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이야기책 <삶말> 6호를 냈는데,

정작 도서관 이야기책 부칠 봉투가 나오지 않았어요.

지난주에 봉투회사에 2000부 주문했는데

아직까지 안 오네요 ㅠ.ㅜ

 

다음주에는 오려나 손꼽아 기다립니다.

봉투가 나오면 바지런히 보내려 하는데,

화요일에는 서울로 사진강의를 하러 갔다가

수요일 밤이나 목요일에 고흥으로 돌아올 테니,

이 이야기책을 받으시려면

다다음주나 되어야지 싶어요.

 

에구...

아무튼, 도서관 이야기책 <삶말>을 받고 싶으시면

도서관 도움이가 되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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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책읽기

 


  책을 읽을 때에는 아이도 어른도 조용하다. 입을 다물고 책으로 빠져든다. 책에 깃든 줄거리를 떠올리면서 다른 소리도 모습도 느끼지 않는다. 오직 책 하나에 마음을 기울여 책이랑 한몸이 된다.


  책을 읽는 사람은 스스로 조용하다. 책을 읽는 사람은 둘레에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 않을 뿐더러, 둘레에 고요한 기운을 퍼뜨린다. 아름다움을 찾고 즐기는 따사로운 넋을 심는다. 산뜻함과 싱그러움을 누리며 나누는 넉넉한 꿈을 보여준다.


  떠들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은 없다. 둘레가 시끄럽더라도 책으로 가만히 스며들면, 모든 어수선한 기운을 잠재울 수 있다. 고즈넉하며 아늑한 이야기를 가슴으로 느끼도록 돕기에 책이 된다. 4346.3.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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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서 늘 읽는 책 (도서관일기 2013.3.1.)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사진책도서관에서 올 3월에 할 ‘사진책 읽기모임’에서는 김수남 님 사진책 《한국의 굿》을 놓고 이야기자리를 마련할 생각이다. 지난 1월에 충북 청주에 있는 헌책방 〈대성서점〉에서 《한국의 굿》을 열여덟 권 새로 장만했다. 내가 그동안 도서관에 건사한 《한국의 굿》하고 짝맞추기를 하고 보니, 6권을 빼고 열아홉 권을 모았다. 같은 책이 여럿 된다. 헌책방마실 하면서 이 책이 보일 때마다 하나하나 모으다 보니, 같은 책을 여럿 사기도 하고, 아직 짝을 다 못 맞추었다. 같은 책이 여럿 있더라도, 이 사진책은 여러 사람 손길을 탈 책인 만큼, 앞으로도 더 장만해서 갖추려 한다.


  내가 스스로 사진책도서관을 하기에, 내가 읽고픈 사진책을 차곡차곡 갖추고는 틈틈이 되읽는다. 둘레에 있는 사진벗한테 이런 사진책 저런 사진책을 보여줄 수 있고, 사진책도서관으로 찾아오는 분한테 이 사진책 저 사진책을 이야기할 수 있다.


  눈이 밝은 사람은 내가 먼저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알아보리라. 눈이 아직 안 밝은 사람은 나한테 ‘어떤 사진책 보면서 눈을 밝히면 좋을까요’ 하고 물을 수 있겠지.


  큰아이가 그림책 하나 꺼내어 읽는다. 집에서 오래 들여다본 그림책은 도서관으로 옮긴다. 그러고는 새 그림책을 장만해서 집에 한동안 둔다. 그러다가 새 그림책 장만할 즈음, 아이들이 집에서 잘 안 보는 그림책을 도서관으로 옮긴다. 큰아이는 도서관 나들이를 하면서 ‘예전에 곧잘 보던 그림책’을 하나하나 꺼내어 넘긴다. 큰아이 곁에서 작은아이가 달라붙어 함께 구경한다. 손가락으로 꼭 누르면 소리 나는 그림책이다. 아직 한국말로는 안 나온 ‘작고 빨간 강아지’ 그림책인데, 나도 아이들도 이 그림책을 예쁘게 여긴다. 언젠가 한국말로 나오는 날이 있을까.


  일본 사진잡지 《pacific friend, photo of Japan》과 미국 사진잡지 《LIFE》 몇 권 도서관에 둔다. 이 사진잡지도 지난 1월에 청주 헌책방 〈대성서점〉에서 찾았다. 오래된 아름다운 사진잡지를 알뜰히 건사해서 나한테 팔아 주는 헌책방이 고맙다. 이제 이 사진책과 사진잡지는 우리 도서관에서 누구나 늘 읽을 수 있는 책이 된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1.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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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8 0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놀 2013-03-08 10:44   좋아요 0 | URL
헛!
아침부터 놀라운 선물이로군요~ ^^
즐겁고 고마우며 반갑습니다.

