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11.27. 비인간 존재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예전부터 ‘드난일’이 있습니다. 일본말씨로 하자면 ‘비정규직’입니다. 옛날부터 ‘눌러앉는’ 일이 있습니다. 일본말씨로 하자면 ‘정규직’입니다. 우리는 1945년부터 벌써 여든 해가 지났으나 홀로서기하고는 까마득합니다. 차츰 일본말씨가 사라지는가 싶었지만, 어쩐지 겉멋이나 허울을 내세울 적에는 일본말을 대놓고 쓰기 일쑤요, 우리 스스로 예부터 쓰던 말을 잊으며, 누구나 스스로 새말(사투리)을 지으면 되는 줄 까맣게 모릅니다.


  왜 ‘정규직·비정규직’이나 ‘장애인·비장애인’처럼 ‘비(非)-’를 붙일 뿐 아니라, ‘정규직·장애인’ 같은 일본말씨를 못 버리거나 안 버리는지 짚어야 합니다. 또한 ‘비(非)-’가 ‘비국민’이라 하면서 온통 싸움나라(군국주의·제국주의)로 치달으면서 뭇사람을 밟고 괴롭히고 죽이던 말씨인 줄 똑똑히 돌아볼 줄 알아야지요.


  짐승몫(동물권)을 외치는 자리에서 ‘비인간’에다가 ‘비인간 존재’라 하면서, 더더 끔찍하게 치닫는 ‘싸움말(일본제국주의 전쟁용어)’이 퍼집니다. 싸워서 없애려는 말씨가 아닌, 서로 헤아리며 사랑하려는 말씨라면, 두레와 어깨동무와 품앗이와 한동아리를 살필 노릇입니다. 사람 곁에 풀꽃나무가 있고, 뭇숨결이 있습니다. 사람 곁에는 ‘이웃’과 ‘동무’가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온빛·온숨결’을 이루면 되는데, ‘비인간·비인간 존재’ 같은 일본싸움말씨는 오히려 모든 눈금을 ‘도시문명 인간사회’에만 맞추는 틀입니다.


  서로 헤아리려는 마음이라면 숨빛을 바탕으로 마주하게 마련입니다. 서로 헤아리려면 낱말 하나부터 차분히 짚으면서 말씨(말씨앗)를 오롯이 사랑으로 돌아보고 가다듬을 노릇입니다. 저는 2003년 9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내내 드난일(비정규직)로 살아옵니다만, 드난일이 나쁘거나 낮다고 느낀 적이 없습니다. 집안일을 기쁘게 맡으면서, 두 아이랑 곁님을 즐겁게 돌보는 몫을 하려고, 내내 드난일꾼으로 지냅니다. 일터에 눌러앉으면 집과 등지게 마련이거든요.


  일찌감치 큰고장·서울을 몽땅 멀리하고 시골살이를 하느라, 올해로 스무 해 넘게 시골내기로 지냅니다. 언제나 시골사람으로서 이 나라를 바라보고 이 별을 헤아리자면, 들짐승과 숲짐승과 바다이웃을 ‘비인간’ 같은 일본싸움말씨로 묶고 싶지 않아요. ‘비인간 존재’ 같은 일본싸움말씨는 너무 서슬이 퍼렇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서로 ‘나와 너’입니다. ‘사람과 숲’입니다. 나와 너는 다르기에 삶이 다르면서 빛으로는 하나인 숨결입니다.


  서울내기라면 서울내기로서 빛을 찾을 노릇입니다. 시골내기라면 시골내기로서 빛을 품을 노릇입니다. 책을 한 자락이라도 더 읽고서 글을 한 줄이라도 더 쓰는 일꾼이라면 말빛을 말빛으로 가꾸면서 말씨를 말씨앗으로 심는 사랑을 손끝으로 펼칠 일이라고 봅니다.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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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24.


《위성정당 OUT!》

 최광은 글, 정직한모색, 2024.12.11.



