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3.21. 

왜 자꾸 던지니. 어머니가 책 읽어 주는 데에도 딴짓을 하기냐. 

 

혼자 코에 소금물 넣고 

 

밥자리에서 또 땡깡 부리며 울면서 먹어야 하니... 

 

이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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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 2011-04-11 17:09   좋아요 0 | URL
으이구...닭똥같은 눈물ㅠㅠ 그래도 사름벼리는 좋겠네, 책속에 파묻혀 살고~~

파란놀 2011-04-12 04:07   좋아요 0 | URL
책보다는 밖에서 뛰놀기를 더 좋아해요 ^^;;
시골집이니 밖에서 한참 놀고, 집에서는
좀 덜 어지르면서 책하고 사귄다면 즐겁지요~
 

 

- 2011.3.20. 

비오는 날, 아이는 우산을 쓰고 밖에서 놀고파 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집에서 쉬고 싶어.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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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에


 아침 열한 시 오십 분에 읍내에서 나오는 시골버스는 열두 시 오 분 무렵 광벌 큰길가 느티나무 버스역으로 들어오고, 네 식구 장마당 마실을 하고 난 다음 낮 한 시 사십 분 시골버스를 타고 한 시 오십오 분에 광벌 큰길사 느티나무 버스역에 닿아, 꾸벅꾸벅 조는 아이를 안고 걷다 보니, 아이는 어느새 잠이 조금씩 깬다.

 아이가 그대로 잠들어 아이를 안은 채 집으로 왔다면 아이는 낮잠을 조금 잤을 테고, 아버지도 낮잠을 조금 자고 나서 저녁을 먹었겠지. 그러나 아이가 졸립고 힘들면서 잠들지 않는 바람에 장마당에서 사온 딸기랑 아침에 남은 밥이랑 허둥지둥 주워먹고는 이내 곯아떨어진다. 오늘 몫 빨래는 이듬날로 미루기로 한다.

 저녁 열한 시가 가까워 잠에서 깬다. 아이도 잠에서 깬다. 아이한테 일어날래 하고 묻는데 그냥 눕는다. 쉬 마려우면 일어나라 하는데 그대로 눕더니 기저귀에 쉬를 하고서 일어난다. 그냥 일어나서 쉬를 하면 덧나니. 왜 기저귀에 쉬를 한 다음에 일어나니.

 곯아떨어지기 앞서 만화책 《이치고다 씨 이야기》 넷째 권을 다 읽었다. 만화책 《피아노의 숲》 열아홉째 권도 다 읽었다. 만화책 《요츠바랑!》 열째 권은 읽다가 말았다. 몸이 꽤 무거워 눈이 게슴츠레 감길 때에는 만화책이 그럭저럭 읽힌다.

 그러나 몸이 힘들 때라 해서 모든 만화책이 잘 읽힐 수 없다. 만화책이라 잘 읽힌다기보다 여느 책으로서 훌륭하거나 여느 이야기로서 돋보일 때에 몸이 힘들면서도 눈에 더 힘을 주면서 읽는다. 《씨앗의 희망》이든 《숨겨진 풍경》이든 《초원의 집》이든, 언제나 저녁 무렵 온몸이 욱씬욱씬 쑤시며 고단하게 드러눕는 잠자리에서 십 분이고 이십 분이고 잠을 미루며 읽었으니까.

 새벽에 맑은 넋으로 책을 읽는다. 저녁에 고단한 넋으로 책을 읽는다. 아침에 기쁜 넋으로 책을 읽는다. 낮에 어수선하고 바쁜 넋으로 책을 읽는다. (4344.4.2.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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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와 책읽기


 자전거를 즐겨타는 사람 가운데 자전거 이야기를 다루는 책을 읽는 사람인 퍽 드물다. 자전거 장비를 다루는 잡지를 보는 사람은 곧잘 있다. 자전거를 타는 즐거움을 스스로 글로 풀어낸다든지, 다른 사람이 쓴 ‘자전거와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움’을 담은 글을 기꺼이 읽는 사람이 꽤나 드물다. 자전거 이야기를 글로 쓴다 할 때에도 ‘장비를 어떻게 사거나 급수를 올리는가’를 쓸 뿐이요, 조금 나아가면 ‘자전거 여행을 서울에서 길 떠나는 틀에 맞추어’ 쓰기만 한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 해서 틀리지 않다. 사진 찍는 즐거움이나 사진 나누는 기쁨을 적바림한 글을 찾아서 읽으려는 사진쟁이나 사진즐김이는 꽤 드물다. 사진을 찍으면서 사진을 찍는 즐거움과 기쁨을 몸소 글로 써 보자고 하지 못하기 일쑤이다.

 책을 읽는 사람도 다르지 않다. 책을 읽는 즐거움이나 보람이나 아름다움을 글로 손수 쓰거나 나누거나 하는 사람은 생각 밖으로 참 드물다. 책 이야기를 글로 쓰더라도 서평이나 신간소개나 독후감에 그칠 뿐, 내 삶을 담는 느낌글이나 말 그대로 ‘책 이야기’를 못 쓰기 마련이다.

 며칠 내리 자전거를 퍽 오래 타고 돌아다녀야 하면서 날마다 땀을 몇 바가지 흘렸다.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15분 동안 오르막을 오르며 땀이 비오듯 줄줄 흘렀고, 15분 동안 낑낑대며 오른 오르막을 고작 1분 남짓 내달리면서 이마에 흐르던 땀은 금세 말랐다. 15분 오르막에 1분 내리막이라니. 그런데 고작 1분 내리막이면서 15분 오르막이 서운하지 않다. (4344.4.2.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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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말 48] 쌀나무

 ‘쌀나무’란 참 어처구니없는 말입니다. ‘고추나무’ 또한 몹시 어이없는 말입니다. 도시내기란 이런 엉터리 말을 하는구나 하고 여길 만합니다. 쌀나무 아닌 ‘벼포기’입니다. 고추나무 아닌 ‘고추포기’입니다. 마땅한 삶을 마땅히 들여다보지 못하고, 마땅한 자연을 마땅히 받아들이지 못할 때에는, 삶이며 넋이며 말이며 뒤죽박죽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아이들로서는, 아주 시골 아이가 아닌 여느 아이로서는, 때로는 시골 아이로서도, 벼포기 아닌 쌀나무를 생각하거나 느낄 수 있으리라 하고 깨닫습니다. 왜냐하면 벼가 무럭무럭 자라 우리가 먹을 쌀을 이루는 포기포기란, 나무가 사람한테 소담스런 열매를 맺어 나누어 주듯 고마운 나눔을 베풀기 때문입니다. 고추를 좋아하건 안 좋아하건, 조그마한 고추포기에 주렁주렁 달린 붉거나 빨간 고추알이란 참말 고추열매라 해도 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쌀나무 아닌 벼포기요, 고추나무 아닌 고추포기입니다. 어른으로서 옳지 않은 말을 자꾸 되풀이하면서 아이들마저 엉터리 말에 길들도록 하는 일이란 딱하며 슬픕니다. 다만, 올바로 말하든 아직 올바른 말매무새를 깨닫지 못했든, 내 마음밭에 착하며 너른 생각나무를 한 그루 심어 보살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4344.4.2.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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