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놀이 2

 


  지구별은 흙으로 덮여 숨을 쉰다. 흙이 있기에 숨을 쉬는 별이고, 흙이 있어서 목숨이 태어나는 별이다. 흙을 만지는 아이들은 흙내음을 맡고, 시멘트나 아스팔트를 만지는 아이들은 손이 아프거나 몸이 아프다. 시멘트나 아스팔트는 사람도 풀도 짐승도 먹여살리지 못하지만, 흙은 사람도 풀도 짐승도 먹여살린다. 아이라면 누구나 어릴 적부터 흙놀이를 좋아할 수밖에 없으리라 느낀다. 4346.2.19.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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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이 누구일까. 음, 나는 모른다. 얼굴을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을는지 모르나, 텔레비전 없고 한국영화 거의 안 보니, 이녁이 누구인지 알 길이 없다. 다만, 이 만화책 남자 주인공이 '강동원을 모델로 그렸다'고 뒷이야기에 나오네. 그러거나 어쨌거나, 퍽 재미나며 맛깔스럽게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고 느낀다. 우리 한국에서도 이런 만화책 좀 태어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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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의 행복한 시간 1
나가하라 마리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11월
3,800원 → 3,420원(10%할인) / 마일리지 190원(5% 적립)
2013년 02월 18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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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는 책읽기

 


  아직 겨울이 가시지 않은 2월 한복판에 봄을 생각하며 책을 읽습니다. 이불을 뒤집어쓴 채 책을 읽기도 하고, 아이가 만화책을 들여다보는 곁에 엎드려 책을 읽기도 합니다. 따순 봄날, 종이책은 모두 방바닥에 내려놓고 아이들과 신나게 들마실을 하며 꽃노래 부르던 일을 떠올립니다. 이제 얼마 더 기다리면, 흐드러진 봄볕 누리면서 봄들 거니는 하루하루 누릴 수 있겠지요.


  푸른 잎사귀와 노란 꽃망울 빛나는 들판에서 아이들은 푸른 웃음과 노란 노래를 부릅니다. 나도 아이들 곁에서 푸른 숨을 쉬고 노란 생각을 키웁니다. 겨울은 봄을 꿈꾸게 합니다. 겨울에는 봄을 이야기합니다. 새봄을 맞이하면 맑게 피어나라고, 겨우내 온 들판 꽁꽁 얼어붙으며 고이 잠을 재웁니다. 예쁜 동무들아, 곧 봄이니, 다들 기지개 켜고 일어나 숲에서 뛰놀자. 4346.2.1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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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사람 비룡소의 그림동화 13
토미 웅거러 / 비룡소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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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248

 


봄이 오는 소리
― 달 사람
 토미 웅거러 글·그림,김정하 옮김
 비룡소 펴냄,1996.2.5./8500원

 


  설이 지나가며 봄이 오는 소리 한결 짙습니다. 북녘은 아직 춥겠지만 남녘은 퍽 포근합니다. 봄을 시샘하는 듯 살짝 찬비가 내리기도 하지만, 찬눈 아닌 찬비입니다.


  봄을 재촉하는 겨울비가 온 들과 숲과 바다를 적십니다. 겨울 막바지 보드라운 빗줄기는 바람 없이 고즈넉하게 찾아듭니다.


  비 그친 이듬날 들판에는 새봄에 피어날 들꽃이 하나둘 고개를 내밀겠지요. 구름 걷히고 햇볕 드리우면, 겨우내 웅크리던 나무들도 새눈을 트고 새잎을 내겠지요.


  아이들 옷은 가벼워지리라 생각합니다. 내 옷도 옆지기 옷도 홀가분하리라 생각합니다. 여느 물로 설거지와 빨래를 할 만할 테고, 이불 한 채 빨아도 곧 마를 테며, 겨울에 입던 두툼한 겉옷도 차근차근 빨고 말려 옷시렁에 건사할 테지요.


  봄은 봄바람처럼 포근하게, 천천히, 나긋나긋, 살며시 찾아옵니다.


.. 별이 반짝이는 맑은 밤,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보세요. 달 사람이 달 속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어른어른 비친답니다 ..  (1쪽)


  가을걷이 끝나 꽁댕이만 가득하던 논자락에 낀 얼음이 하나씩 둘씩 깨집니다. 논자락 얼음이 촤라락 껑껑 소리를 내며 깨집니다. 아이들과 논둑에 서서 얼음 깨지는 소리를 듣습니다. 이제 논자락마다 얼음은 모두 깨지고 녹아 논흙을 보드랍게 어루만지리라 생각합니다. 햇살이 더 따스하게 비추면 유채풀이 자라고 자운영이 자랍니다. 들판마다 노란 물결이 출렁이고 진달래처럼 고운 물결이 넘실거립니다. 올해에도 새봄에 새빛을 한껏 누리겠구나 싶습니다. 봄빛은 즐거운 선물입니다.


.. 며칠 지나서 초승달이 되자, 달 사람도 초승달만 해졌어요. 두 주일이 지나자, 달 사람은 다시 원래 크기로 돌아왔어요 ..  (21쪽)


  언제부터인가, ‘봄은 백화점 에누리 소식과 함께 찾아온다’와 같은 말이 퍼지는데, 참말 서울에서는 봄은 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또 여름과 가을은 여름과 가을대로 ‘백화점 에누리’처럼 찾아드는구나 싶어요. 날씨로 맞이하는 철이 아니라, 바람과 햇살로 누리는 철이 아니라, 서울에서는 물질과 물건과 문명으로 달력 숫자를 셉니다.


