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15.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

 이형주 글, 책공장더불어, 2016.11.30.



큰아이가 일어나서 아침길 배웅을 한다. 아침볕이 넉넉한 논두렁을 달려서 옆마을에 닿는다. 07:40 시골버스를 타고서 고흥읍으로 간다. 08:57 부산버스를 기다린다. 빈자리 없는 시외버스는 잘 달린다. 어느새 어디를 오가도 시외버스가 빼곡하다. 이제 모두 잘 돌아다니면서 이웃을 만나는구나 싶다. 사상나루에 내려서 〈무사이〉를 찾아간다. 마을 한켠에 폭 깃든 ‘책집 + 보임터(독립극장)’라니, 놀랍도록 빛나는 길이로구나 싶다.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가 처음 나온 지 아홉 해이다. 이 책이 나온 뒤부터 들빛길(동물권)을 다루는 책이 꽤 나왔으나, 이 책만큼 줄거리를 짜서 들려주는 책은 없다고 느낀다. 푸른별에서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간다고 할 적에는 ‘사람 = 사랑 + 살림 + 사이’인 줄 안다는 뜻이다. 너와 나로서 사람인 줄 알아보기에, 사람 곁에 ‘뭇숨’인 ‘짐승’이 있는 줄 바라보고 받아들인다. 사람과 짐승은 몸과 삶이 다를 뿐, 푸른별에서 함께 살림을 지으며 사랑을 펴고 나누는 즐거운 이웃이다. 이 대목을 차분히 마음과 몸에 새기면서 바라보려고 할 적에 들빛길을 참하게 풀어낼 만하다. 목소리만 높이거나 앞세워서는 그르친다. 푸르게 어울리면서 서로 사랑을 헤아릴 적에 비로소 눈뜬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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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14.


《빈둥빈둥 투닉스 왕》

 미라 로베 글·수지 바이겔 그림/조경수 옮김, 시공주니어, 2001.12.5.



볕날을 잇는다. 빨래가 잘 마른다. 이불과 베개도 말린다. 뒤꼍 풀을 조금 베고서, 우리 책숲에 고인 빗물을 치운다. 두바퀴로 들녘을 가르는데, 제비무리가 논과 하늘 사이에서 춤춘다. 올해는 훨씬 일찍 무리를 짓네. 발판을 천천히 구르며 어림하자니 오늘 제비무리는 100이 살짝 넘는 듯싶다. 너무 적은데, 모두 의젓하고 야물게 여름살림을 일구었다. 너른바다를 가르며 너른바람을 맞이하는 길에 기운을 내고서, 새터에서도 겨울살림을 느긋이 나면, 이듬해 새봄에 반가이 만날 테지. 앞으로 몇날 더 제비무리를 볼 수 있으려나. 부디 이동안 어느 곳에서도 풀죽임물을 안 뿌리기를 빈다. 《빈둥빈둥 투닉스 왕》을 돌아본다. 임금이라는 자리는 굳이 있어야 하지 않다. 한집에서 ‘밖일로 돈버는 사람’만 기둥이 아니듯, 나라에서 ‘가장 높다는 벼슬을 쥔 사람’만 기둥이 아니다. 한집안 모두가 기둥이듯, 한나라 누구나 기둥이요, 함께 이야기하고 살피면서 어깨동무하는 길을 갈 노릇이다. 나라일이건 고을일이건 제비뽑기로 모든 사람이 돌아가며 일을 맡아야 깨끗하고 아름답게 마련이다. 이쪽 무리나 저쪽 떼가 끼리끼리 벼슬을 움켜쥐니 온나라와 온고을이 뒤죽박죽에 추레하다. 고을지기도 나라지기도 다달이 바꾸면 참말로 일을 하리라.


#KonicTunix (1979년)

#MiraRobe #SusiWeig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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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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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13.


《동쪽 빙하의 부엉이》

 조너선 C. 슬래트 글/김아림 옮김, 책읽는수요일, 2022.3.31.



