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고흥읍에서 고속버스를 내려 시골집으로 군내버스 타고 돌아가는 길에, 실비 천천히 흩뿌린다. 깜깜한 길을 구비구비 덜덜덜 달린다. 이제 읍내와 면소재지 사이 조그마한 마을 사이 지날 때쯤 되면 들판도 바다도 숲도 모두 까만빛 되면서 별빛 돋을까. 비가 오시니 별빛은 못 누리려나. 대입수험 마치고 읍내에서 놀다가 시골집 돌아가는 저녁 여덟 시 반 막버스 함께 탄 고등학교 3학년 가시내들이 시끌벅적 이야기꽃 피운다. 이 아이들은 대학교에 붙었으면 깜깜한 밤 고요한 별빛 어우러지는 고흥을 떠나 도시로 갈까. 도시로 가더라도 군내버스 아저씨하고 안부인사 나누며 호젓한 군내버스 터덜터덜 탈탈탈 달리던 시골길을 가슴속에서 길어올릴 수 있을까. 동백마을에서 내린다. 밤하늘 올려다본다. 콧노래 부르며 집으로 간다. 마당에서 아이 이름을 크게 부른다. 마루문을 열고 이름을 부르니 비로소 아이들이 알아듣고 달려나온다. 아버지 집으로 왔어. 모두 잘 있었니? 4346.1.3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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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그림

 


  2001년 어느 날, 국어사전 만드는 출판사 일터. 내 일동무이자 오랜 고향동무가 그림책 하나를 보더니 “야, 여기 좀 봐. 자전거 이상하지 않니?” 하고 묻는다. “응? 뭐가?” “야, 자전거가 이렇게 생기면 안 굴러가잖아.” 그무렵 내 고향동무는 자전거 타기에 흠뻑 빠져 지냈다. “음, 그래? 그런가?” “잘 보라구. 체인이 이렇게 달리면 굴러갈 수 없어. 또 페달만 이렇게 붕 뜬 채 있으면, 어떻게 서겠니? 야, (그림책에 나오는) 얘가 삐삐냐? 하늘을 나는 자전거를 타게?”


  나는 신문배달을 자전거를 타고 했는데, 그림책에 깃든 자전거 그림을 똑똑히 들여다볼 생각을 못했다. 그저 그림이 예쁘장하네 하고만 생각했다. 나도 고향동무 못지않게 자전거를 좋아하고, 자전거를 자주 타는데, 어떻게 나는 ‘그림책에 깃든 자전거 그림’이 엉터리인 줄 못 깨달았을까. 자전거 그림 엉터리로 나온 그림책은 내가 그무렵 일하던 한솥밥 출판사이다. 출판사 이름과 자리는 다르지만, 한 출판사이다. 그래서 그림책 내놓은 출판사 편집부로 전화를 걸어 그 그림책 편집한 이한테 ‘자전거 그림’을 이야기한다. 이십 분쯤 이야기하는데, 그 그림이 뭐가 왜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다는 말만 한다. 나중에는 그 출판사 일터로 찾아가서 그림을 하나하나 짚으며 이야기를 하고, 마당에 선 자전거를 보라 하면서 알려주지만, 느끼지 못한다. 그러니까, 그 그림이 잘못되었어도 고칠 생각이 없다는 소리이다. 이리하여, 그 그림책은 열 해가 넘는 동안 ‘엉터리 자전거 그림’이 실린 채 아이들이 들여다본다.


  그림책 작가는 왜 자전거를 엉터리로 그릴까? 너무 쉽고 마땅한 이야기인데, 그림책 작가 스스로 자전거를 안 타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더러 타더라도, 자전거를 그리면서 ‘자전거를 곰곰이 들여다보고 자전거 생김새를 마음속에 또렷이 아로새기는 일’을 안 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그림책 펴내는 출판사 편집자가 자전거를 안 탄다. 자전거를 타더라도 자전거 생김새를 마음에 담으며 ‘그림책에 깃든 자전거 그림’을 바라보지는 않는다.


  마지막으로, 그림책을 보는 아이와 어른 모두, 자전거를 잘 안 타니까, 자전거 그림이 잘못 나오거나 잘 나오거나 알아채지 못한다. 나무 그림이나 꽃 그림이 얼마나 나무답거나 꽃다운가를 깨닫지도 못하고 생각하지도 못하며 살피지도 못한다. 새 한 마리 벌레 한 마리 찬찬히 바라보면서 내 고운 삶벗이요 이웃인 줄 깨닫지 못한다.