아름다운 하루 누리셔요~

appletreeje 2013-03-09 09:39   좋아요 0 | URL
보내주신 소중한 책선물,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작은 마음으로 도서관 지킴이가 되었는데 이리도 큰 선물을 보내주시다니요.^^
너무 많이 보내 주셔서 기쁘고도 한편 죄송하기도 합니다.^^
귀한 책들 마음에 또박 또박 새겨넣으며, 아름다운 말 아름다운 삶 즐거이 잘 가꾸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킴이가 되셨으면 참 좋겠지요~!!

함께살기님! 감사드리며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파란놀 2013-03-09 10:06   좋아요 0 | URL
1평 지킴이가 되든 10평 지킴이가 되든
보낼 수 있는 책은 늘 같은데,
그저 즐겁게 한 해 동안
여러 가지 이야기책 누리면서
삶을 빛내시기를 빌어요.

그나저나, 요사이는 택배가 참 빨리 날아가는군요!
 
사진 캡슐 - 사진기자가 본 어제와 오늘의 한국 1980-2006
정동헌 글.사진 / 눈빛 / 2008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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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으로 삭힌 사진책 53

 


사진은 어디에서 왜 ‘기록’하는가
― 사진캡슐, 사진기자가 본 어제와 오늘의 한국 1980∼2006
 정동헌 사진·글
 눈빛 펴냄,2008.10.10./12000원

 


  신문사 사진기자 정동헌 님은 2006년에 《이주노동자, 또 하나의 아리랑》(눈빛)이라는 사진책 내놓은 적 있습니다. 그리고 2008년에 《사진캡슐, 사진기자가 본 어제와 오늘의 한국 1980∼2006》(눈빛)이라는 사진책 하나 더 내놓습니다. 신문에 실을 사진 찍느라 늘 바쁠 테지만, 신문일 하는 사이에 정동헌 님 나름대로 다른 사진감을 찾아 이야기를 꾸렸기에 사진책 두 가지 내놓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또 다른 사진감을 살피며 새로운 사진책 몇 가지 내놓을 수 있겠지요.


.. 사진기자는 연신 윙크를 하면서 빛으로 그림을 그린다 … 사진은 기술이 아니다. 사진은 주제가 있는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는 찰나의 느낌이다..  (9, 164쪽)


  사진책 《사진캡슐》을 보면, 신문사 사진기자로 일하며 마주한 여러 삶자락을 보여준다 할 텐데, 아무래도 ‘신문에 실을 만한 이야기’ 테두리에서 사람들 삶자락을 살필밖에 없구나 싶습니다. 왜냐하면 정동헌 님은 신문사 사진기자이거든요.


  다른 사람, 이를테면 신문사 기자도 아니고 잡지사 기자도 아닌 사람으로서 스물여섯 해 삶자락을 돌아본다면, 이이는 어떠한 이야기를 길어올릴까요. 여행을 좋아하는 누군가 스물여섯 해 삶자락을 사진으로 돌아본다면, 집에서 아이들 돌보면서 스물여섯 해를 보낸 아줌마 한 사람이 이웃사람 삶자락을 사진으로 돌아본다면, 시골에서 흙을 만지는 할배가 스물여섯 해 삶자락을 사진으로 돌아본다면, 작은도시 공무원이 스물여섯 해 삶자락을 사진으로 돌아본다면, 이때에는 저마다 어떠한 사진말을 길어올릴 수 있을까요.


  아주 마땅하겠지요. 다 다른 사람들은 다 다른 이야기를 다 다른 사진으로 선보이겠지요. 다 다른 사진은 다 다른 꿈과 사랑을 보여줄 테지요.

 

 

 


.. 아무리 서툰 카메라 작업이라 하더라도 사실을 증명한다면 그 사진은 시간을 기록한 역사가 된다 … 플레이를 잘하는 운동선수일수록 멋진 사진을 만들어 준다. 제대로 된 폼이 좋은 선수를 만들고, 좋은 선수는 멋진 사진을 만든다 ..  (10, 70쪽)


  사진기자는 사건과 사고를 찾아다니면서 ‘기록’을 합니다. 아이들 돌보는 아줌마는 아이들과 부대끼면서 아이들 삶과 아이들 동무 삶과 아이들 이웃 삶을 ‘기록’합니다. 시골 흙일꾼은 시골에서 철철이 달라지는 삶자락과 숲을 차근차근 ‘기록’합니다. 작은도시 공무원은 작은도시에서 일터를 오가는 길자락을 곰곰이 헤아리면서 ‘기록’합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라면 이곳과 저곳을 누비면서 마주한 웃음과 눈물을 한 올 두 올 ‘기록’합니다.


