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와 책읽기


 자전거를 즐겨타는 사람 가운데 자전거 이야기를 다루는 책을 읽는 사람인 퍽 드물다. 자전거 장비를 다루는 잡지를 보는 사람은 곧잘 있다. 자전거를 타는 즐거움을 스스로 글로 풀어낸다든지, 다른 사람이 쓴 ‘자전거와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움’을 담은 글을 기꺼이 읽는 사람이 꽤나 드물다. 자전거 이야기를 글로 쓴다 할 때에도 ‘장비를 어떻게 사거나 급수를 올리는가’를 쓸 뿐이요, 조금 나아가면 ‘자전거 여행을 서울에서 길 떠나는 틀에 맞추어’ 쓰기만 한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 해서 틀리지 않다. 사진 찍는 즐거움이나 사진 나누는 기쁨을 적바림한 글을 찾아서 읽으려는 사진쟁이나 사진즐김이는 꽤 드물다. 사진을 찍으면서 사진을 찍는 즐거움과 기쁨을 몸소 글로 써 보자고 하지 못하기 일쑤이다.

 책을 읽는 사람도 다르지 않다. 책을 읽는 즐거움이나 보람이나 아름다움을 글로 손수 쓰거나 나누거나 하는 사람은 생각 밖으로 참 드물다. 책 이야기를 글로 쓰더라도 서평이나 신간소개나 독후감에 그칠 뿐, 내 삶을 담는 느낌글이나 말 그대로 ‘책 이야기’를 못 쓰기 마련이다.

 며칠 내리 자전거를 퍽 오래 타고 돌아다녀야 하면서 날마다 땀을 몇 바가지 흘렸다.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15분 동안 오르막을 오르며 땀이 비오듯 줄줄 흘렀고, 15분 동안 낑낑대며 오른 오르막을 고작 1분 남짓 내달리면서 이마에 흐르던 땀은 금세 말랐다. 15분 오르막에 1분 내리막이라니. 그런데 고작 1분 내리막이면서 15분 오르막이 서운하지 않다. (4344.4.2.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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