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14.


《빈둥빈둥 투닉스 왕》

 미라 로베 글·수지 바이겔 그림/조경수 옮김, 시공주니어, 2001.12.5.



볕날을 잇는다. 빨래가 잘 마른다. 이불과 베개도 말린다. 뒤꼍 풀을 조금 베고서, 우리 책숲에 고인 빗물을 치운다. 두바퀴로 들녘을 가르는데, 제비무리가 논과 하늘 사이에서 춤춘다. 올해는 훨씬 일찍 무리를 짓네. 발판을 천천히 구르며 어림하자니 오늘 제비무리는 100이 살짝 넘는 듯싶다. 너무 적은데, 모두 의젓하고 야물게 여름살림을 일구었다. 너른바다를 가르며 너른바람을 맞이하는 길에 기운을 내고서, 새터에서도 겨울살림을 느긋이 나면, 이듬해 새봄에 반가이 만날 테지. 앞으로 몇날 더 제비무리를 볼 수 있으려나. 부디 이동안 어느 곳에서도 풀죽임물을 안 뿌리기를 빈다. 《빈둥빈둥 투닉스 왕》을 돌아본다. 임금이라는 자리는 굳이 있어야 하지 않다. 한집에서 ‘밖일로 돈버는 사람’만 기둥이 아니듯, 나라에서 ‘가장 높다는 벼슬을 쥔 사람’만 기둥이 아니다. 한집안 모두가 기둥이듯, 한나라 누구나 기둥이요, 함께 이야기하고 살피면서 어깨동무하는 길을 갈 노릇이다. 나라일이건 고을일이건 제비뽑기로 모든 사람이 돌아가며 일을 맡아야 깨끗하고 아름답게 마련이다. 이쪽 무리나 저쪽 떼가 끼리끼리 벼슬을 움켜쥐니 온나라와 온고을이 뒤죽박죽에 추레하다. 고을지기도 나라지기도 다달이 바꾸면 참말로 일을 하리라.


#KonicTunix (1979년)

#MiraRobe #SusiWeigel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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