  모두 ‘기록’입니다. 모두 다른 ‘기록’입니다. 곧, 모두 다르게 ‘적바림하면서 되새기는 삶’입니다.


  주머니에 넣고 늘 갖고 다니는 사진 한 장 있으면, 이 사진 한 장은 크나큰 사랑이나 힘이 됩니다. 그리운 이를 사진 한 장으로 돌아보면서 애틋하게 웃음짓거나 눈물지어요. 사랑스러운 님을 사진 한 장으로 곱씹으면서 즐겁게 두 주먹 불끈 쥐지요.


  내 삶을 꾸밈없이 바라보며 적바림한 사진 한 장은 나 스스로 새 사랑과 기운을 북돋우는 밑거름입니다. 사진 한 장으로 숱한 이야기 퍼올리면서 새롭게 살아갈 꿈을 키웁니다.


.. 사진은 눈으로 찍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찍어야 한다 … 사진은 단지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읽어야 하는 것이다 ..  (18, 40쪽)


  사진은 기록이라 하지만, 꼭 기록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사진으로 찍지 않아도 얼마든지 마음으로 아로새기니까요. 사진은 기록으로 남는다지만, 굳이 기록으로 남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진이 없어도 우리 마음은 늘 우리 이야기를 언제라도 떠올리니까요.


  사진이 있기에 되새기지 않습니다. 마음에 아로새기지 못한 이야기라면, 사진을 아무리 많이 찍어도 하나도 못 떠올려요. 사진이 있기에 돌아보지 않습니다. 마음에 사랑 담아 적바림하지 않았으면, 사진이 있건 없건 아무것도 못 떠올리고 아무 이야기가 샘솟지 않아요.


  그러니까, 사진은 사진기로 찍지 않습니다. 사진은 손가락으로 단추를 누를 때에 태어나지 않습니다. 사진은 마음으로 찍습니다. 사진은 가슴속에서 피어나는 사랑 한 줄기 있기에 태어날 수 있습니다. 사진은 즐겁게 살아가는 하루하루 모여서 찍을 수 있습니다. 사진은 기쁘게 웃고 노래하는 삶이 오롯이 스며드는 이야기자락입니다.

 

 

 

 


.. 카메라를 가장 민감하게 의식하고 사진의 위력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정치인이다 … 사진은 카메라가 찍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찍는 것이다. 세상의 표정을 담아내는 일은 사진 찍는 이의 마음에서 온다 ..  (96, 112쪽)


  정치를 한다는 이들이 사진기자를 쳐다봅니다. 정치를 하는 이들 스스로 ‘정치’보다 ‘젯밥’에 눈이 멀기에 자꾸 사진기자를 쳐다봅니다. 정치를 하는 이라면 사진기자가 있건 말건 아랑곳할 일이 없습니다. 그렇잖아요. 왼손 하는 일 오른손 모르도록 하라 했어요. 곧, 착한 일이건 궂은 일이건, 조용히 할 노릇입니다. 고운 일이건 미운 일이건, 고요히 할 노릇이에요. 이런 정책을 내(정치꾼 아무개)가 내놓아서 이루었대서, 내 정책보고서에 이런 이야기를 자랑하듯 떠벌일 까닭 없어요. 그저 말없이 할 일을 할 뿐입니다. 그예 즐겁게 할 일을 즐길 뿐입니다.


  풀과 꽃과 나무는 사진기자나 사진쟁이를 살피지 않습니다. 사진 찍는 사람이 있거나 말거나 풀은 돋고 꽃은 피며 나무는 자랍니다. 그림 그리는 사람이 있든지 말든지 새는 노래하고 벌레는 춤추며 나비는 짝을 찾습니다.


  사진은 가만히 녹아들면서 찍습니다. 사진은 살며시 스며들 때에 태어납니다. 사진은 천천히 하나되어 찍습니다. 사진은 오래오래 한마음 한뜻 아름다운 사랑으로 태어납니다.


