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책읽기

 


  책을 읽을 때에는 아이도 어른도 조용하다. 입을 다물고 책으로 빠져든다. 책에 깃든 줄거리를 떠올리면서 다른 소리도 모습도 느끼지 않는다. 오직 책 하나에 마음을 기울여 책이랑 한몸이 된다.


  책을 읽는 사람은 스스로 조용하다. 책을 읽는 사람은 둘레에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 않을 뿐더러, 둘레에 고요한 기운을 퍼뜨린다. 아름다움을 찾고 즐기는 따사로운 넋을 심는다. 산뜻함과 싱그러움을 누리며 나누는 넉넉한 꿈을 보여준다.


  떠들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은 없다. 둘레가 시끄럽더라도 책으로 가만히 스며들면, 모든 어수선한 기운을 잠재울 수 있다. 고즈넉하며 아늑한 이야기를 가슴으로 느끼도록 돕기에 책이 된다. 4346.3.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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