  한국 그림책 작가들 그림 그리는 솜씨는 무척 발돋움했다. 한국 그림책 편집자들 편집 솜씨는 매우 나아졌다. 그러나, 그림 하나에 담고 그림책 한 권에 싣는 사랑과 꿈과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매무새는 한참 멀구나 싶다. 예쁘장하게 그려서 그림책이 되지 않는걸. 그럴듯하게 그린대서 그림책이 그럴듯해지지는 않는걸. 4346.1.3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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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물건을 파는 참새 고인돌 그림책 14
이오덕 글, 김용철 그림 / 고인돌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245

 


하느님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요
― 하느님 물건을 파는 참새
 이오덕 글,김용철 그림
 고인돌 펴냄,2012.3.20./12000원

 


  아이들은 참새를 바라보면 참새를 그립니다. 아이들은 나무를 바라보면 나무를 그립니다. 아이들은 꽃을 바라보면 꽃을 그립니다. 아이들은 할머니를 바라보면 할머니를 그립니다.


  우리 집 여섯 살 큰아이가 그리는 그림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그림을 참 잘 그립니다. ‘잘 그린다’는 말은 그림솜씨가 빼어나다는 소리가 아닙니다. 스스로 그리고픈 대로 마음껏 그린다는 소리입니다. 여섯 살 아이답게 손가락에 힘을 주어 즐겁게 그림을 그립니다. 누구한테 보여주려는 그림이 아니요, 어디에 자랑하려는 그림이 아닙니다.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와 그린 그림입니다. 그리고 싶어 그리는 그림이요, 아이 스스로 마음을 쏟아 좋아하고픈 벗님을 옮기는 그림입니다.


  나도 아이 곁에서 그림을 그립니다. 내가 바라보는 여러 가지를 그립니다. 내가 좋아하고, 내가 사랑하며, 내가 아끼는 여러 가지를 천천히 그림으로 그립니다.


  오래도록 바라보았으면 그림이 술술 나옵니다. 오래도록 마음에 담았으면 그림이 살살 나옵니다. 오래도록 좋아하고 즐겼으면 그림 그리는 손이 홀가분합니다.


  그림을 그릴 때에 연필을 쓰거나 볼펜을 쓰거나 크레파스를 쓰거나 붓을 쓰거나 대수롭지 않습니다. 아이와 나는 ‘그림을 즐겁게 그릴’ 뿐입니다. ‘그림 작품을 만들’거나 ‘대회에 내보낼 예술을 만들’지 않아요.


.. 참새들은 가난한 노점장수 ..


  이오덕 님 시에 김용철 님이 그림을 붙인 《하느님 물건을 파는 참새》(고인돌,2012)를 봅니다. 그림책 빛깔이 무척 환하며 곱습니다. 노오란 빛살이 해님처럼 밝게 비춥니다. 이 그림책 들여다볼 어른과 아이는 두 눈 가득 어여쁜 무지개빛을 누리겠구나 싶습니다.


  이오덕 님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쓴 싯말은 노래처럼 흐릅니다. 김용철 님이 담은 그림은 알록달록 아기자기하게 어우러집니다. 우리 창작그림책이 어느덧 이만큼 발돋움했구나 싶어 놀랍니다. 빛깔이며 빛결이며 빛무늬이며, 아이와 어른 모두 즐거운 웃음꽃 피울 만하구나 싶습니다.

 

  그런데, 참새 모습이 참새답지 않구나 싶어요. 왜 아이들 흉내를 내며 그림을 그릴까요. 어른은 어른대로 그리면 돼요. 괜히 아이들이 참새 그리는 흉내를 내지 말아요. 게다가 참새 눈빛이 너무 흐리멍덩해요. 도시에서든 시골에서든 참새를 가만히 바라보셔요. 한 시간쯤, 두 시간쯤, 세 시간쯤, 참새 곁에서 마치 나무가 된 듯 조용히 서서 참새를 바라보셔요. 참새가 내 어깨에 내려앉아 째째째 노래할 때까지 빙그레 웃으면서 참새를 바라보셔요. 조그마한 몸집 조그마한 눈망울인 참새를 바라보셔요.