비가 그치고 해가 날 듯하더니 아침에 비가 좍 뿌린다. 이러고서 구름이 조금씩 걷히면서 해가 난다. 빨래를 마치고서 집에 넌 옷가지를 내놓는다. 저잣마실을 가볍게 다녀오고서 늦은낮 빨래를 새로 한다. 풀벌레노래가 깊어가고, 매미노래는 조금 수그러든다. 《동쪽 빙하의 부엉이》를 다시 읽는다. 되읽으면서도 아쉬운 대목은 고스란히 아쉽다. 글쓴이가 미국을 떠나서 러시아 시베리아 한켠에서 날마다 술(보드카)에 절어야 하는 나날을 버팅기면서 끝끝내 부엉이를 살피고 만나서 발자취를 아로새기는 길은 대단하다고 여길 만하다. 그런데 이런 수다가 너무 길다. 꽁꽁 얼어붙는 추위에서 더 숲으로 깊이 숨어들면서 더 사람손이 안 닿는 곳을 바라는 멧새가 어떤 마음일는지 읽을 만하지 않았을까? 사람끼리 부대끼는 나날도 수다로 곁들일 만하되 ‘곁들일 수다’가 넘치도록 자리를 차지한다면 뜬금없지 않을까? 글쓴이 삶을 적는 글은 안 나쁘지만, 얼음밭과 눈밭 사이에서 어떤 새와 나무와 풀이 어울리는지, 또한 ‘사람눈’이 아닌 ‘숲눈’으로 바라보는 이야기에다가, ‘서울(도시)하고 한참 먼 두멧시골 눈빛’으로도 숲을 바라보는 이야기에 좀더 마음을 기울였다면, 이 책이 사뭇 달랐으리라고 느낀다.


#OwlsoftheEaster Ice #TheQuesttoFindandSavetheWorldsLargestOwl #JonathanCSla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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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


덤 :


(더스쿠프) "옹호할 것 아니면 쓰지마!" 서울국제도서전 사유화 논란과 대출협의 항변 [추적+]

https://n.news.naver.com/article/665/0000005624?cds=news_media_pc&type=edi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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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8.17. 이세 히데코 옆에



  깃새지기(상주작가)를 맡는 책집한테 이름을 새긴 나무판을 하나씩 주는 듯싶다. 그런데 둘을 새겨서 책집과 글꾼한테 주면 한결 나을 텐데. 플라스틱이 아닌 나무에 이름을 새긴 판이라서 나도 하나 누리고 싶다. 나무판을 쓰다듬으니 나무내음이 싱그럽다.


  모든 책은 숲에서 온다. 먼저 “책에 담는 이야기”부터 들숲메바다에 해바람비에 풀꽃나무가 있어야 밥옷집이란 살림을 지으니, 모든 이야기는 이런 “살림이야기를 그리는 오늘 이곳”에서 태어난다. 종이는 늘 나무가 베푸는 몸이기에, 우리가 책을 손에 쥘 적에는 “나무를 품은 나무”를 품는 셈이다.


  내가 쓰고 지은 책을 이세 히데코 그림책 옆에 놓는다. 얼결에 나란히 있다. 지난날에는 이세 히데코를 비롯한 뭇책을 그저 읽기만 하던 책벌레였는데, 어느새 책나비(책쓰는이)로 거듭났구나. 쑥스러우면서 고맙다.


  인천과 부산은 닮기에 다르고, 전라도랑 경상도는 다르기에 닮는다. 둘이 나란히 걷는 길에 작은씨앗으로 서는 오늘을 누린다. 늦여름볕이 따뜻하다. 이제 그야말로 가을 어귀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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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엔분의일1/n



엔분의일 : x

1/n : x



한때 한자말로 ‘갹출·염출’을 쓰더니, 얄궂은 영어로 ‘더치페이’를 쓰다가, 이제는 ‘엔분의일(1/n)’을 쓰는 분이 부쩍 늡니다. 그렇지만 우리말 ‘도리기·도르리’가 있습니다. ‘따로내기·따로돈’처럼 쓸 만합니다. ‘나누다·나눔·나누기’나 ‘노느다·노느기·노느메기’라 하면 되지요. ‘모아내기·모으다·모음돈·모음삯’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같이내다·함께내다’라 할 수 있습니다. ‘추렴·추렴새·추렴하다·추림돈·추림삯’이나 ‘추리다·추림·추려내다’라 해도 되어요. ㅍㄹㄴ



밥값 1/N 하는 거야 그냥 현금으로 주고받거나 이체하면 되지

→ 밥값 추렴이야 그냥 돈으로 주고받거나 보내면 되지

→ 밥값이야 그냥 맞돈으로 주고받거나 넘겨서 나누면 되지

《날마다, 출판》(박지혜, 싱긋, 2021) 1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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