.. 카메라는 내가 사랑하고 슬퍼하고 희망하는 것들을 표현하는 데 항상 동참했다. 나와 카메라는 함께 비와 눈을 몸으로 맞으며, 보고 느끼고 생각했다 ..  (181쪽)


  내 사랑을 내 사진으로 담습니다. 내 눈물을 내 사진으로 빚습니다. 내 꿈을 내 사진으로 이룹니다. 정동헌 님 사진책 《사진캡슐》은 어느 모로 본다면, 1980년부터 2006년 사이 이 땅에서 일어난, 아니 이 나라 서울 언저리에서 일어난, 또 이 나라 서울 언저리 정치판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보여준다 할 텐데, 다른 눈길로 살피면, 정동헌 님 한 사람이 어떤 눈길과 생각과 마음으로 이녁 보금자리를 사랑하고 아끼는 삶이었는가를 보여준다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사진은 역사를 적바림하지 않습니다. 사진으로 찍었기에 역사가 되지 않습니다. 사진은 늘 내 삶을 적바림합니다. 내가 바라보고, 내가 생각하며, 내가 즐기는 이야기를 적바림하는 내 사진입니다. 사진기자로 일하며 신문에 실을 사진을 찍는다 할 때에도, 신문사 편집부가 바라는 사진이기 앞서, 내가 몸으로 부대끼고 내가 눈으로 바라보며 내가 마음으로 품은 이야기를 찍습니다.


  편집부장 눈에 들거나 안 들거나 대수롭지 않아요. 사진기자 마음에 먼저 들어야 하고, 사진기자 스스로 마음이 흐뭇할 때에 비로소 이 사진 하나 편집부에 넘겨 신문에 실을 수 있습니다.


  사진은 어디에 있나요. 사진은 왜 있나요. 사진으로 무엇을 하나요. 사진으로 오늘 하루 어떤 이야기 빚나요.


  사진으로 찍고픈 이야기를 가슴에 살짝 담습니다. 우리 집 두 아이가 아침에 깨어나 조잘조잘 재잘재잘 떠들고 노래합니다. 마당에서는 멧새가 노래하고, 집에서는 아이들이 노래합니다. 아이들 목소리를 내 가슴에 담고, 멧새 소리를 내 가슴에 나란히 담습니다. 좋은 하루입니다. 사랑스러운 하루입니다. 꿈을 꾸듯 아름다운 하루입니다. 아이가 웃으며 내가 웃고, 내가 웃을 때에 아이가 웃습니다. 서로서로 눈망울 맑게 빛내며 가슴으로 사진 하나 일굽니다. 4346.3.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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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다른 책이 다 다른 헌책방에

 


  다 다른 책이 다 다른 헌책방 책시렁에 꽂힙니다. 새책방이나 도서관이라고 해서 늘 다 같은 책을 꽂지는 않지만, 새책방 책시렁이나 도서관 책시렁은 한국 어디를 가나 엇비슷합니다. 십진분류법에 따라 책을 갖추고, 비매품은 거의 꽂지 않을 뿐더러, 널리 알려지지 못하는 작은 책은 안 꽂기 마련입니다.


  헌책방 책시렁에는 ‘예전 교과서’가 더러 꽂히기도 합니다. 헌책방 책시렁에는 ‘예전 맞춤법’으로 된 책이 곧잘 꽂힙니다. 헌책방 책시렁에는 ‘세로쓰기’ 책이라든지, 한자 가득한 예전 책이 으레 꽂힙니다.


  도서관 가운데 어린이책 도서관이 아니고서야 어린이책을 꽂는 일이 드뭅니다. 새책방에서도 이제는 만화책 제법 갖춘다 하지만, 아직 온갖 만화책 골고루 갖추는 일이 드뭅니다. 헌책방을 찾아가 보면, 어린이책도 만화책도 알뜰살뜰 만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즐겁게 읽던 책이 헌책방으로 들어옵니다. 저마다 아름답게 읽던 책이 헌책방으로 찾아옵니다.


  한 사람 손을 거친 책이 헌책방 책시렁에 놓입니다. 두 사람 손을 거쳐 쉰 해를 살거나 백 해를 살아가는 책 하나 헌책방 책시렁에 눕습니다.


  서울에 있는 헌책방과 부산에 있는 헌책방은 책 갖춤새가 다릅니다. 서울사람과 부산사람이 다르거든요. 순천에 있는 헌책방과 춘천에 있는 헌책방은 책 매무새가 다릅니다. 순천사람과 춘천사람 책사랑이 똑같지 않거든요.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책을 읽은 발자국을 헌책방 책시렁에서 읽습니다.


  알록달록 아기자기 앙증맞은 책이 헌책방 책시렁을 빛냅니다. 너는 너대로 고운 책이야. 자네는 자네대로 예쁜 책이지. 서로 어깨동무합니다. 함께 등을 기댑니다. 헌책방 헌책은 책손 한 사람 기다리며 조용히 숨을 고릅니다. 4346.3.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헌책방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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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3-03-03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서울 헌책방,부산 보수동 헌책방 거리 다 다녀왔네요.순천의 형설 서점도 다녀온 기억이 납니다^^
말씀하신대로 서울과 지방 헌책방의 책들이 다소 다른데 서울에는 많이 없어진 60~70년대 책들이 지방 헌책방에선 많이 본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