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일간신문



 아침마다 일간신문을 받아 본다 → 아침마다 새뜸을 받아본다

 매일 일간신문을 열심히 읽는다 → 날마다 하루새뜸을 찬찬히 읽는다


일간신문(日刊新聞) : [매체] 날마다 발행하는 신문 ≒ 일간지·일보



  날마다 나온다고 할 적에 가리키는 ‘일간신문’이란 낱말은 일본사람이 지었습니다. 우리도 이제 우리말로 새말을 지을 만합니다. ‘하루 + 새뜸’ 같은 얼거리로 ‘하루새뜸’이라 할 수 있어요. ‘하루종이·하루소리’라 해도 되고요. 수수하게 ‘새뜸’이나 ‘종이·소리’라고만 해도 됩니다. ㅍㄹㄴ



종합일간지가 문화 면보다 스포츠 면을 더 할애하고 있으며

→ 고루새뜸이 살림칸보다 놀이칸을 더 나누며

→ 온새뜸이 삶결보다 놀이판에 더 내주며

《책이 좋아 책하고 사네》(윤형두, 범우사, 1997) 101쪽


가로짜기로 조판된 일간신문에서 왼편에서 오른편으로

→ 가로짜기 하루새뜸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 가로로 짠 새뜸에서 왼켠에서 오른켠으로

《자꾸만 꿈만 꾸자》(조온윤, 문학동네, 2025) 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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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시를 믿게 하였다 - 이훤의 4월 시의적절 4
이훤 지음 / 난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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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5.9.11.

다듬읽기 271


《청년이 시를 믿게 하였다 (이훤의 4월)》

 이훤

 난다

 2025.4.1.



  적잖은 분이 “좋은 의견입니다” 같은 말씨를 쓰는데, ‘무늬한글’입니다. ‘시늉한글’이라고도 할 만합니다. 우리말씨로는 “맞습니다”나 “옳습니다”나 “어울립니다”나 “잘 들었습니다”나 “잘 보았습니다”로 다듬을 노릇입니다. 《청년이 시를 믿게 하였다 (이훤의 4월)》는 책이름부터 옮김말씨인데, 요새는 숱한 글이 이렇게 옮김말씨입니다. 또는 일본말씨이고, 때로는 ‘일본옮김말씨’이기까지 합니다. 영어를 할 적에는 ‘영어’를 해야겠지요. 우리말을 하듯 영어를 한다면 이웃나라에서는 못 알아듣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말 아닌 옮김말씨나 일본말씨나 일본옮김말씨로 뒤틀어도 이럭저럭 알아들을 뿐 아니라, 글(문학·기사·논문)을 이렇게 써야 하는 줄 잘못 알고, 더구나 바깥말씨를 가르치기까지 합니다. 이제는 젊은이도 어린이도 어르신도 노래를 즐거이 품는 길을 걸어가기를 바라요. 삶이 베푸는 노래를 찬찬히 나누고 누리기를 빕니다. 글은 잘 써야 하지 않습니다. 글은 말을 그리면 됩니다. 말은 마음을 그리면 됩니다. 마음에는 삶을 그리면 되고요.


ㅍㄹㄴ


《청년이 시를 믿게 하였다》(이훤, 난다, 2025)