부산 거제동에서 새벽바람으로 길을 나선다. 07:00 서울버스를 잡는다. 얼추 5시간이 걸린다. 읽고 쓰고 자며 보낸다. 용산 나인트리라는 데에서 ‘2025 문학상주작가 성과보고회’가 있다. 글밭과 그림밭을 일구는 뭇사람 사이에 조용히 섞이며 지켜본다. 딱히 할 일이나 말이 없이 앉아서 구경하는 자리이기에, 조금 밀린 하루글을 신나게 쓴다. 한나절(4시간)을 버티고서 일어선다. ‘호텔밥’을 준다는데 안 끌린다. 비싼밥이 맛나지 않다. 난 책집마실을 하며 책읽기를 할 적에 배부르다. 코앞에 있는 〈뿌리서점〉으로 걸어간다. 오늘은 좀 늦게 여시는 듯싶다. 〈

글벗서점〉으로 넘어간다. 쌈지가 넉넉하다면 500만 원어치 책을 장만하고 싶으나, 1/20로 줄여서 장만한다. 욱씬거리는 발바닥으로 걷는다. 이제 길손집에 깃들어 씻고서 드러눕는다. 《위성정당 OUT!》을 헤아려 본다. 그들(기득권)은 “움켜쥔 손”을 놓을 뜻이 없고, 그들은 ‘끼리질(팬덤)’을 바라기에, 그들이 잘못을 저질러도 “저기 봐. 저놈들이 더 나빠!” 하면서 물타기를 한다. 나라에서 그들(정당)한테 돈을 너무 퍼주는데, 나라가 나라다우려면 모든 곳에서 ‘1선 제한’을 하면 된다. 일할 사람이 벼슬(의원)을 맡아야지, 끝없이 거머쥐니까 썩는다. 허울뿐인 ‘위성정당’뿐 아니라 ‘기성정당’도 없앨 노릇이다. 나라일꾼이 줄어야 나라가 아름답다. 누구나 저마다 살림꾼일 적에 비로소 나라도 집도 마을도 깨어난다.


ㅍㄹㄴ


1.5조원 중이온가속기 '고철덩어리' 시간 문제…'줄퇴사'로 꺼져가는 노벨상 꿈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35450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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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23.


《오늘은 웃으며》

 이유진 글·그림, 북극곰, 2023.5.30.



아침에는 ‘깃새글꽃(상주작가)’ 풀그림 가운데 ‘이오덕·권정생 읽기모임’을 마치면서 ‘정의롭지 않은’하고 ‘쓸 수 있는’을 글감으로 삼아서 쪽글을 함께 쓴다. 떠난 어른 두 분은 어떻게 눈빛을 밝혀서 둘레를 읽었는지 헤아린다. 끈(학력)이 아닌 삶으로 이야기를 들려준 지난날 어른이 있다. 우리는 돈·이름·힘이 아닌 사랑으로 이곳을 노래할 오늘날 어른으로 서면 된다. 낮과 저녁에는 ‘말이 태어난 뿌리’ 모임을 마무르면서 ‘같이·혼자’ 두 낱말로 마음자락을 쪽글로 옮긴다. 같이 가꾸며 나아갈 길을 곱씹고, 혼자 고요히 그리면서 심을 생각씨를 되새긴다. 《오늘은 웃으며》를 돌아본다. 그림님이 할머니랑 어울리던 하루를 차근차근 여민 줄거리이다. ‘낫쥠새’를 틀리게 그렸는데, 요새 낫을 쥐는 젊은이나 어린이가 없겠지. 낫쥠새뿐 아니라 ‘낫’부터 제대로 그릴 줄 아는 붓이 드물다. 나라(농림부)에서 짜리몽땅하게 바꾼 벼가 아닌, 낫으로 벨 만큼 포기가 길고 알찬 벼를 그릴 줄 아는 붓도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잎을 잎으로, 벌레를 벌레로, 나비를 나비로, 오리를 오리로, 왜가리를 왜가리로, 참새를 참새로 그릴 수 있다면, 별도 해도 바람도 얼마든지 그릴 만하다. ‘나’를 알아본다면 ‘너(모든 이웃숨결)’를 찾아볼 수 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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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22.