  누군가는 너무 바쁜 나머지 달력 숫자조차 못 세면서 봄을 맞이할는지 모릅니다. 누군가는 달력 숫자를 세면서도 봄인 줄 못 깨달을는지 모릅니다. 누군가는 여름이나 가을이 되어서야 ‘어라, 봄이 지나갔네.’ 하고 돌아볼는지 모릅니다. 누군가는 새봄이 찾아왔다가 여름과 가을 지나 겨울이 닥치더라도 봄이 지나간 줄조차 헤아리지 않고 살아갈는지 모릅니다. 누군가는 봄이고 무엇이고 안 따지며 살아갈는지 몰라요.


  봄 어귀에 생각합니다. 봄 들머리에 구름바라기와 별바라기를 하며 생각합니다. 내 살가운 이웃 누구나 이 봄에 기지개 켜고 두 팔 벌려 하늘 너르게 안기를 바라며 생각합니다. 자, 발걸음 멈추어요. 천천히 쪼그려앉아요. 발 언저리를 살펴봐요. 푸릇푸릇 돋는 봄풀을 느껴요. 보드라운 흙을 손가락으로 파서 봄풀을 캐요. 호미 없어도 돼요. 손가락으로도 넉넉해요. 아니, 새봄 새풀은 손가락으로 캐요. 손가락마다 봄흙을 묻히면서 봄풀을 얻어요. 흐르는 도랑물에 봄풀 흙기운을 털어 천천히 먹어요. 겨울빛 사그라드는 봄맛을 누려요. 온몸으로 봄소리를 듣고, 온마음으로 봄노래를 불러요. 온빛을 맞아들여 온넋을 맑게 보살펴요.


  따사로운 봄날 따사로운 봄마음 되어, 따사로운 이야기를 꽃피우고 따사로운 손길로 나무를 쓰다듬어요.


.. 박사는 달 사람에게 우주선의 첫 번째 손님이 되어 달라고 부탁했지요. 달 사람은 기꺼이 우주선을 타겠다고 대답했어요. 결코, 지구에서는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으니까요 ..  (31쪽)


  토미 웅거러 님이 빚은 그림책 《달 사람》(비룡소,1996)에 나오는 ‘달 사람’은 지구별 사람들 따사로운 봄잔치에 나들이를 하고 싶었으리라 느껴요. 새봄을 새롭게 즐기는 지구별 사람들하고 기쁘게 노닐고 싶었으리라 느껴요. 봄이 와도 봄인 줄 모르는 채 서울에서 복닥복닥 치대는 지구별 사람들이 아닌, 봄이 오기에 봄이로구나 노래하며 숲에 깃들어 춤추고 활짝 웃는 지구별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으리라 느껴요.


  봄이 오는 소리는 어디에서 비롯할까요. 봄이 오는 소리는 누구한테 퍼질까요. 봄이 오는 소리는 어디에서 솟구칠까요. 봄이 오는 소리는 누구한테 반가울까요. 봄이 오는 소리는 어디에서 빛날까요. 봄이 오는 소리는 누구한테 사랑스레 스며들까요.


  봄이 오면 바다는 찰랑찰랑찰랑, 봄이 오면 하늘은 몽실몽실몽실, 봄이 오면 냇물은 쫄랑쫄랑쫄랑, 봄이 오면 멧새는 찌륵찌륵찌륵, 온누리가 환하고 싱그럽습니다. 4346.2.1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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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3-02-18 12:13   좋아요 0 | URL
겨울 준비(월동 준비)엔 왠지 서글픔이 깃드는데 봄 준비는 신이 나요.
저는 벌써부터 봄 햇살 가득 등에 받으며 많이 걸어야지, 하고 있어요.
봄 햇살 푸짐한 날들을 기다려요. ^^

파란놀 2013-02-19 08:01   좋아요 0 | URL
새봄에는 새빛 듬뿍 품으며
즐거이 노래하며 곳곳 사뿐사뿐 걸어다니시리라 믿습니다~
 

좋아하는 책을

 


  좋아하는 책을 읽을 적에 좋은 마음이 샘솟는구나 싶습니다. 언제나 가장 좋아하는 책을 찾아서 읽으며, 스스로 좋은 삶을 누리고, 천천히 좋은 마음이 됩니다. 좋아할 만하지 않은 책을 굳이 읽으면, 썩 좋다 하기 어려운 생각이 찾아들고, 그닥 즐겁지 않거나 좋지 않은 하루를 누리는 셈이로구나 싶습니다.


  좋아하는 삶을 누릴 만한 자리를 찾아 보금자리를 이룹니다. 좋아하는 하루를 빛낼 만한 터전에서 일을 하고 놀이를 즐깁니다. 하늘을 바라보고 땅을 디디고 바람을 마시고 햇살을 먹고 풀을 쓰다듬고 나무를 안고 숲을 바라봅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하나하나 헤아립니다. 마음이 가장 따스한 때를 떠올립니다. 사랑이 싹트는 곳을 되새깁니다. 꿈이 자라도록 북돋우는 책 하나 마주합니다.


  스스로 좋은 마음이 되고,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며, 스스로 좋은 이야기가 됩니다. 스스로 좋은 눈빛을 밝히고, 스스로 좋은 말을 건네며, 스스로 좋은 책을 찾아서 읽습니다.


  밥상머리에서 《도라에몽》 만화책을 무릎에 얹어 읽는 큰아이를 바라봅니다. 그래, 예쁘게 읽으렴. 네 아버지가 숟가락에 밥과 반찬을 떠서 네 입에 넣어 주마. 4346.2.1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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