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고흥읍에서 고속버스를 내려 시골집으로 군내버스 타고 돌아가는 길에, 실비 천천히 흩뿌린다. 깜깜한 길을 구비구비 덜덜덜 달린다. 이제 읍내와 면소재지 사이 조그마한 마을 사이 지날 때쯤 되면 들판도 바다도 숲도 모두 까만빛 되면서 별빛 돋을까. 비가 오시니 별빛은 못 누리려나. 대입수험 마치고 읍내에서 놀다가 시골집 돌아가는 저녁 여덟 시 반 막버스 함께 탄 고등학교 3학년 가시내들이 시끌벅적 이야기꽃 피운다. 이 아이들은 대학교에 붙었으면 깜깜한 밤 고요한 별빛 어우러지는 고흥을 떠나 도시로 갈까. 도시로 가더라도 군내버스 아저씨하고 안부인사 나누며 호젓한 군내버스 터덜터덜 탈탈탈 달리던 시골길을 가슴속에서 길어올릴 수 있을까. 동백마을에서 내린다. 밤하늘 올려다본다. 콧노래 부르며 집으로 간다. 마당에서 아이 이름을 크게 부른다. 마루문을 열고 이름을 부르니 비로소 아이들이 알아듣고 달려나온다. 아버지 집으로 왔어. 모두 잘 있었니? 4346.1.3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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