  고 작은 눈망울이 얼마나 빛나는지 느껴 보셔요. 그리고 내 아이이든 이웃집 아이이든, 아이들 눈망울을 들여다보셔요. 어떤 빛이고 어떤 샘이며 어떤 이야기인지 느껴 보셔요. 그림책 《하느님 물건을 파는 참새》를 가로지르는 빛느낌은 아주 포근하며 따사롭습니다. 그런데, 참새를 비롯해서, 이 그림책에 나오는 여러 목숨들 눈빛은 그닥 맑지 못해요. 왜 그럴까요?


  나뭇잎이나 풀잎을 찬찬히 그리지 않는 그림은 안 반갑습니다. 시골집 돌울타리를 너무 쉽게 그리는 그림은 안 달갑습니다. 시골집 할아버지 할머니는 돌울타리를 아주 천천히 아주 온마음 들여 아주 오랜 나날 쌓아요. 시골집 돌울타리라고 해서 그저 동글동글 몽글몽글 그리지는 말아요. 시골집 돌울타리가 어떤 모양이고 무늬인지 손으로 만져 보고, 몸소 쌓아 봐요. 그러고서 시골집 돌울타리를 그려 주셔요.


  그리고, 그림 그리는 분들은 꼭 자전거를 타기를 빌어요. 도시를 벗어날 적에 자전거를 타 보셔요. 도시부터 시골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려 보셔요. 도시에서 부는 바람과 시골에서 부는 바람을 온몸으로 느껴요. 시골마을 바람결에 묻어나는 들내음과 숲내음을 느껴요. 자, 이렇게 느낀다면 ‘자전거 생김새’와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함부로 그리지 않겠지요. 한국 그림책 작가 가운데 ‘자전거를 자전거답게 그리는’ 분을 아직 모르겠습니다. 《하느님 물건을 파는 참새》에서도 자전거 모습은 엉터리입니다. 아이들도 자전거를 이렇게 그리지는 않아요. 잘 살펴봐요.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이 그리는 자전거 그림이랑, 자전거를 안 타는 아이들이 그리는 자전거 그림을 잘 살펴봐요. 자전거가 어떻게 생겼고, 자전거가 구를 때에 어떤 모습인지 곰곰이 지켜봐요. 오늘날 그림책 작가치고 ‘자동차’를 못 그리는 분은 없어요. 왜 그러겠어요? 다들 자가용을 굴리거나 자동차를 쉽게 얻어 타고, 어디에서나 자동차를 만나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참새를 이웃으로 마주한 다음 참새를 그려요. 들판과 멧골을 이웃으로 어깨동무한 다음 들판과 멧골을 그려요. 자전거를 타는 삶이 되면서 자전거를 그려요. 구름하고 동무하면서 구름을 그려요. 꽃과 풀과 나무랑 한식구처럼 지내면서 꽃과 풀과 나무를 그려요. 그러면, 그림솜씨가 이러하거나 저러하거나를 떠나, 사람들 가슴속에 따순 사랑을 심는 아름다운 그림책 하나 빚을 수 있어요.


  하느님 마음이 되어 그림을 그려요. 이오덕 님은 하느님 마음이 되어 시를 썼어요. 이 시는 하느님 마음으로 살아가는 아이들이 즐겁게 누려요. 우리 모두 하느님 마음이 되어 그림책 즐길 수 있기를 빌어요. 서로서로 하느님 마음을 아끼고 사랑하면서 꿈을 길어올릴 수 있기를 빌어요. 4346.1.3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그림책 읽는 시골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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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속삭이는 마음

 


  살아가는 밑힘이란 무엇일까 하고 문득 생각합니다. 옆지기랑 아이들하고 지내는 시골집을 떠나 서울이라는 커다란 도시로 찾아와 볼일을 보다가 문득, 내가 살아가는 밑힘은 어디에서 샘솟는가 하고 헤아립니다. 어마어마하다 싶은 사람들 쏟아지는 신도림역에서 전철을 갈아탑니다. 이 많은 사람들은 모두 인천이나 부천에서 찾아왔을 텐데, 서울로 일하러 드나드는 사람은 참말 얼마나 많을까 하고 바라보다가, 아하 이 많은 사람들 가슴에는 어떤 밑힘이 있어 이렇게 복닥이며 살아갈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충청북도 멧골자락에서 조그마한 배움터 일구는 할아버지를 뵙습니다. 인천 골목동네 조그마한 집에서 혼자 살아가는 형을 만납니다. 인천 배다리 조그마한 가게에서 문화와 삶을 아끼려고 힘쓰는 여러 이웃하고 어우러지며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이 모든 사람들이 오늘 하루 살아가도록 이끄는 밑힘은 무엇일까요.


