기계·화학비료를 이 땅에 쏟아붓기 때문이다. 넷째, 자동차가 지나치게 늘고, 뒷간이 사라진 탓이다. 다섯째, 시골을 미워하고 서울을 좋아하는 마음이 꼭대기에 다다라, 이제 시골이 텅 비기 때문에, 돈에 눈먼 벼슬질이 판친다. 여섯째, 시골에서 책읽고 배우며 익히는 사람도, 서울에서 숲책을 품으며 숲살림을 헤아리는 사람도, 너무 드문 탓이다. 《우리는 왜 회사의 입장에서 이야기할까?》는 첫머리는 길을 잡는 듯싶다가, 어느새 샛길로 빠지고서 맺는다고 느낀다. 아무래도 ‘일터’가 아닌 ‘회사’가 어떤 얼개인지 더 못 짚은 탓이겠지. 우리나라는 일본이 뼈대를 닦은 곳에 그냥 몸을 실었다. ‘군대·학교·회사·공공기관’은 똑같은 틀이다. 모두 위아래로 갈라서 시키고 담벼락을 친다. 이제라도 ‘너나우리’라는 길을 새로 여는 마음으로 거듭나야 ‘서로 헤아리는 일터’로 바꿀 만하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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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11.


《남자가 많은 곳에서 일합니다》

 박진희 글, 앤의서재, 2024.6.15.



나라지기(대통령)는 ‘조국·최강욱·윤미향’을 ‘광복절 특사’로 잘못을 씻어내겠다고 외친다. 다른 나라지기도 똑같았는데, 이럴 바에는 ‘길(법)’이 무슨 쓸모가 있을까? ‘우리쪽(아군)’이면 겨가 묻건 똥이 묻건 오냐오냐 풀어주는 ‘길(진영논리)’인데, 터럭만큼도 바르지(정의·공정) 않을 뿐 아니라, 나라길(국가정신)하고도 동떨어진다. 똑바른 나라지기라면, ‘강선우·이진숙·이춘석 체포·구속’을 해야 마땅하겠지. 새벽에는 해가 넉넉히 비추더니, 낮부터 구름이 짙다가 비를 뿌린다. 저녁에 고흥에 닿으니 빗소리와 풀벌레소리가 어우러지면서 그윽하다. 아이들하고 둘러앉아 ‘배움길’을 우리 스스로 어떻게 가다듬으면서 걸어갈 노릇인지 한참 이야기하다가 자리에 누워 등허리를 편다. 시골집 늦여름밤은 조금 춥다. 올해는 한봄부터 집에서 웃통을 벗고 이불을 안 덮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웃옷을 입고서 이불을 덮는다. 《남자가 많은 곳에서 일합니다》는 매우 아쉽다. 엮은이가 보기에는 ‘사내밭’에서 일하는 작은순이일 테지만, 일하는 사람들로 본다면 ‘즐김길’을 걸어가는 터전이다. 그곳에 사내가 많든 가시내가 많든 대수롭지 않다. 오늘날 어린배움터나 이야기밭(강연장)에는 어마어마하게 가시내밭이다. 배우러 찾아오는 사내는 매우 드물다. 어린이한테 길잡이가 되려는 사내는 참으로 적다. ‘사내밭·가시내밭’이 아닌 “우리 스스로 어떻게 무슨 일을 하는 마음”인지 들여다보고 이야기하고 나누고 짚으면서 새길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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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10.


《지어스 2》

 키모 모히로 글·그림/최윤선 옮김, 대원씨아이, 2005.10.15.



아침에 보수동책골목에 간다. 어제 〈남해서점〉에서 고른 책을 그대로 놓은 줄 간밤에 뒤늦게 알았다. 송건호 님이 여민 《김구》(한길사, 1980)를 꼭 챙겨서 우리집 작은아이하고 읽고 싶기에 서두른다. 빗길을 천천히 비맞으며 걷는다. 책을 새삼스레 등짐 가득 장만하고서 〈책과 아이들〉로 돌아온다. 15시부터 ‘말이 태어난 뿌리 ㅇ’ 이야기꽃을 편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을 막바지로 엮는 동안 인천 배다리책골목 〈아벨서점〉에서 ‘말밑찾기 ㄱ∼ㅎ 이야기꽃’을 편 적 있는데, 우리말을 놓고서 ㄱ부터 ㅎ까지 새삼스레 짚을 적마다 나부터 새록새록 배우고 익힌다. 참말로 말글이란, 뭇이웃과 마음을 나누고 생각을 지피는 동안 서로 북돋우고 일구면서 즐거운 빛씨앗 한 톨이지 싶다. 《지어스》를 조금씩 이따금 읽는다. 푸름이한테 짐을 떠맡기는 못난 어른을 그리는 듯싶으면서도, 떼죽음(멸망)을 얼핏 그리는 듯싶지만, ‘어린 나’와 ‘어리고 싶지 않은 나’ 사이에서 헤매는 수렁을 어찌저찌 못 하다가도 풀어가는 얼거리 같다고 느낀다. 둘레에 어른이 있을까? 누가 어른이어야 할까? “나이가 차서 몸을 섞어도 되”면 어른인가? 적잖은 어린이는 어린이책도 “어른다움을 배우는 책”도 손에 쥘 틈이 없다. 숱한 푸름이는 푸른책도 “어른길을 헤아리는 책”도 찬찬히 읽을 겨를이 없다.