《먹어 보면 알지》

 이지은 글·그림, 웅진주니어, 2025.7.15.



지난 열흘 즈음 시골집에서 제대로 쉬었다. 미루거나 밀린 글일과 책일을 조금 추슬렀고, 집살림을 살짝 가다듬을 틈을 누렸다. 오늘은 새벽길로 다시 집을 나선다. 기쁘게 즐겁게 새롭게 놀이하는 살림을 서로 짓자고 얘기하면서 손을 흔든다. 논두렁을 따라 옆마을로 간다. 시골버스로 읍내에 간다. 이제 부산으로 시외버스를 달리고, 〈당신의 책갈피〉부터 찾아가서 ‘책을 읽고 담는 눈빛’을 스스로 돌보는 수수께끼를 들려준다. 우리는 “모든 책을 읽으려고 마음을 품”기에 한 자락을 쥐거나 온 자락을 쥐거나 눈을 뜬다. “모든 책을 어떻게 다 읽어?” 하고 지레 손을 빼면 겉훑기에서 맴돌다가 아주 등진다. 저녁에 〈책과 아이들〉로 건너가서 ‘빛·볕’ 두 낱말로 말빛과 숨볕을 헤아리는 이야기를 들려주고서 등허리를 편다. 《먹어 보면 알지》는 앞선 그림책하고 나란하다. 살짝 예스러운 테두리를 짜고서 모든 멧짐승을 ‘사람흉내’를 내는 ‘귀염그림(캐릭터)’으로 갈아치워서 ‘서울시늉’이라는 줄거리로 매듭을 짓는다. 서울에서도 재미나게 재주를 뽐내는 하루를 버티는 길은 안 나쁘다. 애써 시골로 깃들거나 서울을 버려야 하지도 않다. 들숲메를 안 품으면서도 먹고살 수 있다. 문득 ‘야만바’가 떠오른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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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21.


《35억 년 전 세상 그대로》

 문경수 글, 마음산책, 2016.9.20.



볕날을 포근히 잇는다. 아침은 늦고 저녁은 이르지만 낮이면 볕살이 넉넉하다. 작은아이는 어제 굴뚝새를 다시 만났단다. 황조롱이가 마당 위로 스윽 가로지르는 모습도 보았다지. 마음이 닿으면 만나고, 만나는 하루를 반기면 새롭게 어울린다. 저물녘에 시골버스를 타고서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이튿날부터 사흘 동안 비울 테니, 두 아이가 손수 밥살림을 챙기라는 뜻으로 이모저모 장만한다. 부엌에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운 뒤에 일찍 곯아떨어진다. 자리에 눕기 앞서 별바라기를 실컷 한다. 《35억 년 전 세상 그대로》를 읽었다. 수수께끼와 같다는 바깥빛(우주생물)을 찾아나서려는 발걸음으로 호주를 살며시 마실하듯 가로지르는 동안 마주한 하루를 적바림한 꾸러미이다. 너머(우주)는 어떤 빛일는지 궁금하기에 알아보려고 할 수 있을 텐데, ‘너·너머’를 알아보려면 ‘나’부터 알아야 할 노릇이다. 나(사람)라는 빛을 차분히 돌아볼 줄 알아야, 너한테 찾아가려는 너머를 제대로 바라볼 만하다고 느낀다. 언제나 ‘나·너·우리’로 맺고 잇고 풀며 품는다. 다 다른 나란, 다 다른 너요, 이 별에 깃들어 어울리는 모든 ‘나(우리)’는 저마다 별 한 송이일 테니, 이 별빛부터 차근차근 짚는다면 ‘너머보기’는 매우 쉬우리라.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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