시간은 청년이 시를 믿게 하였다

→ 젊은이는 살면서 노래를 믿는다

→ 삶은 꽃한테 노래를 베푼다

→ 봉오리는 살아가며 노래를 본다

→ 젊은이는 노래를 삶으로 품는다

9쪽


오늘은 열 개의 거짓말을 했고 열 개의 돌이 쌓였습니다

→ 오늘은 열 가지 거짓말을 했고 열 가지 돌을 쌓았다

→ 오늘은 거짓말을 열 했고 돌을 열 쌓았다

12쪽


내 위로 딛고 오르려면 다른 돌이 필요합니다

→ 나를 딛고 오르려면 돌을 더 쌓아야 합니다

→ 나를 딛고 오르려면 돌이 더 있어야 합니다

13쪽


돌들이 미끄러져내립니다

→ 돌이 미끄러집니다

14쪽


대설주의보를 전하려 대설 속으로 들어간다

→ 눈보라를 알리러 눈보라를 맞는다

→ 큰눈을 알리러 큰눈을 맞이한다

18쪽


배회하기 좋은 계절이다

→ 떠돌 만한 철이다

→ 거닐 만한 때이다

22쪽


타지의 첫 얼굴은

→ 낯선곳 첫 얼굴은

→ 이웃 첫 얼굴은

24쪽


팔을 옆으로 쭉 뻗어보세요. 몸이 길어집니다. 우리는 활공합니다

→ 팔을 옆으로 쭉 뻗어보세요. 몸이 깁니다. 우리는 바람탑니다

→ 팔을 옆으로 쭉 뻗어보세요. 몸이 길어요. 우리는 날아갑니다

28쪽


누군가는 그것을 시간이라고 부릅니다

→ 누구는 이를 때라고 합니다

→ 이를 하루라고 합니다

33쪽


다른 보폭으로 서로의 앞에 도착한 두 사람

→ 다른 걸음으로 서로 만나는 두 사람

→ 다르게 걸어 서로 마주보는 두 사람

36쪽


마음이란 거, 항상성이란 거 지키기 쉽지 않아서 매일 달린다

→ 마음을, 늘 지키기 쉽지 않아서 날마다 달린다

→ 마음을, 그저 지키기 쉽지 않아서 늘 달린다

37쪽


최초의 용서가 시작한 사랑을 내 안으로 초대하면

→ 처음 보아주는 사랑을 내가 속으로 품으면

→ 처음 받아들인 사랑을 마음으로 모시면

→ 내가 처음 봐주는 사랑을 속으로 품으면

→ 내가 처음 풀어준 사랑을 마음으로 모시면

56쪽


이동중인 자들은 소실되지 않는 집을 찾고 있다

→ 돌아다니는 이는 잃지 않는 집을 찾는다

→ 떠나는 사람은 안 사라지는 집을 찾는다

61쪽


시간 내어 약속을 잡았다면, 적극적으로 서로를 침범하자는 함의다

→ 짬내어 만나기로 한다면, 서로 신나게 넘보자는 밑뜻이다

→ 틈내어 날을 잡는다면, 서로 나서서 들어가자는 뜻이다

68쪽


어떤 독서는 차폐된 인간도 뚫어버린다

→ 어떤 책은 닫힌 사람도 뚫어버린다

→ 어떤 책을 읽으면 막힌 사람도 뚫는다

76쪽


복수의 이미지 앞에서 우리의 상상력은 세세해지고

→ 우리는 그림을 여럿 보면 촘촘히 생각을 뻗고

→ 우리는 여러 그림을 보면 꼼꼼히 생각을 하고

82쪽


폭설을 뚫고 자라난 존재는 사월의 속도를 어떻게 이해하는가

→ 눈벼락을 뚫고 자라난 빛은 넷쨋달 흐름을 어떻게 살피는가

→ 눈보라를 뚫고 자라난 싹은 넷쨋달 하루를 어떻게 읽는가

86쪽


부모의 사랑에 왜 우리는 인색할까

→ 왜 우리는 어버이 사랑에 꽁할까

→ 왜 우리는 내리사랑에 다라울까

147쪽


살기 시작하는 순간 그곳에서 이국적인 느낌은 옅어지고 이국만 남는다

→ 처음 사는 때부터 그곳은 낯설지 않고 다른나라일 뿐이다

→ 살아가는 날부터 그곳은 남다르지 않고 옆나라일 뿐이다

→ 이제부터 살면 그곳은 새롭지 않고 먼나라일 뿐이다

165쪽


선택적으로 읽고 싶은 대상이요

→ 골라읽고 싶은 일이요

→ 가려읽고 싶은 길이요

20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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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내 몸은



내 몸은 어디서 왔나 하고 보면

집안일을 통 모르는 술꾼이면서

국민학교 교사인 아버지한테서도


홀로 집안일을 다 맡고 꾸리면서

아이한테 심부름 안 맡기려는 어머니한테서도

골고루 왔더라


두 어버이가 태어나고 자란 마을에서도

두 분이 어린날 놀고 본 숲에서도

두 사람이 겪고 살아낸 가시밭에서도


그리고

내가 오늘부터 그리려는 하루에서도

우리 보금자리가 있는 시골에서도


2025.9.7.해.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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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9.9. 쓰고 보낸다



  혼책(독립출판물)을 처음 내서 나누던 1994년부터, 첫책을 선보인 2004년을 거쳐, 2025년이라는 해를 살아가는 오늘에 이르도록 돌아본다. 글과 책을 왜 쓰고 왜 읽는가? 나부터 스스럼없이 배우고 익혀서 나누고 싶다. 나로서 새로 걷고 배우고 익히려고 한다. 너랑 내가 나란히 사랑을 길어올려서 웃는 나날을 마주하고 싶다.