#ぼくらの #鬼頭莫宏 #きとうもひ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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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스 2》(키모 모히로/최윤선 옮김, 대원씨아이, 2005)


시간에 쫓기기 마련이거든요

→ 틈에 쫓기게 마련이거든요

→ 마감에 쫓기거든요

14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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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
이모토 요코 지음, 길지연 옮김 / 삼성당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8.18.

그림책시렁 1411


《빨간 모자》

 그림 형제 글

 이모토 요코 그림

 길지연 옮김

 삼성당

 2008.5.29.



  입에서 입으로 흐르는 이야기는 저마다 다른 삶과 살림을 담아서 새롭게 피어납니다. 우리 옛이야기도 이웃 옛이야기도 늘 새록새록 자랍니다. 이모토 요코 님이 동글동글한 붓끝으로 담은 《빨간 모자》도 새삼스럽습니다. 빨간 마고자를 쓴 아이가 숲을 가로지르며 심부름을 하는 옛이야기가 있고, 이 줄거리와 얼거리를 바탕으로 가만히 되짚는 그림책입니다. ‘아이’는 이곳에서 놀며 하루를 누립니다. ‘늑대’는 이곳에서 사냥하며 살림을 꾸립니다. 아이는 이곳에서 들숲메와 풀꽃나무를 바라보려고 합니다. 배고파서 사냥을 하는 늑대는 들숲메에 깃들면서 풀꽃나무를 미처 못 본 얼거리로 흐르는 “빨간 모자”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두 숨결이 맞물리는 줄거리와 얼거리를 읽으면서 언제나 다르면서 새롭게 배울 만합니다. 옳거나 그른 쪽은 없고, 좋거나 나쁜 길이란 없어요. 늘 다르게 마주하면서 노상 새롭게 배우면서 걸어가는 하루입니다. 주린 배만 채우려 할 적에는 그만 눈이 멀어요. 배고픈 이웃을 알아보면서 헤아리는 마음일 적에는 눈빛을 틔워요. 베풀면서 깨어나고, 받으면서 일어납니다. 서로 만나면서 알아보고, 함께 이 길을 걸어가면서 둘 사이를 잇는 마음을 익힙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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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탄 - 나무의 영혼을 담다 그림책은 내 친구 78
조이 콩스탕 지음 / 논장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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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8.18.

그림책시렁 1601


《목탄, 나무의 영혼을 담다》

 조이 콩스탕

 논장

 2025.5.12.



  더 손을 대기에 빛나지 않습니다. 마음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손대기만 하면 망가집니다. 손을 덜 대기에 빛바래지 않습니다. 이따금 손대더라도 언제나 온마음으로 마주하면 밝게 깨어납니다. 종이를 가득 채워야 그림이지 않습니다. 종이를 살짝 채우기에 그림이 아니라 여기지 않습니다. 금을 반듯하게 다스려야 그림이라고 여기지 않아요. 구불거리거나 비뚤거리기에 그림이 아니라 하지 않아요. 마음을 안 담으면 말도 글도 이야기도 아닙니다. 줄거리만으로는 말글이나 이야기로 안 칩니다. 책도 매한가지입니다. 번듯하거나 이름나기에 책일까요? 《목탄, 나무의 영혼을 담다》는 숯그림(목탄화)을 들려줍니다. 숯이건 글붓이건 대수롭지 않아요. 다 다른 결로 다 다르게 빛내는 그림입니다. 이렇게 하기에 멋스럽지 않고, 저렇게 하기에 멋없지 않습니다. 붓결(펜터치)에 얽매이지 않을 적에 비로소 그림과 글과 이야기가 태어납니다. 띄어쓰기하고 맞춤길이 빈틈없어야 글이나 책이지 않아요. 줄거리가 남다르거나 돋보여야 글이나 책이 되지 않습니다. 마음을 담아서 빚기에 그림이요 글이며 책입니다. ‘나무넋’이란 ‘숲넋’입니다. 숲넋이란 ‘푸른넋’입니다. 푸른넋이란 푸른별에서 살아가는 뭇숨결이 저마다 다르게 반짝이는 빛입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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