  서울 지하상가를 걷다가 떡집을 보고는 떡 몇 점 장만합니다. 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지만, 서울에서 고흥으로 돌아갈 길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안 먹어야 버스에서 안 시달린다고 생각하며, 이 떡을 시골집에서 아버지 기다릴 아이들 가져다주자고 다짐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뱃속 꼬르륵 소리가 잦아들고, 내 마음은 한결 푸근합니다. 그런데, 떡집에서 내가 돈을 치르려 할 즈음 갑자기 내 앞으로 끼어들어 새채기하려는 바쁜 사람이 하나 둘 셋, 모두 세 사람 있습니다. 1초조차 기다릴 수 없을까 싶고, 아마 이들 세 사람한테는 내가 안 보였겠구나 싶어요. 이분들은 책방에서 책을 살 적에도 ‘내 돈 먼저 받아요!’ 하면서 새치기를 할까요. 이분들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적에도 ‘내 접수 먼저 받아요!’ 하면서 새치기를 할까요.


  그런데, 나는 시골집 옆지기랑 아이들부터, 서울 신도림역이나 인천 골목동네나 충청북도 멧골자락이나 서울 지하상가 골골샅샅에서 마주하는 사람들 모두 사랑할밖에 없습니다. 모두 아름다운 숨결 가슴속에 건사하는 이웃입니다. 따지고 보면, ‘살인마’ 소리 듣는 전두환 같은 사람도 내 이웃입니다. 슬프더라도 내 이웃입니다. 아니, 슬픈 이웃이겠지요.


  아무래도 전두환 같은 사람은 틀림없이 ‘살인마’라 할 만하겠지요. 그래서 더 생각을 기울여 봅니다. 살인마 전두환이기 앞서, 육군 소장 전두환이기 앞서, 어린이 전두환은, 갓난쟁이 전두환은, 아직 어머니 몸속에서 발을 톡톡 차며 막 태어나려고 하는 조그마한 살덩이 전두환은, 어떤 숨결이었을까 생각을 기울입니다. 전두환이라고 하는 숨결 하나는 왜 사랑을 듬뿍 누리지 못했고, 왜 사랑을 가득 펼치지 못했으며, 왜 사랑을 따사로이 주고받지 못할까요.


  사랑을 속삭이고 싶습니다. 사랑을 속삭일 때에 얼마나 즐거우며 힘이 솟는가 떠올립니다. 누군가 나를 아끼면서 내 귀에 대고 조곤조곤 사랑을 속삭일 때에 내 마음은 얼마나 날아오르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내가 누군가를 아끼며 이녁 귀에 대고 살몃살몃 사랑을 속삭일 때에 이녁 마음은 얼마나 달아오를까 하고 생각합니다.


  사랑이 자라기를 빌어요. 사랑이 피어나기를 빌어요. 사랑으로 서로 어깨동무하기를 빌어요. 사랑을 담아 글을 쓰고, 사랑을 품으며 글을 읽는 이웃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빌어요. 4346.1.3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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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장사 책읽기

 


  조치원역에서 기차를 내려 시외버스 타는 곳으로 간다. 조금 걷다 보니 머리핀과 머리끈과 여러 가지를 파는 손수레 하나 보인다. 스윽 지나쳐 걷다가 걸음을 멈춘다. 뒤로 돌아가서 토끼 모양 머리핀 둘 고른다. 하나에 삼천 원씩 육천 원을 치른다. 작은 봉지에 담아 앞가방에 넣는다. 시골집으로 돌아가서 큰아이하고 작은아이한테 하나씩 주어야지.


  다시 걷는다. 길바닥에 손수레를 놓거나 보따리를 풀어 장사하는 이가 제법 있다. 따로 가게를 열어 꾸리지 못하고,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손님을 기다린다. 길장사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사람은 길을 걷는 길손. 길손은 두 다리로 천천히 걸으며 가게를 바라보고 손수레를 바라본다. 길손은 하늘을 올려다본다. 길손은 바람내음을 맡는다. 길손은 비둘기 날갯짓 소리를 듣는다. 길손은 길가 나무 둘레에 이루어진 조그마한 풀섶에서 풀벌레가 노래할 적에 문득 쪼그려앉아 조용히 귀를 기울인다. 4346.1.3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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