  쓰고 나누는 내가 있다. 읽고 나누는 네가 있다. 듣고 보는 내가 있다. 알리고 노래하는 네가 있다. 우리는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한집안을 이룬다. 배우니까 나무가 나이테를 이으며 줄기가 든든하다. 우리는 ‘나이’가 “낳는 임(있음)”을 가리키는 줄 늘 새록새록 되새기면서 일어서는 하루를 배우면서 나눈다.


  우리말 ‘나이’에 ‘ㅎ’이 숨는다. 나는 푸른배움터를 다니며 이 얼개를 ‘고문(고전문학과 고전문법)’으로 배웠는데, 요새는 거의 안 짚고 안 가르치는 듯싶다. ‘나이’가 ‘낳이’인 줄 모르는 한겨레야말로 글눈(문해력)을 까맣게 잊은 셈이지 싶다. “낳을 줄 알고 낳을 수 있는 몸마음”을 이룰 만큼 철들고 어질고 슬기롭기에 ‘어른’이라고 한다.


  ‘꼰대(가부장 및 권력)’는 “낳는 시늉·낳는 척·낳는 흉내·낳는 눈속임”이라고 할 만하다. 안 낳으면서 마치 낳는다고 속이는 무리이니, 이들은 철들지 않았기에 마구잡이로 주먹힘·돈힘·이름힘을 부린다. 그저 꼬장꼬장하기에 꼰대이지 않다. 철눈을 안 틔우느라 씨앗이 없는 쭉정이일 적에 꼰대이다.


  읽고 쓰고 나누면서 이웃님한테 노래와 책을 건네곤 한다. 이웃님은 내 책을 기쁘게 장만해서 읽고 새기기도 한다. 서로 다르게 나누고 받고 건네고 누리고 웃는다. 돌고도는 돈이 나한테도 모여서 넉넉할 날이 있을 테지. 그날에는 그날대로 잔치를 펴고는 다시 뚜벅뚜벅 걸으리라 본다. 가을비를 맞으면서 책을 읽는다. 슈룹은 옆구리에 끼고서 왼손으로 책을 쥔다. 고흥읍 나래터를 들르고서 집으로 돌아갈 시골버스를 기다리는 사이에 비가 그친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쓰고 버린다"나 "읽고 버린다" 하고 말하는 분을 보면

어쩐지 책읽기나 글쓰기하고는

안 어울린다고 느낀다.


'버린다'라는 낱말은 "영혼 없는 글바치" 같달까.

'버리기'가 아닌 '보내기'를 해서

가난한 책벌레가 손에 쥐고서

새롭게 배우도록

징검다리를 놓으면 될 텐데.


읽고 쓰는 사람이라면

'보내는' 수고쯤

기꺼이 할 노릇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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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대설 大雪


 대설로 교통이 두절되었다 → 큰눈으로 길이 끊기다


  ‘대설(大雪)’은 “1. 아주 많이 오는 눈 2. 이십사절기의 하나”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눈이 많이 내린다면 ‘눈바람·눈보라’라 하면 됩니다. ‘눈벼락·벼락눈’이라고도 합니다. “눈이 무너지다·눈이 쏟아지다·눈이 쓸리다”라 할 만하지요. ‘함박눈·함박눈벼락·큰눈·큰눈벼락’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소나기눈·소낙눈·소낙눈벼락’이라 할 수 있어요. ㅍㄹㄴ



대설주의보가 내렸다지요

→ 큰눈을 알렸다지요

→ 눈보라를 알렸다지요

→ 소낙눈을 알렸다지요

《느티나무》(오수, 서울문화사, 1997) 229쪽


몇 년 전 대설주의보가 내렸을 때였다

→ 몇 해 앞서 눈벼락이라는 때였다

→ 몇 해 앞서 함박눈이라는 때였다

《흰》(한강, 난다, 2016) 63쪽


대설주의보를 전하려 대설 속으로 들어간다

→ 눈보라를 알리러 눈보라를 맞는다

→ 큰눈을 알리러 큰눈을 맞이한다

《청년이 시를 믿게 하였다》(이훤, 난다, 2025)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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